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장면이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은 실수에 가깝습니다* - 니카이도 쇼코
*문보영 - 배틀그라운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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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이
믿음 없이
감정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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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안다. 나의 작은 폐쇄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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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MIXX 오해원
니카이도 쇼코
NIKAIDO SHOKO
二階堂 翔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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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생
17세 여성
155cm/45kg/A Rh+
제1 고등학교 1-A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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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은 기록자
열두 살 생일에 받은 소형 캠코더. 나의 눈. 나의 귀. 나의 보물. 가능한 모든 것을 담아보고 싶었다. 어떤 순간이 왔을 때 나는 그 장면을 잊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이 캠코더와 함께라면, 예스. 예스. 예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나는 작은 신이 되어 그런 조그마한 순간들을 연출해보기 시작했다. 그런 장면과 장면들을 이어 붙이면...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가 쓰이게 되니까. 나는 그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든 빚어 올린다. 서툰 발걸음. 미풍에 나부끼는 나뭇잎. 쓰다가 실패한 편지... 그렇게 타인의 감정까지도 내 손으로 빚어낼 수 있다면.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기꺼이 기계장치를 조종할 거야.
적령기를 맞이한 슬픔
“ママは星10点のママです!”
“엄마는 별점 십점짜리 엄마야!”
내가 일곱 살일 때, 엄마한테 그렇게 말했대. 그 증거로 낡은 냉장고에 아직까지도 붙어있는 반짝이 별 스티커 열 개. 엄마는 내가 학교에 있는 동안 내가 보고싶지 않아? 엄청 보고 싶지. 그러면 저 별을 세. 그 열 개를 백 번쯤 반복해서 세고 있으면... 네가 집으로 돌아오지. 그렇게 엄마는 별을 몇 번이나 세온 것일까? 엄마랑 싸운 날. 엄마가 아픈 날. 엄마가 미운 날. 엄마가 사라진 날. 엄마를 찾아 다니던 날. 그리고 한 줌에 담긴 엄마를 다시 데리고 돌아온 날. 제일 먼저 냉장고 앞으로 갔다. 너무 오래 되어 냉장고와 거의 일체나 다름이 없는... 별들. 그 중 하나를 긁듯이 떼었다. 먹었다. 삼켰다. 나를 두고 갔으니까. 일 점 마이너스. 이제 나는 별 아홉 개를 반복해서 센다. 그 짓을 백 번도 넘게 해도 엄마가 세던 별의 개수보다 한끗. 딱 한끗이 모자랄 거야... 우주는 그만큼의 공백이 생겼다.
다시 한 번 크랭크-인
응. 에바에 타면 그런 건 못 들고 들어가지. 나 없는 동안 혼자 굶어 죽지 말라고 캠코더 배터리에 충전 잭을 연결시켜놓고 나간다. 하나 떼놓은 별을 가슴 속에 묻고 사느라고 마음이 무겁다. 에바 슈트를 입고 버튼을 누를 때, 공기가 빠지는 소리는 어딘가 바람이 우는 소리처럼 느껴진다. 이 끈질긴 밀착이 나를 보호하리라. 그동안 많은 돌풍을 겪어내었고 나 또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어도. 여전히 장래희망란에는 영화감독. 하고 적는다. 다만. 아름답다는 것에 부조리를 느끼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내면의 균열을 먼저 짐작하고. 감탄보다는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으며. 질투와 슬픔을 자주 헷갈렸다. 그럴 때 즈음에 생각했을걸. 예술적인 영화는 못 찍겠구나. 대신 집에 돌아와 캠코더를 눈높이에 세워두고, 그 앞에 의자를 가져다 앉았다. 에... 나는 니카이도 쇼코. 지금은 2XXX년. X월. XX일. 구름 조금. 오늘은 ...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중략). 그렇게 매일 나를 인터뷰하고 나중에 펼쳐보진 않는다. 그렇게 작은 신은 이야기를 사랑하여 프레임 속으로 걸어 들어와 스스로 이야기가 되기 시작했다. 크랭크-인. 크랭크-인. 크랭크-인. 감독조차도 얼마나 길어질지 모를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누가 보든지 말든지.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머리가 아파올 때면 내가 삼킨 별의 모서리를 생각한다.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쇼코는 결코 나약하지 않다.
단 하나의 자기암시.
그리고 명치를 조여오는 그 불쌍한 마음.
너무 알기 쉬워서 측은해질 따름이다...
꽃 한 자루, 그리고 연필 한 송이
플러그를 바꿔 끼우는 것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법
너 아파?
드디어 엄마와 닮아가고 있어.
오메데토. 미소를 지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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