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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다이어리 합작 시즌 3(재업로드)

기상호 선후배 드림

*일기 형식이라 사투리로 쓰지 않았습니다…^^;는 제가 사투리를 잘 몰라서...ㅎㅎ;



xx월 xx일 누나한테 한 번도 안 쓴 다이어리 받은 김에 써본다.

  농구부 들어와서 친해진 형이 있다. 농구선수 안 돼도 얼굴로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로 잘생겼고 키도 나랑 비슷하면서 또래보다는 큰 편이었고 희찬이보단 아니지만 마른 타입이라 그런지 툭 치면 부러질 것 같은 그런 체형. 말투는 서울말과 가까웠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부산사람이지만 직업상 집에 거의 없었고 늘 함께 있는 어머니가 서울 사람이라서 집안이 사투리를 덜 쓴다나? 뭐, 그랬다. 밥은 잘 먹는데 음료나 간식같이 달콤한걸 전혀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여자친구가 주는 건 먹었다. 형이 여자친구를 너무 좋아한다고 느낀 건 경기 때 골 넣으면 세레머니를 하는데 평소에 형이 왼손 약지에 끼는 커플링이 있는데 경기 땐 액세서리 못 끼니까 여자친구가 있는 쪽으로 보면서 입 맞추는 걸로 하더라고.

이런 뼈테로 형과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냐면 정희찬의 소개로. 농구부 들어오자마자 자기랑 친한 형이 있다고. 나처럼 그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서. 혹시 이 형도 오타쿠인가 싶어 내적 친밀감이 생기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지. 그런데 친하긴 한데 이 형이 오타쿠들이라면 알만한 내 드립을 전혀 이해 못 하고 오히려 그게 뭐야라며 묻기까지 하는데 정말 오타쿠가 맞나 싶다. 희찬인 그림 좋아한다고 하고. 정말 알 수가 없다. 


xx월 xx일. 오늘은 새로운 걸 알게 되어 다이어리에 쓴다ㅋㅋ

  그 형은 춤을 좋아했는데 체력 기르기 위해 농구부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다 농구 실력이 좋아 경기에도 출전하고 활약을 보이니 농구에 진심이 되었다는 거. 춤도 여전히 추지만 가끔 SNS나 댄스부에서 도와달라고 연락하면 얼굴 가리고 같이 춘다고 하더라. 얼마나 잘 추나 했는데 정희찬 SNS 계정을 통해 형 계정으로 들어가니까 혼자서 아이돌 춤을 추는 영상이 몇 개 있는데 진짜 잘 추더라. 진짜 아이돌 같았다. 옛날 노래부터 요즘 아이돌 노래까지. 여자 남자 안 가리고 다 추던데. 춤 잘 추는 농구부원이 오타쿠라고 생각하니 상상이 안 가 그냥 본인에게 직접 물어봤다. 희찬이에게 들었다고. 그림 좋아하냐고. 그러니까 형이 활짝 웃으면서 “상호야 그림 좋아해? 그럼 같이 보러 갈래?” 하더라. 만화 행사까지 하러 가는구나 싶어 혼자 가기 좀 그랬는데 같이 가자고 약속 잡았다. 어떤 만화행사일까. 형 최애 장르, 최애캐는 누구지? 기대된다. 만화 행사에 가본 적이 없어 뭘 입고 가야 하나 고민돼 누나한테 옷 골라 달랬다가 머스마들끼리 만나는데 뭔 옷을 골라달라면서 징그럽단다. 그러면서도 내 옷장에서 제일 무난한 거로 꺼내다 주더라ㅋㅋㅋ 햄 만나면 맛있는 거 사달라 해야지.


xx월 xx일. 새로운 역사를 이 다이어리에 남긴다ㅋㅋ

드디어 오늘, 약속한 날. 누나가 골라준 옷 입고 약속 장소로 갔는데 어떤 남자가 저 보다 머리하나 정도 작은 여자 몇명한테 둘러싸여 대화 중이길래 인기 많네 했는데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남자가 형인 걸 알아차렸다. 이렇게 더운데 긴팔 셔츠 안에 기능성 목티 입고 있더라. 하긴 학교에서도 하복 안에 기능성 목티 입고 다니던데 저 형은 덥지도 않나? 했음. 형 부르니까 활짝 웃으며 일행이 왔다며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내 손을 덥석 잡고는 작은 목소리로 “상호야 빨리 가자.” 라고 하던데 순간 설렐뻔ㅋㅋㅋㅋ 알고 보니 나 기다리는데 여친 있냐고 번호 달라고 했다더라. 여친 있다고 했는데도 계속 말 걸어서 곤란한 참이었다고. 잘생기면 그런 건 힘들겠다 싶더라.

어느 정도 형한테 끌려가다가 형이 손을 놓고선 사과하면서 근처 카페에서 음료수 사 들고 나란히 걷는데 아무리 봐도 만화행사장이나 캐릭터 생일 카페나 장르 카페가 없는 거야. 전날에 만화 행사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없었고. 형이 길을 잘 못 찾겠다면서 폰 꺼내서 지도 보는데 옆에서 봤거든? 도착 장소가 무슨 회관이라고 적혀있길래 뭐지 싶었는데 도착하고 보니까 입구에 누구 작가 개인전이라고 통유리창에 크게 포스터가 붙어있더라. 누구였는지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데. 하여튼 그 형은 평소에 이런 개인전이나 전시회 다니면서 그림 보는걸 좋아한다더라고. 입장료는 따로 없다고는 했지만, 취향이 아니니까 혼자보고 오라고 하려 했는데 형이 웃으면서 “매번 혼자 보러 왔는데 상호가 그림 좋아해서 다행이다.”라는데 그걸 어떻게 거절하냐고!ㅠㅠㅠㅠㅠ 들어가니까 무슨 직원인지 인사를 하길래 형 따라서 같이 인사했지. 전시회에 관해 설명을 해주더니 즐거운 관람 하라는데 대답은 했지만… 참. 형 따라 걸으면서 그림을 보긴 봤지. 그림이 이상하다던가 그런 건 아닌데 아무래도 내 취향인 만화나 캐릭터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신기하네. 정도? 다 보고 나와서 솔직하게 말했지. 그림 좋아하는 건 맞는데 이런 그림은 아니라고. 그러면서 폰 꺼내서 내가 좋아하는 만화를 보여줬거든? “상호는 이런 그림을 좋아하는구나.” 라고 하더라. 보통은 오타쿠인가 하면서 거리를 두던데 이형은 생각보다 긍정적인 반응이라 잘하면 이쪽 세계로 꼬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걸 생각하면 개인전 보러온 것도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xx월 xx일 덕질후엔 역시 어딘가에 후기를 남기는 거지.

요즘에 농구만화가 대세잖아. 예전에 완결 난 농구만화가 최근에 극장판으로 나왔고 농구 관련 웹툰도 있고 영화도 나온다 하고. 그래서 일단 농구를 흥하게 한 만화 극장판을 그 형이랑 보러 갔거든? 일단 둘 다 직접 농구를 하고 그림도... 물론 장르가 다르지만 어쨌든 좋아하니까. 영화를 보는 데 엄청 집중해서 보더라. 주변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도 딴짓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해서 다 봐줬다. 극장판 보고 나와서 매표소로 가서 랜덤 굿즈도 받았는데 형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 받은 거야. 부럽다고 했더니 “상호가 좋아하는 캐릭터지?”하면서 나한테 주더라. 너무 좋았다.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감상평에 관해 물었는데 잘 그렸더라 하더라. 잘 그렸다… 아니 엄청나게 집중해서 본 결과가 잘그렸다라 좀 허탈하더라. 일반인은 그렇게만 생각하나? 뭐 그래도 그 이후에 같이 만화카페 가서 극장판의 원작 만화책 보면서 시간 보냈다. 그걸 보는데 형이 대뜸 어떤 장면을 가리키면서 “이거 진짜로 가능한 건가…상호야 우리 이거 해볼래?” 하더라ㅋㅋㅋ 



xx월 xx일 대박 사건 후기.

그 형이 3점 슛을 잘해서 희찬이랑 알려 달랬거든. 그래서 오늘 3점 슛 배우려고 형이 알려준 야외농구장에 왔는데 완전 구석진 곳에 있더라. 장소나 골대도 너무 오래되었고 벽에 이상한 낙서도 많아 뭐 나올까 봐 무서웠는데 형이 혼자서 거기서 3점 슛을 하고 있더라고. 나랑 희찬이는 형이 슛하는 걸 코트 밖에서 구경하는데 우리 옆에 어떤 정장 입은 사람이 다가와서 형을 보는 거야. 저 사람 뭔가 했지만 일단 형이 우릴 불러서 코트 안으로 들어갔거든. 먼저 우리가 공 던지는 걸 보더니 하나하나 자세 교정해줬다. 형은 체육관에서 훈련 때 빼고는 공 던지는걸 못 봤는데 맨날 여기서 슛 연습을 한다더라. 체육관은 다른 애들도 쓰니까 많이 던지지도 못하고 시끄러운데 여긴 골대에 공이 들어가는 소리가 잘 들려서 좋다고.

형은 세레머니는 엄청나게 튀면서 평소 성격은 엄청 조용한 편이라 갭차이가 너무ㅋㅋㅋㅋ 계속 연습하다 힘드니 형이 보냉백에서 우리 주려고 사 왔다고 음료수를 꺼내줬어. 그걸 마시면서 코트 밖으로 나와서 서서 음료수 마시고 형 혼자 다시 슛연습 하는 거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뭐 저렇게까지 하나 하는데 아까 우리 옆에서 코트 안을 보던 정장 입은 사람이 코트 안으로 들어온 거야.

형이 우리한테 누구냐고 묻는데 우린 형한테 가서 아까 상황에 대해 말해줬지, 누군지는 모르고 형이 슛연습을 하는 걸 보더라 하고. 형이 그 사람이 우리 쪽으로 오니까 우리를 보호하듯 앞에 서더라. 이렇게 또 한 번 설레고ㅋㅋㅋㅋ 이상한 사람 아니라면서 상의 안주머니에서 뭔갈 꺼내서 그대로 내밀더라고. 자기는 티비에서 언급되는 소속사 캐스터인데 형을 캐스팅하러 왔다고. 그런데 형은 연예인 할 생각 전혀 없다면서 거절하더라. 딱 봐도 연예인 얼굴인데. 그 사람이 명함만이라도 받아 달라해서 받으니까 언제든지 연락 달라면서 갔지. 그래서 연예인 할 거냐고 물어보니까 그럴 생각 전혀 없는데 안 받으면 안 가니까 받은 거라면서 가장 주머니에 넣더라고. 한두 번 받은 게 아닌지 익숙하게 행동하더라. 잘생긴 건 알고 있었지만 눈앞에서 길거리 캐스팅 상황을 볼 줄이야. 신기했다. 


xx월 xx일 훈련땜에 바쁘기도 했고 힘들다고 미뤄뒀다가 생각난 김에 쓴다.

  진짜 형이 원래는 지상고로 진학하려고 했는데 원중고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와서 그곳으로 간다고 했다. 거긴 농구 엘리트들만 간다던데 우리 중에서도 가는 사람이 있구나. 아니. 형이라는 가능하지. 고등학교 가서도 같은 팀으로 농구 할 줄 알았는데 아쉬웠다. 내년에 나랑 희찬이가 고등학교로 간다면 경쟁상대가 되겠지 하고 아쉬워하니 형이 “같이 농구 할 수 있는 시간도 얼마 안 남았네.” 라고 작게 말하더라. 뭐 영영 못 만나는 것도 아닌데. 라고 답은 했지만 그래도 그렇긴 하더라. 부 활동 끝나고 형이 떡볶이 사준다고 같이 분식점을 갔는데 이 형 군것질 하지 않으니까 사주기만 하고 우리 둘이 먹는 걸 지켜만 봐도 배가 부른다면서 이것저것 추가해서 더 사주더라. 이런 형 잘 없는데. 그런 생각 드니 아쉬웠다.


xx월 xx일 우서햄 안녕...

결론부터 말하면 형은 졸업하기 2주 전에 기숙사 생활로 인해 서울로 갔다. 졸업식도 가족들하고 밥 먹고 바로 간다고 해서 저번에 먹었던 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한 번씩 부산으로 내려온다 했으니 그때마다 만나면 되겠지. 연락이 전혀 안 되는 것도 아니고. 고등학교는 중학교랑 또 다르니 적응하느라 바로는 못 오겠지. 형하고는 문자 주고받고 하면 되니까. 어쩌다 보니 다이어리에 형 얘기만 써서 류우서 기록일지 같은 게 되어버려서 이 뒤로는 잘 안 쓸 것 같다.


사요나라. 류우서 센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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