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페스

[우부] 남친 갔어 와도 돼

작곡가 × 일반인

머위 기록장 by 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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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작업실에서 놀다가 부 친구랑 저녁 약속 있다고 나감. 훈은 한 5분 있다 부한테 톡 보냄.


🍚

- 남친 갔어 와도 돼


부 보고 잠깐 고민했을 듯. 이게 실수인지 의도한 건지... 부 당연히 이거 알고 있음. 근데 훈 직업이 작곡가라서 오늘 같이 작업할 사람한테 보낼 거 잘못 보냈나 싶은 거. 자기는 이게 유행(?)이라 자주 보긴 했는데... 고민하는 이유는 그거지.

1. 훈이 과연 이걸 알고 있을까

2. 안다고 해도 이걸 실제로 한다고...?

부는 훈이 실수한 걸로 결론 내리고 친구 만나러 감. 훈이 가끔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이런 장난을 친 적이 없거든. 우연히 유행이랑 실수랑 타이밍이 겹쳤나 생각함. 훈한테 잘못 보냈다고 톡할까 하나가 훈 일하고 있을 것 같아서 안 보냄.

한편 훈... 보내고 폰만 쳐다보고 있음. 화면은 꺼뒀지만 뭐라도 뜨면 바로 확인하려구. 근데 30분이 넘어가도록 잠잠해. 이쯤이면 분명 읽었을 텐데. 톡방 확인해보면 당연히 1 사라져있음. 읽었는데 왜 답이 없지. 혹시 누르고 읽지는 않았나. 전화해볼까. 하고 엄지 물고 있음 놀러 온 친구(=며칠 전에 훈한테 알려주고 해보라고 부추긴 사람)가 기다려 보라고 함. 가는 중이라 그럴 수도 있다고. 그치만 불안한 훈. 괜히 했나 후회돼서 친구 째려봄. 눈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욕을 쏟아붓고 있음.

그리고 또 30분 정도 지남. 훈 계속 폰 신경 쓰면서 친구한테 입으로 욕함. 친구는 계속 괜찮을 거라고만 함. 그때 폰 화면 밝아지면서 알림 옴. 부가 톡 보냄. 훈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톡 확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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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친구가 갑자기 술 마시자고 해서 ㅠㅠ -

××포차 거기 왔어 -

형 일하느라 바쁘니까 -

진짜 쪼금만 마시고 들어갈게 -

파이팅!!! -

🍊

(사진) -


사진 속 부 얼굴에 의심이나 불안이나 분노 같은 건 하나도 안 보이고 평소랑 똑같아서 훈 안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심란할 듯. 친구가 부추길 때 질투 유발 어쩌구 하면서 꼬셨단 말야. 이런 거 했다가 역효과 나고 싸울 거라고 생각하는 훈은 굳이 왜 하나 싶었음. 근데 부가 질투하는 모습 보고 싶긴 한 거야. 지금까지 봐왔던 부 모습에 질투라는 감정은 없었거든. 아 자기 동생(강아지)이 자기 말고 딴 사람한테만 간다고 질투하는 그런 거 말고. 결국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해본 건데 부가 생각보다 더 아무렇지 않아 해서. 훈을 믿는다는 뜻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 들어. 부는 그냥 실수라고 생각하고 넘긴 모양이라 훈 딱히 언급 안 하기로 하고 답장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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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괜찮으니까 집 가기 전에 전화 줘

- 데리러 갈게


훈 한숨 푹 쉬고 친구는 훈 눈치보다 멋쩍게 웃음.

"야 승관이가 널 많이 믿나보다. 아하하... 하..."

"아... 괜히 했어..."

"그... 밥이나 시켜 먹자. 배고프지 않냐?"

"... 그래. 밥이나 먹자. 니가 사라."

대충 짜장면(와 먹고 싶다) 시켜 먹고 친구랑 얘기하다 부 전화 와서 친구 보내고 데리러 감. 좀 마시긴 했는지 알딸딸해 보이는 부... 훈한테 착 안겨서 집으로 돌아감. 가는 동안 계속되는 부의 자잘한 스킨쉽 때문에 훈 귀 분홍색으로 물든 건 안 비밀. 부 스킨쉽에 마음 가라앉아서 그런 일 한 자기가 좀 미워진 건 비밀. 부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건 안 비밀. 다음날 작업실 안 나가고 부 옆에 붙어있자고 생각하는 훈.

나중에 사건의 전말을 부가 알게 된다면..? 훈 엄청 귀여워 할 듯. 훈 가능하면 오래 숨기고 있다가 그땐 그랬지 할 수 있는 순간에 툭 말하고 끝내려 했는데 어디서 알아 온 건지 자기 귀여워하는 부에 당황해서 굳어있음. 부는 그 모습도 귀여워 할 것 같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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