穩緣

어쩌면 너에게 들키고 싶었는지도 모를

온연

영원의 덫 by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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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자면 지각이에요, 선배―”

“아악!”

귀 아파요……. 얼얼한 느낌이 드는 오른쪽 귀를 만지며 미간을 찌푸리는 얼굴에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은 남자는 믿을 수가 없다는 눈으로 기껏 자신을 깨워준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도 별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가 옷장 문을 열어 옷 몇 벌을 뒤적대다 이내 침대 위로 휙휙 던져대기 시작했다. 뭐 해요, 지금 씻고 옷 안 갈아입으면 진짜 지각이라고요.

“서 교수님 수업 더 지각하면 안 되지 않아요? 가뜩이나 서 교수님한테 찍혀서 힘드실 텐데―”

“아, 미친…… 완전 잊어버리고 있었네.”

금요일 오전 8시. 9시 수업에 맞춰 나가려면 지금 씻고 준비를 해야 그나마 아슬하게 버스를 타고 넘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불을 걷어내고 욕실로 걸어 들어가는 집주인은 주성온으로, 류정대학교 실용음악과 4학년. 오래된 아파트에 살며 대학교와의 거리가 버스로 20분인 것에 감사하며 사는 남자……. 고등학교 때까지의 전공은 바이올린, 대학 이후로는 기타를 취미로 붙이고 있다. 재능이 더 나아가지 않을 것 같아서, 도망쳤다고 봐야 좋을지,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봐야 좋을지 모를 선택으로 바이올린 전공 대신 실음과 전향, 의외로 작사작곡에 소질이 있어 그나마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너는 수업도 없으면서 일부러 나 깨우러 올라온 거야?”

“선배는 아침잠이 많으시니까요.”

“지는 부엉이면서.”

물기만 겨우 턴 머리 위로 티를 우겨 넣었다. 머리를 밖으로 빼내자 물방울 몇 개가 튀어 떨어진 것 같았다.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침대 끝에 걸터앉아 있는 연해를 내려다보며 가방을 어깨에 메고 지갑을 챙겨 든 성온이 걸음을 현관으로 옮겼다. 얼마 안 가 연해가 그 뒤를 따라 걸어, 신발을 신고 있는 그의 뒤에 서 있었다.

“여기서 잘 거야?”

“네, 과제 제출하느라 밤 샜거든요.”

“알겠어. 냉장고에 반찬 있으니까 배고프면 꺼내 먹고…… 서 교수님 수업밖에 없으니까 11시에는 마칠 거야.”

“네.”

갔다 온다, 집 잘 지키고 있어! 수업 잘 들어요, 선배.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는 연해를 보며 작게 웃은 성온이 현관문을 열어 젖히고는 엘리베이터를 잡는 대신 비상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연해는 닫히는 문을 가만 보다 기지개를 켜며 어슬렁어슬렁, 성온의 방으로 돌아가 익숙하다는 듯 암막커튼을 치고, 그의 침대에 올라 이불을 덮고 눈을 감았다.

“아슬하게 세이프했네.”

“오, 안 늦었네, 성온―”

아침잠이 많아 아침 수업은 최소 10시 수업만 골라 잡으려고 했으나…… 인생은 원래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법이었다. 원래 들으려던 전공 수업이 생각보다 너무 인기가 많아 인원이 금방 다 차버려서……. 하긴, 따스하기로 유명한 유 교수님 수업이니까. 저는 교수님 평보다는 수업 시간 때문에 고르려 했던 거지만 졸업 학점 마저 채우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잡은 게 이 수업이었다. 작년 말에 서 교수님이랑 연구실에서 거의 맞짱 까기 직전 갈 정도로 크게 으르렁대며 싸운 게 타격이 커서 서 교수가 저만 보면 아직도 잡아먹으려 든다는 것만 빼면 수업 자체는 아주 나쁘지 않았다. 저랑 싸우기도 했고, 원래도 냉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기는 했지만 수업은 정말 잘했으니까. 점수도 짜게 줘서 그렇지 유 교수님과 더불어 류정대 실음과에서 과제 피드백 빽빽하게 해줘서 다음 과제 때 자기 문제가 뭐였는지 알게 될 정도로 피드백 잘해주는 교수니 싫어하기가 힘들다고 봐야지.

왜 싸웠냐고? 그건 개인적인 일이니까 노코멘트 할게요.

“와, 수업 끝나니까 눈에 생기 도는 거 봐라……. 심연해 보러 갈 생각에 아주 미쳤구만.”

“연해 맨날 보는데 안 지겹냐?”

가방을 챙기며 동기들의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던 성온이 가방을 들쳐메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어깨를 으쓱했다. 너네야 연해랑 안 친하니까 지겹겠지, 나는 연해가 날마다 재밌어서 아주 즐겁거든. 가라, 짜증나니까. 간다.

저 자식은 우리한테도 웃는 얼굴을 별로 안 보이잖아, 근데 심연해한테는 맨날 웃어주더라. 원래 웃음 안 헤픈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웃음 헤퍼진다잖아, 좋나보지. 설마…….

“어떻게 형 버스 타자마자 전화를 다 했지?”

“시간이 딱 그럴 시간이실 것 같아서요.”

근데 이 시간에 전화 걸었으면 잠은 좀 잔 거야? 네, 뭐…… 1시간이면 많이 잔 거라고 생각해요. 연해야, 보통 1시간은 많이 잤다고 안 해. 익숙하게 집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으며 몇 마디를 더 나누던 두 사람은 금방 통화를 끊고 메시지로 연락을 대체했다. 버스는 대중교통이니까, 통화를 길게해서 좋을 게 없지. 연해도 그냥 본인이 이 즈음이면 버스를 기다릴 것 같아서 전화를 걸었던 건데 설마하니 버스를 탄 직후일 거라고는 예상 못했다고 했고―

우유를 사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기 전, 사이에 있는 동네 마트로 걸음을 옮겼다. 우유 사고…… 야채는 엊그제 연해네 부모님이 나눠주신 게 있으니까 그걸로 반찬하면 될 것 같고, 음……. 조금 망설이며 마트 안을 한 바퀴 돌아본 성온의 손에는 결국 우유 한 통만이 들려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품에 안은 채 아파트 단지를 걸어 들어가 쭉 직진, 103동 앞에 멈춰 서 공동 현관의 비밀번호를 익숙하게 누르고는 열린 현관을 넘어 1층에 멈춰져 있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9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전광판을 올려다 보며 머리를 굴렸다. 11시니까 햄버거? 아, 근데 어제 치킨 먹은 애한테 또 기름진 걸 먹이면 좀 그렇겠지. 근데 요즘은 기름진 음식이 태반인데― 샌드위치를 먹일까. 아, 그것도 괜찮겠다. 아니면 아예 한식으로? 음, 요새는 뭐가 맛있지?

도어락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문을 넘어 중문을 열며 신발을 벗고 있으니 비적비적 제 방에서 걸어 나온 연해가 피곤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까딱였다. 오셨어요. 어, 너 그냥 좀 더 자는 게 어때, 완전 죽기 직전인데, 얼굴이.

“…… 그렇게 심각해요?”

“응. 살아있는 게 기적 같은 얼굴이다.”

“요새 잠을 못 잤더니…….”

거기다 과제 제출 기한 때문에 밤샘 작업까지 곁들이셨으니…… 좀비가 따로 없다. 작곡 과제가 한 방에 뚝딱 나오는 법은 좀처럼 없고, 종류가 어떤 것이든 창작자는 창작의 고통을 걷기 마련인데 심연해도 마무리 제출한 과제에 그 고통을 겪었으니― 원래도 스트레스 받으면 잠 잘 못 자는 애가 과제 때문에 남은 수면 시간까지 전부 깎아 먹어대는데 몸이 남아날 리가 있겠나.

“좀 더 자, 응? 형도 남은 레포트 마저 쓸게.”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자려고 노력 한 번 해볼게요.”

“배고파서 못 자려나? 라면이라도 끓여줄까? 아니면…… 간장계란밥이라도 해 줄까? 응?”

익숙한 눈빛이 주성온의 속을 뚫듯이 지나간다. 무슨 눈빛이냐…… 아무거나 해달라는 거다. 성온은 그 와중에도 배고픔은 인지하는 연해에게 두 손 들며 그를 소파에 앉혀놓고는 금방 차릴 수 있는 간장계란밥을 택하며 냉장고를 열어 방금 사 온 우유를 넣고, 계란 칸에 있는 계란을 두 알 꺼내 들었다. 네 알 남은 계란이 두 알로 줄어든 것을 보며 냉장고 문을 닫은 성온이 후라이팬을 꺼내 식용유를 두르고, 후라이팬이 달궈지는 걸 기다렸다 가스불을 중불로 내린 뒤 계란 두 알을 위에 깨트렸다. 그대로 잠깐 후라이팬 뚜껑을 덮어 놓고 큰 그릇에 밥을 퍼다 담고─놀랍게도 밥은 딱 지금 연해가 먹으면 저 한 명 먹을 정도의 양만 남아 있었다.─간장을 꺼내 두고서 계란을 확인했다. 알맞게 익은 것을 보며 휙 뒤집어 잠깐 더 익힌 성온이 불을 끄고 밥 위에 계란 두 알의 계란후라이를 얹은 후 간장을 세 스푼 정도 빙 둘러 숟가락으로 계란을 부숴가며 섞어가기 시작했다. 간장이 모자라지는 않겠고― 참기름을 꺼내어 살짝 두르고 다시 잘 섞은 성온이 그릇을 그대로 들어다 연해 앞의 낮은 테이블 위로 올려 주었다. 먹고, 좀 앉아있다가 자.

“먹고 좀 앉아있으면 잠 깰 것 같은데요.”

“거기서 졸아도 되니까 그냥 앉아 있다가 자, 스트레스 때문에 위염 생겼으면 조심해야지.”

네에― 길게 늘려 대답하는 연해를 보며 작게 키득거린 성온이 간장과 참기름을 제자리에 채워 넣고는 후라이팬과 뒤집개를 싱크대에 잘 넣어두고 물로 몇 번 헹궈두었다. 연해가 밥을 다 먹고 나면 한꺼번에 씻을 요량이었다. 그러고는 언제인가 범단영─주성온의 몇 안 되는 친구이다.─이 생일 선물이라고 준 캡슐 커피 머신에다 캡슐 커피를 넣어 커피를 내리고, 냉동실에 채워둔 얼음 박스에서 얼음을 꺼내어 컵 안을 채웠다.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채워둔 뒤, 타이밍 맞게 전부 떨어진 커피액을 잔에 부어 아메리카노를 완성했다. 레포트를 써야 한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니니까. 그리고 냉동실에 얼려둔 식빵 두 개를 꺼내어 전자레인지에서 살짝 해동한 후, 토스터에 넣어 굽기 시작했다. 남은 복숭아 두 개도 마저 처리해야 하니 싱크대 앞에 서서 복숭아를 잘 씻어 껍질을 살살 칼로 벗겨내고 접시 위에 야무지게 썰어 올렸다. 토스터에서 튀어오르는 식빵 두 개를 복숭아 옆에 잘 올리고, 성온이 안방과 가장 거리가 먼 현관 바로 앞의 방 문을 열어둔 후에 커피가 든 컵과 접시를 들고 그 방 책상 위에 조심히 올려두었다.

“그것만 먹게요?”

“응? 괜찮아, 너 자고 일어나서 맛있는 거 먹으면 되지.”

“…… 그렇게 말하면 못 자겠는데요.”

“으하학! 아냐, 자도 돼. 진짜야. 너 자는 동안 배고프면 밥 남은 거랑 반찬 남은 거 해서 먹으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

알겠어요, 그럼……. 성온이 밥을 마저 씹어 삼키는 연해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티브이 소리도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거실 베란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눈을 돌렸다. 은은한 눈부심이 퍽 마음에 들었다.

“다 먹었어요.”

“좀 앉아 있어.”

그릇을 받아 든 성온이 연해의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이내 물소리와 식기의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집 안에 울려 퍼졌다.

두 사람은 소위 말하는 선후배 사이로, 인연을 치자면 중학교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인연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같은 선도부의 신입과 부장이라는 위치라 안 볼래야 안 볼 수가 없는 사이여서 그닥 친한 관계라 부를 수는 없는 애매한 사이였다면, 우연히 같은 아파트에 사는 걸 알게 된 학기 초 이후로는 종종 같이 하교를 하며 자연스럽게 관계가 좁혀진 사이. 음악을 한다는 공통점까지 가지고 있어서 더 거리가 금방 좁혀진 것도 있었을 것이다. 사이는 늘 좋았다. 싸운 적도 없었고, 가까이 하기 좀 어렵다는 평이 많은 주성온을 무장해제 시킨 유일한 사람이 심연해라는 이야기가 돌았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던 범단영 앞에서도 그런 식의 무장해제를 보인 적은 없었다는 후문도 있고.

아무튼 그래,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로 진학해 입학을 먼저한 성온이 현실의 벽을 깨닫고 실용음악과로 대학 진학을 틀었을 즈음 연해가 입학하고, 성온은 고등학교 3학년의 1년을 바쁘게 보내면서도 연해와 노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했다. 아무래도 그래, 고등학교 2학년 여름에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저를 키워주셨던 외가의 조부모님이 나란히 세상을 떠난 이후로 외로움이 파도처럼 넘실대다 저를 집어삼킬까 두려운 마음에 연해를 붙잡았는지도 모르지. 단영은 그 당시 애니메이션과 실기 준비로 바빴던 데다 다른 학교여서 붙잡기 쉽지 않았을 테니까, 그런 것도 이유가 됐겠지.

연해도 그걸 알았다. 선배가 저를 붙잡는 것이 단순히 저와 노는 게 즐거워서만은 아니라는 걸. 그래서 제 집 드나들듯 성온의 집을 드나들었다. 교복 하나가 늘 성온의 집 옷장에 걸려 있을 정도로. 제 몫의 칫솔이, 수저가, 컵이, 밥그릇이 그 집에 항상 놓여져 있을 정도로. 부모님이나 형은 별 신경쓰지 않았다. 성온이 얼마나 힘들지 걱정했으니까. 제 집 막내 아들이 그 아이에게 나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 그 집에서 자고 학교를 가는 게 일상이 되어도 별 신경쓰지 않았다. 아들 하나 더 생긴 셈 칠 정도로 신경쓰지 않아했다, 모두가. 성온은 그걸 감사히 여겼고.

그러나 알다시피 사람 일이라는 것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항상 곁에 연해가 있었던 것이, 그래서 거리감이 너무 좁혀진 것이 성온에게는 너무도 크게 다가온 것인지, 아니면 시작부터 어긋났는데 제가 몰랐던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졸업장을 받고 대학 입학 전의 겨울― 제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아니, 그때는 해가 지났으니 2학년이 될 심연해의 얼굴을 가만 보고 있다가 불쑥 찾아든 충동에 심장이 철렁 내려 앉은 것이 지금의 시작이었다. 출발선이 틀렸던 건지, 제가 중간에 노선을 틀어버린 것인지, 이제와서 그것은 알 수 없게 되었으나 그날의 충동만은 잊을 수가 없었다. 귀엽다는 생각이 든 걸 넘어서서, 순간에는…….

“연해―”

소파 등받이에 등을 푹 기댄 채로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연해를 가만 바라보던 성온이 그의 앞으로 다가가 다리를 굽히고 앉아 조느라 숙여진 연해의 얼굴을 보기 위해 머리를 내렸다. 하얀 얼굴, 그 위로 정갈하게 덮힌 흑발의 머리, 얇게 빠져 아래로 내려가는 눈썹과 감긴 눈 위로 드리워진 속눈썹, 왼쪽 눈과 광대 사이에 찍혀 있는 검은색의 점, 동그란 코 끝…… 아, 또―

다리를 펴고 일어선 성온이 연해의 다리 뒤로 제 팔을 받치고, 어깨를 감싸며 팔로 등을 받쳐 그 상태로 조심히 허리를 세워 일어났다. 세상 모르고 자는 얼굴에 작게 키득거리며 열려 있는 제 침실까지 걸음한 성온이 침대 위로 연해를 조심히 내려 눕힌 후, 이불을 잘 덮어주고는 문을 닫고 나왔다. 문에 뒷머리를 톡, 하고 댄 성온이 한숨을 삼키며 마른 세수를 했다. 관계 무너지기 싫어서 고백하는 선택지는 애당초 태워버렸으면서 왜 자꾸 욕심을 내고 그러냐, 성온아, 이 미친놈아, 제발 좀…… 욕심 안 내기로 했잖아. 그냥 뭐든 행복을 빌어주기로 했잖아. 자꾸 혼자 갈팡질팡 뭐하는 짓이야―

속이 쓰라리다. 애당초 버린 선택지, 이미 지워버린 글자 위로 고백하겠다는 글자가 자꾸만 둥둥 떠오를 때마다 그걸 택하고 싶어해서. 그러다 죽도 밥도 안 되면? 심연해를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을 들고서 무모한 도박을 하기에 주성온은 겁쟁이인데, 뭘 하고 싶어하는 건지. 모순되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른 채, 성온이 생각을 떨치려 애를 쓰며 걸음을 옮긴다. 집중할 다른 게 필요했다. 남은 레포트를 마무리하고 나면 잡생각이 조금은 사라지겠지, 기도하며 방 안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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