사랑이라니, 선영아* - 선영
*김연수 장편소설의 제목을 빌림.
영아, 너무 구질구질하지. 이거는...
2주년이 되던 날. 희는 이 말만을 남기고 나를 버렸다.
왜 하필, 아끼던 신발이 네 앞에서 뜯어져서.
왜 하필, 내가 돈이 하나도 없어서.
왜 하필, 내가 너를 사랑했어서.
너절하게 찢어진 마음으로
희와 함께 가려 했던 아쿠아리움엘 향했다.
입장권 성인 만오천원입니다.
그만큼의 값을 할까? 의심하며 들어서니...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 앞에선 쇼가 한창이었다. 하나하나 헤집고 앞으로 나아가보면, 자유로이 수족관을 헤엄치다 앞을 보고 미소를 짓기도 하던 그들. 이 있었다. 그들이 뿜어내는 공기방울은 요정이 뿌린 별가루처럼 반짝였고, 모두가 그들의 몸짓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있었던가. 저 물 속에서 나 또한 즐거이 떠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카운터로 향했다.
...새로운 인어?
직원들의 귓속말, 알 수 없던 공간과,
그리고...
드디어 그들의 일원이 되기로 했다.
2020년의 일이다.
- 르세라핌 카즈하
선 영
26세 / 167cm
since 2020~
곧게 뻗은 몸이 헤엄을 칠 때 예쁜 선을 그려 관중들의 선호도가 좋다. 하지만 아직도 숨이 모자라기 때문에 짧고 굵은 쇼를 하는 편이다.
대학교를 휴학했지만, 오랜 기간 복학을 하지 않아 제적당했다. 재학 당시의 전공은 서양화.
일이 끝나면 집에 돌아가 잠만 자곤 한다. 그 어떤 연락도 받지 않고. 그저 잔다. 죽은 것처럼. 이를 아는 동료들은 선영이 그렇게 자는데도 출근 시간만큼은 꼭 지키는 것을 신기해한다.
희를 잊은 지는 오래 되었지만, 언젠가 희가 이 아쿠아리움에서 자신의 쇼를 한 번쯤 봤으면 하는 소망을 의식 저 편에 고이 보관하고 있다.
회식으로 가보진 않았으나, 선영 본인은 노래방에 가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 주로 축축하고 눅눅한 분위기의 발라드를 부르는 편. 십팔 번은 장혜리의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
- 카테고리
- #기타
해당 포스트는 댓글이 허용되어 있지 않아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