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끼고 ㅅㅅ
밤에 일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아침에 잠을 자게 된다.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아침에 자는 것이 쉽지 않다. 몸의 사이클이 바뀌는 것도 바뀌는 거지만, 문제는 아침해다.
당연히 아침이니까 해가 뜨고, 날이 밝다.
밝은 날에 잠을 자려니 창문을 향해 들어오는 햇볕이 너무나 뜨겁다 못해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래서 최대한 찾은 방법은 커튼과 안대였다.
커튼을 이중으로 달아 빛을 최대한 차단하고, 안대를 쓰면 나름 편안하게 잘 수 있었다.
물론 너무 피곤하면 빛이고 뭐고 그냥 기절하듯 잤다. 그 외적으로 아침에 퇴근하고 나면 꼭 아코락과 섹스로 지쳐 잠든다. 이게 자는 게 맞는지 기절하는 건지.
어쨌거나 안대를 애용하고 있었다.
오늘은 조기 퇴근을 했다. 아코락이 잠에서 깨기 전에 집에 도착했고 큰소리 나지 않도록 조용히 씻고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커튼을 치고, 안대를 착용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금방 수마에 빠질 수 있었다.
잠든 지 얼마나 지났을까? 분명 더 자야 할 것 같은데 무언가 기어가는 듯한 감각과 함께 깼다.
파렴치하게 더듬는 손길, 덮어놓고 봐도 아코락이었다. 서늘한 거 보니까 옷이 벗겨져 있었다.
“아, 잠 좀.”
자자고 말하며 안대를 벗으려는 순간이었다. 몸을 더듬던 손이 사라졌다. 그리고 뜨거운 손이 얼굴로 올라왔다.
텁, 안대를 누르는 손이.
“야! 이거, 놔!”
너무 강했다. 안대를 벗지 못하고 오히려 살짝 눈이 눌려서 핑 돌았다.
“장난하지 말고.”
그러나, 안대를 누르는 손은 그대로였고 아무런 말은 들리지 않았다.
손길은 확실히 아코락이 맞았다. 그동안 그렇게 붙어먹었는데 이 손길을 모를 수 없었다.
분명 아코락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앞이 보이지 않으니 덜컥 겁이 났다.
“진짜. 장난...재미없어.”
여전히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갑자기 뾰족하게 세워진 손가락이 배꼽 아래를 훑었다.
흠칫, 놀라 몸을 떨었다.
한두 번 만져진 곳은 아니었는데 평소보다 더욱 예민해진 것 같았다.
살짝 훑은 후 손이 떼졌다.
잠시간 정적이 흘렀다. 들리는 거라고는 두 사람의 숨소리뿐, 말은 나오지 않았다.
어디를 어떻게 만져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갑자기 한쪽 유두를 붙잡혔다.
“아윽!”
강하게 잡힌 유두를 잡아 비트는 순간, 평소보다 몇 배는 강한 짜릿한 쾌감이 찌르르 올라왔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 어디를 어떻게 만질지 몰라 몸이 한껏 예민해져 손길이 닿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감각으로 온몸을 뒤틀렸다.
“제발, 으흐읏!”
갑자기 한쪽 유두를 씹은 감촉에 놀라 신음하며, 성기가 바짝 독오른 뱀처럼 올라서더니 바로 사정하고 늘어졌다.
고작, 유두를 물린 것만으로 사정할 줄 자기 자신도 몰랐던 터라 수치심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다른 것도 아니고 수치심에 울 것 같았다.
여전히 한쪽 가슴은 입에 물려 빨렸고, 한 손은 안대를 누르고 있으니 반대편 손은 자유로운 상태였다.
여전히, 숨소리 이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아코락의 손이 이제는 어디로 올지 몰라서.
메르는 한껏 예민해진 몸으로 그저 앓는 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
그 순간, 손은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히익!!”
갑자기 고환이 붙들렸다. 손안에 가득 잡힌 고환을 데굴데굴 굴리는 움직임에 속절없이 흘러나오는 신음이 진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였고, 이렇게 굴리는 것도 평소라면 잘 하지 않는 행위였다.
손에 잡힌 고환은 말랑말랑하게 풀어지다가 강하게 쥐고 굴리면 표피가 단단해지며 잔뜩 주름지게 변했다.
조금은 통증이 느껴지도록 아프게 굴리다가 한순간 다정하게 만져졌다. 그러다 한순간 다시 꽉 쥐면 메르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옆으로 꺾고, 얼굴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얼굴은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하아, 하아...”
호흡이 거칠었다. 다시 아래가 시원해졌다. 쭈욱, 빨고 있던 가슴도 자유로워졌다.
오싹, 소름이 끼쳤다.
입과 손에 움직임이 없었다. 아니, 움직일 수도 있겠지만 몸에 닿는 감각이 없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져질지 몰라서 두렵기도 하고, 만져지지 않는 상태인데 불구하고 다시 발기한 아래가 꺼떡이고 선액을 질질 흘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질질 쏟아진 선액은 그대로 흘러내려 구멍을 적셨다.
메르가 숨을 내쉴 때마다 구멍이 꾸물꾸물 벌어졌다 오므라지기를 반복했다. 구멍이 벌어지면 안쪽의 붉은 점막이 적나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이거, 일단 안대만 좀...아!”
아무런 예고 없이, 두툼하고 긴 것이 아래를 뚫고 들어섰다.
“우윽.”
구역질이 올라왔다. 온몸에 솜털이 다 일어날 것처럼 떨렸다.
깊은 곳까지 빠르게 들어서 전립선을 강하게 누르자, 아래가 벌어지는 느낌에 허리를 잘게 떨었다.
하, 흡, 갑자기 축축한 것이 목에 닿았다.
아코락이 게걸스레 목덜미를 핥고 얕게 허리를 차올렸다. 단단한 것이 안을 들락날락하며 묵직하게 긁고 나갈 때마다 절로 허리가 흔들리고, 엉덩이가 흔들렸다.
스스로 알고 있다. 힘들어하면서도 아코락의 허리 짓에 맞춰서 제 몸을 흔드는 것을.
“하, 으응, 응.”
들썩들썩, 몸이 움직였다. 타이밍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면 기분 좋은 쾌락 지점이 강하게 긁혀 기분 좋은 교성이 자연스레 흘렀다.
오감 중 시각이 차단 되었다고, 나머지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예민해졌다.
삽입되어 질척거리는 소리가 증폭되어서 들리고, 아코락의 살냄새가 강하게 느껴지며, 섹스 중 겹치는 입맞춤에 달콤함과 맞닿는 살결에 등줄기가 짜릿하게 올라왔다.
거친 듯싶다가도, 몸을 만지는 손길이나 입술은 다정하기 그지없어서, 대답 없는 줄 알면서도 자꾸 말하게 된다.
“하, 읏, 거, 기. 으응, 아 깊어, 아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지만, 좋다는 곳을 더욱 찔러주며 입을 연신 찾아왔다.
메르는, 다른 것보다 부드럽게 키스하는 걸 좋아했기에.
“후웁, 흐, 흡, 으응.”
혀를 교차하고, 타액이 번들거릴 정도로 마주하며 아코락의 허리 짓은 점점 더 격해졌다.
몸이 부서질 것처럼 흔들렸다.
그런데도, 가늘게 시작된 쾌락이 점점 굵어지고 강해져서 절절한 신음을 흘리다가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들어 아코락의 허리를 감쌌다.
쿵, 강하게 찧는가 싶더니 그대로 몸을 멈추고 부르르 떨었다.
헉헉, 절절한 숨소리를 들으며 배 안이 뜨거워졌다.
매일 섹스하는데, 왜 매번 많은 정액이 쏟아질까.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도 가득 찬 배에 손을 올려 슬슬 쓰다듬었다.
“또, 가득 찼잖아.”
볼멘소리였다.
이전보다는 날카롭지 않은.
여전히,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온 건, 뜨겁고 다정하며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
절정에 다다라 떨리는 몸을 어찌하기도 전에 메르의 몸은 뒤집혀 있었다.
침대에 납작 엎드린 상태에서, 묵직한 무게를 느끼며 헐떡이고 있었다.
여전히, 안대는 풀지 못하도록 얼굴을 팔로 감싸 안은 채, 몸으로 깔아뭉개며 벌어진 엉덩이 사이에 성기를 강하게 욱여넣었다.
이제는 안대를 벗는 걸 포기했다.
이게 무슨 플레이인지도 모르겠고, 눈만 가렸다 뿐이지 하는 행동 하나하나는 조심스럽고 다정해서 나쁘지 않았다.
철퍽, 깊게 박혀오는 두툼한 살덩이의 감각에 들끓는 소리를 내면서 뜨거운 숨을 토했다.
메르가 토한 숨은 그대로 얼굴을 감싼 아코락의 팔에 닿았다.
그래도, 섹스인데.
얼굴은 좀 보고 하면 좀 좋아.
“읏, 아으, 무, 무거워. 흐으...”
그 말에 몸이 조금 가벼워지는가 싶더니 철퍽, 다시 무게를 실어 깊은 곳이 긁혔다.
“흐아읏!!”
아코락은 일부러 예민한 부분에 머무르며 원을 그렸다. 빙글빙글 돌리며 원을 그리자 은은하게 올라오는 쾌락에 그, 그만! 하고 애원했다.
하지만 습한 안쪽에 자리 잡은 성기가, 흘러나온 액으로 질척이는 안에서 크게 원을 그리며 더 깊은 곳을 헤집었다.
“흐, 으, 그윽...아...!”
그러다 볼록 튀어나온 전립선 부분을 일부러 세게 회전하자 순식간에 내벽이 수축했다.
아코락의 몸짓은 쉬지 않았다. 메르가 몇 번이나 사정하고 침대 시트를 축축하게 적셨다.
이제는 더 나올 것도 없는 것 같아서, 흐느끼며 그만하라고 했지만 멈출 줄 몰랐다.
부족했다. 아무리 퍼부어도 부족했다. 물을 아무리 부어도 채워지지 않는 항아리가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았다.
허리 짓이 멈췄다. 안에 싸진 않은 것 같았고, 여전히 내벽에 위치한 성기는 단단했다.
아직 이게 끝은 아님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게 맞다는 듯, 아코락은 그대로 메르의 몸을 들어 올렸다.
순간 박혀있던 성기가 내벽을 강하게 긁으며 빠져나갔다.
“하으읏!!”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강한 쾌락에 신음했다. 성기가 빠져나간 자리는 그만큼 벌어져 있었고 시원한 듯 허전한 감각에 뻐끔뻐끔 쉬지 않고 움직였다.
그런 메르를 안아 올려 제 몸에 올렸다.
앉아 있는 아코락은 제 위에 메르를 올려 안으며 벌어진 구멍에 다시 성기를 욱여넣었다.
상대의 무게가 아닌 제 무게로 내려앉으니, 깊게 들어가 절로 꺽, 꺽, 숨넘어가는 소리가 터졌다.
메르의 달뜬 교성이 끊이지 않고, 먹먹하게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찧어 올리는 몸짓은 군더더기 없었고, 연달아 전립선을 찌르는 움직임에 온몸을 바르작 떨었다.
쏟아지는 쾌락이 끊이지 않아, 절정의 파도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미 몇 번을 갔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묽은 물이 풋풋, 터졌다. 그대로 안겨있는 아코락의 배를 적시고 시트로 흘러내렸다.
시트는 푹 젖어서 완전히 새 걸로 갈아야 할 것 같았다.
뜨거운 입김을 토하며, 짓이기듯 말을 뱉었다.
“이제 진짜, 그만, 못해...흐응.”
가느다랗게 떨리는 목소리가 꼴렸는지 찧어 올리던 성기가 부풀며 떨렸다.
배가 거북했다.
안 그래도 가득 채운 성기로 힘겨운데, 정액이 배를 잔뜩 부풀게 했다.
툭, 지친 메르의 머리가 떨어졌다. 아코락의 너른 어깨에 얼굴을 떨구고 묵은 숨을 토하며 작게 헐떡였다.
땀에 잔뜩 젖어 머리카락에 얼굴이 붙고 난리였다. 큰 손이 올라와 안대를 잡았다.
그제야, 밝은 빛이 보였다.
갑자기 들어온 빛에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서서히 시야를 되찾고 아코락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눈물로 얼룩진 눈으로 원망 한 바가지를 담은 시선이 강렬했다.
“뭔 짓이야 진짜.”
“그냥. 스릴과 재미를 주고 싶어서.”
“가지가지 한다. 놀고 있어. 진짜.”
그러면서도 땀으로 젖은 끈적거리는 손을 들어, 자신처럼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주고 수염이 있는 얼굴을 살살 쓰다듬었다.
“야, 그만.”
아직 안에 박혀있는 성기를 뭉근하게 돌리다가 메르의 날카로운 손이 가슴을 찰싹 쳤다.
아프다기보다 조금 따가운 정도였기에 아코락은 그저 사람 좋게 웃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 있자니, 그냥 좀, 눈 가지고 예민하게 하는 섹스도 좋았지만.
“역시.”
“응?”
아코락의 목에 손을 두르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 메르가 먼저 입을 맞췄다.
입술을 쪽, 쪽, 붙이더니 입을 열고 혀를 빼냈다. 덩달아 아코락도 혀를 빼내고, 허공에서 만난 두 개의 혀가 서로를 녹여 먹겠다는 듯 집요하게 문질렀다.
메르가 먼저 입을 맞추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마주하는 건 또 오랜만이라.
아코락 역시, 즐거이 맞이했다.
역시 다음의 뒷말은 듣지 못했지만, 혀를 비비고 키스하다 보니 그냥 까맣게 잊어버렸다.
두 번 사정한 성기가 잠시 늘어져 있다가 키스하며 힘이 들어섰고, 입을 맞추며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다.
어쩔 수 있나.
무언으로 허락의 시선을 보내며, 또, 잔잔하게 몸이 움직였다.
느긋하고 느린 움직임이었다.
‘얼굴 보고 하는 게 좋다고.’
차마 전달하지 못한 말은 삼키고, 아코락의 목을 더욱 세게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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