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조각글] 시든 꽃잎이 떨어지고
@godofambition_ 엄지공주 이벤트 기반 조각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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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합니다.
어느 평범한 날 아침, 펠은 평소보다 더 늦게 잠에서 깼다. 방 안까지 깊게 들어온 햇빛, 이미 아침 식사를 마친 작은 새들이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소리. 언젠가 선물로 받아 창문에 걸어 둔 풍경이 맑은 소리를 내며 바람에 흔들렸다. 늦은 오전의 햇빛이 눈을 찔렀다. 어제 커튼을 분명 치고 잤던 것 같은데. 펠은 오늘따라 무겁게 느껴지는 눈꺼풀을 힘겹게 밀어올렸다. 앞이 흐려 잘 보이지 않았다. 펠은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고는 몇 번 더 눈을 깜빡여 보았다. 왜 이렇게 힘들지? 어제 뭘 하다 잤더라. 멍하니 생각하던 펠이 손가락으로 눈을 비비고는 물기로 축축해진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 꿈을 꿨나?”
혹시나 해서 만져본 베갯잇도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이렇게 울 정도로 슬픈 꿈을 꾸었다고? 펠은 무릎을 끌어안고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장미 향을 입은 한 줄기 산들바람만이 젖은 볼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갈 뿐이었다.
“아, 장미.”
코끝을 맴도는 장미향에 아침마다 수분이 부족하다며 재잘대던 어린 꽃에 생각이 미치자, 펠은 벌떡 일어나 물조리개를 들고 장미가 있는 창으로 향했다. 어린 묘목이 열심히 피워낸 세 송이 꽃이 모두 시들어 있었다. 시든 꽃잎이 하나 둘 떨어져 바닥을 더럽혔다.
내가, 이 꽃들이 다 피어 있는 걸 본 적이 있었나?
시든 꽃에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꽃잎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조심스레 어린 꽃을 불러 보아도 묵묵부답이었다. 꽃을 피워내며 하루에도 몇 번 씩이나 떠들어 대던 일이 없었던 것처럼, 묘묙은 조용하기만 했다. 멍한 눈으로 떨어진 꽃잎을 따라가다 보니, 바닥에떨어진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펠은 허리를 굽혀 손수건을 주워들었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질좋은 천으로 만든 깨끗하고 부드러운 손수건. 항상 서랍 한쪽에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을 이 손수건이 왜 바닥에 떨어져 있는지. 펠은 미간을 구기며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무언가를 놓친 것 같다는 예감이 펠의 가슴께를 불안하게 간지럽혔지만, 그 뿐이었다. 기억나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펠은 손수건을 단정하게 접어 서랍 안에 넣고는 허리를 굽혀 시들어 바스락거리는 꽃잎을 줍기 시작했다. 섬세하지 못한 손길에 꽃잎이 바스라져 나무바닥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마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것 처럼.
근데 이벤트 끝난 뒤에도 꽃 펴 있더라고요 !?
이 조각글은 이벤트가 끝나기 전에 작성되었으며 지금은 적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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