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빨간망토

컈지뿌름

트위터에서 유행하는 그거

더 안쓸지도 몰라서 백업

"어라...?"

숲의 어딘가에는 상처 입은 늑대 소년이 있었다.

푸름은 눈을 깜빡였다. 다친 것 같은 소년을 보다 순간 놀라서 바구니를 뒤적였다.

바구니에는 천 쪼가리는 없었고 혹시 몰라 두던 상처약은 있었다.

"미, 미안... 아플 것 같지만 조금만 참아줘..."

칙. 늑대 소년은 상처약의 따끔함에 움찔이더니 푸름을 쳐다보았고 문득 푸름은 뭐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제 치맛자락을 조금 뜯어 소년의 이마와 팔에 둘러주었다.

"저기... 나, 늑대인데..."

"괜찮아, 늑대가 다 나쁜 것도 아니고. 맞아! 너 이름이 뭐야? 여기서 한번도 본 적 없어서!"

"나...? 나는, 카지라고 해..."

"난 푸름이라고 해.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카지의 세계엔 한 소녀가 그렇게 크게 담겼다. 우연히 가던 길이었다고 말하는 소녀.

멍하니 그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예뻐서 동경하고 또 동경해서.

그와 동시에 카지는 이상한 마음을 하나 둘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늑대라 함은 친구랑 어울리기 어렵다. 푸름이 데리고 나가도 늑대라고 사람들이 무서워하니 그저 숲에 있다가 푸름이 오면 같이 놀 뿐.

그렇기에 카지는 이상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푸름의 유일한 관계가 자신이었으면 좋겠다는 추잡한 욕망.

그리고 같은 괴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욕망을 품었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 돼..."

혼잣말을 중얼였다. 푸름도 수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가, 수인이 이 세계에서 받는 취급은 제 누나에게 들었기에 멍하니 있었다.

낡은 방의 째깍이는 소리가 이윽고 수마가 카지를 덮쳤다.

"저기, 푸름아. 오늘은 내 생일이잖아..."

"응! 왜?"

"생일 선물로... 다른 것도 다 좋지만 오늘 우리집에서 자고 갈래?"

카지는 어렵사리 그걸 말했다. 푸름은 그걸 듣다가 미소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거절당하지 않았다. 카지는 제 안의 추잡한 미소를 꾹 숨기고는 기뻐서 푸름의 손을 꽉 잡았다.

이윽고 이런 저런 즐거운 대화를 하고, 푸름이 침대에 누웠다. 옆에 같이 누운 카지는 귀를 쫑긋이며 기분 좋은 푸름의 냄새에 취해 있었다.

"후엣취! 후아..."

"응...?"

"카지, 조금 나 추워..."

"그럼, 내 꼬리라도... 덮을래?"

카지는 두툼한 제 꼬리를 움직여 푸름을 꽉 안으며 꼬리로 덮어주었다.

카지의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날이었다.

푸름은 따뜻함에 금방 노곤노곤해지더니 그대로 잠들었고 카지는 그런 푸름을 계속 보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푸름아, 쭉... 여기서 살면 안돼?"

대답 없이 잠든 소녀에 늑대 소년은 귀를 젖혔다가 다시 쫑긋였다.

"푸름이가 쭉 나랑 살면 좋겠어..."

꼬리로 푸름을 덮어둔 채 좀 더 카지는 푸름을 제 몸으로 당겼다. 마치 누가 보면 연인과 같았다.

"푸름이도 괴물이 되면..."

그 생각을 했다 멈췄다. 안돼. 그렇게 생각하며 꾹 참던 욕망을 어떻게 할 지 몰랐다.

"푸름이가 부러워, 친구도 많고 늘 밝게 웃고... 그래서 푸름이의 유일한 친구 하고 싶어..."

동시에 마음 속 깊숙히 싹튼 감정을 어떻게 할 지 몰랐다.

"그럼, 푸름이가 내 반려가 되면... 되는 걸까..."

늑대는 소녀의 얼굴을 계속 보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이 스치곤 히죽, 기분 나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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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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