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피아노 카페는 오늘도
[OC] 에테르 | 유칼립투스, 덴디아, 트와일라잇, 유토, 플뢰르
에테르는 오늘도 카페에 출근했다. 오늘따라 카페가 밝았다. 불을 켜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은은히 빛나는 카페를 보던 에테르는 가끔은 이런 느낌도 좋을 거라 생각하고 불을 바로 켜지 않았다. 은은한 빛으로 차오른 카페는 마치 여명 같기도, 황혼 같기도 했다. 물론 계속 안 켜둘 수는 없으니 이 공기를 적당히 즐기다가 불을 키기로 했다. 어두운 곳에 잇으면 사람이 우울해진다고들 하니까.
에테르는 오늘도 어김없이 책을 챙겨왔다.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가 담긴, 에테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 이 책은 오늘도 사소한 이야기를 해줄 것이고, 이 책은 오늘도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 것이다. 아주 사소한 행복에 대해, 아주 사소한 즐거움에 대해. 뭐, 그런 멋진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에테르는 먼저 팻말을 돌려두었다. OPEN. 그러고 에테르는 카운터 의자로 향했다. 먼저 카페 내부 음악을 켠 다음 에테르는 책을 펼쳤다. 사락사락 넘어가는 종이 소리.
오늘은 풍경이 울리지 않았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카페. 원래 이 정도로 손님이 안 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에테르는 페이지를 넘겼다. 졸음이 몰려왔다.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 것 같았다. 자면 안 되는데. 에테르는 정신을 꽉 붙들기 위해 커피라도 마시기로 했다. 그 순간 풍경이 울렸다. 딸랑. 에테르는 고개를 돌렸다. 카페에 들어선 이의 얼굴을 에테르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흐릿했다. 에테르는 그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곧 손님은 모래시계를 카운터에 올려두었다.
“복숭아 아이스티.”
그리 짤막히 이야기한 이의 얼굴을 에테르는 바라보았다. 에테르가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 어쩌면 그 이전부터… 그토록 기다렸던 존재였다. 에테르의 동생.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는 에테르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곤 덧붙였다. 당신 것도 준비하세요. 어차피 오늘은 손님이 올 것 같지도 않은데. 유칼립투스는 해야 할 이야기가 많아보였다. 에테르는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원한다면. 그리 이야기하며 에테르는 음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에테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었다. 에테르는 달콤한 한 잔과 쓴 맛의 한 잔을 트레이 위에 올렸다. 유칼립투스는 카페를 멍하니 둘러보고 있었다. 곧 그는 소파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런 유칼립투스를 에테르는 얌전히 따라갔다. 아이스티와 아메리카노가 올라가 있는 트레이가 테이블 위에 올라갔다. 유칼립투스는 가벼이 고개를 꾸벅였다.
묻고 싶은 거, 많죠? 유칼립투스의 물음에 에테르는 그의 옆자리에 앉으며 답했다. 아무래도. 에테르의 기억은 늘 군데군데가 빠져있었다. 정확히는… 카페 외부의 기억과 인식이 없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퇴근도 출근도 했지만 이상하게 기억은 텅 비어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에테르의 앞에는 유칼립투스가 있었다. 그러니 그것에만 집중하면 됐다.
넌 어디 있었어? 에테르의 물음에 유칼립투스는 생각하다가 답했다. 카페 밖, 우리가 있던 곳.
피아노 카페는 이상한 곳이었다. 분명 그렇다. 카페 밖의 기억은 없었다. 유칼립투스는 한 마디를 더 덧붙였다. 이곳은 감옥입니다. 짐작 못 한 건 아니었어. 에테르는 밝게 웃었다. 세계에는 수많은 가능성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피아노 카페의 에테르는 죄인이었던 것이었다. 유칼립투스는 그런 에테르와 같은 가능성에서 온 교도관이었다. 형을 위해서 유칼립투스는 피아노 카페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곳의 주인으로 죄인을 세운 것이었다. 카페는 감옥이었다. 유칼립투스는 물었다. 혹시 물건들은 어디 있냐고. 금방 가져오겠다며 에테르는 웃었다.
곧 에테르는 상자를 가져왔다. 유칼립투스는 상자를 보고 이내 그것을 닫아 의자 옆에 내려두었다. 에테르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평소보다 달게 느껴졌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유칼립투스와 에테르 사이에는 정적만이 오갔다.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동생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까. 에테르는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그저 유칼립투스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 고요한 정적에서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걸까…. 에테르는 다시 유칼립투스를 바라보았다. 유카, 질문이 하나 있어.
“내일의 나는 오늘을 모르고 있을까….”
“아무래도요. 피아노 카페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유칼립투스는 상자를 집어들었다. 에테르가 물었다. 가려고? 유칼립투스는 에테르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어 말했다. 아뇨. 바로 가면 바보 형이 슬퍼할 것 같네요. 유칼립투스는 잠시 카페에서 쉴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니 에테르는 늘 하던 대로 카페를 운영하면 되는 거라고. 덧붙여 그는 자신은 여기에 조용히 있을 거라 이야기했다. 풍경이 울렸다. 에테르는 유칼립투스를 보다가 카운터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곳에는 교복을 입은 덴디아가 있었다. 덴디아는 안경닦이 하나를 올려두었다.
“아이스 바닐라 라떼 부탁드립니다.”
정중히 인사하며 덴디아는 피아노 인근 자리로 걸어갔다. 에테르는 유칼립투스를 보았다. 유칼립투스는 일이나 하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에테르는 피식 웃은 다음 덴디아가 준 안경닦이를 옆에 치워두었다. 아이스 바닐라 라떼, 아이스 바닐라 라떼… 그래, 네 앞에서 실수할 수는 없지. 그런 생각으로 에테르는 집중했다. 유칼립투스는 그를 지켜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에테르는 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트레이 위에 올려두고 덴디아에게 가져다주었다. 덴디아는 피아노를 치려고 했는지 피아노 앞에 앉아있었다. 뚜껑은 이미 스스로 열린 상태였다. 에테르는 연주하고 싶은 의향이 있다면 카페 음악 음량을 줄여주겠다 이야기했다. 덴디아가 고개를 끄덕이면 에테르의 걸음은 빠르게 움직였다. 카페 내부의 음악 음량이 낮아지면… 피아노 소리가 그 음악을 대신해 카페를 채웠다.
에테르는 사실 오늘의 일을 어딘가 적어두고 싶었다. 동생을 기억하고 싶었다. 하지만 죄인이니까. 반칙이잖아? 그런 생각을 하며 에테르는 덴디아의 연주를 듣기로 했다. 잔잔한 음악 속에서 그는 책을 펼쳤다. 일상의 사소함이 고스란히 적힌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이렇게까지 즐거웠던가, 책을 읽는다는 게 이렇게까지 즐거운 일이었던가.
바깥 풍경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카페 내부는 아름다우니까 상관 없겠지.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곧 풍경이 울렸다. 교복을 입고 있는 트와일라잇이 가게로 들어왔다. 트와일라잇은 카운터에 볼펜을 내려두었다. 그러고는 메뉴를 잠시 고민했다.
“요거트 스무디요! 초콜릿 머핀도 하나 주세요.”
그러고 트와일라잇이 향한 곳은 덴디아가 있는 방향이었다. 두 사람은 아는 사이인 것 같았다. 트와일라잇은 싱글벙글 웃으며 피아노 실력을 칭찬했고 덴디아는 부담을 느끼며 트와일라잇의 시선을 피했다. 에테르가 잠시 그 방향을 보고 있으면 유칼립투스가 그새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 유칼립투스는 안경닦이와 볼펜을 챙겼다. 그래도 당신은 이전 죄인보다는 성실하네요. 그 말이 의미하는 존재는 이전에 센비가 이야기했던 피아노 카페의 전 주인일까. 여기는 대대로 죄인이 물려받는 곳이었던 거구나. 에테르는 그리 생각했다.
문득 에밀의 말이 떠올랐다. 유칼립투스처럼 피아노 카페와 이어진 ‘관계자’ 가 아닌 이들은 이곳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거고…. 알면 알수록 뭔가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 그 생각을 읽기라도 했는지 유칼립투스는 이야기했다.
그런 곳이니까 가능성들이 모이는 거라고.
그새 트와일라잇의 메뉴가 준비되었다. 에테르가 그를 트와일라잇에게 전해주면 트와일라잇은 감사를 표했다. 쉬려고 카운터에 돌아간 순간 딸랑, 하고 풍경이 울렸다. 쉴 시간을 안 주네. 피식 웃으며 에테르는 손님을 맞이했다. 이번 손님은 경찰 제복을 입은 유토였다. 그는 태연히 카운터에 걸어와서는 한숨을 푹 내쉬며 이야기했다.
“아메리카노 샷 두 번 추가요.”
굉장히 피곤해보이는 인상의 손님. 아무래도 열심히 일하고 오신 분이겠지. 에테르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토는 전기 손난로를 내려두었다. 그러곤 창가 자리로 걸어갔다. 유칼립투스가 그것을 가져갔다. 이것들, 그러니까 값으로 치환되는 물건들의 의미도 궁금하긴 했다. 다만 어차피 오늘을 잊을 거라면 그냥 모르는 것도 좋을 것 같았어서 에테르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아메리카노 샷 두 번부터 만드는 게 더 중요하겠지. 어쨌든 이건 네가 내게 준 기회니까, 유카. 버릴 수는 없어.
에테르는 커피를 내렸고, 유칼립투스는 그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익숙한 구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칼립투스는 눈을 깜빡였다. 깊게 들어가서는 안 됐다. 그것이 기본적인 규칙이었으니까. 그리고 에테르는 언제나 유칼립투스를 이해해줬다. 동생은 그런 형이 꽤 마음에 들었다. 에테르는 아메리카노를 가지고 유토에게 걸어갔다. 유칼립투스는 계속 카운터 쪽에 서 있었다. 죄수와 교도관 간의 이해관계라는 건 존재해도 괜찮은 걸까. 그 생각도 잠시였다. 유칼립투스는 금세 결론을 내렸다. 상관없어. 난 당신을 믿으니까.
한편 덴디아와 트와일라잇은 방학숙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유토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저쪽은 방학도 있고, 부럽다……. 그 힘 없는 한 마디. 정말로 착잡하고 힘들어보였다. 방학숙제를 같이 할 생각인건지 덴디아와 트와일라잇은 테이블에 숙제들을 펼쳐두었다. 유토는 차라리 숙제를 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러워보이는 목소리였다.
그런 유토의 마음을 트와일라잇이 알아봐주었다. 트와일라잇이 유토에게 손짓했다. 혹시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그 물음에 유토는 눈을 번뜩 떠서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유토는 일하는 것보다 훨씬 행복할 것 같다면서 커피를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두 분도 도와주실래요? 다음 표적은 에테르와 유칼립투스였다. 형제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에테르는 의향이 있어보였지만 유칼립투스는 그래보이지 않았다. 유칼립투스는 다녀오라는 듯이 손짓했다. 같이 안 가? 에테르의 물음에는 대놓고 고개를 저어보이기도 했다. 에테르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 행복해보이네요. 유칼립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테르는 그 목소리에 답했다. 다 네 덕이야.
에테르에 유토까지 거드니 숙제는 나름 빠르게 흘러갔다. 유칼립투스는 그들 근처의 피아노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유칼립투스는 은근슬쩍 피아노로 향했다. 음량 조절을 깜빡해 아직도 조용한 카페. 유칼립투스는 그곳에 제 음색을 입히기로 했다. 유칼립투스가 피아노 앞에 앉으면 제일 먼저 그를 바라본 건 에테르였다. 이내 연주가 시작되었다. 아직도 연주 잘 하는구나. 사실 ‘아직’ 은 아니었다. 에테르에게는 제대로 된 유칼립투스를 마주한 적이 없었다. 작은 카페의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했다. 하지만 에테르는 애써 억지를 부린다던가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이대로도 행복하고 이대로도 평안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욕심을 부렸다가 모든 걸 잃는 것보다는 나았다.
딸랑, 풍경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숙제가 끝이 났다. 에테르는 우선 카운터로 향했다. 우비를 입은 플뢰르가 있었다. 그는 가위 하나를 카운터에 내려놓고 에테르에게 이야기했다.
“따뜻한 녹차라떼요. 테이크아웃으로 부탁드려요.”
에테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위는 옆에 조심히 치워두고. 이따가 유카가 가져가겠지. 아니면 내가 가져다줄까…. 에테르는 우선 따뜻한 녹차라떼를 준비하기로 했다. 숙제가 끝난 두 학생은 유토에게 정중히 인사하고 에테르에게도 인사한 다음 카페 밖으로 나갔다. 유토는 조금 더 있을 생각인지 피아노를 연주하는 유칼립투스의 근처에 앉아있었다. 플뢰르도 그쪽에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녹차라떼는 금방 완성되었다. 포장을 준비하던 에테르의 귀에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유칼립투스의 피아노에 맞추어 플뢰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에테르는 그 풍경을 보며 흐릿하게 웃었다. 만족스럽다고 해야 할까, 멋지다고 해야 할까, 뭐라고 해야 할까…. 에테르는 녹차라떼를 들고 와 잠시 기다리다가, 노래가 끝날 때 즈음 플뢰르에게 그를 건넸다. 플뢰르는 고개를 꾸벅였다. 유토도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웃었고 두 사람은 카페를 나섰다.
이제 카페에 남은 건 형제 뿐이었다. 유칼립투스는 아직 음료를 다 못 마셨다면서 아이스티를 계속 마셨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쿠키 몇 개만 주시겠습니까.”
유칼립투스는 마스크를 에테르에게 건네었다. 그걸 받아든 에테르는 마스크를 가위 옆에 두고 진열장에서 쿠키를 꺼냈다. 어떤 쿠키가 좋아? 뭐든 좋습니다. 에테르는 종류별로 쿠키 하나씩을 집어들고 마카롱도 하나 주었다. 서비스. 그리 말하며 웃는 에테르는 참으로 능청스러웠다. 유칼립투스는 에테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마음대로 하라며 한숨을 내뱉었다.
이것들만 다 먹고 가겠습니다. 유칼립투스는 카운터 인근 자리에 앉았고 에테르는 그 앞에 앉았다. 어차피 오늘 손님이 더 올 것 같지도 않았고. 에테르는 유칼립투스를 보기만 했다.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애정이었다. 역시 너는 나한테는 너무 과분한 것 같아. 그 작은 중얼거림에 유칼립투스는 뭐라고요? 하고 물었다. 에테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유칼립투스는 에테르를 빤히 바라보다가 하나 드시죠. 하고 에테르에게 초코칩 쿠키를 건네었다.
“나중에 다시 올 수도 있습니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올 겁니다.”
유칼립투스는 카운터로 향해 가위와 마스크를 상자 안에 넣은 뒤 상자를 들어올렸다. 가야 해? 에테르의 물음에 유칼립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테르가 책을 상자 속에 넣었다. 에테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유칼립투스는 그걸 바라보다가 에테르를 돌아보았다. 에테르는 어깨만 으쓱였고 유칼립투스는 개인적으로 챙기겠다면서 입구로 향했다. 에테르는 그거면 된다면서 웃었다. 유칼립투스는 이 선물의 의미를 몰랐다. 사실 에테르도 몰랐다. 그냥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하면 어렴풋이라도 서로가 이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할 용도였다.
풍경이 울렸다. 마지막 손님이 떠나갔다. 에테르는 빈 카페를 둘러보다가 중얼거렸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는 다르니까…….”
잠깐이지만 좋았어.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던 OPEN이라는 팻말을 단 피아노 카페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손님이 붐볐다.
피아노 카페의 주인이자 점원은, 여전히 피아노 카페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살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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