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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도서관으로 가는 길 (2)

아델하이트 에이아르 - 모던 레노먼드 리딩 5카드 스프레드

새로운 세계로 딛는 걸음

22살의 아델하이트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전 잊어버린 게 너무 많아요. 물론 얻은 것도 많죠. 아직 기억나는 게 그리 많지는 않지만, 옛날의 세상은 살기 좋은 곳은 결코 아니었으니까요. 그래도 전 비교적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고 생각해요. 세상이 바뀌기 전에 희생된 사람도 많았고… 그러고 보니 제 가족은 어떤가요? 어머니는? 아버지는? 사실 어떤 분들이었는지 잘 생각나지는 않지만, 좋은 분들이셨겠죠. 살아계시죠? 다행이다. 어디 사는지 혹시 알아요?

아, 당연히 부모님이 저를 기억하실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건 알아요. 당장 찾아가겠다는 뜻으로 물어본 것도 아니었어요. 그럼 지금 무얼 하고 싶냐고요? 일단 공부부터 하고 싶어요. 꼭 학교를 얘기하는 건 아니고,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새로운 걸 배우고. 그리고, 높은 곳에 올라, 별을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네? 누구를 먼저 봐야 할 것 같다고요? 이름이 좀 긴데 다시 말해주시겠어요? …세오르데인 에이아르?

핵심/전반적인 분위기 - 별 (STARS)

질문의 핵심 카드로 별이 나왔군요. 별은 희망을 상징하고 길잡이의 역할을 하죠. 소원의 성취를 위해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끔 도와줍니다. 이 시기의 아델하이트는 새로운 출발을 위해 길잡이가 필요했고, 여러 인물을 통해 도움을 받으며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을 찾을 수 있었죠. 어렸던 아델하이트가 꿈꾸고 간절히 닿기를 원했던 별을 향하는 길을요.

과거의 상황 - 닻 (ANCHOR) & 황새 (STORK)

과거를 암시하는 카드에 닻과 황새가 나왔군요. 해석에 앞서 아델하이트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설명을 잠깐 하자면, 오랜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자 데이스(신적인 10명의 존재)는 세상을 리셋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땅을 살리고, 바다를 복구하고, 사람들의 기억을 싹 지운 채로 새로 시작하기로 한 거죠. 이 '세계 재창조'를 겪고 난 이후, 자신의 본래 가족과 강제로 흩어진 이들도 있었습니다. 아델하이트도 그 중 한 명이었죠. 신전과 연관된 이들은 영적인 힘이 강해 부러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날까 과거 인연이 깊었던 이들과 떼어놓은 거죠. 그러나 그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때로 강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이들이 드물게도 있었습니다. 아델하이트는 과연 얼마나 기억할 수 있었을까요?

이를 고려하여 닻과 황새를 해석하자면, 안정적인 정착에서 환경의 변화로의 이동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닻은 무겁고, 쉽게 변하지 않는 성질을 가져 보호받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세계 재창조 전 아델하이트가 머무르고 있던 신전이 딱 그 상징이죠. 그러나 유동적인 흐름을 원하는 시기에는 일정 기간 동안 인내를 요구한다는 의미를 가질 수도 있는데, 아델하이트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인내했습니다.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지만요.

그리고 황새는 기존에 있던 상황, 또는 환경의 변화를 뜻함을 동시에 이동하는 상황 자체를 의미합니다. 아델하이트를 비롯한 세상 사람 모두 강제로 새로운 세계로 이동하고 새롭게 꾸며진 기억이 심어졌죠. 아델하이트는 가족에 대한 기억, 세오르데인과 카렌에 대한 기억을 잃었지만 새롭게 자신의 꿈을 찾아 출발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전보다 살기 좋아진 세상에서요.

결과/미래 - 곰 (BEAR) & 채찍 (WHIP)

질문의 결과와 미래를 암시하는 카드에 곰과 채찍이 나왔군요. 곰은 지위가 높거나 권한을 가진 관리자급의 인물, 또는 물질적이나 감정적 후원자의 역할을 맡고, 채찍은 고통 속에서 결실을 얻어낼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아델하이트는 세계 재창조 후 천애고아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성인이고 교육받은 똑똑한 머리는 그대로라 이것저것 일거리를 찾는 데 문제는 없었지만요. 똑똑한 아델하이트는 추천을 받아 히스토리아 섬의 신전으로 오게 됩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 히스토리아의 신관이 된 카렌 키르헤였습니다.

아델하이트는 처음엔 카렌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카렌은 한눈에 아델하이트가 누군지 눈치챘습니다. 아무리 시간이 오래 흘렀어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이, 아델하이트는 그의 제자 중 유일하게 자신 가까이 신전으로 들어온 이였거든요. 신전 사람들이 본래 가족과 떨어졌을 확률이 높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에 아델하이트가 어떻게 되었을까 전전긍긍하던 중 반가운 만남이었습니다. 아델하이트 역시 카렌을 만나 과거의 기억이 흐릿하게 되살아났지만 영적인 능력이 강한 편은 아니었던지라 선명한 기억은 몇 없었습니다. 이에 카렌은 고민해야 했죠. 얼만큼 알려줄 것인가, 알려주는 것이 아델하이트에게 더 나은 일이 될까, 또는 독이 될까. 아델하이트가 기억을 전부 떠올린다 해도 아델하이트를 잊은 가족이 아델하이트를 떠올릴 거란 보장은 없었거든요. 어찌 되었든 카렌은 자신이 아델하이트의 보호자를 자처하고 우선은 입을 다물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아델하이트는 카렌과 달리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채찍을 들기로 선택했습니다. 자신과 과거의 인연이었던 사람들의 기억이 온전치 않아 상처를 입는다 해도, 그 길을 걸음으로 자신이 얻는 것 또한 있을 거란 확신을 했던 거죠. 자신의 어머니, 아버지, 사촌 오빠 세오르데인. 만남을 반복하는 과정이 아프다 할지라도 결실을 얻을 수 있으리라 카렌을 설득했고, 카렌은 아델하이트에게 져주며 세오르데인 에이아르가 사는 곳을 아델하이트에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아델하이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Written 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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