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와 모란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실제 카시오페이아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 2024년 4월 중반에 쓴 해석글을, 비록 끼워맞추기라도 내용이 꽤 길고 아깝기도 해서 백업해둡니다.
(위키백과에 나온 서술을 기반으로 해석했으나, 해당 페이지에도 ‘이 문서의 내용은 출처가 분명하지 않습니다.’라고 나와 있는 점 참고 바랍니다.)
일단 성격을 보면 외모 이야기는 ‘자처하고 자만심에 의해 파멸에 이르렀다.’라는 문장이 있는데요. 그러면 모란이의 자만심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이게 '자신이 한 일에 실패가 없을 거란 전제' 라고 생각합니다. 스타 대작전을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자면, 이게 객관적으로 보자면 상당히 무모해요. 운동장으로 가해자들을 불러낸다. 라는 것부터. 가해자들이 만약에 안 나오면? 이라는 의문을 쉽게 가질 수 있는데도, 그런 건 크게 고려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죠. 마치 당연히 자신의 계획대로 된다는 듯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썼는진 모르겠고 진행 과정에서 무조건 계획대로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을 수도 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때가 어느 때냐의 차이일 뿐이지 실패를 염두에 전혀 두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스타더스트 스트리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타적으로 생각하면 전개상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고 가정한다면 굉장히 오만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푸름이가 제안에 응해주지 않을 가능성은? 아예 강제로 걸어온 연락마저 끊어버렸다면 그 다음은? 물론 모란이라면 어떻게든 다음을 준비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기를 강제로 해킹하여 “넌 스타단을 해체시켜야 해.”라고 말하는 거 자체가 마치 안 될 거라는 가능성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듯이, 당연히 자신이 말하는 대로 되고 하고자 하는 대로 될 거라는 듯이 행동하죠. 냉정하게 보면 본인이 절박한 상황이라 정체를 숨기더라도 부탁을 하거나 적어도 제안할 수는 있었는데, '스타단을 해체시켜 줘'도 아니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스타단을 해산해야 돼' 라는 뉘앙스에 더 가깝죠. 저는 이런 부분들이 모란이가 가진 진짜 관념상의 '보스'의 면모다!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하고자 하는 건 이룬다는 굳은 신념에서 비롯된 마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실패를 가정하지 않는 자만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링크 첨부를 안 했네요…. 출처는 아래에 있습니다.)
이 대목도, 내용의 세세한 부분을 자처하고 본다면 결국 자만으로 인해 벌을 받았다~ 인데요. 내용을 자세히 보면 인간인 카시오페이아가 신의 권위에 도전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감히 해신의 딸들과 미모를 비교했으니) 미모와 관련된 내용은 제치고 '신의 권위에 도전했다'는 해석만 남겨보자면, 모란이가 가진 생각은 사실 인간으로서의 당연함을 무시하는 생각 같기도 합니다.
실패할 걸 염두에 안 두는 사람이 어딨어요, 신도 아니고. 근데 모란이는 두 번이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행동에 옮긴 듯 하죠. ‘신이 노하여 홍수를 일으켰다‘라는 부분은, 홍수는 결국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고, 자연재해는 인간이 절대 컨트롤할 수 없는 변수이기도 합니다. 네가 계획한 흐름대로 안 될 수도 있어! 라고 말하는 느낌이죠.
그럼 여기서 컨트롤이 불가능했던 변수란? 당연히 그가 예상하지 못했던 가해자들의 자퇴입니다. 여기서 포세이돈은 특정 사람이라기보단,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 밖의 것이 있어! 라고 깨우쳐주는 무형이자 불변의 진리 혹은 법칙 같기도 해요.
괴물 고래를 보냈다는 것은 역시 가해자들의 자퇴가 스타단에게 미친 여파 그 자체고, 그로 인해 스타단이라는 왕국은 점점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재난을 막기 위해 바쳐야 될 제물이 딸이고, 그걸 받는 사람이 해신이라는 신탁을 들었다는 상황은 스타단 친구들과 자신이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걸, 말로 들었을지는 모르지만, 깨달은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란이는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떠났고, 덕분에 다른 친구들은 처벌을 면할 수 있었지만 결국 그것이 퇴학 위기라는 또 다른 재난을 낳았죠. 결국 다른 친구들은 어찌되었든 제물의 운명, 곧 퇴학당할 운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역시 해신이라는 존재는 모란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모란이 통제 밖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점점 이끌려 결국 퇴학 직전까지 갔다는 것이 진짜로 해신의 제물로 바쳐질 운명을 기다렸다, 라는 상황과 얼추 맞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보자면 푸름이가 페르세우스 포지션 같기도 하네요! 자세한 상황은 일치하지 않지만, 우연한 만남이 구원의 결과를 낳았다는 큰 흐름 자체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푸름이와 모란이와의 우연이 결국 스타단 모두를 구하는 결과가 되었죠.
마지막으로 허영심에 대한 처벌로 별자리가 되어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는 말은, 우선 별자리가 된다는 것은 일시적인 처벌과 다르게 영구적이잖아요? 저는 이게 모란이의 유급이라고 생각해요. 학년은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영역이 아니죠. 유급했다는 기록도 영원히 남고요. 말 그대로 지울 수 없는 흔적입니다. '거꾸로' 매달리게 되었다는 서술 역시, 일찍 입학했는데도 늦게 졸업하게 되는, 곧 일반적인 흐름이나 순서에 역행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게 된 결과라고 생각하면 그런대로 말이 되는 것 같다고 할까요?
이렇게 해석을 끝내보았습니다.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제 한계는 여기까지네요. 신화와는 상관이 없지만 이 어떻게 보면 잔인하다고 할 수 있는 신화에도 불구하고 카시오페이아자리가 신화 외적으로는 길라잡이 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스타단의 모두를 소심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이끌어주었던 모란이와 같죠! 그리고 스타단 각 아지트의 이름이었던 별들 중에서는 신체와 관련된 어원을 가진 게 많더라고요. 스타단 아지트 다섯을 연결하면 카시오페이아자리가 되듯 스타단의 모두도 신체의 일부처럼 모란이를 구성하는 하나의 존재가 되지 않았나,라고 생각하면 역시 스타단의 서사는 아름답습니다.
제 해석에서 어긋나는 부분이라면 아까도 말했듯이 페르세우스와 관한 부분인데, 신화에서는 페르세우스와 딸의 우연한 만남으로 결국 딸을 다가올 운명으로부터 구하게 되었죠. 하지만 이를 스타단으로 대입해본다면 모란이와 푸름이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스타단의 구원이 이루어진 거지 스타단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하면 좀 안 맞는 부분도 확실히 존재하네요.
근데 모란이도 결국 스타단이고 스타단 친구들이 모란이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요소들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모란이랑 만났다고 쳐도 되지 않을까? 라는 적폐해석을 해보았습니다. 근데 이렇게 치면 코라/미라이돈은 페가수스인 걸까요? 뭔가 재미있습니다.
신화에 내내 언급되었던 외모 관련 이야기나 마지막 결혼 이야기도 맞지가 않죠. 애초에 푸름이는 아무런 조건도 없이 기꺼이 스타더스트 스트리트에 임한 거니까요. 역시 주인공이야~! 신화에서는 외모에 대한 비교로 벌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를 제 마음대로 능력으로 치환해본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들어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모란이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실패를 가정하지 않는다는 어떻게 보면 멋지고 굳건한, 또 어떻게 보면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는 확실하게 인간의 능력 밖이죠. 그걸 모란이는 당연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고요. 그건 어떻게 본다면 당연하지만 그렇게 의도하거나 생각하고 있다는 건 아니더라도 신의 영역에 도전하려고 했다는 해석하고는 일치하지 않나 싶습니다.
신의 능력으로나 가능한 걸 인간이 당연하게도 이루고자 했으니, 그 부분에서 벌을, 자신이 통제 불가능했던 영역에서 튀어나온 예측 밖의 변수, 그로 인한 여러 좋지 않은 결과로 받은 거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앞에서 했던 말과 일맥상통하게 되었네요. (한 소리를 또 해버린 꼴이지만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주세요.)
아지트 다섯 개를 연결하면 카시오페이아자리가 된다는 사실도, 결국 다른 스타단 단원들도 모란이처럼 영구적인 처벌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딱히 고통스러운 형태가 아니다 뿐이지 졸업할 때까지 학교를 위해 스타 트레이닝 센터라는 걸 봉사의 개념으로 운영하게 되죠. 이 역시 기록이 남을 것이라는 점에서 모란이와 동일합니다.
아무튼 저의 해석은 여기까지입니다! 쓸데없이 너무 길어지고 적폐와 날조와 억지가 많지만, 요청받은 일인데도 나름대로의 해석을 덧붙이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혹시 이걸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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