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슈빛전] GL

[IF] 내가 만약 버티지 못하고 -가 되어버리면,

*2019년의 연성입니다. 참고부탁드려요.

*칠흑 메인 강스포. 5.0 메인퀘스트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으셨다면 해당 창을 닫아주세요.

*79레벨 메인 IF로 차후 n년이 지났다는 설정입니다.

*야슈빛전야슈

*고정된 빛전이 존재합니다. 해코테 여성 용기사.


 있잖아, 슈톨라.
 내가 만약 버티지 못하면. 그래서 내가 변해버리면. 그 땐…….


  …네가 날 죽여줘.

 "마토야 누님, 오늘 기분이 안좋아보이네……."

 "일어나시고 나서 내내 저 상태신 거 보면 또 나쁜 꿈이라도 꾸셨나봐."

 마녀 마토야, 그러니까, 새벽의 현자 야슈톨라는 밤의 주민들의 이야기를 못들은 체 하는 중이었다. 그렇게 티가 났나. 애처로운 시선에 담뿍 묻는 걱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으나 그들 말대로 저는 기분이 좋지 않았으니, 평소처럼 옅게 미소지으며 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말해 줄 여유도 없었다. 가끔, 그런 때가 있었다. 그리고 밤의 주민들은 마토야가 언제 그런 모습이 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물을 것도 없었다. 저들의 사랑스러운 마녀는 또 '그'의 꿈을 꾼 것이리라.

 '그'.

그는 영웅이었다. 루나르는 그녀의 모습을 확실히 기억했다. 마토야 누님보다도 작은 키에, 누님보다 몇 살 어리다던. 꾹꾹 참아왔던 제 마음을 마토야에게 고백하기도 전에, 이미 누님의 마음을 꿰차고 있던 사람. 마토야 누님이 가끔, 텅 빈 시선으로 저 너머를 바라볼 때 떠올리던 사람. 그래서 질투하게 만들었던 사람. 도합이 5년이었다. 마토야가 그를 기다리던 3년과, 그를 떠나보낸 후 힘들어하던 2년. 그 사이 마음에 들어보려 무던히도 애썼지만 가족보다 깊은 사이로는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던 사람.

제 연심의 방해물이라면 방해물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감히 싫어할 수는 없었던 사람.

이 세계의 어둠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비록 어둠을 되찾지도 목숨을 온전히 보전하지도 못했으나… 그럼에도 영웅이라 불리기에 손색없던 사람. 마토야가 그녀를 기다리던 시절, 제가 그 사람에 대해 물었을 때 마토야는 이야기했었다. 어둠 속에서는 빛으로, 빛에서는 어둠으로 웅혼할 사람이라고. 어디에서든 그를 알아보지 못할 수는 없을 거라고. 깊은 신뢰로 이루어진 그 말 또한 루나르는 잊을 수 없었다. 누님……. 걱정스럽게 한 번 더 부르자 마토야는 고개를 느릿하게 저었다. 오늘이 그를 만나러 가기로 약속된 날이기에 그의 꿈을 꾸었다는 이야기는 차마 할 수 없었다.

 "걱정 말아요. 잠깐 크리스타리움에 다녀올게요."


 "마지막 실험을 마쳤습니다…. 분명, 가능할 겁니다."

 "…확실한가요? 위리앙제. 전 아직 당신을 용서하지 않았어요."

 "알고…있습니다. 비난 받아 마땅한 것 역시……."

 크리스타리움. 성견의 방. 2년 전엔 너도 이 곳에 있었다. 야슈톨라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성견의 방을 한 번 둘러보았다. 너를 되찾는 일에 대한 것으로 모이는 것을 제외하면, 야슈톨라는 줄곧 라케티카 대삼림에 몸을 담은 채 밖으로 나서지 않았다. 슈톨라, 웃으며 말을 걸어오는 네 낯이 못견디게 그리웠다. 그리고 너를 잃게 만든 이들이 못견디게 원망스러웠다. 그들의 잘못만 있는 것이 아님에도. 일부는 제 억지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러니 위리앙제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료를 바라보는 것이라기엔 싸늘했다. 말 그대로, 야슈톨라는 그 때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던 위리앙제를 용서하지 못했다. 동시에, 빛의 전사를 이 세계로 끌어들인 수정공 역시 그녀의 원망의 대상이었다. 두 사람 다 고통스러워 했다는 것은 알았다. 당신이라면 그들을 용서했을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러니 저는 그들을 용서할 수 없었다. 저마저 그들을 용서한다면, 너를 위해 분노해 줄 사람은 어디있는가. …갈 곳 잃은 나의 분노는 어떻게 되겠는가.

 자신을 믿어주던 동료를 잃은 위리앙제, 100년이 넘는 세월을 바쳐 살리고자 했던 영웅을 잃은 수정공, 동경하던 이를 잃은 알리제, 의지할 수 있는 이를 잃은 알피노, 또다시 지키지 못했다는 회의에 빠진 산크레드, 자신이 진짜 빛의 무녀인 민필리아였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 않았으리라 자책하던 린. 그리고 그를 사랑한, 이름 하나하나를 다 부를 수 없는 원초세계의 많은 이들.

 

아플 만한 일들이었다.
  제게는 견디기 어려울 만한 일이었고.

 "알리제에게는 연락했나요?"

 "했습니다만… 최대한 빨리 오겠다고 하더군요…."

 "알리제가 아직이라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분명 자기가 가겠다고 나섰을 테니까."

 "…보지 않고 가실 작정이십니까."

 "감정소모 하고 싶지 않아요."

 손에 쥔 자그마한 도구를 바라본다. 끄트머리가 날카로운 도구였다. 아씨엔을 가두기 위한 백성석을 닮은 도구. 이 도구만 조금 더 일찍 만들었다면. 조금 더 천천히 시간을 들였더라면. 제가 오고 난 후 3년이었으니, 네가 오고 난 후 2년. 2년만… 천천히 진행했다면. 그렇다면 너는 그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까. 그 고통을 겪던 너를 보지 않아도 되었을까. 스스로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너를 그렇게, 무력하게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까.

 빛의 전사, 너는 잔인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때의 전투가 벌써 2년 전이었다. 율모어의 왕을 자청하던 마지막 대죄식자 이노센스를 당신이 또다시 토벌했던 일이. 몸의 이상을 느끼고서, 그것을 알면서도 슬프거나 겁 먹은 얼굴 한 번 하지도 않고. 너는 웃어보였다. 영웅에게 슬픈 표정은 어울리지 않아서, 너는 그런 핑계를 댔다. 하지만 알고 있었다. 그것은 핑계일 뿐, 너는… 그런 슬픈 표정을 짓지도 못할 만큼 겁에 질려있었던 거다.

 아직 작고, 아직 어리고, 아직, 아직…….

 그런데도 세계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너를 몰아붙여서. 너는 그 일을 너무 완벽하게 해내는 것 같아서. 우리는 어느새 너를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이델린의 사랑을 받는 자. 빛의 가호를 받는 자. 나는 그 빛이 너를 완벽히 보호해주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안일하게 행동해서.

 세계는 영웅을 잃은 채로, 그리고 나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채로 이다지도 시간이 흘렀다.

 그래, 우리는 너를 잃었다.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너는, 살아있었으니까.

 저, 빛의 집에서.


 빛의 집이란 것은 당연히, 새벽이 사랑했던 빛의 전사가 머무는 곳을 뜻하는 이름이었다. 모래의 집, 눈의 집, 돌의 집. 그리고 우리의 사랑하는 빛이 머무는 빛의 집. 그는 어둠이었으나 그 이전에 빛이었다. 이 빛으로 범람한 세상에서 그를 빛이라 부르는 것은 모욕일런지도 모르겠으나, 그는 그가 마지막에 안고 스러진 빛과는 다른, 진정한 빛이었으므로 그보다 더 어울리는 말은 없었다.

 빛의 집. 그를 사랑했던 요정왕이 그녀를 위해 특별히 일 메그에 내어준 곳. 요정들의 장난을 지나지 않고서는 함부로 들어설 수도 없는 곳. 야슈톨라는 그 방향을 바라보기만 해도 아팠다. 그 언저리에서, 에테르 시야마저도 멀어버릴 것처럼 강렬한 빛을 목도할 때마다 제 속이 뒤집히듯 아팠다. 아니, 사실 야슈톨라는 늘상 아팠다. 하늘을 바라보아도 아팠고, 고서를 바라볼 때에도 아팠고, 밤의 주민이 든 창을 볼 때에도 아팠고, 똬리가지 마을 근처에 핀 꽃을 보아도 아팠다.

 제 사랑하는 빛의 전사는, 동시에 제가 그리도 원망하는 어둠의 전사는 어디에나 있었다. 네가 내게 이렇게 깊이 스며든 줄도 모르고, 나는.

 "스티."

 네 이름을 부른다. 곧 하이얗게 물든 네가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낼 터다. 대죄식자. 빛의 에테르로 끔찍하게 점철된 몸을 하고서도, 남에게 피해라곤 끼칠 줄 모르는 순박한 내 빛의 전사. 이 곳에 고요히 갇혀, 알 수 없는 무언가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그리고 그의 부탁을 들어주려는 듯한. 생전 해왔던 일을 고요히 반복하는 듯한. 이성이라 부를 수 없는 이성과 본능이 남은, 너.

 나는 너를 찌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네가 나를 찌르지 않을까 하는 고민은 없었다.
 네가 내게 말했으니까. 그래서 내가,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못하고 온 것이다.

 그 순간, 에테르 시야마저 멀 것만 같은 강대한 빛이 눈 앞을 메운다. 네 찬란한 푸른 빛의 에테르는 여전히 찾아볼 수가 없어 괜히 눈물이 솟을 것만 같았다. 나는 아직도. 이 시야로는 너를 알아보지 못한다. 네가 이 세계에 와 처음 마주했던 그 때처럼. 나는 다시 한 번 이 상황을 후회한다. 너를 다시 한 번만 제대로 바라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렇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텐데.

 "…스티. 나예요."

 "……."

 "약속을 지키러 왔어요. 그러니 얌전히 있어요. 그럴 거죠?"

 "……."

 눈 앞의 빛은 미동조차 없다.

한 걸음, 다가선다.
  두 걸음, 날카로운 것을 바투쥔다.
  세 걸음, 무방비한 너를,
 네 걸음, 네 가슴 중앙을,
 다섯 걸음, 날카로운 그것으로 찔러내고 만다.


 있잖아, 슈톨라.

 웬일이에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날 따로 불러내고.

 슈톨라한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상하네요, 벌써 듣고 싶지 않은데.

 그러지 마. 슈톨라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이야.

 ……또 뭘 부탁하려고. 영웅님의 말씀이니 들어는 보죠.

 만약 내가 버티지 못하면. 그래서 내가 변해버리면, 그 땐……네가 날 죽여줘.

 당신, 제정신이 아니군요.

 제정신이라서 하는 말이야.

 걱정말아요. 당신이 그렇게 되지 않게 무슨 짓을 해서라도….

 날 위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마. 난 이제… 날 살리기 위해 누가 희생하는 건 싫어. …제발.

 …그럼 왜 전가요.

 슈톨라도 내 앞에서 몸을 던졌었잖아.

 복수라도 하는 건가요.

 응, 비슷해.

 잔인하네요.

 알아.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요.

 맞아. 하지만 슈톨라, 내가 '내'가 아닌 무엇으로 변하든 해치지 않으리라 확신이 서는 건 너 뿐이야.

 …고백하는 타이밍이 별로인 건 알고 있나요?

 좀 봐주라. 미안해.

 생각은 해볼게요.


 몰아치는 에테르에 야슈톨라는 눈을 감았다. 그 때의 기억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마냥 생생했다. 제 시선으로 보는 광경이 아니었다. 오래 전 잃었던, 에테르로 보는 시야가 아닌 일반적인 시야. 이것은 아마 네 시선에서 보였던 일이겠지. 손에 쥔 날카로운 것이 약동하며 네 기억이 요동친다. 네 몸에서 터져나오는 빛의 에테르를 제 손에 쥔 것이 얼마나 삼켰을까. 만의 하나의 경우로 잘못되어 대죄식자인 당신의 빛이 제게 넘어오는 상황이 있을까 걱정했으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혼신을 쏟은 위리앙제의 역작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있었다.

 야슈톨라가 살금 실눈을 뜬다. 하얗기만 한 빛을 도구가 꿀럭꿀럭 삼킨다. 이것은, 네 부탁이 아니었더라도 오로지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제가 아니라면 그 아씨엔 에메트셀크이든가. 아무튼, 에테르의 흐름에 민감하고, 에테르를 구분해 낼 수 있는 이가 맡아야만 하는 일이었다.

 기억할까.

 우리는 너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던 걸.

 한참이었다. 이 자그마한 도구가 이제는 다 삼키지 못하고 불길하게 떨어대던 때. 그 때, 비로소 제 눈에는 네 에테르가 눈에 들어왔다. 찬란한 파란계열의, 도저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 에테르. 오로지 당신만의 에테르. 야슈톨라는 침착하게 네 가슴팍에서 도구를 빼내며, 그 틈새로 제 에테르를 흘려보낸다. 갑자기 비어버리는 에테르의 공백을 메꾸려는 듯이.

 식은땀이 흐른다. 너를 찌르는 것보다도 어려운 일이었다. 네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미 속이 엉망이 되어, 속부터 죄식자가 되어, 영원히 우리가 알던 너로는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 가능성도 이미 다 계산해두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해 볼 만한 일이다. 너를 되찾기 위한 일이라면 우리가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흘려보내던 에테르의 빛이 점점 약해진다. 이미 지나치게 많은 에테르를 쏟아부은 탓이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는… 생각하던 야슈톨라가 휘청댄다. 정신 차려야지. 생각하고선 균형을 잡으려 한다. 그리고 그러다, 정신을 잃었다.


 "야슈톨라까지 그러면 어떡해! 깜짝 놀랐잖아!"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으니 봐주면 안될까요, 알리제."

 "안 돼! 애초에 그 사람을 데리러 가는 건 함께라고 했잖아. 혼자 가는 게 어디있어?"

 "혹시라도 그 사람이 당신을 해치면, 그 사람이 깨고 나서 슬퍼 할 게 뻔하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너무했어. 아무튼 너무했어."

 미안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쉬게 해줘요. 싫지 않은 미소를 언뜻 그려보이고서 정말 환자라도 되는 것 마냥 야슈톨라가 침대에 다시 누웠다. 그제서야 제가 쓰러졌던 사람에게 너무 윽박을 질렀다는 걸 깨달은 알리제가 안절부절 못하며 미…미안, 하고 자그마한 사과를 뱉더라. 쓰러진 저와 빛의 전사를 데리고 온 것은 알리제라고 했다. 제가 먼저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저를 막지 못한 위리앙제와 수정공을 향해 한 바탕 화를 냈다고도 했다. 늦게 와 저를 붙잡지 못한 알피노는 또 멱살을 잡혔다던가.

 "그 사람은…상태가 어떤가요?"

 "잘은 모르겠어. 의식을 찾아봐야 알 것 같은데……."

 의식이 아직 없거든. 야슈톨라는 에테르 소모가 너무 컸다고 하니까, 얌전히 누워서 쉬고 있어. 간호는 내가 할게. 쏟아내는 말을 들으며 야슈톨라는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졸음이 쏟아지던 차였다. 그리고 오늘은, 왠지, 나쁜 꿈을 꿀 것 같지가 않았다. 그래. 다 잘 될거야. 논리가 우선되지 않는 바람을 속으로 새기며 느슨히 잠에 빠졌다.


 "슈톨라."

 "그만 좀 치대요."

 "나 보고싶었다고 할 땐 언제고."

 "…그렇긴 하지만 4시간째 책 읽는 걸 방해하는 건 너무하단 생각 안드나요?"

 "아하. 2년간 죄식자로 혼자 살아온 나보다 책이다?"

 "…하아. 손이 많이 간다니까."

 빛의 전사는 일주일 정도 후에 정신을 차렸다. 빛의 에테르가 담겼던 도구는 이름도 없이 수정공에 의해 차원 사이로 내던져졌고, 세계는 어둠을 되찾았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시기는 조금 지났을런지는 몰라도, 이 세계의 멸망을 막았으니 또다시 네가 죽는 미래는 오지 않을 터였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오직, 네 눈과 머리 색을 빼고는.

 죄식자였을 때의 영향이라고 하던가. 온통 하얗게 물들었던 그녀는 눈과 머리칼의 색을 잃었다. 본인은 가벼운 투로 렌즈 끼면 감쪽같아, 하고 웃지만 그녀가 스스로의 눈 색을 퍽 좋아했다는 것은 새벽 사람 모두가 알았다. 실없이, 우리 눈 색도 커플이야. 하고 말해오는 그녀를 타박하기도 했으나 그녀도 저도 정말 싫지는 않았으니 상관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 사소한 것은 지금은 중요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세계는 영웅을 되찾았다.
 그리고 나는 연인을 되찾았다.

 우선은, 이 정도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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