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한나 - 신랑이 사라졌다 2

1장 - 프로포즈 (2)

- 한국어 대사 프리텐다드

- 영어 대사 리디 바탕

그 후로 태섭의 생활은 더욱 바빠졌다. 태섭은 미드 프리 시즌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한시라도 빨리 한나에게 청혼하기로 계획을 세워 준비를 시작했다. ‘두 달, 아니 세 달만 더 빨리 생각할걸.’ 하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두 달 전 시즌 오프 때 태섭은 귀국해서 한나와 여행까지 다녀왔었기에 후회는 더 강했다.

태섭의 구단 선수들은 대체로 연습 게임을 포함해 기본적인 훈련을 같이 진행하고, 그 후 개별적으로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물론 개인 훈련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유산소 운동, 자유투 훈련 등으로 유사하게 짜여 있어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각자의 몸 상태, 혹은 능력치에 따라 개별적으로 다르게 진행된다. 선수 중에서도 태섭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코치와의 상의를 통한 자체적인 개별 훈련을 진행하곤 한다. 물론 실력이 뛰어나고 일반 선수보다 경험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각자의 컨디션이나 상태에 맞춰 보다 효과적인 훈련이 가능하도록 선수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선수에게 장단점이 존재했다. 선수는 시즌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훈련 스케줄에 적당히 휴가일을 집어넣을 수 있었다. 다만 그 스케줄을 자신이 직접 짜고 챙겨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의 태섭에게는 엄청난 장점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태섭은 금세 일기예보와 일정을 번갈아 대조해가며 귀국 날짜와 대략적인 프로포즈 날짜를 정했고, 미리 비행기까지 예매해두었다. 그렇게 한 가지 관문은 거쳤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태섭은 우선 최소한의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그 계획에 살을 붙이기 위해 많은 정보를 검색해 찾아보았다. 사실 미국에서 주전 선수로 뛰며 훈련도 하고, 동시에 한국에서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본격적인 훈련 시즌에 들어가기 전인 만큼 각자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아주 격한 트레이닝이 진행되거나 하진 않아서, 다행스럽게도 크나큰 고난이 되지는 않았다.

“어우······. 피곤하다······.”

다만 두 나라 사이의 시차는, 태섭에게 약간의 문제를 만들어냈다. 검색으로 알 수 없는 정보 등을 알아보거나 확인하기 위해 운영 시간에 전화를 걸고자 하면, 대체로 미국은 이미 어두워진 후였다. 태섭은 보통 훈련을 마치고 초저녁에 잠들어서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게 일상이었다. 한나나 가족, 친구들과는 잠들기 전이나 새벽에 일어난 직후 연락하곤 했다. 태섭이 어느 지역에 있어도 최소 10시간은 시차가 발생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도와줘?”

아라는 그런 태섭을 위해 (정확히는 자신의 새언니가 될 한나를 위해) 자신이 정보 수집이나 예약 등 간단한 소통 정도는, 태섭 대신 너그러운 자신이 기꺼이 해 주겠다며 선뜻 나섰다. 그러나 태섭은······.

“아냐······. 그래도 한나 일생에 단 한 번뿐인 프로포즈인데,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다 직접 하고 싶어. 아니, 할 거야! 나 말리지 마!”

“똥고집은. 아 진짜 그럴 거면 나한테 계속 힘들다면서 말하지나 말라고! 해 준다고 해도 난리야.”

“윽, 미안.”

그렇게 태섭은 수화기 너머로 아라의 타박과 툴툴거리는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안 그래도 아라 역시 최근 인턴으로 다니기 시작한 회사 생활에 찌들려 꽤나 피곤했던 참이었다. 때문에 그날 통화 속 아라의 불평은 평소보다 조금 더 길었다.

“갖고 싶은 거 있어?”

“어.”

우선은 지갑을 열어 일시적으로나마 아라의 불만을 잠재운 태섭에게 당장 준비가 필요한 것은 세 가지였다. 태섭은 손가락을 접어가며 생각을 정리했다.

‘하나, 레스토랑. 둘, 반지. 셋, 호텔.’

태섭은 우선 첫 번째, 레스토랑에 집중했다. 프로포즈 직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더더욱 중요했으니까. 태섭은 바다와 레스토랑, 그리고 호텔 사이의 간격이 너무 멀지 않기를 원했다. 동시에 적당히 사람이 없이 한적한 곳이기를 원했다. 문제는, 분위기가 좋으면 식사가 그다지 맛이 없었고, 바다와 가까우면 사람이 너무 많았다. 이런 식이다 보니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 곳을 찾는 게 애초에 쉬운 일은 아니기는 했지만 말이다.

‘식사하고 나서 바다까지 걷는 게 아니라 대신 차를 타고 이동한다고 하면······. 조금 더 먼 곳이어도 괜찮을 거 같긴 한데. ...... 어?’

그렇게 이리저리 고민하던 태섭의 눈에 계시라도 내린 것처럼 한 레스토랑의 후기글이 보였다.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곳으로, 바다에서 차로 이삼십 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태섭은 빠르게 노트북으로 그 레스토랑의 이름을 검색했다.

‘거리도 나쁘지 않고······.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선예약만 받으며 개별 룸도 예약 가능, 서비스 및 음식 퀄리티 좋음, 분위기도 좋음. 나쁘지 않은데.’

태섭은 그 레스토랑에 다녀온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사진을 몇 장 클릭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심지어는 비가 오는 날에도 야경이 아주 뛰어난 곳이었다.

“여기다!”

태섭은 생각했다. 프로포즈 전 한나와 식사를 하기에 아주 완벽한 장소임에 틀림이 없다고. 기분 좋게 예약을 알아보던 그 순간, 태섭은 예상치 못한 한 가지 문제에 직면했다.

“전화로만... 예약이 가능하다고?”

그 레스토랑은 예약일 2주 전부터 오직 전화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예약 시작일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기는 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태섭이 귀국까지의 일정을 여유롭게 짠 덕이었다. 다만 한밤중에 일어나는 게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자던 중 깨기란 태섭에게는 쉽지 않았다. 아라에게 뇌물도 좀 바쳤겠다, 태섭은 지금이라도 도움을 좀 요청해볼지 고민했다.

“아냐. 나는 할 수 있다. 아자자-!!”

그러나 태섭은 사랑하는 한나를 위해선 이 정돈 아무것도 아니라며, 운동선수로서 몸 상태 조절은 물론이고 한 남자의 애인으로서 예약까지 직접 훌륭히 해내겠다며 굳게 다짐했다. 몇 번이고 혼자 열심히 열의를 불태웠다. 이미 아라에게 한 소리 듣고 나서 다시 부탁하자니 수화기 너머로 나올 반응이 무서웠던 것이 아니다. 절대로.

그렇게 예약 시작일까지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며, 태섭은 미리 바다 근처 호텔을 알아보았다. 다행히 레스토랑보다는 좀 더 편하게 몇 가지 선택지를 골라낼 수 있었다.

“네, 스위트룸으로요. 감사합니다.”

미국과 집을 오가는 과정에서 숙소 예약을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호텔 예약은 태섭에게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이제 마지막······.”

이제 남은 건, 반지뿐이었다.

그렇게 유난히도 햇빛이 밝던 어느 날. 태섭은 자유 시간에 처음으로 혼자서 주얼리 샵에 발걸음했다. 당연하게도 태섭은 주얼리 샵에 대해 아는 게 전무했다. 때문에 태섭은 보다 효율적으로 반지를 고르기 위해 기혼의 농구 선수들에게 샵 추천을 부탁했다. 그렇게 농구 선수들과 그 배우자들을 통해 추천받은 서너 곳 중 먼저 들러볼 한 샵에 방문한 것이었다.

“어서오십······. 어? 송태섭 선수?”

“아, 어, 네. 안녕하세요.”

태섭은 직원이 마스크를 쓴 자신을 너무 쉽게 알아보자 조금 당황한 듯 했다. 그러나 금세 웃으며 마스크를 벗고 직원에게 인사했다. 사실 태섭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 머리를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팬 서비스 차원에서 태섭은 직원에게 사인도 해 주고, 선뜻 사진까지 같이 찍어주었다.

“정말 감사해요! 세상에,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는데. 지난 시즌 경기도 너무 잘 봤어요. 정체절명의 순간에 가드를 뚫고 상대 팀 선수들 사이를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는 모습이... 아, 이럴 때가 아니지. 죄송해요. 볼일이 있어서 오셨을 건데. 가게를 한 번 둘러보시겠어요?”

“아녜요, 괜찮습니다. 사실 그······. 제가 조만간 고향에 있는 애인한테 프로포즈를 하려고 하는데요. 보석이나 반지에 대해서 아는 게 많지 않아서요. 혹시 추천해주실 만한 적당한 반지가 있을까요? 가격대는 딱히 상관없어요. 애인한테 잘 어울리기만 하면 돼요.”

“아, 프로포즈요! 세상에, 로맨틱하네요. 프로포즈 링들은 이쪽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혹시 웨딩 밴드는 추후 따로 준비하실 계획이신가요, 아니면 프로포즈 링으로 대체하실 계획이신가요?”

“어······. 웨딩 밴드요?”

웨딩 밴드? 낯선 단어의 등장에 태섭은 혼란스러웠다.

‘둘이 다른 건 확실히 알겠는데 정확히 무슨 차이지? 밴드를 프로포즈 링으로 대체한다고? 난 그냥 프로포즈 할 때 쓸 반지가 필요한 건데. 한나에게 잘 어울리는 걸로. 한나는 항상 예쁘지만 손도 길고 예쁘니까, 너무 얇아서 잘 안 보이는 반지보단 적당히 두께가 있는 반지가 더 잘 어울리지. 사실 그런 실반지도 한나가 끼면 이쁘긴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화려한 결혼반지를······. 우히히.’

그렇게 태섭이 결혼반지를 낀 한나를 망상하며 행복해하는 사이, 그 직원은 이런 식으로 프로포즈를 준비하다 혼란스러워하는 손님을 대하는 게 한두 번이 아닌 듯 친절하고 익숙하게 안내를 이어갔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시다시피 프로포즈 링(Propose Ring)은 프로포즈를 할 때 끼워주는 반지이고, 웨딩 밴드(Wedding Band)는 식장에서 신랑과 신부가 서로에게 끼워주는 반지입니다. 다만 웨딩 밴드는 결혼 후 일상에서 끼는 반지이기도 한 만큼 너무 화려하지 않은, 보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많이들 선택하시고, 프로포즈 링은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보니 독특하고 화려한 디자인을 선택하시곤 했어요. 아니면 여기 이런 디자인과 같이 보석이 큰 반지를 고르시거나요. 그렇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좀 변했습니다. 옛날과는 다르게 프로포즈를 위해 반지가 아닌 다른 선물을 준비하는 추세죠. 반지 하나와 선물을 준비하는 게 반지 두 개를 준비하기보다 경제적이기도 하고, 또 색다른 선물을 가지고 프로포즈를 하면서 두 사람만의 새롭고 특별한 추억이 되기도 하니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 선호되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프로포즈는 장소도 중요하지만, 오가는 선물 역시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꼭 반지가 아니어도 결국 결혼 생활 내내 두 사람 사이에 소중하게 남을 물건이니까요. 아무튼, 그렇게 선물을 준비해 전달에 성공하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커플분들이 같이 샵으로 오셔서 웨딩 밴드를 선택하곤 합니다. 각자의 취향이나 유행, 전체적인 예산 등에 맞춰서요. 그러면 어느 쪽으로 안내를 도와드릴까요?”

태섭이 고등학생 때부터 한나의 도움을 받아가며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고, 또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지 몇 년은 지나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친절하게 속사포로 들이닥치는 직원의 설명에 휩쓸려 나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태섭은 직원의 말을 되새기며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음······. 그러면 혹시 반지 대신에 추천해주실만한 다른 장신구가 있을까요? 결혼반지는 나중에 여자친구랑 같이 고르고 싶기도 하고, 방금 그 설명을 들으니 뭔가 반지보다는 좀 더 의미 있고 특별한 걸 준비하고 싶어지네요.”

선물이나 결혼식 준비 등에 있어 금전적인 부분은 태섭이 전혀 걱정하는 바가 아니었다. 물론 태섭은 당장 돈이 있다고 해서 마구 펑펑 쓰며 낭비하는 타입의 인물은 분명 아니었다. 마트에서 세 남매를 위해 사탕 하나를 사도 가계부까지 써가며 꼼꼼히 기록하고 절약하던 알뜰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덕이었다. 그런 절약 정신과 수년간 이어진 선수 생활이 합쳐져 태섭의 통장에 여유로운 금액의 숫자를 찍어냈다. 게다가 태섭은 고등학교 졸업 직후 미국으로 넘어와 선수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니기까지 했으니, 학자금과 같은 빚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다시 말해, 태섭은 이제 한나에게 그 어떤 것이라도 선물할 수 있는 남자가 된 것이다. 갑자기 정신을 못 차리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석을 한나의 선물로 사려고 달려드는 게 아니고서야.

“음, 혹시 애인분이 반지를 외에 주로 하는 장신구가 있으실까요? 아니면 무언가 선호하는 장신구라거나?”

“어······.”

태섭은 한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한나는 목걸이도 팔찌도 귀걸이도 크게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 꼭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 게 아니어도, 둘이 데이트를 할 때나 친구들과 같이 놀러 나갈 때면 한나는 매번 다양한 종류의 장신구를 하고 나오곤 했다. 놀이공원에 갈 때면 알이 크고 화려한 디자인의 나무 팔찌를, 수영장에 갈 때면 작고 심플한 큐빅이 박힌 목걸이를 하는 식이었다. 태섭은 그런 장신구가 아닌, 연애를 시작한 후로 반지를 제외하고 언제나 항상, 두 사람에게 함께한 장신구를 떠올렸다.

“한나는... 아, 죄송해요. 제 여자친구는 항상 피어싱을 하고 다녀요. 제 귀에 있는 이건데, 좀 심플한 디자인이기는 하죠? 그래도 화려한 디자인의 귀걸이도 물론 좋아하는데······. 혹시 그럼 귀걸이를 좀 볼 수 있을까요? 설명을 들으니 갑자기 귀걸이를 선물해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 물론입니다. 그러면 귀걸이는 이쪽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에 진열되어있지 않은 상품은 여기 카탈로그에서 보실 수 있고 원하신다면······.”

직원은 태섭을 옆으로 이끌며 설명을 계속 이어갔다. 태섭은 눈 앞에 보이는 수십 개의, 미친 듯이 반짝이는 보석에 정신이 조금은 아득해졌다. 그래도 태섭은 애써 성공적인 프로포즈를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동시에 직원의 친절한 설명과 카탈로그, 그리고 눈앞의 장신구들에 집중하려 애썼다.

한참을 보고 또 보던 태섭은, 도무지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머리를 움켜쥐었다. 여전히 카탈로그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태섭은 이제 다른 샵에 가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다른 주얼리 샵에 가더라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기도 했고, 다시 처음부터 선택을 시작할 자신이 없기도 한 탓이었다.

“이상한 말 같지만요, 애인에게 다 잘 어울릴 거 같아 고르기가 정말 어렵네요. 보석 종류도 그렇지만, 귀걸이 디자인 종류도 너무 많고······.”

“혹시 선택이 너무 어려우시면 제가 조금 도움을 드려도 될까요?”

“네, 네네. 부탁드려요.”

직원은 태섭에게 질문했다. 태섭의 애인은 은과 금 중 어느 쪽이 더 잘 어울리는지, 색이 있는 보석과 없는 보석 중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와 같은 가장 단순한 질문부터 시작했다. 점차 상세하고 복잡한 질문까지 해가며 문답 방식을 통해 점점 더 조건을 좁혀갔다.

“그러면 어디 보자······. 이 중에서 고르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직원은 손에 든 카탈로그를 내려놓았다. 이내 쳐내고 쳐낸 끝에 나온 너댓 개의 귀걸이를 유리 진열장 안에서 꺼내 태섭에게 보여주었다. 여기서 또 어떻게 하나를 고르지? 하고 고민을 시작하려던 태섭의 눈에, 한 귀걸이가 곧장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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