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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포 후기

씩씩한 반장 소년의 음울한 상상 일기장 훔쳐본 후기썰 푼다.

https://www.hollywoodreporter.com/movies/movie-news/first-reactions-hayao-miyazaki-studio-ghibli-the-boy-and-the-heron-1235536910/

이 인터뷰를 참조하였습니다.

스포가 있는 후기입니다.! 

-----호평 일색 후기는 아닙니다.---------------------------------------------------------

지브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아이들'과 '모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다들 망각하는게 하나 있다면, 아이들이 모험을 떠나려면 어떻게서든 '독립'을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보호자'를 떠나야 하는 것이죠. 저는 이런 독립적인 지브리의 이야기를 아주 좋아했습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의 소피가 모자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하울의 성에 취직한 것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가 돼지가 된 부모님을 되찾기 위해 일을 하는 것도요. (노동만 있는 것 같지만, 일단 독립은 노동과 비슷하기도 하니까요)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가는 것조차 신기한데, 원래 세계에선 아무것도 마음대로 하지 못 했던 내가 자신만만하게 (두렵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해내고, 선택하고, 이러는 것들이 너무나도 멋있었습니다. 내가 운명의 선택자가 진정으로 된 것 같으니까요.

그러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작품은 그런 작품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릅니다. 스토리의 '기승전결이 없다'나 '난해하다'는 평가와 상관없이 위에 말한 작품과는 정반대의 결을 가집니다. (센과 치히로는 사실 비슷하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기는 했지만요)


“오랫동안 피해왔지만 좀 더 나다운 [영화]를 만들어야 해요.” 미야자키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명랑하고 밝고 긍정적인 소년들을 소재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소년들이 많아요. 나 자신도 굉장히 망설이는 사람이라 남자들은 순수함이 덜하고 온갖 일들이 소용돌이치는구나라고 항상 생각했다”고 말했다. 


라고 인용에 인용을 한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다는데, 그게 딱 이 영화 같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자신이 긍정적인 영화를 만들어왔으나, 자신은 실제로 그렇지 않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으며 우울한 소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전반부 몇초에 엄마를 잃을 때를 제외하고서 새 집에 들어올 때까지는 속마음을 제외하고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평범한 지브리 주인공과는 다르죠. (호기심 많은 건 비슷함). 

그리고 질투심을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가 못마땅하고, 새엄마가 못마땅하고, 돈만 밝히는 아버지가 밉고 원망스러우며 그런 아버지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서 '돌로 자기 머리를 내려찍습니다.' 전 이게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년에게서 순수하지 않은 감정이 행동으로 분출되어 흉터까지 남은 거니까요. 그 일로 아버지는 크게 걱정하게 되고, 새어머니는 쓰러지지만 소년은 끝까지 혼자 넘어졌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순수하지 않은 감정을 숨기고 싶어하는 것이죠. 모든 소년들이 그렇듯이요.

그리고 이러쿵 저러쿵 어떤 탑으로 가서 요런저런 세계로 가서 마법체험을 하고 돌아오는데요. 

여기서 신기한 건, 가는 이유가 비슷합니다. '새엄마'와 '엄마'를 찾아서입니다. 엄마는 초반부에 병원에 화재가 나서 돌아가시는데요, 살아있다면서 꼬드겨서 '엄마'도 찾을 겸, 사라져버린 '새엄마'도 찾을 겸 가버리는 겁니다. 새엄마를 좋아하진 않지만, '아버지가 좋아하는 사람'이니까요. 뭐 이런저런 체험을 하면서 생명의 신비, 죽음과 생명의 연결성, 끊임없는 번뇌, 생태계, 죽음에 대한 감사 등등을 배우는데요. 그건 대충 넘어가고....

어린 어머니를 만납니다. *엄마도 예전에 사라졋었음.  여기서부터 갑자기 마더콤플렉스가 튀어나옵니다. 죽었다고 생각햇던 어머니는 어린 시절 그대로인 모습으로 멀쩡히 살아있고, 무조건적으로 아들을 도와주며, 자기 남편과 결혼해서 임신한 동생도 도와줍니다. 힘도 짱 쎄고요. (소년이 할 법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그리고 새엄마를 만나는데, 새엄마가 돌아가라고 하다가, '엄마'라고 부르니까 감동합니다. (소년이 할 법한 생각!!!!!!)

그리고 엄마는 사실 아들인 걸 알고 있고, 자신이 불에 타서 죽을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넌 멋진 아들이니까 그대로 반복해서 '너를 낳을 거다'라고 말해줍니다 (모든 자식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

이 세 콤보를 이어지고

세상은 그래도 가치가 잇다는 곁다리입니다 (진자 그런 거 같음.)

음울한 소년이, 새엄마와 동생이 생기면 자신의 자리마저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사실과, 자신의 보호자는 이미 없어져 버려서..자신이 구하지 못했다는 PTSD 속에서.....흔들리는 사춘기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내가 가치 있다고 말해주고, '나라서', '나니까', 필요한 일이 있고, 나를 사랑해주길 바라는 소년의.....사랑해준다고 말하는 소년의 일기장 같은 영화였습니다.

영화 자체는 너무 무서웠고요 (마지막 작품이라 무섭게 만든 걸까요? ? 너무 무서웟습니다) 씩씩해왔던 소년들과, 그 자신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고백과도 같은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작품의 주인공 이름이 '진실'인가 봅니다. 

끝.

그래서 한줄평: 씩씩한 반장 소년의 음울한 상상 일기장 훔쳐본 후기썰 푼다.

좋앗다면 저에게 500원 주세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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