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글

별 도서관으로 가는 길 (4)

아델하이트 에이아르 - 모던 레노먼드 리딩 5카드 스프레드

별 도서관의 관장

72세의 아델하이트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요?

응? 꼬마 손님이 오셨군요. 이렇게 이른 시간에 도서관을 찾다니, 미래가 참 창창해 보이네요. 특별히 찾는 책이라도 있을까요? 없어도 괜찮아요, 때론 도서관에서 마음 편히 돌아다니다가 눈에 띄는 책 한 권 집어 드는 즐거움도 있으니까요. 꼬마 손님이 원한다면 같이 둘러봐 줄까요? 부담 갖지 않아도 돼요, 이 도서관의 내부를 안내하는 건 언제나 기쁜 일이니까요.

네, 꼬마 손님 아는 것이 많네요. 이 도서관은 제가 직접 디자인했답니다. 지었다고 하기엔 조금 어폐가 있겠네요. 건축 쪽으론 그다지 재능은 없거든요. 저기, 천장에 별 장식 보이나요? 기회가 되면 어두워지는 저녁 시간에 한 번 들러서 구경하고 가세요. 밤이 되면 빛이 나면서 진짜 별처럼 반짝반짝 빛이 나거든요. 어젯밤 찾아온 다른 꼬마 손님도 한참을 구경하다 갔지요.

그 꼬마 손님이요? 예상하지 못한 손님이었지만, 언젠가는 찾아오리라 예상해야 했던 손님이라고 할 수도 있죠.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고요? 하하, 그럼 그냥 비밀이라고 해둘까요? 저와 그 꼬마 숙녀님만의 비밀이요.

핵심/전반적인 분위기 - 산 (MOUNTAIN)

질문의 핵심 카드로 산이 나왔군요. 이제 익숙한 카드지요? 여태 꾸준히 등장했던 카드니까요. 다시 짧게 해석하자면 차단과 고립, 장애물 또는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의미하는 카드입니다. 아델하이트는 긴 시간을 살아오며 여러 굴곡을 겪었죠. 그리고 그 굴곡을 전부 견디고 넘어섰습니다. 작은 문제의 집합체를 상대하며 하나씩, 차분히 해결해서 별 도서관의 관장이라는 자리에까지 다다랐습니다. 산을 물질적인 의미로 해석하면 무겁고 부피가 큰 것을 상징할 수도 있는데, 아델하이트가 건설한 웅장한 별 도서관의 상징일 수도 있겠네요.

과거의 상황 - 태양 (SUN) & 쥐 (MICE)

과거를 암시하는 카드에 태양과 쥐가 나왔군요. 태양은 통상적으로 밝고 따듯한 활기를 의미하며, 쥐는 손실, 또는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정반대 성향의 카드지만 태양 다음에 쥐가 나왔으니 아델하이트의 활기를 인지하지 못한 어떤 문제가 갉아먹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젊은 시절의 아델하이트는 확실히 태양답게 밝고 활기찼습니다. 태양은 주변을 명료히 밝혀주는 뜻도 있고, 아델하이트는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동료들에게 떠오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연구하고 밝혀내는 역할도 충분히 했을 테지요.

그러나 태양 카드의 명료함은 좋든 싫든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부정적인 면모 또한 부각시켜 줍니다. 아델하이트의 별에 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를 지탄하는 사람도 없잖아 있었지요. 아이러니하게도 아델하이트를 가장 적대했던 이들은 신전 출신의 몇 신도와 학자였습니다. 별은 본래 죽음의 데이스인 모르테의 영역이니, 한낱 인간인 아델하이트가 그 신비한 힘에 대해 파고드는 것을 언짢아했던 거죠. 더 극단적인 성향의 이들은 아델하이트의 연구를 은근슬쩍 방해하고 학술지의 출판에 압박을 넣었습니다. 아델하이트는 여전히 유명한 학자였습니다만, 이들의 방해 공작이 없었다면 더욱 널리 이름을 알렸을 수도 있겠네요.

아델하이트는 생각보다 일찍 학자의 삶을 접었습니다. 물론 자신이 충분히 만족할만큼 걸었던 길이긴 하지요. 많은 사람이 아델하이트는 끝까지 학자로 연구하며 살다가 죽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델하이트는 50대에 들어서 히스토리아 섬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지막 남은 꿈인, 자신의 기억하는 별 도서관을 직접 짓기 위해서요.

결과/미래 - 달 (MOON) & 집 (HOUSE)

질문의 결과와 미래를 암시하는 카드에 달과 집이 나왔군요. 둘 다 과거 아델하이트의 카드에 한 번씩 등장했었죠. 달은 감수성과 상상력, 직업적 명예와 성공을 의미하며, 집은 안락하고 안전한 공간이자 가정과 가족을 의미합니다. 아델하이트, 수많은 역경을 거쳐 마지막에는 성공과 자신이 있을 자리를 마련한 것 같군요! 학자로서도 성공했지만, 도서관 관장으로도 자신의 재능을 살리고 나름 적성에 맞는 일을 찾은 것 같네요. 책은 본래부터 좋아했고, 타인에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추천하는 일도 좋아할 테니까요.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한 별 천장을 볼 때마다 매우 뿌듯해하기도 할 것이고요.

10년 이상을 걸쳐 건설한 별 도서관은 이제 아델하이트에겐 집이나 마찬가지이죠. 어렸을 적, 비밀 도서관을 방문했던 추억을 되살려 그와 아주 흡사하게 지었답니다. 온 세상을 둘러봐도 자신이 보았던 별 도서관을 찾을 수 없어 결국 자신이 직접 디자인해서 건축을 의뢰했다고 하죠. 카렌과 세오르데인은 물론이고 많은 학자와 학자 지망생이 찾는 따스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인생이라는 커다란 바퀴를 돌아, 아델하이트는 꿈을 이루고 자신이 진정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돌아온 것이라 볼 수 있겠네요.

매년 돌아오는 별 도서관 개장기념일엔 늦게까지 도서관 문을 열고 빛나는 별 천장 아래에서 손님을 맞이한다고 해요. 히스토리아, 역사와 신화의 섬은 그 자체로 신비롭지만, 그 별 도서관의 밤은 그만의 마법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죠. 아델하이트는 그 마법 같은 시간을 좋아해 폐장 시간 이후에도 종종 어두운 도서관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옛날 찾아갔던 그 도서관, 친절했던 사서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 품고 말이죠. 그리고 그런 아델하이트에게, 어느 날 밤, 기적같이 작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델하이트 에이아르라고 해요.”


Written 21-03-20

카테고리
#기타
페어
#Non-CP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