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무렵의 이야기.Remake
공통 / 디란
개중에는 제 영역을 목숨 걸고 지키려 하는 짐승들이 있다. 아니, 사실 짐승은 영역 뿐이 아닌 먹이, 혈족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 탓에 끝없이 경쟁하고 또 경쟁한다.
사람 역시 그러한가? 이렇게 묻는다면 난 망설임 없이 ‘그렇다’라고 답할 것이다. 사람은 무리를 짓고, 그 무리의 명예를 위해 경쟁한다. 그 과정에서 도태되는 무리가 생기고 군림하려는 무리에 붙고자 애쓰는 무리가 생겨난다. 그것이 약육강식이라 불리는,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사회 구조를 탄생시킨다. 약한 자는 짓밟히고, 강한 자만이 자원을 독식하는, 그야말로 윤리와는 거리가 먼 불공평한 구조. 어쩌면 지능을 가진 사람이란 생물이 짐승보다 더 잔혹할지도.
“악! 아아악!!!”
주먹질 소리. 체구가 조금 작은 아이에게 깔린 샛노란 머리의 아이가 악을 쓰고 있다. 체구 차이가 큼에도 불구하고 작은 쪽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 좁다란 골목길에서 일어난 그 작은 싸움은 큰 전쟁이라도 되는 것처럼 다가온다. 두 다리가 떨렸지만 주먹을 꼭 쥐고 소리친다.
“칼로!”
아이가 돌아본다. 그는 때리는 것을 멈추고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만해. 집에 가자.”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디란. 따갑다.”
“대답이나 해.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그가 침묵한다. 약을 듬뿍 퍼 부르터진 그의 입술에 덕지덕지 바르자 그는 따가운지 얼굴을 조금 찡그린다. 약 바르는 것을 멈추자 그가 쓰러지듯 어깨에 기댄다.
“디란이 상처받는 게 싫었다.”
“..내일 가면 사과해. 친구를 때리면 어떡해?”
“친구 아니다. 그 녀석은 디란을 놀렸다.”
“그건 서로 한 장난이었단 말이야.”
“....알았다.”
“아빠한테 혼나겠다, 그치?”
“..응.”
“내가 잘 설명할게. 이 형만 믿으라고?”
“디란, 늘 말하지만 내가 형이다.”
“흥, 키도 작은 게~”
그가 배시시, 웃는다. 나도 그를 따라 웃는다.
삐, 삐, 울려퍼지는 신호음. 새하얀 벽과 천장에 숨이 막혀온다. 이 하얀 공간에 숨막혀 죽을 것만 같다. 벽에 단 하나 뚫려 있는 창문이 담은 새파란 하늘만이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그 하늘마저 어스름하니 물들면 숨 쉴 구멍 따위는 남지 않게 되었다. 그럴 때면 눈을 감고 이윽고 죽음과 가장 가까운 상태에 도달하였다. 앙상한 손목에 바늘이 꽂힌다. 머리가 어지럽다. 하늘 밖은 이미 땅거미가 스믈스믈 기어오르고 있다. 다시 눈을 감으니 톡, 하고 액체가 호스를 따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옆에는 의학 윤리를 저술한 두꺼운 책과 그 사이에 꽂혀있었으나 지금은 뽑아버린 책갈피가 놓여있다. 책갈피에는 바싹 마른 루드베키아 꽃잎이 스크랩되어 있었다. 그래, 되어 있었다. 잘못 다룬 탓에 며칠 전 꽃잎이 잔뜩 부스러져 버렸다. 그럼에도 그것을 버릴 생각 않고 계속 쓰고 있다.
“디란. 살려줘.”
그가 주저앉는다. 그리고 운다. 그는 세상이 떠나가라 울음을 쏟아낸다. 악을 쓰는 그 모습은, 물웅덩이에 빠진 개미가 발버둥 치듯 하잘 것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그는 제 몸에 비해 지극히 좁은 호수에서 몸을 뒤집는 고래일 것이다. 그를 다독여주려 몸을 숙이려다 멈춘다. 왜. 왜. 망설일까.
“도, 도저히. 내 맘대로 할 수가 없다. 살고싶다.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그런데 그럴 수 없다. 난. 나는.. 난…..”
그가 울부짖는다. 그의 손이 파르르 떨리더니 집 안에 바람이 인다. 커튼이 세차게 위아래로 흔들리고 테이블은 달강이다가 저만치 굴러가 버린다. 그 바람 한가운데 굳게 버티고 서본다. 아니, 사실 바람은 내 깃털 하나 스치지 않았다. 울렁이는 파도. 그것은 파도다. 고래가 몸을 뒤척이며 일으키는 파도. 저는 하나도 신경쓰지 못하고 있겠지만, 수많은 미생물이 목숨을 잃어버렸을 그 파도. 파도가 집을 집어삼켜 모든 걸 뒤섞어 버린다.
덜컥, 드르륵.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애써 자는 척 해본다. 아직 깨어있지만.
“자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유년 시절 저녁 때만 되면 거실에서 기다리다 현관으로 뛰어가게 만들곤 했던 그 목소리. 기다리다가 지쳐 잠들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걸어오던 그 목소리. 그러나 지금은 원망할 대상을 찾지 못해 대신 화내고 싶은 목소리.
“너도 고생이구나. 못난 아버지라 미안하다.”
말로만. 매번 말로만. 이불 속에서 주먹을 꼭 쥐어본다. 잔뜩 말라 거죽밖에 남지않은 손가락이 압력 탓에 떨려온다. 아버지는 내 목덜미를 쓸어내리더니 이불을 어깨까지 올려주고 도로 나간다. 순간 후회가 밀려온다. 자는 척 하지 말 걸. 아무리 미워도 얼굴 한 번 볼 걸. 지금 가면 이틀은 못 볼텐데.
“디란은 뛰는 게 즐거운가?”
“응. 상쾌하잖아!”
늦여름, 그 무겁고 텁텁한 공기가 내 숨을 짓누른다. 누군가는 이 수분에 숨이 막힐지도 모르지만 나는 되려 상쾌한 기분이다. 달리기는 늘 내게 상쾌함을 선사해주었기에. 그가 내 볼에 물병을 가져다 댄다.
“아, 차가워.”
“마셔라. 탈수라도 오면 큰일이다.”
“응 그래그래. 가만 보면 아빠보다 너가 더하다니까?”
“..좋은 뜻으로 알겠다.”
“으하핫, 그래. 너가 그만큼 날 챙겨준다는 뜻이지 뭐~”
뚜껑을 열려다 잘 열리지 않아 한참을 고전한다. 보다못한 그가 나 대신 뚜껑을 열어준다.
“디란은 여전히 어린 것 같다.”
“뭐래. 닥쳐.”
“물론, 농담이다.”
그가 배시시, 웃는다. 물 반 병을 순식간에 비워버리고 그를 보며 따라 웃는다. 그는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름을 몇 번 불러보려다 그만둔다. 그만의 세계에 빠져든 듯 하다. 나도 그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해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총알처럼 둥그렇고 짧둥한 구름 여럿이 하늘에 두둥실 떠올라 저 너머로 향한다. 우리가 아무리 날아봤자 도달할 수 없는 그 곳으로. 구름 사이로 날짐승 하나가 휘이 가로지른다. 날짐승도 그 곳에 향하려는 듯 하다. 그러나 그의 서늘한 청록색 눈동자가 초점없이 하늘만을 향하고 있다. 구름도, 날짐승도 쫓지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칼로.”
“응.”
“학교, 안 그만두는 거지?”
“아마.”
“다행이다. 그만두기엔 네 재능이 너무 아깝거든.”
“재능?”
“응, 넌 분명 훌륭한 의사가 될 거야.”
“응.”
그가 다시 한 번 웃어보인다. 그의 기분이 더 좋아지게 하기 위하여 일부러 과장된 몸짓을 해가며 소리쳐 본다.
“그거! 피를 순식간에 멎게 하는 마법! 그거 진짜 신기하더라?”
“응. 별 거 아니다, 그거.”
“이것 봐! 넌 정말 대단한 녀석이라니까?”
다시 파란 하늘. 가슴이 답답하여 창문을 열어젖힌다. 늦여름과는 달리 높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다. 구름은 아무래도 가을이 오기 전 그 곳에 닿은 모양이다. 우리는 여전히 그 곳에 닿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름도 경쟁할까. 아니, 구름에게 우리는 경쟁의 대상조차 아닐테다. 초가을의 무겁고도 따뜻한, 그러나 상쾌하고 기분 좋은 바람이 훅 불어온다. 그러나 그 공기만으로는 흐드러져버린 현실 감각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날아오르고 싶어. 그 근질근질한 욕구가 내 마음을 후벼판다. 내 손목을 한 번 내려다 본다. 얇은 손목을 바늘이 꿰뚫은 채다. 바늘을 고정하고 있는 테이프를 살살 긁어 뜯어내고는 조심스럽게 빼내어 떨군다. 쨍그랑 하고 쇠가 바닥에 부닥치는 소리가 들린다. 액체가 더이상 흐르지 않는다. 소리도, 움직임도 죽어버렸기에 하얀 방에는 바람만이 가득하다. 하얀 병실과 바늘과 액체를 뒤로 하고 창틀에 발을 올려본다. 하늘에게로 빠져들고 싶다는 생각이 날 지배한다. 숨 막혀 죽여버리지 않도록 저 파란 하늘에 숨 막히도록 잠기고 싶다. 바람에 몸을 싣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다.
추락.
그것은 또 다른 비상임에.
두 소년이 복도를 나뒹군다. 귀를 때리는 소음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단추가 뜯어진 교복을 다시 치켜세우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둘의 모습이 더 잘 보인다. 공중에 새카만 깃털이 흩날리고 붉은 피가 바닥을 적신다. 아래에 깔려있던 소년이 위에 있던 소년을 밀쳐내고 뒤로 달려나가 손을 앞으로 쭉 뻗는다. 그러나 소용이 없다. 흑발의 소년은 다시 그에게로 달려들어 옆구리에 주먹을 휘갈긴다. 고통에 찬 비명소리와 소름이 끼쳐오는 퍽 소리가 복도를 가득히 매운다. 아까 맞아 얼얼한 탓에 두 다리가 떨렸지만 주먹을 꼭 쥐고 소리친다.
“칼로!”
소년은 돌아보지 않는다. 그는 제 앞에 있는 ‘침입자’에게 응징을 가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 있다. 웅성거리며 사람들이 몰려든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그만해. 집에 가자.”
그는 나의 그 어떤 말도 듣지 못한다. 깔려있는 소년이 소리를 지를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그는 때리고, 또 때린다. 뜯어 말리기 위하여 그에게로 다가가 그의 팔을 붙잡는다.
“장난이었어. 친구끼리 할 수 있는 장난.”
“놔라, 디란. 그건 장난이 아니다.”
“이 나이대가 그렇지. 치고박고 몸으로 툭툭 건드리면서 장난치고..”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건 장난이 아니다.”
“그만하라니까. 난 괜찮아, 정말로.”
“놓으라고 했다.”
그가 내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동시에 주변에 파동이 인다. 나와 소년은 그와 가깝게 붙어있던 탓에 저만치 멀리 나가떨어져버린다. 벽에 등을 부딪힌 탓에 절로 악 소리가 비져나온다. 등이 쓰라리다. 그가 놀란 표정으로 날 돌아본다. 그는 벌벌 떨더니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타인을 지키고자 하는 욕구. 사람들은 그것을 모성애, 부성애라며 포장을 하기도 한다. 자신의 생존 본능보다 타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그것을. 그렇다면 친구 사이에서, 형제 사이에서는? 그것을 단순히 우애라 포장을 할 것인가? 나는 이에 대해서는 ‘아니다’, 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은 그릇된 욕구다. 짐승이나 사람이나 이기적인 생물이기에, 온전히 타인을 위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집착이고, 자기만족이다. 부모가 행하는 이와 같은 행위는 종 보전을 위한 본능으로 본다면 자연스러울 수 있겠지만, 친구나 형제 사이에서는 전혀 자연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사람은 사유를 하는 생물이기에, 그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그가 날 지키려 제 몸을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거라고, 그랬을 뿐이었던 거라고. 그러나 이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그 정도로 날 위한다면, 왜 그는 우리를 떠난 건가. 이기적이기 짝이 없다. 결국에는 자기만족이라고 결론이 나버리고 말았다.
“정말 그만두려는 거야?”
“자. 자격이 없다. 사람을 해, 해치는 이가. 그런 이가. 대체. 어떻게.”
“칼로, 일단 진정해. 너 너무 떨고 있어.”
“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디란?”
“괜찮아. 사고였어. 학생이라면 언제나 몸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거지.”
“사고가 아니다. 순전히. 순전히 내 의지였다. 그렇기에. 이성이 존재하지 않음에.”
“쉿, 진정해.”
“난 사람이 아닌가?”
눈물로 잔뜩 얼룩진 얼굴로 그가 내게 묻는다. 그의 생각이 틀렸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사실 두렵다. 저 폭력이 언젠가 먼 미래에 내게로 향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이 저 밑에서부터 차올라 내 목을, 기도를 옥죄어 온다. 사람들 뿐이 아닌 파란 하늘조차 무심하게도 하잘것 없는 사람의 두려움에는 관심없다.
“난. 나는. 나는 만들어진 사람이기에. 진짜처럼 행동할 수 없는가? 자연스럽지 않은. 부정한 존재이기에. 존재이기에… 너희와 섞일 수 없는 것인가?”
또 다시 답할 수 없다.
날개가 후드득 펼쳐져 몸이 위로 붕 떠오른다. 날짐승을 빼다박은 들짐승은, 가엽게도 하늘에 잠길 권한조차 주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그것은 오로지 순수한 신의 사자만이 취할 수 있는 권한. 반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고통은 권한을 넘보려한 하잘것없는 사람에게 주는 벌이다. 날개가 원망스럽다. 멍하니 하늘과 땅 그 사이에 떠있는 나를, 날짐승 하나가 희롱하듯 주위를 오르내리다가 저멀리 달아나 버린다. 손목을 내려다보니 바늘이 뚫고 지나갔던 자리에 핏방울이 맺힌 채다. 그것을 살짝 핥아본다. 붉고, 짜다. 내 것을 도로 내가 취하는 행위. 스스로를 좀먹고 있는지도.
마지막 루드베키아가 피어나기 시작하는 무렵, 가을이 막을 올리려는 그 때. 그는 취업했다는 말과 함께 내 곁을 떠나갔다. 나도 모르는 새, 그는 새 터를 잡았다. 그러나 그것은 지독한 거짓말임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내 탓이다. 순전히 내 탓. 그 소년과 마찰만 없었더라면. 그랬다면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테고, 날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이제 바늘과 기계음과 비명이 가득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신을 잃어버린 채, 무아로서 존재한다.
고래는 좁은 호수에서 파도를 일으킨 벌로 몸을 뒤집지도 못 할 크기의 어항에 가두어져 버렸다. 바다로 놓아준다면 해결될 그 일을, 복잡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리 해버렸다. 그를 만나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다. 더 이상 그는 인격체가 아닐지 모른다. 사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저 동생이 전해준 소식만 들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죄책감이 차올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간단히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행해야 할 것들도 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 하얀 방에 잠기게 되었다. 금붕어도 몸의 열 배가 되는 어항이 비좁다 느끼는데, 제 몸에 꽉 끼는 어항에 갇힌 고래는 어떠할까. 바다를 잊은 채 무아가 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내려가 땅으로 다시 돌아온다. 높다란 병원과 빌딩들을 뒤로하고 내달려본다. 하늘을 향할 수 없는 들짐승은 제 분수에 맞게 땅에 발을 내딛는다. 사실은 날짐승도 들짐승도 아니다. 내달리기에 거추장스러운 커다란 날개. 높이, 멀리 날아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힘. 가장 우스꽝스러운 생물 아닐까. 턱턱 차오르는 숨에 혐오감이 든다. 그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살아있다. 금붕어는 익사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태생이 그러하기에. 어항에서 뛰어올라 하늘을 동경한 금붕어는 차라리 이루지 못할 꿈을 꾸기로 했다. 금붕어는 제 크고 무거운 꼬리를 뜯어내고 지느러미를 날개삼으려 하고 있다. 어항도, 바다도 아닌 하늘을 벗삼고 싶은 미련한 짐승이다. 그러나 금붕어라 하여 하늘을 그리지 말란 법은 없다. 고래를 위해 어항을 바다로 트이려면 하늘은 꼭 필요하다. 그가 날 위한 적이 없어도 좋다. 내가 그를 아끼고 있음은 분명했으니까. 막혀오던 숨이 탁 트인다. 숨 막힘의 원인은 소음도, 하얀 방도 아니었다. 하늘 탓이었다.
난
너를 위해
이 세상을 손수 바꾸어 보이려 한다.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