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연가_#001

: 작은 의사, 시타라 엘모(1)

신이 만든 대륙 아실링.

 

아실링에 자리 잡은 인간들은 자신들을 창조한 신들을 나라의 수호신으로 받들며 자체적으로 교리를 만들어 검토하고, 유대를 형성해 나라를 발전시켜나갔다.

 

사람들의 개개인의 수호신이 아닌 각 나라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은 신들은 자신이 축복 내린 인간을 기준으로, 그 인간이 이끌어가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백성으로 여겨 나라에 도움이 되도록 자신들과 소통 가능한 인간, 대리인인 신관을 통해 문제가 생기면 성심성의껏 조언하고 해결해주었다.

 

그리고 천계와 마계의 전쟁 [별을 가린 전쟁] 이후, 생명과 대지의 신인 테라의 선택으로 테라를 수호신으로 모시던 나라 '노누스'는 자신들의 신인 테라의 결정에 수긍하고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는 신을 위해 슬퍼했다.

 

신실한 자들은 자신들의 신에게 걸림돌이 되는 자신의 존재에 스스로를 해하려 했지만, 생명의 신을 축복을 받은 나라의 백성이라 축복에 기반된 회복력을 통한 의료가 주로 발달한 터라 다친 자들은 죽지 못하였고 이후 신을 잃은 나라의 백성들은 다른 나라에 이주하여 나라가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인정하고 지켜보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신이 없어진 이후, 신이 스스로 사라진 탓인지 나라가 자리잡고 있던 터는 폐허가 되어 노누스는 잊히고 없는 나라가 되었으며, 테라는 열 명의 신들 중 ‘없는 신’이 되어 이름을 알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자들이 테라의 이름을 거론하려 해도 다른 사람에겐 전달 되지 않고 들리지 않는 말이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노누스의 이전 백성들은 이젠 이름이 들리지 않는 신에게 계속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기도를 올렸고, 이는 없어진 신을 기억하기로 한 특정한 사람들의 기도 문화로 정착되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신을 기억하기 위해 나뭇잎이 달린 넝쿨 모양의 그림을 팔찌처럼 손목 둘레에 새기는 문화가 생성되었고 노누스의 후손들은 그 그림을 새기는 걸 전통으로 삼아 이젠 배경을 기억하는 이가 없음에도 자신들의 아이에게 전달함으로 문화를 지켜갔다.

 

노누스의 백성들은 각 나라로 뿔뿔히 흩어지며 이주했는데, 그중에서도 예언과 균형의 신 테르사가 희생한 테라를 기리며 자신의 나라인 '에드윈'의 신관에게 말해 노누스의 백성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래서 에드윈의 곳곳에 노누스의 사람에 의한 시설들이 증가했고, 자연스레 에드윈은 의술이 발달한 나라로 기억되고, 의술의 접근성이 쉬워져 자진해서 의술을 배우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한다.

 

에드윈의 '바이트'라 불리는 마을은 높은 바위산과 초목이 나는 언덕이 위치한 낮은 산이 함께 있어 높은 산에서는 채광을, 낮은 산에는 가축을 기르기 좋아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마을이 형성되었었는데 그 마을에도 노누스의 백성이 자릴 잡게 되었고 후손과 의사가 있게 되었다.

과거 바이트는 산에서 나는 광물로 인해 국가에서 채광사업을 진행할 정도로 유명했지만 높은 산의 특성과 채광사업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가는 길이 험난해지고 주로 거래되었던 광물이 소모되어 나오지 않게 되자 더는 작업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어 사업을 중단하게 되었다.

 

나라의 사업이 중단되자, 뭐라도 건질만 한 건수를 찾던 도적들이 높은 산에 접근했지만 이미 채광으로 험난해진 지형이라 인명사고가 잦아져 도적들도 접근하지 않게 되었고, 그 후엔 바이트는 그저 낮은 산을 기반으로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다.

 

채광사업이 진행되던 동굴은 미관상 좋지도 않고, 거래를 위해 오가는 선량한 이들을 위해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다 하여, 바이트의 마을 사람들은 바위산 곳곳에 쉼터 형식으로 동굴을 가꿔 언제나 사람이 들릴 수 있는 휴식처를 만들었다.

 

노누스의 백성이 자리 잡은 에드윈의 마을과 살기 좋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테라의 ‘마지막’ 환생이 눈을 뜬 건 우연에 기반한 지극히 당연한 안배나 다름없었다.

 

테라가 스스로를 희생했음에도 사라지지 않고, 돌아오는 과정을 ‘환생’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숭고한 테라의 헌신을 신들이 잊지 않고 슬퍼했고, 테라 스스로도 자신이 신의 자리에서 떠나있더라도 아무것도 안하기는 싫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인간계를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달과 마법의 신 아일린과 테라의 동생인 죽음과 문화의 신 루에이리의 관할과 지도하에 테라가 인간으로서 살며 권능을 회복하기 위한 활동으로 환생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미 순환을 선택하고 있던 테르사의 의견과 신들이 지켜봐 오던 테르사의 경험이 반영됐다)

 

신이 아닌 인간으로 환생을 거치며, 테라의 환생체는 스스로가 신인지도 모르고 인간으로의 삶을 영위하다가 환생이 다시 반복되던 날, 테라가 떠나고 이그니가 콕 박히다 시피 돌보던 테라의 꽃밭에서 꽃이 자라기 시작했고, 이그니의 기다림도 끝이 났다.

 

몇백 년 동안 미동 없던 꽃밭에 꽃이 개화하자 이그니가 아일린과 루에이리, 그리고 신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바이트에서 의사의 신분을 가진 엘모 부부 사이에서 '시타라 엘모'가 태어났다.

 

꽃밭의 주인인 테라가 돌아온다는 걸 안 이그니는 기뻐했고 주신인 이그니의 주인의 잃어 개화하지 못하던 꽃밭을 가꾸던 의미 없는 행동을 지켜봐야 했던 다른 신들도 소식을 전달받고 기뻐했다.

 

그리고 이는 신들과 가장 가까운 나라 천계와 마계에 '공백으로 비어 있던 자리에 자리의 주인이 돌아오신다.'라는 소문이 돌게 되었고 천계는 또다시 수상한 움직임을, 마계는 자신들의 주신 아일린과 마찬가지로 모시던 신이 돌아온다는 말에 시타라의 생일은 시타라가 모르는 사이 마계의 기념일이 되어있었다.

 

 

-

 

 

"엄마! 저 친구들이랑 놀다가 올게요!"

"너무 멀리까지 나가진 말고, 점심 먹을 때는 돌아와야 한단다?"

 

문이 열리고 작은 소녀가 얼굴을 빼꼼 내밀어 누워있는 사람들을 돌보던 여자를 불러 외출 전 인사를 하고 복도를 지나 집을 나선다.

 

인사를 받은 소녀의 엄마는 환자를 돌보던 손을 멈추고 아이에게 웃어주며 아이의 일과를 응원한다. 소녀의 밝은 인사에 환자들도, 마을 병원의 일원들도 상냥하게 웃어주곤 다시 자신의 할 일을 하러 바삐 움직였다.

 

시타라는 마을 의사인 시올프 엘모와 테리 엘모의 사랑과 교육으로 어느 곳에나 있는 성격 좋은 아이로 성장해나갔고 남을 돕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어린 나이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다른 사람을 도우는걸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남을 돕고, 아이로서 사랑받고, 하나의 개체로 대접받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당연히 남에게도 받은 만큼 행동했고, 시타라는 이런 사랑 속에서 자라고 있었다.

 

"저기 애들아, 혹시 이만한 양 한 마리 못 봤니?"

 

울타리를 넘어 나뭇가지를 집은 아이를 지표 삼아 의미 없이 서로 달리기를 하고 있던 애들을 멈춰 세운 건, 마을 청년의 질문이었다.

 

아이들은 들려오는 말에 발을 멈추고 서로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서로 물어가며 질문의 대답으로 웅성거림을 이뤘지만, 공통된 의견으로는 ‘모른다’였다. 양의 행방을 모르는 아이들의 반응을 눈치챈 청년은 난처함을 표했다.

 

"어쩐다…새끼 양이 삼 일 전쯤 태어났는데 지금 보이지 않고 있거든. 양이 보이면 저 집으로 데려다줄 수 있겠니? 목에 빨간 리본을 두르고 있단다."

 

낮은 산의 풀들을 가축에게 먹일 심산으로 양을 풀어놨던 마을 청년은 주의깊게 돌봐야 하는 어린 양이 없어진 걸 알아채고 지나가던 마을 꼬마들에게 근처에서 놀다가 작은 양이 보이면 자신에게 데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네! 우리 누가 빨리 찾나 시합하자."

"좋아, 저쪽에 있을 거 같으니까 난 저기로 갈래."

"어, 내가 먼저 가려 했어!"

"먼저 가는 사람이 임자~!"

 

아이들은 보물찾기라도 하는 듯 청년에게 그러겠다 하고 앞다투어 찾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목적인 양이 보이지 않자 하나둘 포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러 마을 도서관으로 향했다.

 

자신이 할 일이라 생각한 시타라만 제외하고 말이다.

 

"시타라, 너는 안가?"

"나는 저기까지만 더 찾아보고 갈래!"

"너는 지치지도 않아? 우린 먼저 간다~"

 

시타라는 홀로 남아 양을 찾아 나서게 됐고 노력은 결코 사람을 배신하지 않았는지 마지막으로 가겠다던 장소에서 새끼 양을 발견해냈다.

 

찾았다는 기쁨에 자신의 주위를 깡총 거리며 뛰던 새끼 양을 자세를 낮추고 안아 쓰다듬다가 손등에 느껴지는 차가움에 급하게 비를 피하고자 언덕 끝, 바위산의 입구 근처의 동굴로 향했다.

 

바이트는 과거 채광사업으로 인해 동굴이 많았고, 산을 타고 다른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을 위해 휴식처로 가꿔놓아 산의 초입에도 위치 해있던 쉼터는 시타라가 비를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동굴에서 비를 피해 빗소리를 들으며 자는 양의 곁에서 부모님이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며 시타라는 쉼터의 온기를 유지하기 위해 배치해둔 횃불의 움직임을 보고 불빛의 반짝임에 상상을 더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마을의 도서관은 순식간에 아이들이 모여들어 떠들고 있었고 활발하고 행동이 크고 행동을 주체할 수 없는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앉혀놓고 도서관을 담당하는 사서는 아이들에게 들려줄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점심시간이 되어 집에 오라 하려던 시올프가 아이들은 도서관에 있다는 말에 시타라가 도서관에 있는지 확인차 도서관에 방문하였고 시타라의 부재를 알게 돼 마을 사람들은 빗속을 뚫고 시타라를 찾기 위해 비옷을 챙겨,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시타라!"

"시타라~ 어디 있니~?"

"시타라-"

 

깜빡- 깜빡- 금방 지나갈 소나기는 아니었는지 주변 사물에 생각을 더해가며 주변을 구경하던 시타라가 돌아다니다가 지쳤는지 불의 온기와 품 안의 새끼양의 체온에 졸기 시작했고, 이내 눈이 감기며 잠결에 본 횃불을 보며 든 생각은 '불이 나한테 말을 건다' 라는 생각이었다.

 

"안…녕……."

 

시타라는 졸린 눈을 비비며 불에게 인사했고, 불은 시타라의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요동치며 불꽃을 주변에 발산하며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타닥타닥- 주변에 불똥까지 튀기며 반짝이던 불은 순식간에 동굴 천장까지 불길이 닿을정도로 길어지더니 점차 ‘인간의 형태’를 띄우게 되었고, 자신에게 인사한 시타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 드디어 만나게 되었구나.』

불을 매개체로 통해 시타라를 보러온 이그니는 시타라와 비슷한 연배의 모습으로 횃불 아래로 내려와서는 다가가 인사한 뒤 어느새 불꽃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인식할 만한 손을 뻗어 시타라의 손을 맞잡았다.

 

손을 타고 전해지는 다정한 온기에 졸린 상태로 멍하니 눈을 깜빡거리던 시타라는 자신에게 인사한 불이 따뜻하다는 생각 뿐이었고, 이그니는 시타라의 앞에 앉아 물었다.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어?』

"어…."

 

시타라는 비몽사몽 하며 조금 머뭇거리다 느린 행동으로 손을 내밀었고 이그니는 평균 체온보다 높은 따뜻한 손가락으로 시타라의 손등 위에 무언가를 그려나갔다. 손등 위에 뭔가 지나가는 간질거리는 느낌 때문에 꺄르륵- 소리를 들으며 이그니는 그림을 그려나갔고 다 그린게 맘에 드는지, 시타라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웃어 보이고 후- 하고 손등에 입김을 불었다.

 

연기와 함께 그린 그림은 재가 날리듯 손등 표면에서 사라지자, 이그니는 시타라에게 말했다.

 

『다시 만나자, 그리고 이번에는 네가 꼭, 후회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타닥거리며 횃불이 불빛을 내는 소리와 함께 이그니는 시타라의 손을 잡아 기도하듯 자신의 이마에 맞댔고, 시타라는 눈앞의 사람이 불을 닮았다 생각하며 버티던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시타라가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는 어느새 시올프 등에 업혀져 마을로 향하고 있었다.

 

비는 그쳐 있었고, 시올프는 피곤해서 잠든 아이가 깰까 시타라 찾기를 도왔던 마을 사람들과 친구들, 그리고 테리와 소곤소곤 이야기하며 함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시타라는 아빠의 등에서 있었던 일을 꿈으로 치부하며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다시 잠을 청하면 안 됐던 거였는지, 허기졌을 배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점심을 챙기고 시타라는 벽에 붙어 서서는 시올프와 눈을 마주하며 서게 되었다.

 

"그렇게 멀리 가서 있으면 어떡하니."

"잘못했어요…."

"새끼 양이 어디에 있었길래 그 어두운 곳에 어린애가 혼자 있었어?"

"산 쪽에 내려오는 방향 알려주는 나무 간판 아래 근처에서 있었어요. 그러다가 비가 내리길래…."

"남을 도우려는 마음은 이해하겠는데…아니다, 피하기까지 비를 많이 맞았을 텐데 몸은 춥지 않니?"

 

뭔가를 더 말하려다가 아이의 몸 건강이 앞섰는지 벽에 기대서 눈치를 보고 있던 시타라를 안아주었다. 시타라는 조금 꼼질 거리다가 팔을 뻗어 아빠의 목을 감아서 안겼고 시올프는 시타라를 안아 들어 등을 토닥여주고 아직도 젖어있는 머리끝을 말리기 위해 수건을 가져와 불을 지펴서 그 앞에 시타라를 내려주며 머리에 얹어주며 말했다.

 

“비를 피하러 불이 있는 쉼터로 향했던 건 잘한 일이었단다. 하지만, 혼자서 거기까지 간 건

너무 멀어서 주변에 사람이 없었으니 위험했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아두렴. 비도 오는데 낙석사고라도 있었으면 어쩔뻔했어. 다음번엔 향한 방향을 알려주는 표시라도 하고 향하도록 하렴.”

“그래, 마을까지는 너무 멀고, 어른들을 부를 수도 없다면 표시를 하고 향하도록 하자. 그럼 엄마랑 아빠가 시타라를 꼭 찾으러 갈 테니까.”

 

덮을 담요를 가져다주면서 아이가 심심해하지 않도록 책을 들고온 테리는 둘이 염려했던 이유를 말해주었고 두 사람의 걱정을 이해한 시타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닥에 앉으며 책을 펼치고 시타라가 도서관에 들르지 않아 읽지 못했을 이야기를 천천히 시타라에게 들려주자 시타라는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에 편하게 잠이 들었다.

 

작은 소동이 있고 시타라의 곁에는 시타라의 이웃이자 친구인 아이들이 붙어 다니게 되었다.

 

아이들이 모여봤자 뭘 하려는 건지 싶은 생각도 있지만, 아이들이 많이 모이면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터라 그걸 노리고 붙어있게 한 부모들은 안심했고 시타라는 소동으로 혼나고, 혼났다고 친구들한테 놀림 받고 웃고 떠들며 일상생활 속으로 녹아들어 ‘꿈’은 일상 뒤편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

 

네다섯 해가 지나고 시타라가 12살이 되던 해, 태양과 불의 신 이그니와 죽음과 문화의 신 루에이리를 섬기는 제국 ‘게브하르트’와 사랑과 질투의 신 ‘아스트리트’를 섬기는 '울리세'의 전쟁의 조짐이 보인다는 소식이 마을을 들른 모험가와 수도로 향하던 군인에 의해 전해졌다.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이니 다른 나라는 자신의 백성을 챙기며 휘말리지 않도록 속히 나라로 복귀하라는 말만 하면 됐으나 게브하르트와 우호국이자 동맹국, 친구의 나라인 에드윈은 게브하르트의 요청으로 지원병을 보내게 되었다.

 

그 와중에 울리세가 게브하르트 황제의 서신을 무시하고 황제가 아끼던 신하를 죽이고 성문에 내걸어 제국에 전쟁을 선포했다는 소문이 들려오게 되었다. 명백한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이였다.

 

그러나 한 편으로 각 나라의 반응은 울리세가 대체 '왜 그런 일을?' 라는 의문을 가졌으나 어딘가에 있을 제국의 백성을 신경쓰며 생각을 입밖에 내지않고 전쟁이 빨리 지나가길 바랬다.

 

에드윈은 지원병을 소집하며 나라의 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제국에 부족하다 생각되는 의료 물품과 의사를 주로 전쟁터로 보내게 되었다고 공표했고, 시타라의 부모인 엘모 부부는 마을 의사로써 전쟁에 군인으로 소집된 마을 청년들과 함께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

 

시타라는 부모님과 헤어지며 부모님의 제자인 의사 선배들과 마을의 의사 일을 배워 유지를 이어서 하겠다며 약속했고 시타라는 보고 들은 지식을 바탕으로 마을의 의사로 성장해나갔다.

 

 

-

 

 

몇 년 후-

 

"시타라! 흐-억, 헉- 환자야!“

 

문을 아예 부실 듯이 달려온 마을 병원 식구들의 등장에 시타라가 분류하던 작업도 내팽개치고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

 

"환자요?! 얼마나 크게 다친 환자이길래 이렇게 급하게 달려오세요?"

"지반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떨어진 잔해에 사람이 돌과 함께 쓸렸대!"

"다행히 근처에 사람들도 있었고 사고 위치도 빨리 파악돼서 지금 실려서 오고 있어."

"기본 처치에 필요한 물품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어요. 다른 준비 할건요?"

 

시타라의 물음에 숨을 몰아쉬던 이와 시타라에게 소식을 전한 이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기어서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마음의 준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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