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이 아카데미

가장 약한 아기 드래곤은 화가 났다.

체크 최종 진화로그

커뮤 모음 by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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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빛이 사그라들고 진화가 끝났음에도 여전히 미끄럽고, 연약하기 그지 없는 자신의 힘에 만족 할 수 없었다. 우리 가족 중 가장 강한 나이트 오빠조차 저번에 덧없이 쓰러진걸 자신은 기억했다. 상냥하고 매일매일 챙겨주는 비숍언니나 날 구해준 판 오빠와는 달리 살갑거나 나를 잘 달래주진 않지만 우리 중 가장 강하고 가끔 꾸는 악몽에 가장 먼저 깨어나 검에 닿지 않게 토닥이는 손길이 믿음직한 나이트 오빠도. 틱틱 거리지만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나눠주는 폰 오빠도 더 이상 그 검고 무서운 인간들에게 패배하고 쓰러지는건 싫었다.

[그러니 내가 제일 강해지고 싶어. 제일 커지고, 강해지면 내 품안에서 내보내지 않아도 될지도 몰라.]

[체크. 당신은 아직 아이라서 그렇게 급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언니! 나는… 나는 약한 내가 너무 싫어! 내가 강했다면, 약한 포켓몬이 아니었다면… 모두를 경계할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잖아!]

체크는 무서웠다. 원래도 알에서 태어나기 까지 얼마 안남아서 바깥의 이야기가 다 들렸던 그 날 끔찍한 비명과 폭발소리. 막이 있음에도 느껴지는 공포에 원래는 그 날 태어났어야함에도 꽁꽁 숨었던 자신. 물론 그 덕에 지금의 상냥하고 저를 사랑해주는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되었지만 매일 밤 속삭여준 아멜리아 언니를 제외하고는 인간은 믿을 수 없었다. 포켓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생각은 필드워크를 돌아다니면서 더 강해졌다. 원치 않아도 공격해야하는 포켓몬들과 이상한 기계 그걸 조종하는 인간. 온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한데 자신은 유약하기 그지 없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게 현실이라 자신은 가족들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때때로 비참해져서 우울해지곤 했다. 노력해도 크게 강해지지 않는 자신이 밉고 화가 나기도 했다. 물론 그럴 때 마다 비숍 언니나 다른 가족들이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며 달래주곤 했지만 그럼에도 화는 쌓여가기만 했다.

진화한 지금도 싸우기보다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뇌가 가득 차려는게 오히려 불쾌했다.

“어머… 체크, 설마 그걸 다 먹어버린건가요? 진화도 벌써 끝났네요.”

볼일이 끝났는지 돌아오고 열심히 만든 사탕이 사라졌음에도 혼내기는 커녕 어리광을 받아주며 쓰다듬는 주인언니가 좋았다. 내가 더욱 강해진다면 언니도 분명 좋아하겠지? 시야가 흐릿해서 녹색 밖에 보이진 않았지만 자신을 이렇게 상냥하게 어루어만져주는것은 한명밖에 없었으니까.

[언니에게 걸맞는 포켓몬이 되고싶어. 그 누구보다 강한 드래곤이 되어서 내 가족들을 건들이는 모두를 짓밟아 버릴 수 있는 힘을 원해!]

[…작은 당신이 그리울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당신의 바램이라면 응원할거에요.]

익숙한 사이코 키네시스로 머리 부근을 쓰다듬는것 또 한 느껴진다. 역시 내 언니들이 최고였다. 나이트 오빠보다 강해지는건 무리더라도, 킹 오빠보다는 더욱 커 질 수 있길 빌며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빛이 몸안에서 터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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