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과제
좋은 트레이너는 무엇인가 나는 좋은 트레이너인가?
“언니는 좋은 트레이너가 뭐라고 생각해”
혼이 좀 나긴 했지만 헤이젤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아쉽게도 이로치 마릴리 아이스크림은 나오지 않았지만 예전 과제로 나왔던 아이스크림을 카리멜 언니와 함께 먹으며 길을 거닐었다. 불안은 대부분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혀의 기능은 완전히 돌아오질 않아서 차갑다는 것 이외에는 잘 모르겠으나 언니와 함께 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기에 상관은 없었다.
“으엉? 좋은 트레이너?”
언니는 내 질문에 콘까지 한입에 털어놓고는 생각에 잠겼다. 언니는 바보지만 여태껏 봐 왔던 그 어떤 인간보다 가장 열정적이고 모험을 즐기는 트레이너였기에 여전히 언니는 나에게 최고의 트레이너였었다.
“흐음… 과제같은거지? 좋은 트레이너, 좋은 트레이너라… 나에게는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해 즐기는 트레이너가 좋은 트레이너지!”
“언니다운 대답이네.”
수많은 사건을 겪고 마지막 과제. 여전히 그곳에 정확히 무엇을 적어야할지 감은 확실히 잡히진 않았지만 언니의 말을 듣고는 이것 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리아, 너는 모험이 기대되니?”
딱히 진중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언제나와 같은 힘차고 밝은 목소리로 가벼운 물음이었지만 로토무 없이 본교가 아닌 분교로 찾아왔을때 부터 진작에 아버지나 어머니한테 부탁을 받았다는 것 쯤은 진작에 눈치챘었다. 언니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쪽에 약하니 어머니의 확률이 크겠지.
“응, 언니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때 마다 직접 그 모험에 뛰어들고 싶었으니까.”
“내가 말리더라도?”
언니의 물음에 언니 쪽이 아닌 내 시작부터 지금까지 언제까지나 내 뒤를 지켜주고 있는 나이트를 바라봤다. 나는 너에게 계속해서 최강이 될 것 이라 말했지. 나에게 언니는 언제나 첫번째였다. 좋아하는 것도, 만나는것도, 하고 싶은 것 도 전부 언니 덕분에 생겼었고 하고싶어졌으니. 지루하고 아무것도 없던 나의 삶을 뜨겁게 불태울 수 있도록 불씨를 붙여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언니가 없는 동안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하고 이곳에 와선 짧지 않은 기간동안 많은 일을 겪었기에 나는 언니의 말에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로 말릴생각 같은거 없잖아 언니.”
“음~ 역시 리아 너한테는 빈말도 안통하네!”
언니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가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며 내 등을 팡팡 두드렸다.
“청춘을 즐길 땐 모험이지! 나는 말이지! 리아 네가 너 스스로를 너네 부모님의 기대나 나한테 맞추지 않고 진정으로 원하는걸 찾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난 언제나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가고 있는데?”
“내가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리아 너랑 얼마나 오래 알았는데 너 나한테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했던거 전부 진짜 그래서가 아니라 나한테 맞춘거였잖아. 패션도 그래. 네가 가족과 네 집안에 자부심을 가진거랑 즐기고 좋아하는건 다르지. 나는 네가 모험도 내가 너무 좋은 점만 말해서 아니면 내가 좋아하기에 네가 좋다고 말하는게 아닐까 걱정이었어.”
“……”
“너네 어머니가 뭐라고 말하든 네가 진심으로 즐기는게 아니라 도피하듯 아니면 네 생각이 있겠지만 무언가에 맞춰서 그걸 쫓아간다고 판단했으면 나는 널 들쳐매고 돌아갔을껄? 그럼 너는 아쉬워는 하겠지만 결국 날 용서하고 돌아갔겠지.”
언니는 내 부모가 뭐라 말하든 결국 모험을 떠나는걸 응원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 여전히 가볍기 그지 없는 어조지만 저 말 안에 있는 언니의 걱정과 사랑을 못알아채기엔 나는 언니랑 달리 눈치가 좋아서 저 말이 전부 진심이라는걸 알았다. 언니가 데리고 다니는 포켓몬이 전부 물포켓몬이라 해도 레벨과 경험 차이가 있으니 포켓몬들도 어떻게든 제압하는데 성공했을지도 모르지. 이후로는 언니 말대로 그렇게 다짐했던게 무색하기 결국은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결국엔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게 말하는걸 보면 언니가 보기엔 내가 진심으로 즐기고 있나봐?”
“네가 네 포켓몬 대하는걸 보면 뭐가 진심인지는 알지! 네 인생을 즐겨 리아! 여기서 의동생도 생기고, 많은 것을 했다지?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네가 정말 좋아하는걸 찾고 쟁취해내! 그게 청춘 아니겠냐! 나도 어니랑 다른 애들이랑 많은 걸 겪었다는걸 너도 편지로 봤잖아? 너만의 모험을 즐겨!”
언니와 연관이 있기에 좋아한 것이 맞지만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그렇기에 언니가 왜 저런 점을 걱정하는지에는 이해 할 수 없었기에 느긋하게 눈을 깜빡이다 언니의 어깨에 기댔다. 언니를 오래 본 만큼 오래 봤던 거북왕. 어니역시 언니와 내 머리를 토닥이는게 느껴졌다.
여전히 나에게 최고의 트레이너는 언니었다.
***
시간이 되고 돌아와선 나는 종이에 글을 휘갈기고는 선생님께 향했다.
[좋은 트레이너는 자신의 포켓몬을 책임질 수 있으며 그 사랑에 진심을 다해 사랑으로 보답 할 수 있는 트레이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포켓몬들에게 언제나 좋은 트레이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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