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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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이니까

작업실 by A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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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밤하늘은 유독 밝았다고 목격자들은 이야기했다. 너무 밝아서 낮인 줄 알았다고. 왜냐면 그날은 운석이 떨어진 날이니까. 지구의 운명을 뒤바꿀 운석이.

운석은 방사능 에너지와 비스무리한 것들을 내뿜고 있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떨어진 당시 그 근처에 있던 사람들과 동식물은 방사능 피폭으로 죽지 않았다. 다만 구조에 기이한 변화가 일어나 알 수 없는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식물과 동물은 사람들을 공격했다. 그간 쌓인 게 많은 듯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물어뜯어댔다. 혼란스러운 와중 정부는 운석을 치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해당 운석을 4조각으로 쪼개 깊은 곳에 묻었다. 운석을 묻은 이후에는 알 수 없는 힘을 쓰는 사람들과 군인의 힘으로 동식물들을 죽였다. 사람들은 그 이후 평화가 찾아왔다고 믿었다. 하지만 불행은 다시 시작되었다. 운석은 흙에 동화되었고, 운석에 있던 에너지는 전부 흙으로 들어갔다. 흙에서 나온 음식을 먹은 사람, 동물, 그리고 흙에서 영양분을 받는 식물 몇몇에게 전과 같은, 돌연변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자 연구원들과 학자들은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돌연변이인 인간을 이능력자, 돌연변이인 동식물을 괴물, 그리고 그들이 구사하는 에너지를 마나라고 칭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원천을 핵이라고 칭하며 저번의 기록들을 통해 핵이 터질 경우 반경 2m 이내의 이능력자가 아닌 사람들은 피폭되어 죽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부는 이후 새로운 부서를 신설했다. 이능력자관리부. 이능력자들은 필수적으로 이능력자관리부에 개인정보를 써서 제출 후, 능력 검사를 받고 부에 소속되어 활동해야 했다. 다만 몇몇 이들은 이능력 발현을 숨기기도 했다. 괴물들과 싸우다 죽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해당 이야기는, 2세대 이능력자인 한여원의 이야기다.


여원은 몸에 묻은 피를 닦을 생각 안하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주위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구급차 사이렌 소리. 부상자들을 싣느라 우왕좌왕하는 그 속에서 여원만 우뚝 서 있었다. 어느새부턴가 붉게 변해버린 눈동자, 새하얘진 머리카락은 마치 여원이 사람이 아니라고 얘기하는 거 같았다. 여원의 발치에 쓰러져있던 대원들도 실려나가는 와중, 아무도 여원에게 괜찮냐는 물음을 건네지 않았다. 상처 하나 없이 괴물을 물리치는 건 그의 특기였으니까.

슬슬 저물어가는 하늘, 조용해진 주변. 여원은 그제서야 얼굴에 묻은 피를 옷소매로 닦아냈다. 그러자 주변을 지키고 있던 군인 한 명이 여원에게 다가왔다.

"이제 가시는 겁니까?"

"...응, 나는 사람이니까."

여원은 저에게 다가온 군인을 힐끗 보더니,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던 군인은 한참동안 그 자리에 서서 여원이 남긴 말을 곱씹었다.

"나는 사람이니까? ..무슨 말이지."

"야, 너 거기서 뭐해."

"헉 죄송합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군인은 상관이 부르는 소리에 하던 생각을 멈추고 바로 거기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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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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