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티나] 맛없는 요리

3학년 Z반 긴파치 선생

은혼 드림 by 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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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토공업고등학교- 은혼 고등학교와 같은 학군에 속해있으나 중학교에서 악명을 떨친 불량아들이 모인 곳, 수용소라고 불릴 정도로 황폐해진 시설.

이야기의 주인공, 티나는 해당 고등학교의 졸업생으로 졸업한 지 5년이 지나였다.

현재 3년째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남자의 정체는 2살연상인 야토공업고등학교의 선배로 8년째 졸업을 하지 못한채 여전히 재학중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아부토, 둘이 사귀게 된 계기로 말하자면 단지 자신보다 선배임에도 동급생이 되고, 이윽고 또다시 학교에 남은 그를 놀리기 위해 모교에 종종 들리던 것을 시작으로 넌지시 던졌던 말이 화근이었다.

“선배- 아니지, 아부토. 그정도 유급이면 앞으로 여자 사귀기 쉽지 않겠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내가 사겨줄까?”

“뭐, 그러던가~”

여자가 기대하던 것은 그런 대답이 아니었다. 애초에 놀리며 만나거나, 학창시절 같은 패싸움에서 싸운 정도. 그 정도 거리감으로 엄청 친하다 할 것도 아니었고 놀릴때면 항상 질색하던 남자였기에 이번에도 헛소리 하지 마라거나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 정도를 상상하였으니까.

서로가 쟤 나한테 관심 있나?라는 오해만을 남겨두고 지나버린 번복의 타이밍으로 연인이 된 것이 벌써 3년 전의 이야기였다. 나이만 많이 여전히 고등학생인 남자친구와 그런 남자친구를 기다리게 되어 결국 문구점을- 자리의 문제로 같은 학군이었던 은혼 고등학교 앞에 만들어 일을 하게 된 여자친구. 그러나 객관적으로 보자면 각자의 일을 하며 만나는 시간도 비교적 적고 연락도 적고, 제대로 된 데이트 또한 사귄 지 1년 뒤에 한 커플을 누가 커플로 보겠는가.

라는 것이 현재 티나의 고민거리였다. 손님은 적다하여도 문방구에 찾아오는 여학생들의 수다를 듣다 보니 그래도 여자친구인데 특별히 무엇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 지시. 그러나 티나가 누구인가? 야토공업고등학교. 바로 그곳에 다니며 무사히 졸업까지 하긴 하였으나… 그 말은 즉, 중학교 시절 이름 날린 불량아라는 의미. 보통의 여자아이들이 남자친구에게 무엇을 해주는지 모른다는 것을 뜻하였다.

거기다 아부토의 생일도 이미 지났고, 여자아이들이 신나하던 밸런타인데이도 이미 지난 시점이었기에 특별하게 챙겨주는 것보다는 간단한 것이 좋았기에 더더욱 고민에 빠진 티나였다. 방학 시즌이었기에 학교 앞의 문방구엔 손님들이 거의 오지 않았기에 참고할 만한 여자아이들의 이야기가 없었기에 결국 그리 좋진 않은 기억력으로 학기 중 찾아왔던 여자아이들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려 힌트가 될만한 것을 찾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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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고민에 빠진 티나는 어차피 아부토가 저녁에 올테니 직접 요리를 해서 주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지금까지는 아부토가 요리하거나, 밖에서 먹기만 하였기에 스스로 요리를 할 기회는 없었지만 간단하게, 오랜만에 챙겨주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그런 결론에 도달한 티나는 문방구 문을 닫고서 집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 냉장고 문을 열고, 있는 재료로 어떤 요리를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찬장에서 카레 가루도 나왔고, 간단한 재료로도 만들 수 있는 요리라 하면 카레라는 결론이 나왔고 곧바로 재료 손질을 시작했다. 조금 싹이 난 것도 같은 감자를 썰고, 당근을 썰고, 집에 있던 채소란 채소는 다 넣을 기새로 손질을 하였다. 칼질은 꽤 하는 편이었는지 예쁜 모양으로 잘려진 채소들을 냄비에 한번에 넣은 티나는 카레 레시피는 찾지도 않은 채 그대로 물과 카레 가루를 넣더니 가스레인지의 불을 틀어버리곤 했다.

야채뿐인 카레, 거기다 본래 들어가지 않는 각종 채소들과 고기는 존재하지 않은 채 끝을 향해가는 카레였으나 맛을 볼 생각조차 없는 티나에 불쌍하게도, 아부토의 저녁식사가 될 카레는 생긴 것만 멀쩡해 보이는 결과물로 완성되어갔다.

‘보글보글’

카레가 끓기 시작하자 몇번 저어주고, 불을 끄면 나름 그럴싸해 보이는 카레가 완성되었다. 물론 요리한 당사자조차 맛을 보지 않았기에 맛 보장이 되지 않은 요리였으나 평상시 요리에는 손도 대지 않는 티나가 하였으니 애정만큼은 듬뿍 들어간 티나표 카레라이스였다. 시간을 확인해 보면 슬슬 아부토가 오는 시간이었기에 시각을 맞추기 위하여 전날 아부토가 해두고 간 밥을 그릇에 프고, 어쩐지 묽은 카레를 그 위에 부어준 뒤 식탁 위에 올려두며 티나의 생에 첫 요리이자 남자친구에게 해주는 첫 이벤트와도 같은 것이 준비되었다.

때는 저녁시간, 언제나같이 어디선가 싸움을 하고 온 것인지 방학임에도 야토공고의 교복을 입은 아부토가 얼굴에 상처를 달고서 티나의 집에 찾아와 문을 열어주었다.

“오~ 카레냄새. 웬일로 네가 요리를 했나봐? 처음이라 기대되는 걸~”

매번 귀찮다며 요리를 하지 않던 여자친구가 왜 갑자기 요리를 했는지는 묻지 않는 섬세함이라곤 없는 남자. 그럼에도 기대된다는 말에 단순하게도 티나는 속상하다는 감정보단 자신조차 깨닫지 못한 기쁨과, 또 누구와 싸웠는지 몰라도 제 상처에 신경 쓰지 않는듯한 저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다는 것뿐이었다.

“우리 사귄 지 3년쯤 됐다는 건 기억해? 그동안 내가 해준 건 크게 없다 싶어서- 나름, 준비해 봤거든. 먹어봐!”

자리에 앉아 숟가락을 든 아부토와 그 앞에 앉아 웃으며 아부토가 카레를 먹기를 기다리는 티나였기에 아부토는 조금 부담스럽다 생각하면서도 조금은 평범한 소녀와도 같은 모습에 조금은 당황한 듯 애써 시선을 맞추지 않고서 카레를 한입 먹었다.

‘움찔-’

이게 대체 무슨 맛있가. 집안에 들어왔을 때 나던 카레향과는 다르게 카레맛이 거의 나지 않는 음식, 카레 탕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은 상태에 감자는 익지 않아 딱딱하며 매운 카레를 만들 의도였는지 들어가 있는 고추 때문에 카레 맛보다는 고추의 매운맛만 느껴지는- 이것을 카레라고 불러도 되는가. 하는 고민조차 아까운 그런 맛에 아부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삼키지도 못하고서 멈춰있길 잠시, 설마 일부러 골탕 먹이려는 것인가 싶어 앞을 쳐다보자 여전히 자신은 먹지 않고 보고만 있는 티나의 기대된다는 표정에 의심조차 하지 못하고 결국 삼키고선 제 여자친구에게 장단을 맞춰주기로 결정한 듯 아부토는 말을 이어갔다.

“맛있네, 처음치곤 잘했다. 티나”

칭찬이란 어떻게 해야되는지 모르겠다는 듯 보통의 여자라면 대부분 싫어할 반응이었지만 그럼에도 티나는 아부토의 말에 안심한듯 밝게 웃었다.

“맛있다니 다행이네~ 레시피 안 보고 만들어서 걱정이긴 했거든. 찾기 좀 귀찮아서 말이지-”

어쩐지 이상하더니만 레시피도 안 봤다는 말인가, 이 여자는 몇 년을 봐도 예상이 안 가는 여자라는 생각이 든 아부토였다. 뭐- 그런 점 때문에 지금까지도 질리지 않고서 그 곁에 있을 수 있던 그였겠지만 말이다. 잠시 헛웃음을 지은 아부토는 티나가 제 앞에 있는 카레를 먹고 보낼 반응이 상상이 되었기에 빨리 한 그릇을 비우기 시작했으며. 예상이 아니나 다를까 한입 맛본 티나가 자신이 만든 카레에 충격을 먹고 아부토에게 먹지 말라며 소리쳤으나, 결국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쌈박질 하는 애들은 아무거나 잘 먹냐며 다시는 요리를 하지 않겠다며 다짐하는 티나와 남은 것은 자신이 가져간다며 티나의 밥을 챙겨주는 아부토. 처음에는 사랑보단 장난으로 시작된 연애였지만 나름 투닥거리며 3년에 걸쳐 제법 연인다운 모습이 된 두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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