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기록

입술을 스치는 천사들

이날

A by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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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 속 한 시가 너무너무 좋다는 평을 듣고, 시인도 잘 모르지만 일단 덜컥 사버렸다. 생각해 보면 시집을 대부분 문학동네, 문학과 지성사, 민음사 이 세 출판사에서만 구매했던지라 색다른 곳에서 시집을 사게 돼서 좀 신나기도 했다. 표지도 예뻐서 재밌겠다~~ 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취향 아니었다.

사실 기억 속에 별로 남는 시가 없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슥슥 페이지를 넘겼다. 계속 그뭔씹의 태도로 대하게 돼서 자세 고쳐앉고 다시 열심히 읽었는데도 얼마 안 가서 다시 아그뭔씹 상태로 읽었다. 왜 이렇게 그뭔씹의 태도로 읽게 되었나 잠깐 고민해보면 일단 당연하게도 별 공감이 되지 앟았다. 존재의 허무함과 환상이 가장 이 시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했는데, 그 키워드나 풀어내는 방식 등이 그닥 내 마음을 동하게 하진 못했다. 시어와 분위기 등이 홀로 붕 뜨는 느낌이었다. 내가 따라가지 못해서 괴리감이 더 느껴졌다. 그 중에서 제일 좋았던 시는 ‘오수’랑 ‘나는 연필깎이로 연필을 깎다가 네게 다가갔다’ 두 개였다. ‘오수’는 문득 느끼는 사람의 무기력함과 나른함을, ‘나는 연필깎이로 연필을 깎다가 네게 다가갔다’는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겪게 되는 괴리감과 불가해가 생생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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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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