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도서관으로 가는 길 (3)
아델하이트 에이아르 - 모던 레노먼드 리딩 5카드 스프레드
모험을 좇는 학자
32살의 아델하이트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어, 안녕하세요? 학술지에 관해 물어보러 오신 거면 당장 시간을 내기엔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아 그건 아니라고요? 좀 부끄럽네, 학술지를 낸 후로 가끔 그에 관해 이야기 나누러 오는 사람들이 생겨서 오해했나 봐요. 무엇에 대한 학술지냐고요? 으음, 간단하게 말하자면 별은 그저 밤하늘에 반짝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실 다른 생물체가 살고 있을 수도 있는 다른 세계란 내용인데요. 방금 완전 헛소리 같다고 생각하셨죠? 한 부 드릴 테니 가져가서 읽어보시고 허황된 이야기인지는 그때 판단해주세요!
아무튼, 곧 나가봐야 해서 길게 대화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고고학자 모임에 초대를 받았거든요! 일반인에겐 출입금지인 유적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요. 공백의 300년에 관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공백의 300년도 다 지어낸 이야기 아니냐고요? 마음 같아선 지금 공백의 300년이 진짜 존재했다는 백 가지 증거를 설명해 드리고 싶지만 모임에 늦을 것 같아서.
자, 여기. 제 연구실 주소에요. 이쪽으로 편지 보내주시면 시간 될 때 답장 드릴게요!
핵심/전반적인 분위기 - 달 (MOON)
질문의 핵심 카드로 달이 나왔군요. 달은 내재된 감수성과 직관력, 또는 상상력을 의미하기도 하고, 자신의 재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직업적 명예와 성공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 카드를 보건대 아델하이트는 어렸을 적 꿈꿔오던 삶을 이루게 된 것 같군요. 별에 닿고 싶다는 감수성과 상상력, 그리고 자신의 호기심과 똑똑한 두뇌를 활용해 아델하이트는 별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습니다. 연구작이 하나둘 발표되며 상당한 명성을 얻기도 했지요. 비록 별에 물질적으로 닿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성공한 삶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델하이트도 분명 그리 생각할 겁니다.
과거의 상황 - 숙녀 (LADY) & 산 (MOUNTAIN)
과거를 암시하는 카드에 숙녀와 산이 나왔군요. 숙녀는 주요 여성 인물을 나타냄과 동시에 감수성, 우아함, 세심함 등 여성성의 전반적인 면을 뜻하고, 산은 쉽게 정복할 수 없는 한계점이나 장애물을 의미합니다. 주요 여성 인물이란 아델하이트 본인 이야기일 가능성이 유력하고, 아델하이트를 세상에서 고립해온 장애물은 수도 없이 많았죠. 어린 시절 접어야 했던 꿈부터, 신전에 들어가며 가족에게서 고립된 시간도 있었고, 세계 재창조 이후엔 기억의 부재로 인해 소중했던 사람들과 다시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었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델하이트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산 카드가 지니는 다른 해석을 보자면, 거대해 보이는 눈앞의 장애물도 산을 이루는 나무처럼 작은 문제들의 집합체라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차분히 생각하고 행동하면 난관을 넘어설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 아델하이트는 고민할지언정 행동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어요. 기억을 잃은 가족을 찾아가 자신이 누군지 소개할 수 있는 행동력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몇 있을까요? 생각 또는 감정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진 숙녀 카드가 말하는 바와 같이, 아델하이트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충실했기에 이처럼 곧은 심지를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아델하이트의 과거는 쉬운 길이었다고 할 수 없었지요. 가족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에도 학자의 길을 걷는 아델하이트에게 다른 장애물 또한 많았습니다. 세상이 더 살기 좋아졌다 해도 이곳저곳 외진 곳까지 탐험하며 지식을 추구하는 건 고된 여행이었으니까요 (종종 세오르데인이 호위 역으로 따라가 주긴 했지만요). 하지만 마냥 부정적으로 보기엔 핵심 카드인 달이 성공을 암시하고 있으니 고난을 거칠지라도 아델하이트는 꼭 성공할거라 기대를 걸어봅니다.
결과/미래 - 하트 (HEART) & 십자가 (CROSS)
질문의 결과와 미래를 암시하는 카드에 하트와 십자가가 나왔군요. 하트는 애착의 대상을 향한 이끌림을 상징하고 십자가는 견뎌야 하는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하트에서 얘기하는 애착의 대상은 꼭 사람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고, 일에 대한 애착 역시 해당합니다. 아델하이트의 경우엔 후자가 맞으리라 생각되는군요. 자신의 꿈에 대한 애착으로 어려운 길을 가기를 선택했으니까요. 그러나 하트의 보석에서 볼 수 있듯이 보석에 비치는 반짝이는 부분과 대비되는 어두운 부분 또한 있지요.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는 했지만 오랜 기간 꿈을 향해 달려오며 가끔 꿈이 미워질 정도로 힘든 시기 또한 있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그 고난과 역경을 오랜 시간에 기대어 견디고 결국 꿈을 이뤘으니 아델하이트에겐 해피엔딩이 아닐까 싶네요.
십자가는 종교적인 신념 또는 신앙을 의미할 수도 있죠. 아델하이트의 어린 시절 카드로도 나온 적이 있죠? 어떤 방식으로든 아델하이트는 신전과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길 수도 있겠네요. 사실 세계 재창조 이후 히스토리아 신관인 카렌이 아델하이트의 보호자 역을 맡았으니 좋든 싫든 신전과 인연이 생길 수밖에 없었지만요. 자신이 정한 길을 걷겠다고 다짐한 이후 아델하이트는 어렸을 적 신전에 가진 모순된 (고마움과 동시에 갑갑한 마음) 감정이 사그라들었을 것 같네요. 자신의 원하는 만큼 연구를 마치고 나면 다시 신전에 돌아와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할 만큼요.
실제로 카렌이 신관직에 있는 동안 그는 아델하이트의 활동을 아낌없이 지원했습니다. 아델하이트의 성공 뒤에는 카렌의 도움이 있었고, 미래에도 카렌은 아델하이트에게 큰 선물을 하게 될 테죠. 아델하이트의 어렸을 적 꿈 중에는 별이 반짝이는 도서관을 갖고 싶다는 꿈도 있었으니까요. 히스토리아 섬은 신전의 섬이기도 하지만 학자들이 많이 찾는 섬으로 오래된 고서를 많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델하이트가 미래에 히스토리아 섬에 자신의 꿈의 도서관을 세우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필연이었을 테죠.
Written 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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