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애도를 표하며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드림
캐서린 조지우 중위,
중위의 어머니, 필리파 조지우 대령의 사망에 대한 유감과 애도를 표하네. 조지우 대령과는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없었지만, 선저우의 함장으로서 스타플릿에 기여한 일들은 익히 알고 있지. 대령의 사망은 스타플릿에 있어 대단한 슬픔이고 큰 상실이야.
물론 내가 위로나 하려고 연락한 건 아니야. 듣자 하니 엔터프라이즈 합류를 보류했다고 하던데. 생각할 시간을 좀 달라고 했다지? 난 그 ‘생각’에 디스커버리도 끼워줬으면 하네.
디스커버리는 2주 전 축조를 완료하고 출진 준비를 마친 함선이지. 과학 연구를 동시에 300가지까지도 진행할 수 있으니 소령에게 적합하리라 보네. 본부에서는 디스커버리가 전황에 결정적인 연구를 진행해 주리라 기대하고 있어. 함장으로서 말하자면, 나는 이 함선에서 단순히 ‘전황을 바꾸는’ 것 이상의 업적도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네.
중위는 선저우에서 마이클 버넘의 선상 반란과 조지우 대령의 사망을 직접 겪지 않았나. 디스커버리의 임무는 그날 시작된 전쟁이 너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필요하다면 클링온 함선을 남김없이 파괴해서라도 전황을 뒤틀고 종전을 가져오는 것이네. 이러한 임무를 문제없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디스커버리 내부의 연구를 총괄하여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도와줄 존재가 필요해. 함선 안팎의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내부의 일을 외부의 전황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중위의 아카데미 졸업 기록을 읽었네. 승선을 보류하고 두 번이나 재입학했더군. 스타플릿 아카데미 학위를 중위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도 드물 거야. 나는 중위의 학위‘들’과 선저우에서의 과학 장교 경력으로 사령부를 설득했네. 사령부는 현재 디스커버리에 탑승할 수 있는 인물 중에서 중위만큼 넓은 범위에 조예가 있는 사람을 찾기는 어려울 거라 결론 내렸어.
엔터프라이즈와 디스커버리는 사령부가 중위에게 제공하는 마지막 제안이 될 거야. 급박한 상황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네. 디스커버리까지 거절한다면 중위는 은퇴하거나 사령부의 배속 명령에 이견 없이 따라야 할 걸세. 참고가 될까 싶어 알려주자면, 사령부는 중위를 엔터프라이즈로 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전쟁하기에 적합한 인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나는 사령부와 의견이 좀 다르네.
승선에 동의한다면 중위는 1계급 특진하게 될 걸세. 과학부에 소속되겠지만, 부서의 제약 없이 활동하게 해 주겠네. 함선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서 제공하는 데이터까지 제약 없이 제공하지. 함교 출입 또한 자유롭게 하도록 해.
스타플릿 표준 양식으로 작성한 ‘데이터 분석관’의 임무 범위에 관한 문서를 첨부했네. 디스커버리의 출전은 5일 후로 예정되어 있지. 답장은 출전 이틀 전까지만 기다리겠네.
애도를 표하며, 가브리엘 로르카.
가브리엘 로르카 대령께,
메시지는 문제없이 도착하였습니다. 사려 깊은 말씀들에 대해 먼저 감사 인사를 표합니다. 주신 제안에 대해, 그러나, 수락할 수 없는 사유와 함께 답신합니다.
아카데미 졸업 기록을 읽으셨다면 저의 세 번째 졸업을 전후하여 진행된 일련의 심리 감정 과정에 대해서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사령부에서는 감정 결과를 근거로 제게 일시적인 지휘 부적합 판정을 내렸습니다. 직간접적인 지휘권 일체를 제게서 박탈한 판정인데, 읽어보셨습니까? 꽤 확실한 언어로 명확하게 작성되었답니다.
제 심리 상태가 정확히 어떤 수치로 표현되었는지 알려드릴 수는 없겠습니다. 열람 권한을 사령부가 관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생각해봤는데, 스타플릿 사령부는 이런 경우에 보통 대상을 제명한다는 이야기를 해 드리는 편이 낫겠군요. 과장이 섞여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첨부하신 문서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관은 일종의 자문 역에 가깝다 보입니다. 임무의 골자는 디스커버리가 보유하는 데이터를 분석 및 분류하여 필요한 상황에서의 정보적 지원이나 다른 관점에서의 시각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는 필연적으로 ‘지휘 결정에 대한 의견’을 수반합니다.
스타플릿 사령부에서 어떠한 이유로 대령님의 제의를 승낙했는지 알 길은 없습니다만, 사령부나 대령님께서 제 졸업 기록과 심리 감정 소견서를 재검토해 보실 것을 제안하는 바입니다.
좋은 날 되시길,
행성연방 스타플릿 중위 캐서린 조지우.
캐서린 조지우 중위,
중위가 걱정하는 바는 잘 읽었네. 중위에게 내려진 판정에 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던 부분이나, 제안대로 졸업 기록을 재검토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령부에서는 허가를 취하하지 않았네.
쌍성계 전투 이후로 클링온과의 전황은 급격하게 변했지. 스타플릿은 무력을 핵심으로 하는 집단이 아닌 만큼 전쟁을 최대한 빨리 평화로운 방식으로 종료하길 원하네.
사령부에서는 ‘상황’과 목표를 최대한 고려하여 중위의 자격을 검토했지. 판정을 철회하지는 않았지만, 데이터 분석관 직위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중위의 함교 출입도, ‘지휘 결정에 대한 의견’도, 그리고 그 외 중위가 걱정할 만한 점들도, 제독들이 직접 승인하였네.
제독들이 ‘직접’ 중위의 참전을 승인했다는 점이 어떤 의미일지 잘 생각해보길 바라지. 전쟁으로 사라질 생명들이야 본디 사라질 운명이겠거니 생각하더라도, 이건 기회야. 놓친다면 어리석은 짓이 되겠고.
좋은 결정 기다리겠네.
가브리엘 로르카.
가브리엘 로르카 대령께,
USS 부란에서 있었던 일을 들었습니다. 함선이 자폭하여 승선 인원이 모두 사망하고, 당시 함장이던 대령님만이 살아 돌아오셨지요.
대령님께 껄끄러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디스커버리 승선을 수락하기 위함입니다. 데이터 분석관으로서의 직책 이동과 대위로의 승급, 그리고 디스커버리 승선원으로서의 출전을 모두 수락합니다.
스타플릿이 저를 원하기 때문도, 전황이 급박하기 때문도, 디스커버리의 300가지 과학 연구들이 마음에 들어서도 아닙니다. 나포될 위기에 처하자 부란을 자폭시키기로 한 논리 회로가 흥미로웠기 때문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행성연방 스타플릿 중위 캐서린 조지우.
캐서린 조지우 대위,
진급 허가 서류를 받아보았을 줄 믿네. 전쟁 상황이라 임관식이 모두 보류된 점은 아쉽지만, 승낙한다니 기쁘군. 출전은 3일 후로 예정되어 있네. 준비해야 할 사항들은 첨부된 문서를 확인하도록. USS 부란에 있었던 일은 비밀이 아니니 불쾌하지도 않았어. 수락 사유를 솔직하게 말해주어 고맙다고 말해야겠지.
나는 대위가 내 결정을 이해할 거라 예상했어. 부란을 자폭시켰던 결정 말이야. 그런 종류의 논리는 서로 맞아떨어지는 일이 드물지. 특히나 이런 곳에서는.
대위의 어조가 꽤 흥미로웠네. 설명이나 사족을 최소화한 문장이 마음에 들더군. 그게 대위가 주로 쓰는 문장들인 모양이지. 드디어 맨얼굴을 본 것 같아 기쁘네. 그러니 만일 내가 대위의 답장을 받고 심기가 불편해 제안을 재고할 거라고 여겼다면, 나를 과소평가한 거야.
사흘 후를 기대하지.
가브리엘 로르카.
상황실은 아주 캄캄하다. 작은 창으로 들이치는 외우주의 타오르는 별빛만이 유일한 광원인 곳. 로르카는 창 앞에서 책상에 두 손을 짚고 단단한 모양새로 섰고, 캐서린은 그의 오른편으로 멀찍이 떨어진 벽에 기대었다. 표정은커녕 몸의 윤곽만 어슴푸레하게 볼 수 있을 뿐이었지만, 두 사람 모두 상대의 표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양해를 구하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하네.”
로르카가 말했다. 그는 USS 디스커버리의 함장으로, 완고하고 엄격하고 독선적이라는 평을 결벽에 가까운 임무 성공률로 뒤집곤 하는 사람이다. 잔인할 정도로 맞는 말만 하면서 타인에게 혹독하기까지 한 상사를 만나본 적 있는가? 로르카가 꼭 그런 종류였다. 지금 그가 양해를 구하고 있는 결정도 꼭 그를 닮은 것이다.
가브리엘 로르카가 아니라면 캐서린에게 감히 ‘당신의 어머니에게 반역한 사람과 24시간 같은 공간에 있게 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통보하지 않는다.
“괜찮습니다. 버넘에게는 악감정이 없습니다.”
캐서린이 답했다. 차가우리만치 평온한 어투였다. 디스커버리의 데이터 분석관으로서 재직하는 몇 달간, 캐서린은 눈부신 성과만큼이나 차가운 성품으로 업무 적합성을 증명해냈다. 로르카는 ‘내 어머니에게 반역하고, 내 어머니를 공격하고, 내 어머니와 마지막 파견을 나가 그 시신도 되찾지 못하고 혼자 돌아온 사람이지만 악감정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는 캐서린의 냉정함을 좋아했다. 냉혹한 성과주의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종류의 사람이 있다면 캐서린일 것이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하지만 자네에게 먼저 말해주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함장이 말했다. 그가 두 번씩이나 양해를 구하는 일은 많지 않다. 캐서린이 시선을 들어 로르카를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잠시 초록색으로 변했다가 파란색으로 돌아왔다.
“디스커버리의 인선을 정하는 건 함장의 권한이고, 타인이 관여할 것이 아닙니다. 일등 항해사인 사루 중령이라면 모를까…… 저에게까지 양해를 구하실 건 없습니다.”
“사루 중령이 선저우 출신인 건 알고 있네. 데트머도. 그래도 가족을 눈앞에서 잃어버린 사람은 하나니까.”
“함장님이 결정하셨다면, 제가 따로 항의할 생각은 없습니다. 버넘의 수감 전 기록은 상당히 훌륭한 수준인데 스타메츠 대위의 연구가 마침 계류하고 있으니 필요하다고 판단하셨겠지요.”
“만날 사람은 결국 만나게 되어 있지.”
즐거운 목소리였다. 로르카는 흐뭇해하고 있었다.
“전 운명론을 믿지는 않습니다.”
“그런 의미는 아니야. 대위는 버넘을 어떻게 생각하나?”
캐서린은 눈을 깜빡이며, 잠시 뜸을 들였다. 감히 캐서린 앞에서 ‘당신의 어머니가 죽은 이유를 제공한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고 묻는 사람도 로르카뿐이다.
“버넘은…… 꽤 인상 깊은 사람입니다.”
“대위도 그렇게 생각하는군.”
“다들 그렇게 평하니까요.”
“다들 그렇지, 자세한 이유야 저마다 다를지 몰라도. 하.”
냉소인지, 감탄인지, 분간할 수 없는 웃음소리. 로르카는 몸을 일으켜 몸을 돌리더니, 조금 전까지 등지고 있던 창틀에 손을 얹었다.
“버넘을 이곳으로 불렀어. 대화를 나눠야 할 테니까.”
“제가 자리를 피하는 편이 좋으시겠습니까?”
“그 반대야. 대위가 원한다면야 다른 일을 하러 가도 좋지만, 나는 자네가 여기 남는 편이 좋겠군.”
로르카가 한쪽 손을 들어 흔들었다. 창 위쪽의 조명이 손짓에 반응하여 서서히 켜지기 시작했다. 한쪽에 붙은 홀로그램 스크린과 책상 위의 작은 홀로덱, 그리고 문 위의 작은 등도 빛을 냈다. 남색 제복이 제 색깔을 찾았다.
“이유를 물어도 되겠습니까?”
“대위가 버넘에게 느끼는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안 했기 때문이야. 인상 깊은 사람이라는 말도 타인의 평가를 따온 것이고, 악감정이 없다는 이야기는 필요에 따라서만 꺼낸 것이지.”
“제 개인적인 의견이 필요하십니까?”
“나는 대위의 능력이 버넘 때문에 방해받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대위와 버넘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해.”
캐서린은 손을 까딱거렸다. 특수 렌즈로 덮어 놓은 시야 한쪽에 함선의 온갖 정보가 흘러가고 있었다. 지나치리만치 사소한 정보 사이에서 ‘함교 문 열림, 외부인 입장’이라는 문장 하나가 눈에 밟힌다. 이 맥락에서 저 ‘외부인’은 마이클 버넘일 것이다. 마이클이 캐서린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둔 채로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선저우에서의 선상 반란 혐의에 유죄를 선고받고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범죄자. 필리파 조지우의 사망 당시 함께 있었던 유일한 아군. 형을 얼마나 살았더라. 캐서린은 이제 마이클과 자신이 어떠한 관계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우주는 참 넓어.”
침묵에도 불구하고, 로르카가 말하기 시작했다. 캐서린은 정신이 아득했다. 이런 식으로 상황 통제권을 잃은 건 승선 이후 처음이었다.
“바라보다 보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가 보고 싶어진단 말이야. 하지만 여행하다 보면, 마치 보이지 않는 탯줄이라도 있는 것처럼, 각자 떠나온 곳에 묶여 있어서……”
문이 열리는 소리.
노란 죄수복이 걸어 들어왔다. 머리카락이 부스스한 마이클 버넘이다. 그는 도로 닫히는 문과 함장의 뒷모습에 시선을 주었다가 방 안을 한번 둘러보고선 캐서린을 발견했다. 캐서린이 마이클을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마이클도 캐서린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로르카가 말을 이었다.
“아무리 우주 깊숙한 곳에 있어도, 집이 보일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안 그래?”
여기 연결된 이들이 있다. 우주의 저편으로 훌쩍 떠나면서도 끊어내지 못하는 악몽들. 잠 못 이루는 밤에 머릿속으로 퍼 올리는 기억들. 마치 태어날 때부터 엮여버린 것처럼 지독한 인연들. 캐서린과 마이클은 얄팍한 운명론 따위를 믿는 자들은 아니었지만, 끊어낼 수 없는 생각을 물었을 때 서로를 지목할 정도로는 통하는 데가 있었다.
“내 데이터 분석관과는 면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보아하니 서로 알아본 모양이군.”
로르카가 소리를 높여 이야기했다. 버넘은 가까스로 시선을 돌려 함장을 마주했다. 캐서린은 여전히 버넘을 들여다보았다.
“난 가브리엘 로르카 함장이다. 디스커버리에 잘 왔다. 캐서린 조지우 대위랑은 구면이겠군. 대위는 승선한 이후로 함선에서 벌어지는 일을 꿰뚫어 보기 시작했으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캐서린은 끊임없이 버넘을 들여다보았다. 누런 죄수복 표면의 실 한 올까지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가장 유심히 쳐다본 부위는 단연 옆얼굴이었다. 세상을 잃은 듯 주름 잡힌 미간, 초점을 잃은 눈, 확연히 칙칙해진 안색, 짧은 머리칼, 더 이상 일등 항해사가 아닌 마이클 버넘.
“말해 봐, 캐서린.”
함장의 말이었다. 캐서린이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보니, 로르카가 마이클에게 포춘쿠키를 권하고 있었다.
“네 가족이 1세기 전에 뭘 했었는지 알고 있나?”
“제 가족은 다 죽어서요.”
날카로운 어투. 로르카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기록이 없다니 유감이군. 우리 가족은 1세기 전에 포춘쿠키 사업을 했지. 굶주림이니, 필요니, 욕구니 하는 것이 모두 사라지는 미래가 오기 전까진 말이야. 뭐, 누구 덕분에 그 미래도 이제 옛말이 되어가고 있지만.”
마이클 버넘.
“마이클 버넘. 그 마이클 버넘이 내 함선에 있다니.”
캐서린은 그때에야 비로소 뇌가 아닌 가슴으로 상황을 이해했다. 로르카가 마이클을 미묘한 어투로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야 정신이 깼다. 심장 뛰는 소리가 요란했다. 조지우가 버넘을 다시 만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셔틀 탑승자 명단에서 자네 이름을 보고…… 파일을 다시 읽어봤어.”
로르카는 계속 말하고 있었지만, 마이클도 캐서린도 그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마이클이 슬쩍 고개를 돌려 캐서린에게 눈길을 던졌다. 눈이 마주치기만 했을 뿐인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그날, 필리파 조지우가 죽은 날, 내 자리에 네가 있었다면 달라졌을까?
“군법회의 기록을 봤는데, 자네 물건이더군.”
그 순간, 캐서린은 거짓말같이, 전혀 괜찮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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