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카 드림] 그러니 언젠가는…….
커미션 작업물
피크타임의 마지막 손님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딸랑거리는 종소리와 함께 가게 문이 흔들거리다 곧 완전히 닫혔다. 그랬구나, 라는 걸 메루가 알아차리는 건 그로부터 몇십 분이 더 흐른 뒤였다. 설거지 할 시간도 없이 테이블을 치우고, 사이사이 들어온 테이크아웃 주문을 맞추는 데에도 정신이 없던 탓이었다.
“멜쨩!”
함께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일을 한 사키가 특유의 경쾌한 목소리로 그를 두 번이나 부른 뒤에야 메루는 더이상 손님이 없는 홀을 볼 수 있었다. 얼굴에서 물음표를 바로 지우지 못한 메루를 보며 사키는 밝은 표정으로 키득키득 웃었다. 친구의 그 표정이 단순히 아르바이트가 너무 바빴기 때문이 아니라, 미래에 직업 삼고 싶은 일이기에 최선을 다하느라 나온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피크타임 고생 많았어! 오늘은 단체손님 진짜 많았지~”
“응, 그러게. 사키쨩도 고생했어. 시간이 정말 훌쩍 가네.”
“응, 응! 그런고로 멜쨩, 여기 앉아서 같이 숨 돌리자!”
“아, 나는…….”
“안 돼~ 보나마나 손님이 없다고 이제 음료 만드는 연습 할 거지? 이렇게나 바빴는걸, 쉬어가면서 하는 것도 중요해. 손님은 언제 또 올지도 모르잖아.”
무어라 반박하기 어려운 말들이 나온 탓에 메루는 눈을 깜빡였고, 사키는 웃으며 메루의 손을 잡아끌어 벽쪽의 테이블로 이끌었다. 더 고집부리지 않고 순순히 사키에게 이끌려 의자에 앉은 메루는 작게 미소지었다. 어느샌가부터 사키는 그를 능숙하게 설득할 줄 알았다. 이제는 서로에 대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겠지.
그 사실은 틀림없이 기뻤지만, 그렇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게 있다는 사실이 함께 떠올라, 메루는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조차 잊은 채 가만히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래서……. …멜쨩~? 듣고 있어?”
“응? 아, 미안해. 잠깐 다른 생각을 해버렸어. 확실히 정신없긴 했나 봐.”
사키가 행여라도 자신의 생각을 눈치채지 않길 바랐으므로 메루는 다른 이유를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지만, 사키의 표정은 이미 걱정하는 기색을 띤 뒤였다. 실수해 버렸어, 이러면 안 되는데. 사키는 안 그래도 바쁜데. 짧은 후회가 침묵을 만들었다.
“있지, 멜쨩.”
“응, 사키쨩.”
“메루는 나에게 정말로, 정말로 소중한 친구니까, 고민거리가 있으면 꼭 알려주기야. 나도 멜쨩에게 반드시 말할게!”
단호하고 결의 담긴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사키를 보면서는, 기쁨과 고마움에 웃을 수밖에 없어서, 메루는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있는 사키의 양 손 위로 자신의 손을 포갰다.
“응. 나도 사키쨩을 정말로,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니까. 말할 수 있게 되면 꼭 그럴게.”
그것은 한 톨 거짓도 담기지 않은 진심이었다. 단지,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메루 본인도 자신이 없었다. 언젠가 말할 수 있긴 할까? 사키에겐 함께 밴드를 할 정도로 소중한 소꿉친구들이 있으니 자신은 결국 사키의 베스트 프렌드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못난 마음을, 과연 말하는 날이 오게 될까?
그러나 확실한 건 메루에게 사키는 더없이 소중하며, 그래서 결코 혹시라도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으므로, 언젠가는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메루는 생각했다. 사키가 웃었으면 좋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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