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 존댓말
존댓말 쓰는 우부 보고 싶다
사회생활하는 성인 둘. 주말에 친구가 만나자 해서 나왔는데 있는 모르는 사람. 웆 친구 a랑 부 친구 b는 아는 사이. 웆은 부랑 b 모르고 부는 웆이랑 a 모름. 말로는 친구 소개시켜주고 싶다 하지만 행동이 영 수상해.
점심 먹으려고 만난 거라... 따지며 시간 끌기에는 여기 모두가 배고파. 통성명만 하고 밥 먹으러 가자. 메뉴는 라멘... 그냥 생각났어. 둘이 어색해서 접시에 시선 고정하고 먹기만 함. 부가 말 꺼내면 웆은 긴장해서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a랑 b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둘이 속닥거림. 중간중간 보이는 저 미소가 불길하기 짝이 없음.
a랑 b 카페 들어가면서 슬슬 뒤로 빠지더니 웆이랑 부가 먼저 주문하라고 함. 둘이 주문하고 각자 계산까지 마치니까 둘이 잘 만나보라고(?) a랑 b 도망침. 웆 물음표 달고 카페 입구 바라보는 동안 부는 b한테 전화 걸고 있음. 따지듯 물어보니 저번에 외롭다고 한 게 생각나서 소개해주려고 그랬대. 솔직히 말하면 둘 다 안 나올 것 같아서 이런 짓을 벌인 거래. 어이 x...
통화하는 사이에 주문한 음료가 나와버렸고...다회용 컵이라 들고 나갈 수도 없음. 이제 와서 테이크아웃으로 바꾸기도 좀 그래서 먹고 가기로 함. 2인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아서 아직도 어색하지만... 대화는 이어가는 우부. 긴장이 좀 풀린 건지 웆 대답도 길어짐. 여차저차 나이 번호 공유까지 다 하고 헤어짐.
그 뒤로 종종 만남. 이유는 딱히 없고 만나면 밥 먹고 산책 좀 하다 집 감. 가다가 마침 개봉한 영화가 보고 싶은 거였으면 보고 가고 싶었던 장소가 있으면 약속 장소 거기로 함. 여러 번 만나는 동안 호칭은 ~씨에서 슩갅/형으로 바뀌었지만 존댓말은 쓰는 게 보고 싶어요... 시간 지나면 반말 섞어 쓰지만 존댓말 비율이 더 많음.
나중에 ab 만나면 너희 아직도 존댓말 쓰냐는 질문 받겠지. 웆 쓰다 보니 편해서 그렇다 답하고 부도 이게 익숙하다 함. 이후로 말할 때 괜히 의식 돼서 존댓말 비중 더 늘어나고... 뚝딱거리는 와중에도 계속 만나라. 그러다 마음 자각하고 고백해. 누가 하지 웆이 해라. 주말 저녁 약속 잡고 한 4시부터 만나서 돌아다녀. 분위기 괜찮은 카페 발견해서 쉬어 가기로 함. 컵에 얼음만 달그락거리고 있을 때 고백해라.
... 승관아.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응? 갑자기? 뭔데요?
나랑 이렇게 만나는 거 괜찮아요?
네! 재미있어요. 주말에 매일 혼자 심심했는데 형 만나서 좋아요.
그럼 나 어때요?
당연히 좋아하죠.
그런거 말고. 연인으로 어때요?
... 이거 고백이에요?
... 네. 좋아해요, 승관씨.
호칭 왜 돌아갔어요.
부끄러워서... 모르는 척 해줘요.
알겠어요.
대답 안 해줄 거에요?
으음... 얼굴 가린 손 내리면 해줄게요.
손 내리면 나오는 방토 얼굴... 부 웆 양손 꼭 잡고 웃어주라...
좋아해요. 연인으로.
부도 얼굴 붉어지고... 이 상대로 몇 분 있다가 저녁 먹으러 감. 맛있게 밥 먹고 각자 집 돌아가. 디데이도 설정해 두고 전보다 톡이랑 전화하는 시간이 길어짐. 이렇게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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