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에스퍼는 무엇을 원하는가.
비숍 진화로그
다시 한번 환한 빛이 내부를 가득 채우고 눈을 뜬 채로 체크와 아멜리아님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시간이란 참 빠르고 아이는 금방금방 쑥쑥 자란다. 폰이 진화 할 때, 자신은 체크와 함께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었다. 알에 있을 때 부터 사랑스러웠던 아이. 너무나도 연약해서 금방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모든 것을 경계하고 공격하지만 제대로 된 공격은 해 본 적 없는 아이. 강한 나이트를 동경하면서도 이왕이면 천천히 싸움보다는 저나 메이트 처럼 평화를 좋아하길 바랬지만… 그것은 제 욕심이었나보다.
자신이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언제까지고 우리 중 가장 작고 연약할 것 같던 체크도 순식간에 커져 천장에 머리를 부딪힐 뻔 한 것을 바라봤다. 미끄러운 진액이 바닥에 뚝뚝 떨어지고 거대해진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러운지 펄쩍펄쩍 뛰다 무언가를 부수고는 혼자 당황스러워 눈물을 뚝뚝 흘리는게 여전히 우리의 사랑스러운 막내라는 것은 변치 않은 모습에 이젠 나 스스로 결정할 때가 왔다.
[사실 전 진화를 두려워 하고 있었답니다.]
듀란으로 진화하면 뇌가 분열한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정말 자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혹시라도 완전히 반대되어 작았던 체크를 공격하게 될 까 봐. 혹은 저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을까봐. 몇번이나 생각하고 이 곳 아카데미에 와서 가족같은 동료의 혹은 모르는 포켓몬의 진화를 몇번이나 봐왔음에도 결심이 되지 않았던걸 작았던 아이의 용기로 인해 마음먹을 수 있었다. 분열되어서 아무리 달라져도 결국 저는 저 일테니.
[기억을 공유한다면, 공유하지 않더라도 저는 몇번이고 당신들을 사랑하게 될 테죠.]
거대해진 체크에게 안긴채 진액투성이가 되고 있음에도 잘 된 일이라며 환하게 웃으며 축하하는 아멜리아님의 품안으로 날아가 눈을 감았다. 그 날, 당신의 설득에 넘어가서 다행이에요. 그리고 당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기에 저도 체크를 사랑할 수 있게 되었었답니다. 그러니 이젠 생각만 하는걸 그만하고 그토록 원하는 최강을 향하여 저도 도움이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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