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대는 지금, 아주 빠르게 걷고 있다. ‘아슬아슬한데.’ 휴대전화를 두고 온 게 화근이었다. 집까지 다시 갔다 돌아오는 데 5분이나 소요됐다. 다행히도 비는 오지 않았다. 분명 오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습기 가득한 바람이 훅 불어왔다. ‘아.’ 박문대는 뛰기 시작했다. 비는 눈에 띌 정도로 점차 빠르게 쏟아졌다. 눈앞에 기다란 횡단보도가 보였다. ‘저
하루걸러 하루 오는 비. 박문대는 이 비가 부디 아침이 되기 전에는 멈춰주길 바랐다. 냉장고를 열자 찬 기운이 훅 얼굴로 불어온다. 일요일 저녁의 잿빛 하늘을 가만히 응시하며 그는 김빠진 캔 음료를 땄다. 탁. 빈 캔이 책상에 세게 부딪혔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힘을 지나치게 줘 버렸다. “아 깜짝이야. 문대문대 화났어?” 옆에서 곧장 질문이 날아온다
*청게 도윤이안 *장마 전, 장마에서 이어집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 비도 그쳤으니까요. 비는 사물을 가리지 않고 흠뻑 적셨다. 흐린 하늘이 오래 지속되었지만 서도윤은 아쉽게 여기지 않았다. 창 밖을 자주 보던 그는 그날을 기점으로 교실 안으로 시선을 옮겼다. 빽빽한 학생들의 검은 머리통 사이에서 그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까맣고,
*청게 도윤이안. *장마 전에서 이어지고, 이후 장마 후로 이어집니다. *썰 풀었던 트윗 타래를 구체화 했습니다. 하늘이 빠르게 어두워진다. 아침까지만 해도 그렇게 흐리지 않던 하늘을 기억하는 학생들이 우려섞인 목소리로 수근거렸다. 삼삼오오 모여 잿빛 하늘에 시선을 꽂은 모양새가 설핏 무리 지은 미어캣 같았다. 엥, 벌써? 밤부터 비 온다고 하지 않았
*청게 도윤이안. *전에 풀었던 장마 도윤이안을 베이스로 합니다. *장마, 장마 후로 이어집니다 "야야, 들었냐? 오늘 미친놈 전학 온다던데." "미친놈? 어디서 왔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아냐. 암튼 사고 쳐서 강전 왔다던데? 뭔 사고인지는 나도 모름." "몇 반이야? 우리반이면 나 상종 안 함." "지랄하네, 담임이 냅두겠냐? 엄마가 유명한 사
현대au /연령조작(청명 고1, 윤종 고2) 모브윤종 언급 있습니다. (구남친 모브캐) 캐붕 주의! *2022.10.22에 발행했던 글을 퇴고하여 재발행했습니다. 슬슬 공기가 후텁지근해지는 늦봄의 어느 날. 윤종은 텅 빈 동아리실에 홀로 앉아 눈이 붓도록 울었다. 원하지 않았는데 갑작스레 찾아온 첫사랑은, 처음이 그랬듯 나중에도 예고 없이 제게 상처를
2024년 센루 앤솔로지 '청춘 콜라주'에 참여한 글을 백업해둡니다.판매되었던 앤솔이라 중간에 유료선이 있습니다. 앤솔로지를 구매하신 분들은 중복 구매가 되오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윤대협의 졸업식이 있는 날, 태웅이 대협을 찾아옵니다. 몇 가지 넣고 싶은 설정이 있어서 시간적 배경을 특정 년도로 수정했는데, 너그럽게 보아 넘겨주시면 좋겠어요. ;)
가지런한 구두 소리가 공항의 바쁜 발걸음 사이에 녹아들었다. 차콜그레이 색의 깔끔한 정장 바지 밑단이 움직임에 맞추어 작게 흔들리다, 어느 순간 멈추었다. 남자는 입고 있던 옅은 푸른색 셔츠의 주머니에서 편지 봉투 하나를 꺼내었다. 기교 없이 정직하게 보내는 사람의 이름만 적혀 있는 크림색의 봉투. 남자는 이미 한 번 열렸던 것 같은 편지 봉투를 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