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린바람 시리즈

밴드를 하지 않을래?

유린바람 대학생 날조 로그

대학 축제의 달은, 학업으로 인해 지친 학생들을 신나게 하기에 충분했다. 5월이란, 기온이 본격적으로 변하는 달. 유린은 제 머리를 단발로 정리한지 조금 된 터였다. 그녀는 마침 방음 시설이 마련된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었다. 목덜미를 한번 매만진 그녀는 모차르트의 소야곡 마지막 소절을 연주하고 있었다. 어느샌가 들어온 바람이 연주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뒤에 앉아있었다. 마지막 음을 마치고 난 유린은 뒤를 돌아보며 바람의 이름을 불렀다. 언제 왔어? 그리 묻는 그녀의 목소리는 자연스러웠다. 바람은 어떻게 알았냐는 듯, 눈이 커졌다. 그러면 상대는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 대답하였다. 바람의 기척을 못 느낄 리가 없다면서. 그런 말과 함께 악보를 정리하는 유린이었다. 손 끝에 달라붙었다 떨어지는 종이의 감각이 눅진한 듯도 하였다. 그녀는 제 귓가로 옆머리를 넘겼다.

“점심먹으러 갈까? 벌써 시간이 이렇네.”

“그러자, 마침 할 이야기도 있었거든.”

그런 말과 함께 바람이 손을 내밀었다. 유린은 내밀어진 손을 잡으며 제 옆구리에 악보를 꼈다. 둘은 걸음을 걸으며 캠퍼스의 풍경을 보았다. 분수대에서는 계절에 알맞게도,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누군가는 저것을 등록금의 낭비라고 할 터였다. 유린도 어느정도는 그에 공감하는 바였다. 하지만, 지금은 구태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서 여유와 낭만을 즐겼다. 이내 사람들의 발소리가 조금씩 더 커지면, 그에 섞여들며 그녀가 바람에게 물었다. 아까 전 할 이야기는 무엇이냐며. 그러자, 바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전하려 했다는 듯 그녀는 유린을 바라보았다. 햇살에 손차양을 치던 유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손 안에서도, 갈색의 눈동자는 반짝였다. 햇살때문인지, 혹은 본인의 반짝임 때문인지는 명확히알 수 없었다. 녹색 눈동자의 이는 웃음을 짓다, 입을 열었다. 조금 부끄러운 듯도 했다.

“있지, 나랑 축제 때 밴드 안해볼래?”

“어머, 밴드?”

“으응. 밴드부 친구가 물었거든. 혹시나 도와줄 수 있냐고.”

“파격적인데~”

그런 말을 하는 유린에게는 웃음기가 묻어났다. 고민에 잠겼지만,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아니했다. 마침 새로운 환기가 필요했고, 유린은 기꺼이 그것을 승낙하였다. 그렇다면 무슨 악기를 다룰지가 문제였다. 잠시 고민하던 유린은 물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베이스를 맡아도 되겠느냐고. 그러면 바람은 끄덕였다. 마침, 키보드와 베이스가 부족한 참이었노라며. 그러면 그녀는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 두 사람은 이렇게 작은 고민거리마저 해결한 채로, 학생회관으로 들어섰다. 즐거운 점심시간이 될 터였다.

카테고리
#오리지널
페어
#GL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