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편지.

- 동명이인에게.

慈悲 by 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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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봉투 위에 31세기의 전투의사 직을 맡고 있는 마녀, P. 라고 적혀있다. )


P에게.

네가 나와 계속 편지를 했던 그 P. 이길 빈다. 전 편지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었다. 좆같은 새끼야, 편지 하나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이 모양 이 꼴을 만드냐? 너 하나 덕분에 우리는 포탈을 두 개나 파게 생겼고, 상부한테 걸려서 그 개같은 순혈 천사들을 이번엔 내가 관리 해야하잖나, 씨발. 내가 그 일을 안 하려고 지금까지 노력한 게 얼만데, 네가 다 수포로 만들었다고.

하, 너한테는 정말 할 말이 많군. 만나면 화도 좀 낼거고, 성질도 존나 부릴거다. 개기면 반으로 찢을거다. 일단 그러려면 널 거기서 꺼내와야겠지. 카르빈 우리 마법사 카르빈이 나한테 땍땍 거리는 것도 들어줬다. 그러니까 네가… 네가 무사히 나올 때까지는 어떻게 참아볼테니, 그 거지같은 행성에서 열심히 살아봐라.

전 편지에 썼던 얘기도 요약해서 좀 써야겠지. 이 편지에 위치 추적기를 달았다. 다른 세계에서도 잘 작동하는 것 같으니, 네가 잘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우리가 포탈을 만들어서 그 쪽으로 갈거다. 마법사는 지금쯤 죽어라 만들고 있을테니 반드시. 반드시 간다. 견뎌라.

부디 무사하길 비네. 별 등신같은 후불 결제하는 것도 이제 슬슬 재밌어질 쯤 어디로 가버린거니.

ps. 편지 봉투 안에 있는 건 대마다. 중간 지역에서는 마약이 불법이지만, 알게 뭐람. 써도 된단다. 하루에 딱 한 장씩만 펴라. 딱 50장 보낸다.

WARN에서. A1.

( 편지 봉투 안에는 대마초 여러장과 압화된 붉은 꽃이 들어있다. ‘반드시 한장씩 피시오’ 라는 문구가 풀 사이에 끼어있다. )


( 편지 봉투 위에 86번째 P. 라고 적혀있다. )


P에게.

안녕, 너한테 가던 편지는 아니였지만, 내 편지를 읽었다니. 너한테도 답장을 쓰려고 해. 아홉살이구나, 고아원에 살고 있니? 친구들이랑 좋은 하루 보내길 빈다. 어린데도 책임감도 좋고, 받아쓰기도 잘 하는 구나. 장하다.

식물 옆에 보낸 돌들이 차갑고 뜨겁고 했을텐데 맨 손으로 오랫동안 들고 있으면 아야할거야. 파란색 돌은 물 근처에 놔두고, 붉은색 돌은 추울때 꼭 안고 있으면, 버티기 좋을거야. 그 꽃은 아플때 꽃잎을 따서 차로 우리면 몸이 금방 나아지는 꽃이야. 예쁘지? 단 맛이 나니까, 가끔 마셔봐.

나는 동화 속에서 몰래 나온 요정이니까, 다른 친구들한테는 이 편지 보여주면 안돼. 나 잡혀갈지도 몰라. P. 는 약속 잘 지킬거라고 믿어. 이 편지 잘 가지고 있으면, 나중에 꼭 데리러 갈게. 마법사 친구랑 잘 해볼테니까.

내 친구는 몇 번째 P인지는 잘 몰라. 공장제라… 나중에 공장에 대해서 잘 알려줄 수 있어? 궁금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도 궁금하고. 이 편지를 받으면 꼭 P에 대해서 알려줘. 뭐든 좋아. 나중에 데리러 갈 때 내가 P를 잘 알아봐야 하니까.

ps. 큰 수술이라니, 그건 많이 아플지도 몰라. 이 편지를 받을 때 쯤에는 수술이 끝났겠지만. 그래도 고생했어. 만나면 머리를 쓰다듬어 줄게. 편지 봉투 안에 들어있는 건 사탕이야. 친구들이랑 나눠 먹어. 그리고 다른 편지 봉투에 있는 풀은 절대, 절대로 만지면 안돼.

작은 요정, 아스티.

( 소포 안에는 노란 레몬 사탕과 붉은 복숭아 사탕이 한아름 들어있다. 그리고 하얀 종이에 그려진 그림이 한 장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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