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고정틀 샘플 08
부작용, 실 작업물, 7000자 내외
모르겠다. 원한 살 일을 하면서도 방심했던 나와 인간의 심성을 악용해서는 남의 팔목에 주삿바늘이나 꽂아 넣는 비열한 작자들 중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를.
오른팔의 불거진 핏줄에 차가운 은제 바늘이 찔러들어오면, B 의 흐트러졌던 시선이 대번에 확 튄다. 발목을 구속하는 억센 힘에 잠시 주의력을 뺏긴 것도 잘못이라면 잘못이다. 투박한 힘으로 주사기 든 손을 쳐내면 미처 혈관을 타고 들어가지 못한 투명한 액체가 기분 나쁘도록 손목을 적셔 바닥으로 흘러내린다.
B의 삶의 방식은 기억도 나지 않을 어린 시절부터 이러했다. 이 따위 허접한 공작에 승기를 내 줄 정도로 짬 없는 인간은 아니었다. 상냥함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다마는 급하고 강하게 바늘을 내리꽂아 피스톨을 밀어붙이던 여자는 그의 거친 저항에 쉽게 나가떨어졌다. 내용물의 반 이상이 남은 주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
길게 생각할 필요조차 없이 몸에 익은 행동은 사용이 익숙한 왼팔을 뻗어 뒤로 휘청하는 여자의 목을 틀어쥐는 일이다. 빌어먹을 주사기에 담겼던 정체 모를 약물이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을 테다. 쥐어잡은 손끝이 하얗게 질릴 지경으로 힘이 들어간다.
“너 뭐야?”
이 어설픈 연기자들의 소속이 어디인지는 구태여 입 아프도록 묻지 않아도 알 만 했으나, B는 분노를 담아 이 악다물어 짓씹으며 묻는다. 돌아올 리 만무한 대답 대신 귓가에 닿는 것은 길가를 나다니는 행인들의 웅성거림이다. 경계 태세의 B가 선글라스 여자와 좀도둑 남자 둘 쯤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나, 그 모양새가 문제였다. B보다 머리 하나가 차이 나는 왜소한 체격의 여자의 목을 억세게 틀어쥐고 있는 모습이 말이다.
여자가 지갑을 강도당했다며 새된 비명을 지를 때는 구경이나 하던 인간들의 얼굴에 이제야 경악이 물드는 꼴은 제법 볼만토록 우스웠다. 발밑에 굴러다니는 주사기 따윈 그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 모양이지. 다만 웅성거리는 행인들의 입에서 경찰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그는 억눌린 숨을 억지로 들이쉬는 여자의 목을 놓았다. 여러 사람 앞에 얼굴을 비추어 좋을 것 없는 삶이다. 여자가 숨을 고르며 기침하는 새 그는 사람이 더 모이기 전에 고개 숙인 채 인적 드문 골목을 찾아 깊이 들어선다.
붉은 피 흘러 맥동하는 두꺼운 혈관에 똑바로 꽂혔던 바늘, 단숨에 흘러드는 찬 액체. 그 감각은 겪을 것 죄 겪은 B로서도 정말이지 유쾌하지 못해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종류의 것이었다. 저것이 무슨 약인지를 알아내야 하겠다마는 빠르게 온몸을 휘돌아 피어오르는 현기증 앞에서는 그다지 깊은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칼에 찔려 피를 리터 단위로 흘렸을 때가 떠오를 만치 단숨에 시야가 흐리다. 말단부부터 감각이 둔해지기 시작하더니 도무지 중심을 잡을 수 없을 지경으로 온몸이 제 통제를 벗어나게 되는 데는 놀랄 만큼 얼마 걸리지 않았다.
뇌진탕을 피하기 위해 휘청하는 와중에도 간신히 팔을 뻗어 벽을 짚었다. 잘 움직이지 않는 다리에 힘을 주려고 노력해도 무릎이 천천히 꺾이는 것은 불가항력이었다. 겨우 서 있다 보면 고개가 푹 떨어지고 머리카락 역시 옆얼굴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린다. 가슴이 답답해 호흡이 어렵다. 피부는 하얗게 질려 식은땀이 맺힌다. 고작 반이 들어갔는데도 그랬다. 그렇게 나를 죽일 셈이었나? B는 벽에 기대 움직이지도 못한 채 밭은숨을 내쉬며 머리도 들지 못하고 그렇게 있었다.
저벅저벅 다가오는 발소리, 누군가 가까이 다가오는 기척을 듣더라도 움직여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스스로 무방비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약에 마비된 몸은 무력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다가온 인간이 적어도 그에게 적대감은 없었다는 거였다. 숙인 채 힘겹게 호흡할 뿐인 B가 알 길은 없었으나 다가온 사람은 손에 식빵 봉지 따위를 든 채 심드렁하게 두어 발짝 떨어진 데에 선다. 팔짱까지 턱 끼고 그 꼴을 바라볼 뿐이다.
그냥 오지랖 넓은 사람인 줄 알았더니, 뒷골목에서 약이나 하는 작자였어? 애초 대단한 친분도 없었지만 멋대로 평가를 수정하여 판단하고는 여전히 거리를 둔 채 탐탁치 못한 눈으로 B를 바라본다. 키도 멀대 같은 데다 머리까지 특이해서는 멀리서부터 그때 그 사람인 것을 한눈에 알아보겠더라. 볼썽사납게 벽에 기대 있기에 전날 거하게 한 잔 걸치기라도 한 줄 알고 다가갔더니 기껏 보는 꼴이 이 따위다. 허, 아닌 건 아니지 않나? J는 한 걸음을 더 뒤로 물린다.
다가온 사람이 누군지도,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도 모르는 B는 끝내 무릎에 힘이 풀려 옆으로 휘청한다. 곱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경련하는 근육을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끝내 지면과 빠르게 가까워질 때 잠시 숨을 참은 것도 같은데, 각오한 것과는 다르게 어깨에 닿는 것은 딱딱한 맨바닥이 아니다. 근처에 서 있다가 온몸으로 쓰러지는 B를 받아낸 J가 중심을 잃고 함께 바닥에 곤두박질친다. 별 생각 없이 비딱하게 서 있다가 무너지는 사람의 무게를 오롯이 받아낼 수는 없었다.
“악, 이봐! 약을 할 거면 곱게….”
엉겁결에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J는 무거운 그의 어깨를 받치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를 낸다. 아침으로 먹으려고 기껏 사 온 빵이며 물이 든 봉지가 떨어져 바닥을 나뒹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무엇보다 세게 부딪힌 엉덩이가 더럽게 아파서 말을 곱게 할 수가 없다. 허나 잔뜩 툴툴거리려던 그가 문득 말을 멈추었다.
“야, 너…?”
식은땀에 흠뻑 젖어 창백해진 얼굴과 불안 및 혼란이 역력한 표정은 마약 성분이 가져오는 환희에 중독된 인간과는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J가 잠시 당황하여 굳어 있을 때 B는 현재 자신이 누구에게 의지하여 누워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흐린 시야로도 미간을 좁혔다. 찌푸린 눈이 J의 놀란 눈과 마주친다. 상태가 멀쩡했더라면 목소리로도 알아보았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최선을 다해 올려다보아도 누구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어깨를 받쳐 드는 손길이 적대적이지 않다는 것 딱 하나만은 알겠다. 의식이 흐릿하여 눈이 감길 듯 깜박하였다. 살짝 벌어진 잇새로 신음 따위가 샌다.
“야, 야! 정신 차려!”
정신을 잃기 직전의 인간은 더럽게도 무거웠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깔린 J는 그의 등과 어깨를 힘주어 밀어보며 간신히 제 몸을 빼냈다.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놓으면 드디어 얼굴이 똑바로 보이는데, 건드리거나 흔들어도 반응이 없고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는데도 반쯤 뜬 눈에는 초점이 없다. 잠시 어쩔 줄 모르던 그는 손에 잡히는 물통의 뚜껑을 거칠게 돌려 열었다. 입을 축여 준답시고 페트병을 기울이면 거의 얼굴에 쏟아붓는 꼴이었다. 찬물을 그렇게 맞고도 여전히 다 죽어가는 낯이다.
안 되겠다, J는 끙끙대며 B를 적당한 벽에 기대놓았다. 벽은 더럽고 바로 옆에는 몸통만 한 쓰레기통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지만 그런 것을 따질 때는 아니었다. 여기까지 옮기는 데도 반쯤 기절한 인간의 겨드랑이 새로 팔을 끼워 질질 끌다시피 해야 했다. 힘겨운 신음을 내며 허리를 편 J는 눈에 땀이 흘러내려 미간 찡그리며 그를 내려다본다. 정신 차리라고 물 부었더니 다 젖어서는 상태가 더 안 좋아 보이잖아. 그는 혀를 차며 걸음을 옮겼다.
돌아오지도 않을 것처럼 한숨을 쉬며 자리를 떴던 J는 친구 몇을 데리고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왔다. 몸통이 쓰레기통에 가리어서도 뻗은 다리에 발은 보이니 와중에도 혀를 찬다. 무슨 원한을 사고 다니기에 아침부터 약에 중독되어 자빠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저 인간을 돕는 일이 퍽 달가운 날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 인간은 뭐야? 아는 놈이야?”
“잘 몰라, 나도.”
“그럼 뭔데? 약쟁이 아냐?”
“모른다니까? 아무튼 자기가 약을 한 건 아닌 것 같아. 나도 면식만 있는 사이라고, 면식만.”
친구들이 우르르 여럿 몰려들어 B를 구경하듯 살피는 동안 B의 몽롱한 시선은 J의 신발코 어귀에 머무른다. 눈이 느릿하게 깜박, 어지럽다.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얕은 앓는소리만을 흘린다.
“그래서 어쩌자고?”
“아, 그냥 좀 도와줘! 이 자식한테 받아낼 것도 있으니까.”
“받아낼 게 있다고?”
가볍게 내지른 주먹이 어깨로 날아들어 툭 닿는다. 친구들은 꽤 단순하고 흔쾌히 J를 도와 B를 아지트로 옮겼다. 뭐든 받아내면 나누어 주는 것도 잊지 말라는 말에 선뜻 끄덕이며 물이나 한 컵씩 따라 줄 생각을 한다. 넉넉하게 따라 주려면 몇 병은 받아내야겠는데?
J와 친구들은 이 빌어먹을 남자 더럽게 무겁다고 불평하면서 그를 쇼파에 눕혔다. 쇼파 바닥에 다 구겨진 담요가 깔려 있었지만 골목길에서의 단 한 번 면식만 있는 불청객에겐 그저 던져 놓는 정도가 어울린다. 배기든 말든. 저 인간 때문에 바닥을 한 번 구른 식빵 봉지를 손으로 탁탁 털며 맞은편의 쇼파에 주저앉는다. 몸이 뒤로 훅 꺼지며 체중을 내맡기니 꽤 만족스럽다.
다사다난한 아침이었지만 사 온 식빵에 땅콩잼이며 누텔라를 듬뿍 발라 먹으면 무슨 일이 있었든 전부 그런대로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허공을 응시하며 별 생각 없이 입을 우물거리다가도 시야 끝에 자빠져 누운 사람이 들어오면 잠시간 응시하게 되었다. 입술까지 허옇게 질린 불청객은 큰 덩치에 어울리지도 않게 몸을 떨어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문득 눈에 거슬린다. 한 입 크기로 남은 식빵을 입에 넣어버린 J는 편한 자세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몸 아래 깔린 담요를 거칠게 잡아 빼곤 던지듯 덮어주면서는 생각이 흘러간다. 여기가 추운가. 아, 낯 간지러워.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애초에 내가 왜 이런?
“… 아, 몰라.”
J는 다시 편한 쇼파로 돌아가 드러누웠다. 게으르게 누운 자세로 아지트 바닥을 굴러다니는 다 떨어진 잡지를 뒤적이거나,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를 하고 포커를 친다.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죽이는 일을 할 때면 참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문득 생각이 나면 턱을 괴고 잠에 들었는지, 의식을 잃었는지 모를 사람을 바라보았지만 별 복잡한 감상은 들지 않았다.
몇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게임판을 파하고 벌떡 일어나 B의 머리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투박한 손길로 이마에 달라붙은 앞머리를 걷어내고 나면 식은땀으로 다 젖은 얼굴이 드러난다. 줄기차게 앓네, 덩칫값 못하고.
“야, 죽은 거 아니지?”
그저 중얼거렸음에도 누운 자가 움찔하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엥, 나 안 건드렸다. 괜히 흠칫한 J는 쩍쩍 갈라질 듯 말라붙은 B의 입술을 못마땅하게 응시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시던 물병은 뚜껑이 어디 갔는지 덩그러니 탁자에 놓여 있어서, 적당한 빨대를 꽂고는 선심 쓰듯이 B의 입가에 받쳤다. 목에서 쇳소리가 나는데도 돌아오는 대답은 속삭이는 듯한 거절이다.
“싫으면 말던가.”
선심 썼던 빨대는 잡아빼서 어디로 던져 버리더니 남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딱 반 정도 남았던 통이다. 엉망으로 덮어 준 담요를 고쳐 덮을 힘도 없이 쇼파에 늘어진 자를 상대로 빈 통을 들이밀었다.
“남은 게 반이었지? 이만큼은 그쪽이 마신 거다? 덕에 아침 식사 존나 퍽퍽하게 했으니까 나중에 두 병으로 갚아!”
페트병을 들고 생색내듯 지껄이는 모습을 가만 올려다보던 와중 목소리를 낼 수 없어 미약하게 고개 끄덕여 조용한 긍정을 드러냈던 것도 같다. 잠시 J를 몽롱하게 응시하던 B가 팔로 쇼파를 짚고 상체를 일으켜 앉는다. 몸이 쇼파에 빨려들어갈 양 천근만근으로 무겁고 식은땀에 옷가지가 죄다 젖었다. 다행스럽게도 죽지는 않았다마는 꽤 오랜 시간 쓰러져 있었던 것치고는 회복 속도가 느리다.
간헐적으로 경련하는 팔다리, 찌르는 듯한 두통. 기껏 일어나 앉아 놓고선 관자놀이를 문지르다 윽, 하고 약하게 신음한다. 눈 찌푸리고 있다가 현기증이 채 가시지 않아 몸이 앞으로 기울면 급한 대로 J가 붙들었다. 기껏 도와줬더니 쇼파 앞 탁자에 머리를 박고 기절하는 유혈사태는 사절이었다.
“쫌! 가만히 누워 있어.”
B를 다시 밀어 눕히고는 툴툴대며 찬 수건을 B의 이마 위로 던지면 철퍽 소리가 난다. 물을 똑바로 짜지도 않은 반쪽짜리 배려였지만 아무렴. B는 별 말 없이 수건을 얹은 채 잠시간 누워 있었다. 찬 기운이 두통을 그나마 완화하는 듯하다.
“…… 사례는 제대로 하겠습니다.”
한량 같이 드러누워 멍하니 발끝을 까딱이던 J는 문득 들려오는 갈라지는 음성에 고개를 돌린다. 시선 끝에는 아까보다는 덜 위태로운 몸짓으로 다시 쇼파에 앉는 B가 있다. 뜬금없이 뭔 소리냐는 눈으로 바라보면 B가 굴러다니는 빈 페트병 쪽으로 눈짓했다. 아까 똑바로 대답하지 못한 당부에 대한 늦은 긍정이다. 고분고분하게 구는 모습에는 되려 할 말이 없어져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나 끄덕일 뿐이다.
“뭐, 아무튼. 당신, 그렇게 안 봤는데 약도 하나 보지? 무슨 약을 하면 사람이 그렇게 되냐?”
얼굴 쪽으로 턱짓하면서 비딱한 자세로 누워 묻는다.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친구들에게 말할 때에도 B를 약쟁이로 여기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이 인간이 대체 누구에게 무슨 원한을 졌기에 감히 내 구역에서 이 따위 장난을 치는지.
“하든 말든 상관없는데, 할 거면 좀 멀리서 하지? 내 구역에 약쟁이 들어오는 거 싫걸랑.”
대답할 시간조차 없이 실 웃으며 이어가는 의도는 명확하다. 정보를 얻기 위한 찔러 보기.
“미안합니다.”
“뭐?”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다. 종잡을 수 없는 인간. 손에는 물 뚝뚝 흘러내리는 수건 든 채 시선 내리깔며 내뱉는 말이라곤 미안하다는 소리다. 아니면 아니라고 하던가, 오해하든 말든 상관없다 이거야? 뭐 하는 놈이냐고. 굳이 입꼬리 끌어올렸던 것도 무색해져 아까보다 배로 허탈해진 J는 껄렁하게 누워 있던 자세를 갈무리헤 일어난다. 탁자 위에는 식빵이 한 장 남아 있었다.
“이거나 먹어. 아침에 쓰러지고 여태껏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한숨과 함께 식빵에는 잼이 발린다. 아까 J가 속 편히 먹었던 것과 같은 조합이다. 먹으란 말에 고개를 저었으나, 그가 잼을 바르느라 무시해버리고 잔뜩 달콤한 빵을 대뜸 내밀면 거절하기가 뭣하여 얼떨결에 받아든다. 한 입 베어물면 초콜릿의 진한 달콤함 틈에서 땅콩향이 피어올랐다. 앞으로 익숙해져 갈 단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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