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초콜릿
냉장고 문을 열고 조그만 원통형 상자를 꺼냈다. 눈을 향해 내리쏟는 빛을 무시하며 뚜껑을 열자 끝이 둥그런 큐브형 초콜릿들이 모습을 보였다. 곧장 하나를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쓴맛이 퍽 마음에 들었다.
문을 닫고 그대로 방으로 왔다. 슬리퍼를 신지 않은 맨발이라 그런지 오는 내내 바닥이 조용했다.
올려달라고 꼬리를 치는 강아지와 함께 침대에 누웠다. 푹 꺼질 듯 베개 속으로 머리를 묻었다. 저 앞 이불 속에 있던 강아지가 곧장 나와 가까이 자리를 옮겼다.
코앞의 털덩어리에 얼굴을 가까이 댔다. 강아지가 팔을 핥았다. 그만하라고 몇 번이나 말해도 무시하더니 이미 축축해진 팔을 치우자 그제서야 멈췄다. 고요한 방 안에서 반려견과 붙어있는 건 생각보다 많은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입 안을 맴돌던 초콜릿이 쓴맛과 함께 차츰 녹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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