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away on the Moon

7회차, 혜주 님

B에게 by H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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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변 눈을 감아야지만 보이는 것이 있다

누군가의 시선 같은 건 원래 그렇게 해야 더 잘 보여

단심은 아무래도 편벽적이니까

그 누구의 이해도, 공감도 다 필요 없어

설령 그게 너라고 할지언정

그런 게 뭐가 중요해

내가 말하잖아

나는 널 사랑한다고!

두 눈이 온전한 너는

도무지 내 말을 믿어 주질 않고

내 고백은 유리병에 담긴 채

한강 윌 배회하는 노란 쪽지

저 유리병엔 머지않아 물이 찰 거야

물살에 부딪고 교각에 온몸이 부서져서

마치 하나의 사해처럼 무거워지면

그제서야 실감할지도

마포 대교 한가운데 서서 수화기를 들었다

공증 받지 않은 유언도 효력이 있을까요?

제가 차마 한눈을 멀게할 자신은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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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댓글 1


  • 수집하는 나비

    이건 맹인이 비맹인에게 보내는 고백일까요? '눈을 감아야 더 잘 보이는 것이 있다'는 주장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시예요 그러나 시각이 멀쩡한 자는 그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것 같네요 많은 것을 볼 수 있음에도 정작 가장 중요한 건 깨닫지 못하는 사람과 시야가 제한적일지언정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깨닫고 그를 위해 어떤 선택도 불사르는 자의 이야기라니... 좀 더 긴 텍스트로 구경할 수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소설이라든지 ㅋㅋ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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