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의 집에서 산다는건
짝남의 남동생이 되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황당한 일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연코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짝사랑 해온 남자의 남동생이 되어 있으니까….
그것도 달리기 5분 이상 못할거 같은 저질 체력인 몸으로…
원래는 여름방학식날에 고백을 하려고 했다.
고백하고 차여도 방학 기간이 기니까 그 안에 잊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비롯되어서 결정을 내린거였다.
교장쌤의 길고 긴 훈화의 말씀을 듣고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난 뒤에야 방학식이 끝났다.
모두들 소란스럽게 집으로 가거나 친구들과 놀기위해 부산스럽게 움직이던 중 나는 김찬혁을 불렸다.
“왜 불러”
“있잖아, 그 할 말이 있어서”
“뭔데?”
입이 무겁게 닫혀서 자물쇠라도 걸렸나 입이 쉽사리 열리지 않는다. 얼른 고백해. 억지로 입을 열기위해 손을 꼼지락 하고 있으니 김찬혁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뭔데, 불렀으면 말해.”
“… 아니 그냥 방학 잘 보내라고”
“? 그래 너도 잘 보내”
바보 멍청이 해삼… 고백 하기로 맘 먹었으면서… 바보 아니야?
바보같다… 눈물을 머금고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고 있었다.
‘야 김찬혁! 너 왜이리 늦게 나와! 얼마나 기다렸는데“
“많이 기다렸어? 미안해 친구가 할 말 있다고 해서 얼른 가자.”
뒤를 돌아봤을때 나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4반의 이쁜이 고주은과 손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둘이 사귀는거야?
심장이 쿵 지하 끝까지 떨어졌다.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바보같이 애인 유무도 모르고 고백하려고 했던거야? 진짜… 그때 고백 했으면 쪽팔려 죽었을거야…
눈물이 나왔다. 바보같다. 주위는 다 웃고 있는데 나만 울고 있으니 나 혼자만 이방인이 된 거 같았다.
학교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 웃음꽃이 만개한 곳에서 더 있고싶지 않았다. 신발을 신고 힘껏 달렸다.
트럭이 오는지도 모르고 그렇게… 뛰었다.
쾅—————!
몸이 붕 뜬다. 이게 마지막인걸까? 이게…?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도 제대로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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