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기억

데메크 기반 2차 창작

네로는 흐릿한 기억조차도 없는 어머니의 존재가 궁금했다. 어릴 때부터 심한 놀림을 받으면서 어머니의 존재가 소문과는 다르길 바래왔다. 그걸 알려줄 존재가 이제 눈 앞에 있는데 그 존재인 버질도 기억이 온전치 못했다. 가끔 버질은 무언가 생각난 듯 했지만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다. 어느날 그가 무언가 떠올릴 만한 작은 거라도 알려달라고 하자, 버질은 그에게 책을 건내주었다.

'소네트집, 윌리엄 셰익스피어 저.'

그는 짜증이 나서 책을 집어던지고 싶었지만 예전에 버질이 준 책을 생각해봤을 때, 단순히 조용히 하고 책이나 읽으라는 의미는 아닌 것 같아서 다음날 그 책을 들고 단테에게 갔다.

"이게 뭐라고 생각해?"

네로가 단테에게 물었다. 단테는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린 채 앉아있었다.

"내가 알겠냐. 버질은 어릴 때부터 알 수 없는 행동만 했어."

단테가 대충 말하듯 말했다.

"쌍둥이잖아. 쌍둥이면 뭔가 통하는 거 아니야?"

네로가 따지듯 물었다. 그러자 단테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봐, 그건 그런 식으로 통하는 게 아냐."

"그러면 어떤 식으로 통하는 건데?"

"그런 비밀은 쉽게 알려줄 수 없지."

단테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지금 놀리는 거야? 나는 심각하다고!"

"어쩌겠어. 기억이 안난다는데. 차분하게 그 책 읽으면서 생각해봐."

단테의 말에 네로는 한숨을 쉬었다.

"이쪽이고 저쪽이고 도움되는 사람이 한명도 없네."

네로는 투덜거리며 터덜터덜 걸어나갔다. 불만 가득한 모습이었지만 책 만큼은 소중하게 쥐고 있었다. 단테는 웃으며 창밖에 대고 말했다.

"다 들었지? 나중에 뭔가 떠오르면 쟤한테 말 좀 해줘. 그여자 머리색이라도 말이야."

창 밖에는 버질이 벽에 기대어 앉아 야마토를 닦고 있었다. 그는 대답대신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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