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푸르렀던 그 시절 1

고전시절 고죠 사토루,사시스 드림- 홋카이도에서 온 전학생

제가 보고 싶은 장면을 쓰고 싶어서, 원작과 설정이 상이한 부분이 다수 있을 수 있습니다.

날조, 설정 구멍 등등....부디 너그러이 봐주시어 그저 이야기를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작은 사시스 1학년  여름 쯤, 먼 지역에서 전학오는 드림주의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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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했습니다, 여기 부터가 고전입니다."

 여행길의 끝을 알리는 보조감독의 말과 함께, 승용차의 뒷좌석 문이 달칵 열리며 곧 이어 한 소녀가  캐리어를 들고 고전의 거대한 출입구 앞에 내려섰다. 온몸으로 초행길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듯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이게...도쿄 주술고전?? 하고 작은 탄성을 지르는 소녀에게 보조감독은 00양, 야가씨에게는 아까 전화로 연락드렸으니 이쪽 출입구로 가시면 마중을 나와 있을 겁니다, 라며 그녀가 나아갈 길을 안내하였다. 

00라고 불린 소녀는 서둘러 꾸벅, 인사를 하고 보조감독이 승용차를 몰고 길을 다시 내려가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도쿄 도립 주술 고등전문학교라는 명패를 바라보았다. 몇시간 전만해도 홋카이도의 시골 마을의 작지만 유서깊은 신사의 장녀인 그녀가 아버지의 권유와 주력 수련을 위해 난생 처음 비행기까지  타고 이곳 도쿄까지 전학을 오게 된 것이었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도착했지만 아무래도 홋카이도라는  먼 곳에서 출발해서인지 00가 고전에 도착했을때는 오전 햇살이 한창내리 쬐어 정오에 가까워 지는 중이었다.

00는 캐리어를 끌고 교내로 발길을 옮겼다. 도쿄라곤 하지만 교외라 주변이 온통 진록의 푸르름이었다. 길게 길을따라 늘어선 붉은 토리이와 수령이 꽤 됬을 법한 잎이 파릇파릇 우거진 가지를 늘어뜨린 고목들,  그와 함께 세월을 보냈을 담벼락과 석등들....명색이 종교계 학교라 그런지 교육시설보다는 아주 오래되고 유서깊은 커다란 사찰이나 신사에 들어온듯 한 전경이었다. 깨끗하게 닦인 넓다란 석조 도보를  걸으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건장한 남성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서있었다. 선생보다는 운동선수나 형사계의 강한 인상인 남자. 저 사람이 야가 선생님일까? 

"고전에 온 것을 환영한다.야가 마사미치다.1학년 담임이지."

"안녕하세요! 처음 뵙습니다. 00 000입니다"

가벼운 인사와 함께 000는 야가를 따라 그녀가 수업을 받을  교실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넓지만 엄청 오래 되보이는 학교 시설, 발 밑이 걸음걸이에 맞춰 삐걱거리는 나무복도를 밟으며 000는 전학 직 전 자신이 다니던 고향의 학교를 떠올렸다.  여기나 거기나 비슷하게 낡았는걸, 아니 여기가 더 오래 된 듯... 이거 대체 몇년된 건물이야? 문화재 아녀?

야가선생과 함께 1학년 교실의 오래된 나무 미닫이문 앞에 섰을때 안에서 부터 학생들의 목소리들이 문밖으로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었다.

"동급생은 일단 3명이있고, 00양이 와서 이제 4명이란다"

"아 네.."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구나. 다들 말썽꾸러기지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나름 씩씩하게 대답을 하자 야가 선생이 고개를 끄덕인 후 미닫이 문을 열었다. 교탁 앞 세개의 자리에  쪼로록 앉은 세명의 학생이 시끄럽게 떠들다가 인기척에 금방 입을 다문 채 야가와 000쪽을 쳐다보았다. 동급생...? 이라기엔 상당히 키가 큰 남학생이 두명, 그리고 그 옆에 눈 밑에 눈물점이 매력적으로 보이는 단발머리 예쁘장한 여학생이 하나. 그 중 눈에 확 띄었던건 남학생 중 하나는 완전 백발에다가 마치 영화 레옹의 주인공이 했었던 것 같은 동그란 선글라스 까지하고 있는 소년이였다. 물론 그 옆의 장발을 머리에 깔끔하게 동여매고선, 양 귓볼에 무지막지 큰 피어싱이 박혀 있는 남자애도 눈에 띄기는 매한가지 였다. 이야..이게 도쿄의 최신 유행인 것이여...? 

 "오늘부터 함께 하게 될 동급생 000양이다. 홋카이도에서 왔고...자, 자기소개를 해보도록."

야가선생이 분필을 들어 000에게 건넨다. 

  분필을 받아든 000는 한껏 긴장된 몸을 어찌 움직이며 칠판에 자신의 이름을 썼다. 그리고 몸을 돌려 처음 뵙겠습니다, 00 000라고 합니다. 홋카이도에서 왔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라고 살짝 목례를 하곤 앞으로 동기가 될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흐응~ 어서와~ 난 고죠 사토루"

"난 게토 스구루, 고전에 온것을 환영해 "

"이에이리 쇼코, 잘 부탁해~"

고죠...사토루... 사토루라고? 저도 모르게 그 이름을 듣자 잠시 흰머리 소년에게 시선이 머물럿다. 뒤이어 다른 아이들이 자기소개를 하자 얼른 눈을 돌려  웃으며  다른 학생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야가 선생이 뒷쪽에 비치되어있던 빈 책걸상을 가르키자 000는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 이 교실처럼 정말 오래되어 보이는 낡은 책걸상을 옮겼다. 책걸상을 놓을 남는 자리를 찾다보니 흰머리 소년의 옆자리였다.

자리에 앉자 고죠라 불린 흰머리가 슬쩍 고개를 돌려 그녀를보고 씨익 웃었다. 그때서야 제대로 볼 수 있었지만, 선들라스의 너머는 원래 그런색인지 길고 하얀 속눈썹과 그 밑의 크고 동그란 - 마치 푸른바다인지 하늘인지를 닮은 예쁜 눈동자가 장난스러운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한마디로 굉장히 이쁘고, 잘생겼다...  000는 순간 가슴이 철렁한 기분을 느꼈다. 뭐..뭐지? 사람이 왜 이렇게 이뻐??그것도 남자가???

곧 오전 교시가 끝나는 시간이었기에 이제 점심시간이라며 야가는 금방  자리를 뜨면서 세 명에게 전학생을 위한 점심식사와 학교 안내, 배정된 기숙사 방 번호를 알려주며  그녀를 도와달라며 자리를 떴다.

"너 홋카이도에서 왔다고.?"

야가가 나가자 마자 흰머리의 소년 고죠 사토루가 바로 몸을 돌려 물어온다.

"아..응"

"헤에 홋카이도에.....00? 들어본 적은 없는 가문인데, 너 몇급이야? " 

"그..아직....3급..."

"에~ 역시 약하네~"

초면부터 이쁜 얼굴에 그렇지 못한 질문과 태도라니...? 직설적인 고죠의  발언에 000는 당황했다.  이게 바로 잘생긴 놈 얼굴값한다는 어른들의 그 말인가?

"사토루, 초면부터 바로 그런걸 물어보는건 실례잖아.  신경쓰지마 00, 근데 홋카이도에서 여기 고전까지 어떻게 온거야?" 

이건 고죠에게 가벼운 핀잔을 주며 끼어든 게토 스구루라는 남자아이의 질문이었다. 이쪽도 이쪽 나름대로 꽤나 봐줄만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웃긴 앞머리와 피어싱 무게인지 크기 때문인지 부처님 귀 같이 큰.... 앗..아까부터 자꾸 남의 얼굴을 평가하게 되는거 같지만 우리동네엔 전혀 이런 타입 없었는걸? 놀라는게 당연한거 아니야? 하며 애써 쓸데없는 생각을 지워내곤 000는 착실하게 질문에 답을 했다. 

"그..아직 신칸센 같은게 없어서 일단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와서 도쿄로 도착했어. 그 후엔 역 앞에  보조감독씨가 마중 나와주셔서 여기까지 태워주셨거든..."

"여~바보들~ 신입와서  궁금한건 알겠는데 이제 슬 밥먹으러 가야할껄? 학교 안내도 해주려면 바쁘다고~. 밥 먹고 얘기하자 "

이에이리 쇼코가 자리에 일어서며 세 사람을 재촉했다. 그제서야 고죠와 게토 둘은 질문을 멈추고 아~ 밥먹자 밥! 하며 우르르 일어났다.

살짝 얼떨떨한 기분으로 000는 그들을 따라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도쿄 머스마들은 원래 이리 단도직입적인가...? 자리에 일어난 두 소년은 키가 엄청 컸다. 팔다리가 길쭉하고, 휘적휘적 걷는 것이 다리가 길어서 그런지 걸음이 빨랐다. 한번 더 기가 죽는 느낌이었다.

" 정신없지?"

고죠와 게토가 먼저 앞서가는 사이 000를 위해 걸음을 일부러 늦춰준 듯한 이에이리가 웃으면서 말을 붙여왔다. 그래도 신경써주는 여학생이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이야~ 라고 안도감이 들었다.  

"아무래도 전학도 처음이고..사실은 홋카이도 이외의 지역에 나와본 것도 처음이라서..하하..."

하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헤에... 그럼 홋카이도에선 일반 학교를 다닌거야?"

"응, 그냥 엊그제까지 일반 학교를 다니다가...아,  우리집은 신사를 해. 아빠가 신주셔서  마을에서도 의뢰를 받아 주령퇴치라든가 그런걸 하시거든. 나도 주력에 재능이 있어서 우리 신사에 견습 무녀를 하면서...주령퇴치를  본격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을거 같아서 이쪽으로 오게 됬어."

" 그렇구나.  갑자기 고향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있게 되서 좀 쓸쓸하겠네. 그래도 우리 잘 지내 보자"

따뜻한 한마디와 함께 미소짓는 웃는 이에이리 덕에 000도 비로소 조금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응 고마워. 이...그..."

"이에이리 쇼코!"

"응 이에이리!... 나야말로 잘 부탁해"

이윽고 두 소녀는 재잘거리며 어느새 저만치 멀어진 소년들의 뒤를 따랐다.

*          *         *

 점심시간 후 학교시설 안내와 앞으로 지낼 기숙사까지 안내받아 첫날의 수업은 대충 마쳤다.

세끼 내내 학교에서 밥이나오고-그것도 꽤나 정갈하며 맛도 좋다- 시설은 좀 낡지만  체육관이라든지 샤워시설이라든지, 도서관이라든지 있을건 대부분 갖춰있어서 이것 저것 이용할수 있다. 게다가 학교 내 학생 인원이 적으니 꽤나 조용하고 한산하다.  다들 학생 신분 이지만 주술사라는 인재가 적은 탓에 꽤 임무에도 자주 나간다는 것 같다. 기숙사는 먼 곳에서 전학온 자신이나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이 배정받는 다고 했다. 도쿄 인근에 가족과 사는 학생들은 전철로 통학을 한다는 듯.  보안프로그램만 지키면 따로 통금 시간은 없고 느슨한 편이라 몇 몇 학생의 기숙사방은 이미 자기들끼리 아지트화 되어있다고 했다. 

오후에 홀로  배정된 기숙사방에 천천히 짐을 정리하는  000의 귀에  운동장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사토루! 그렇게 진심으로 던지면 맞고 죽으란 거지? "

" 실전처럼 해봐야 생존율이 느는거지! "

" 이거 지금 그냥 캐치볼이잖아! 실전은 무슨. "

"쓸데없이 다칠거면 앞으로 반전술식 안써준다, 쓰레기들-"

라며 운동장에서 고전 아이들이 깔깔대며 캐치볼을 빙자한 공으로 사람 타격하기 놀이를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사토루라는 이름이 들릴때마다 000의 귀가 빨려들어가듯  자꾸 그쪽을 신경쓰게 된다. 이유라면 그저 그녀의 10살 터울의 막내 남동생 이름이 사토루이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은 사토루라니, 나중에 우리 집 꼬마 사토루에 이야기해 줘야지, 하면서 그녀는 마음속으로 웃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소년들의 움직임 속 에서 000는 저도 모르게 하얀 머리 소년쪽 으로 계속 시선을 쫒고 있었다. 

...자꾸 신경쓰이는건 쟤가 눈에 너무 띄니까 그래. 맞아. 게다가 우리 사토루랑 이름도 같잖아.

앗차, 내 정신좀 봐, 짐 정리해야지. 절레절레 머리를 흔들며 부지런히 손을 움직인다.  근데 그거 말고도 좀 신경쓰이는게 있는것 같은데...뭐였더라?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당장 떠오르는건 없었다. 에이 나중에 생각나겠지 뭐. 000는 고향에서 오는 길에 들고 온 캐리어에 들어있던 짐을 마저 정리했다. 나머지 필요한 짐은 고향에서 택배로 부쳐오기로 했고, 모자라면 시간을 내 도쿄 시내로 가 쇼핑을 할 생각이었다. 드디어 티비나 잡지, 인터넷에서만 보던 도쿄오오오!!! 꼭 시부야 가봐야지! 도쿄 타워도 올라가서 사진찍을거야! 아 휴대폰 사진은 좀 화질이 별로니까 역시 디지털 카메라는 필요하겠지? 애들하고 좀 더 친해진 담에... 이에이리에게 부탁하면 나가주려나..?  

별것 아닌 움직임이라도 여름이라서 그런지 땀이나고 더웠다. 이제 마무리로 샤워도 하고 좀 쉬다가 잠자리에 들면 되겠다라는 생각에 000는 곧장 공용 샤워실을 찾아나섰다. 시원하게 몸을 씻어내자 이제 목이 말라와서  근처 자판기가 있는 휴게실에 들러 이온음료를 골라 버튼을 눌렀다.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꺼낸 시원한 철제캔이 이내 습한 여름밤 공기와 닿아 물기에 젖었다. 달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캔뚜껑을 따 입에 가져가려는 순간 세면도구 가방속 전화벨이 울렸다.

"아 맞다, 집!"

도쿄에 잘 도착하면 분명 집에 전화해서 안부인사를 하기로 했는데, 첫날이고 정신이 없어서인지 그새 잊고 있었다. 000는 고향집이라는 발신명을 보고 쏟아질 잔소리를 기대하며 수신버튼을 눌렀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요놈 자슥아! 잘 도착했으면 도착했다고 전화라도 해야지! 로 시작하는 아버지의 걸걸한 목소리에 네넵 잘못했습니다! 아부지잉 하며 납작 엎드렸다. 다정한 걱정이 섞인 아버지의 불퉁한 목소리 옆에 학교는 어떠냐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응, 괜찮아요. 생각보다 오래되서 시설은 낡긴한데 있을건 다 있구~ 친구들도 좋은애들 인거 같어. 첫날이라 빡센걸 시키진 않았는데 헤헤..내일부턴 모르겠네잉. 열심히 적응해 볼게!"

커다란 자판기 옆 편에 몸을 기댄채 000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을 했다. 곧 이어 수화기너머 나도 나도! 누나랑 전화할래애! 하고 보채는 귀여운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아!>

"응 사토루~ 오늘 잘 지냈어?"

<응! 오늘 급식도 안남기고 받아쓰기도 열심히 했어...누나아 언제와아? 학교가 멀어? 얼마나 멀어? 보고싶어잉~>

"응 좀 많이 멀어. 나도 우리 사토루 보고싶네~"

<아빠가 밥 잘먹고 책 많이 읽으면 그러면 누나 빨리 온다고 그랬거든.. 사토루가 말 안들으면 누나 더 늦게 온다구 그랬어..진짜여? 누나 사토루가 미워졌어? 그래서 학교 멀리 간겨?>

울먹거리는 000네 꼬마 사토루의 목소리.

"아녀~ 내가 얼마나 사토루 좋아하는데. 우리 사토루! 좋아해! 정말 좋아해!"

큭큭 마음속으로 웃으며 동생을 달랬다. 아버지가 숙제하기 싫어하는 동생에게 자신을 핑계로 엄포를 놓은 모양이었다. 꼬마 사토루는 응! 나도 누나 어어엄청 좋아해! 누나 빨리 봤으면 좋겠다! 내일 또 전화할께! 바이바이!! 하며 전화를 아버지에게 돌리지도 않고 바로  끊어버렸다. 곧 이어 아버지 휴대폰으로 <몸조심하고 잘 지내라>라는 짧은 문자가 날아왔다.

피식 웃으며 000는 휴대전화를 접어 기숙사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고보니 전화하다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 것 같았는데 통화가 끝났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냥 누군가 지나갔던지, 아니면 고양이 정도려나~ 하는 생각으로 캔을 입가에 가져가며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사위는 해가져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운동장에 남아 있던 아이들도 귀가했는지 창 밖은 풀벌레 소리만 남아 무더운 여름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낯선 곳에서 보내는 첫번째 밤.

조금은 가족과 떨어져 쓸쓸하지만서도 묘한 설레임에 찬 기분이었다.  새로운 곳이라 불안했지만... 그래도 느낌은 나쁘지 않아, 나 잘 지낼수 있을거 같아! 라고 생각하며 000는 침대에 걸터앉아  이전 중학교 친구들과 지난 학교에서 짧게 나마 같이 지냈던 같은 반 친구에게 간단한 안부메일을 보냈다. 

한참 후 시간이 지나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려 눈을 감았을 10초 후  번뜩 그제서야 잊고 있었던 사실이 번개처럼 머릿속에 떠올랐다.

<고전에 혹시 고삼가인 젠인,카모, 고죠.. 이 세가문의 아이들이 있거들랑  굳이 친해지려 노력할 필요는 없다. 다만, 절대로 척을 지진 말아라. 엮이면 귀찮아질 것이니.> 

라고 분명히 홋카이도를 떠나기 전날 아버지가 말해준 당부의 말씀이었다.

고죠....사토루 라면..역시 그 고삼가 고죠 겠지?...그렇겠지..?  그나마 젠인이나 카모가 없는건 다행이네... 앞으로 찍히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라는 떨떠름한 다짐을 하며 000는 눈을 감았다. 

*          *         *

'사토루, 좋아해,' 

캐치볼이 끝나고 그 동안 신나게 몸을 움직인 고죠 사토루는 몇 분 전 샤워실 근처 휴게실 앞의 자판기를 우연히 지나다 들은 목소리를 계속 곱씹고 있었다. 그저 자기는 목이 말라 자판기에 음료수를 사러 들렀을 뿐, 일부러 통화를 들으려는 생각은 없었다. 자판기 뒷편에 가려져 전화를 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첨부터  보이지 않았고. 

하지만 분명히 그 목소리는... 약간의 촌스러운 사투리까지 섞여있는거보면 분명 오늘 온 전학생의 목소리. 어딘가 전화를 하고 있는거 같길래 일부러 말을 걸진 않았다. 더워서 자판기에서 뭐라도 사갈까 하고 다가가려는데 그때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는,

'정말 정말 좋아해' 

라고 다정하게 말하고 있었다. 

멋지다, 잘생겼다, 대단하다, 최강이다, 재수없다, 무섭다, 등등의 수식어는 어려서부터 가문에서, 성장하고 가문 외의 타인의 입에서 수없이 들은 터 였다. 게토와 도쿄 시내를 지나다니다 보면 모델 스카웃 제의나 번호따이는 일도 수없이 많고.

하지만 아까 들은것처럼 다정하고 온화하게

사토루, 좋아해.

라는 말은 아직 들은적이 없었다.

고죠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려던 것도 잊고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 얼른 자리를 떴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전학생이 좋아하는 사토루란 누구일까? 역시 홋카이도에  놓고 온 애인....? 하앙? 벌써 발랑까졌구만!  이제 메일이니 전화니 밤새 울고불고 하는 그런 웃기는 나날이 시작되는거냐? 근데 왜 이름이 사토루냐, 어이없게. 

그 사토루가 대체 누군지 당장 물어보고싶은 마음이 들면서도 내가 무슨 참견이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아까의 사토루,좋아해. 라는 목소리를 떠올리면 조금 가슴께가 간질거리는 느낌이 드는것이었다.

"무슨 생각해?"

그런 고죠의 상념은 게토의 목소리에 깨어졌다. 둘은 느지막히 집으로 돌아가는 도쿄 시내행 전철에 몸을 싣고 있었다. 평소라면 이것저것 시덥잖은 이야기를 떠들을 고죠가 멍하니 생각에 빠진게 별일이다라는 듯이  게토가 말을 건 것이다.

"아니 그냥 뭐... 오늘 온 녀석, 실력 쓸만한가 하고."

"아, 뭐 평범해 보이긴 하는데. 그래도 없는거보단 낫지 않을까? 이 바닥은 언제나 인력 부족이 잖아."

" 내 눈에 보이기엔 그냥 뭐 적당히 보통인거 같았는데. 고향에 애인이라도 있을까나?"

" ?? 왜 갑자기 관심이야? 님 취향임?"

"에이- 그런 촌뜨기를....뭐 쫌 귀여운 타입이긴 해"

"뭐야, 그 고죠 사토루 입에서 쫌 귀여운 타입이라는 말이 나오다니. 사실은 첫눈에 반했다던가?"

"그냥 객관적으로 봤을때 추녀는 아니다 그거지, 감히 이 몸에 비할데가 어디 있다고."

" 너 그거 여자애들 앞에서 말조심 안하면 미움받을걸~"

"알게 뭐야, 내가 최강인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고죠의 머릿속엔 000의 전화 통화소리가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좋아해..좋아해... 뭔가 좀 간지러운데...하면서 그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었다.  

그런 고죠의 얼굴을 게토가 흥미롭다는 듯이 지켜보고 있었다.  

뭔가, 이번 여름은  재미있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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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정으로 홋카이도 출신 촌뜨기 소녀의 우당탕 고전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네임 표기는 대충 일본식으로 설정 했지만 원하시는 대로 상상해주세요.

000는 설정이 있는 오리지널 드림캐로 홋카이도의 어느 작은 시골, 작지만 유서 깊은 신사의 장녀입니다.

시작 등급은 3급. 주술은 물로 얼음을 만들어 다룸, 물건의 만져 내력 읽기(사이코메트리)

아버지는 데릴사위로 신사 가문의 어머니와 결혼, 신주를 맡고있으며 000에겐 나이차 많이 나는 남동생이 하나 있으며 남매 사이가 매우 좋다는 설정.

평소 표준어를 쓰지만 놀라거나 당황할 때 자기도 모르게 사투리가 나옵니다.

기타설정은 쓰면서 덧붙일거 같습니다. 오타 및 퇴고로 자주 잠수함 수정을 할 예정.

원본은 포스타입에서 투고 되고 있습니다.

https://posty.pe/sb34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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