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풍선은 바람 따라 카페로

[OC] 페이퍼 | 에테르, 안단테, 리츠, 모토, 오로라

by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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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계실 건가요? 점원의 물음에 페이퍼가 고개를 돌렸다. 새까만 어둠으로 물들어진 창 밖을 바라보았다. 피아노 카페의 점원인 에테르는 어깨를 으쓱였다. 페이퍼의 눈 앞에는 빈 머그잔이 올려진 트레이가 놓여져 있었다. 페이퍼의 손목에는 푸른 풍선 다섯 개가 묶여져 있었는데, 에테르는 그걸 능숙하게 피해내어 트레이만을 받아갔다. 에테르는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페이퍼를 바라보았다. 저 푸른 풍선들은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증표였다.

“트럼펫 놀이공원 관계자분이신가요?”

“트럼펫 놀이공원?”

정작 당사자인 페이퍼는 모르겠다는 듯 에테르를 바라보았다. 의문을 품은 건 에테르 쪽도 매한가지였다. 피아노 카페에는 다양한 가능성의 손님들이 오는데, 트럼펫 놀이공원 쪽 관계자도 온 적이 있었다. 페이퍼 이전에 말이다. 그 손님은 굉장한 수다쟁이였어서 에테르도 트럼펫 놀이공원에 대한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저번에 왔던 트럼펫 놀이공원의 손님도 손목에 풍선을 매달고 있었다면서. 페이퍼는 제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풍선 다섯 개에 연결된 실이 그의 손목에 엮여져 있었다.

페이퍼는 풍선을 보다가 에테르에게 물었다. 트럼펫 놀이공원은 어디에 있나요? 에테르가 창 밖을 돌아보았다. 페이퍼와 다르게 에테르는 풍경을 볼 수 없었다. 바깥의 세계도 모르니 에테르가 페이퍼에게 해줄 말은 이게 전부였다.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나중에는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가 올 수도 있다면서 에테르는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다른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가 왔을 때, 페이퍼가 여기 있을 가능성은 낮겠지만.

페이퍼는 조심히 카운터로 향했다. 그러고는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에테르는 그런 페이퍼의 행동이 의문스럽다는 듯 바라보다가 물었다. 값은 이미 지불하셨는데 왜 그러신가요? 그랬나. 페이퍼의 기억은 왠지 흐릿했다. 아니, 사실은 방금의 순간 이전의 그 어떤 기억도 생각나지 않았다. 혼란스러워하는 페이퍼를 에테르가 가만히 바라보았다. 문득 에테르는 불안함을 느꼈다. 이 카페 밖으로 페이퍼가 나간다면 어떻게 되는거지? 에테르는 한 번도 이런 상황을 마주하지 못했다. 그런데 왠지 불안했다. 에테르는 눈을 가늘게 떴다. 에테르는 팻말을 바라보다가 팻말을 OPEN에서 CLOSE로 돌렸다.

그는 페이퍼에게 이야기했다. 언젠가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가 올 거라고. 그러니까….

“그 때까지만. 이곳에 있어주시겠습니까.”

페이퍼가 눈을 뜬 곳은 피아노 카페의 구석 소파였다. 마침 출근했는지 에테르가 카페로 들어왔다. 아직 페이퍼가 일어난 걸 눈치채지 못한 건지 그는 코코아에 허니브레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것들의 준비가 끝나자 에테르는 페이퍼 쪽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했다. 에테르는 멋대로 결정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트레이를 페이퍼의 옆 테이블에 내려두었다. 페이퍼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어 에테르는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에 대해 생각하는 듯했다.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는 손목에 풍선을 매달고 있어 알아보기는 쉬웠다. 하지만 최근 에테르는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에테르는 현 상황에 대한 의문도 품고 있었다. 멀쩡하게 카페에 들어왔던 손님이 기억을 잃었다. 라는 상황으로밖에 이해가 가지 않으니까. 페이퍼는 코코아를 홀짝거리다가 에테르를 바라보았다. 제가 뭔가 해야 하나요? 페이퍼가 조심히 물었다. 에테르는 고개를 저었다. 그냥 편히 있으라고. 페이퍼는 한 번 더 뭔가 해야 하냐고 물었다. 에테르는 곤란한 웃음을 흘렸다가 이야기했다. 그러면 서빙만 좀 해달라고. 에테르는 소파 하나를 집어다가 카운터 안쪽에 두고 테이블 하나도 가져왔다. 페이퍼를 위한 자리였다.

페이퍼가 자리를 잡으면 에테르가 카페의 팻말을 OPEN으로 돌려두었다. 페이퍼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평범한 골목들이 보였다.

금방 풍경이 울렸다. 카페에 들어온 첫 손님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든 안단테였다. 에테르는 최근 이 가능성의 손님들을 꽤 많이 보았었다. 그렇지만 트럼펫 놀이공원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쪽 세계 사람들은 아는 게 많았다. 에테르는 주문을 고민하는 안단테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안단테는 곧 이야기했다. 녹차라떼로 부탁드려요. 안단테는 모노클을 카운터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에테르가 입을 열었다. 최근에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를 보신 적 있나요. 안단테는 페이퍼를 힐긋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에테르는 제멋대로 이 손님들을 ‘우산 손님’ 이라고 부르곤 했는데 우산 손님들은 아는 것이 꽤 많았다. 생각 이상으로 그들은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모르겠네. 다만 알고 있는 게 하나 있어요. 점원님은 아시겠지만 트럼펫 놀이공원은 ‘평범’ 하잖아. 그쵸.”

안단테는 싱글생글 웃으며 에테르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잠시 페이퍼 쪽으로 돌아갔다. 안단테는 마저 이야기했다. 트럼펫 놀이공원이 적자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그쪽 관계자들이 트럼펫 놀이공원을 쉼터로 만든다나 뭐라나. 사람들마다 쓰는 단어는 미묘하게 달랐지만 의미는 알 수 있었다. 쉼터. 피아노 카페처럼 여러 가능성들이 모이는 특별한 공간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다만 페이퍼의 상황과 트럼펫 놀이공원이 쉼터가 된다는 것에는 큰 연관점이 없어보였다. 안단테가 페이퍼를 빤히 바라보았다. 떠돌이인가요? 저것도 무슨 용어인가 싶었어서 에테르는 글쎄요, 라고만 답했다. 안단테는 자신도 한 번 트럼펫 놀이공원의 사람을 찾아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그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금방 녹차라떼가 준비되었다. 페이퍼는 트레이를 조심히 들고 안단테에게 향했다. 그러고는 트레이를 그의 앞에 내려두었다. 안단테는 빙긋 웃은 다음 페이퍼에게 이야기했다. 네가 빨리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꽤 다정한 목소리였다. 페이퍼는 다시 카운터로 돌아왔고 에테르는 상자에 모노클을 넣어두었다. 과연 언젠가 올까. 트럼펫 놀이공원의 손님이. 에테르는 손님이 없으면 카페에서 쉬거나 놀아도 된다고 페이퍼에게 이야기해주었다. 페이퍼는 고개를 끄덕이고 카운터 밖으로 나왔다. 곧 손님 한 명이 들어왔다. 교복을 입고 거대한 기타 케이스를 맨 리츠였다. 언젠가 에테르가 본 적 있던 가능성이었다. 물론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었지만.

리츠는 페이퍼를 보자마자 어째선지 주문보다는 페이퍼에게 관심을 보였다. 그 풍선은 뭐에요? 리츠의 질문에 페이퍼는 자기도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리츠는 풍선을 톡톡 건드렸다. 다섯 개의 풍선이 페이퍼의 손목과 연결되어 있는 걸 본 리츠가 한 마디를 했다. 이거 뜯으면 아파요? 페이퍼는 그것조차도 알지 못했다. 대신 안단테가 이야기했다. 잡아당겨서 억지로 끊으면 피가 날 수도 있다고. 리츠가 풍선에서 조심히 손을 땠다…. 리츠는 카운터로 향했다. 차가운 초콜릿 음료요! 전하고 똑같네. 에테르는 그런 생각을 하며 리츠에게 머리끈을 받았다.

리츠는 페이퍼에게 흥미가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페이퍼를 반히 바라보며 여기저기를 살폈다. 두 사람이 잠시 가벼운 대화를 나눌 때에 안단테가 카운터로 걸어와 에테르에게 물었다. 성의를 보이시는 이유가 뭐죠? 당신하고는 관련 없는 사람이잖아요. 안단테의 물음에 에테르는 쉬이 답하지 못했다. 그런 에테르를 보던 안단테가 한 마디를 했다. 당신은 착하네.

페이퍼는 제 풍선들을 보고 있었다. 겉으로는 그냥 실이 손목에 묶인 것 뿐이었다. 안단테의 말에 따르면 고통이 동반될 것 같았다. 그래서 페이퍼는 풍선을 좀 더 조심히 다루기로 했다. 리츠는 페이퍼의 풍선을 계속 둘러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갖고 싶었는데 피가 난다고 하니 갖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져버렸다. 페이퍼의 풍선은 다른 평범한 풍선들과 비교했을 때 훨씬 예뻐보였다. 기분 탓인 걸까? 리츠는 페이퍼의 풍선을 보고만 있었다.

곧 에테르가 차가운 초콜릿 음료를 가지고 두 사람에게 왔다. 부탁받은 서빙도 제대로 못 했다는 걸 눈치챈 페이퍼는 우물쭈물거렸다. 에테르는 신경쓰지 말라면서 리츠의 인근 테이블에 트레이를 내려두었다. 리츠는 에테르를 보다 페이퍼에게 물었다. 알바생? 일단은 그렇게 설명하는 편이 좋나? 페이퍼는 고심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리츠는 다른 장난꾸러기 손님들이 풍선을 가지고 놀진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기 전에 에테르가 막아주긴 하겠지만. 카페는 평화롭게 굴러갔다. 그리고 새 손님이 들어왔다. 딸랑. 마법사 복장을 입고 있는 모토였다. 모토는 카운터로 걸어가 잭나이프 하나를 내려두었다. 카페라떼 하나. 에테르는 고개를 끄덕이곤 모토에게도 물었다. 혹시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를 본 적이 있냐고. 모토는 저기 있지 않냐는 듯 페이퍼를 가리켰다. 에테르는 웃음을 흘렸다. 페이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눈치챈 모토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야기했다.

“모르겠네. 최근에 그쪽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벌써부터 트럼펫 놀이공원의 사정을 아는 사람이 나타날 것 같진 않았다. 현재까지의 정보를 총합하면 트럼펫 놀이공원 관계자들이 트럼펫 놀이공원을 쉼터로 만들려고 한다 정도. 하지만 그건 페이퍼의 상황 개선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뭔가를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었다. 미스터리 뿐이었다. 언젠가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가 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걸까? 어쨌든 에테르는 카페라떼부터 준비하기로 했다. 그가 카페라떼를 내리다 보면 안단테와 모토가 마주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보며 인사했다. 안단테와 모토는 트럼펫 놀이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당신은 뭐 아는 거 없어? 나야말로 궁금한데. 페이퍼는 그 풍경을 바라보았고 리츠는 여전히 페이퍼의 풍선에만 시선을 두고 있었다.

문득 리츠가 물었다. 피아노 칠 줄 알아요? 페이퍼는 고개를 저었다. 연주할 수 있냐 없냐의 문제보다는 정말로 연주할 수 있는지 없는지 몰랐으니까. 다만 피아노 뚜껑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격 자체가 없다는 뜻이겠지. 리츠는 금방 포기했다. 에테르는 그새 모토에게 카페라떼가 놓인 트레이를 전해주었다. 안단테는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모토는 가벼이 고개만 꾸벅였다. 신경쓰지 마세요. 어쩔 수 없죠. 언젠가 트럼펫 놀이공원의 이야기를 아는 누군가가 찾아오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문득 안단테가 페이퍼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그는 페이퍼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기왕이면 아는 것들을 전부 얘기해드리고 싶어서요. 안단테는 빙긋 웃었다. 그러고 그는 트럼펫 놀이공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트럼펫 놀이공원은 해당 가능성의 랜드마크다. 그곳의 직원들은 모두 손목에 풍선을 매고 다녔고 그것을 함부러 신체에서 분리하면 안 됐다. 그것은 곧 트럼펫 놀이공원에 남을 수 있는 자격의 상실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도 있어요. 트럼펫 놀이공원의 관계자들은 모두 만들어진 인간이라고. 물론 진짠지 아닌지는 몰라요. 트럼펫 놀이공원은 직원들의 정보를 감추거든요.”

안단테의 말에 페이퍼가 제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렇다면 나도. 그리 짧게 중얼거린 페이퍼의 머리를 안단테가 쓰담아주었다. 확실하진 않아요. 그냥 소문 같은 거니까. 그리 말하며 안단테는 웃었다. 그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피아노 카페는 안전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그때 문득, 딸랑 하고 풍경이 울렸다. 에테르는 다급히 카운터로 향했다. 그곳에는 마법사 복장의 오로라가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리츠가 모토를 바라보았다. 모토는 아무래도 같은 세계 사람이 맞는 것 같다고 리츠에게만 속삭였다. 그렇게 말했다는 건 모르는 사이라는 거겠지. 물론 중요한 사안은 아니었다. 오로라는 에테르에게 아이스티 한 잔을 부탁했다. 빈 상자를 카운터에 올려두면서. 그러곤 잔뜩 몰려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오로라도 자연스레 인파에 끼었다.

안단테는 에테르를 대신해 오로라에게 물었다. 혹시 트럼펫 놀이공원에 대한 걸 들어보신 적 있나요? 오로라는 잠시 생각했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고민해내는 것 같았다. 에테르도 아이스티를 가져오면 그제야 오로라가 이야기했다. 현재 트럼펫 놀이공원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 정도는. 에테르는 혹시 자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냐고 물었다.

“자세히는 모릅니다. 남길 가치가 없어서 문을 닫는다고 들었습니다.”

쉼터로 전환한다, 라는 발언과 앞뒤가 맞으면서도 충돌했다. 진실은 아직 불명확했다. 리츠는 문득 페이퍼를 바라보았다. 트럼펫 놀이공원의 상황이 별로인데 혹시 돌아갈 의향이 남아있냐고. 에테르가 눈을 깜빡였다. 생각해보니 그걸 묻지 않았었다. 페이퍼는 트럼펫 놀이공원에 돌아가고 싶어하는가? 페이퍼는 잠시 손을 매만지다가 에테르를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이 마주하면 에테르는 빙긋 웃었다. 페이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여기 있고 싶어요. 페이퍼의 말에 에테르가 빙긋 웃었다. 일시적으로 무언가가 해결되었다. 안단테는 뭔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걱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안단테는 에테르야 이곳의 점원이니까 여기에 남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덧붙였다. 페이퍼는 손님이기 때문에 이곳에 남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어제의 인물, 오늘의 인물, 내일의 인물은 다른 사람이니까요.”

그것도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미 하루를 보내긴 했다. 그럼 괜찮은 게 아닐까? 에테르가 그 이야기를 말하면 안단테는 어깨만 으쓱였다. 자세히는 몰라요. 그것보다 슬슬 가야 한다며 안단테는 입구로 향했다. 나중에 볼 수 있으면 또 봐요. 트럼펫. 그 말만 남기고 안단테는 떠나갔다. 페이퍼의 눈에 비춰진 카페 바깥 풍경이 변화했다. 리츠도 슬슬 갈 생각인지 페이퍼에게 인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로라와 모토도 카페에서 떠났다. 남은 것은 점원과, 아직 손님. 에테르는 고민했다. 무슨 방법이 없나. 어제의 페이퍼, 오늘의 페이퍼, 내일의 페이퍼는 다르다. 피아노 카페가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하는 문구였다. 그러면 어쩌면, 이미 어제의 페이퍼와 오늘의 페이퍼가 다른 페이퍼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문을 열고 나가면 페이퍼는 ‘왔던 곳’ 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런데 그냥 그렇게 보내주는 게 맞을까? 왜 이렇게 무언가 불안하지. 에테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페이퍼는 입구로 향했다. 에테르가 물었다. 가려고?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언젠가 네가 도달한 곳에 네 꿈이 있기를. 에테르는 그리 한 마디를 남겼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주는 거라면서 페이퍼에게 약간의 금화와 신호탄을 쥐여주었다. 살아남아.

페이퍼는 피아노 카페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나아갔다.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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