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오류

11회차, 소란 님

B에게 by H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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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주차 주제 <수신 오류>


그곳은 다정하고 따뜻했니

나의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여물지 못한 손으로

목화를 따고는 했다

눈이 눈인 곳은 많지 않다지

밤이 오면 눈이 눈인 곳에서

눈을 잃어버려 그만

얼어버린 사람들이 나타났다

변기 속에서는 금붕어가 올라오고

하수도에는 버려진 악어가 가득하고

욕조 속에는 벌레에 갉힌 화분이 있고

너에게 전보를 보냈어

하루 하루 하루 하루 하루

네가 받지 않는 사이에

소음은 달팽이관을 따라서 내달려가고

나는 또 변기의 물을 내린다

사라졌으면 하는 것들이 많았어

삶이 녹록치 않고

어쩌면 죽음도 녹록치 않아서

나는 헤어지길 원했네,

헤어져야 했네

드디어 마지막 전보를 부치는데

나는 이것이

너에게 닿지

않을

거라는

알아

너, 그 곳은 다정하고 따뜻하니

영영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

여기는 아이들과 금붕어가 죽고

악어와 화분이 버려지는 곳,

눈이 눈인 곳

이것은 장송곡의 편지,

너를 위한 마지막 전보

다시는 사랑하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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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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