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못죽 2차 창작

[데못죽/청려문대/엋문]다른 세계의 연인 썰

짧은 썰

로티 by 르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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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듬기만 했습니다.

썰 초안 :

애인인 청려와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던 박문대.

(엋 : 후배님, 콩이 보러 안 올래요?^^

문 : 간다)

어느날 갑자기 다른 세계에 뚝 하고 떨어짐.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에 멍하니 서있게 됨. 시스템 때문에 빙의, 회귀는 겪어 봤지만 이세계 전이는 또 처음이었음. 보아하니 세계는 종말 직전이었음. 자신이 소환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원래 있던 세계에는 멤버들도, 큰달도, 그리고 가끔 신경을 긁는 애인 녀석도 있으니 얼른 돌아가야겠다 싶었음.

정확한 사태 파악은 안 되지만 고층빌딩이 즐비했을 도시가 폐허가 될 정도로 위험한 세계니 몸을 지킬 것 하나 정도는 있어야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다 쇠파이프를 발견하고 주워 듦.

등 뒤에서 짐승이 그르르 우는 소리가 나자 황급히 몸을 틀어 뒤를 보니 베이스는 들개인 것 같은데 이빨이 길어 튀어나왔고, 털도 단단해 보였으며, 눈빛도 짐승들과는 다른 흉흉한 무언가가 있었음. 쇠파이프로 달려드는 생물을 간신히 막았는데 힘이 쎄서 이대로는 죽겠다 싶을 때에 들개(로 추정되는 무언가)가 쓰러짐.

그 뒤로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음. 그 남자를 본 박문대는 굳을 수밖에 없었음. 연인인 청려의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상대방도 놀란 표정이었는데, 그게 박문대를 알고 있어서인지 폐허에서 사람을 발견해서인지 알 수 없었음.

그래서 일단 감사 인사를 하는데 남자가 묘한 표정을 지었음.

“저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걸 보니 제가 아는 문대 씨가 아닌 건 분명하네요.”

박문대는 선택지를 잘못 선택했구나 싶었음. 여기서도 아는 사이였나. 기억상실이라도 흉내 내야 하나? 다른 사람인 척 해야 하나?

“…나를 알아?”

“흐음, 기억 상실이라도 흉내 낼 거라면 실패했어요. 애석하게도 문대 씨는 제 눈 앞에서 죽었거든요.”

차라리 다른 사람인 척 할 걸.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하면 믿을 거냐?”

“회귀를 몇 번 겪어 본 적 있어서 그 정도는 믿을 수 있죠.”

어깨를 으쓱하며 미묘하게 비틀린 웃음으로 대답하는 모습에 박문대는 눈을 질끈 감았음. 하필 여기 신재현(추정)도 회귀자였음. 리셋 증후군이었던 청려도 이제 겨우 괜찮아지고 있었는데, 회귀를 경험하고 눈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면 이 녀석은 얼마나 정신이 무너져 있을지 감도 안 잡혔음.

“뭐, 지금은 못 하지만요.”

되었다면 진작 회귀했을 거라 말하는 재현의 얼굴에는 이내 미미한 희열이 깃들었음. 저 웃음은 또 무슨 의미일지…. 재현이 문대에게 손을 내밀었음.

“갈 곳이 없다면 저랑 같이 가요.”

원래 세계에서 방황하고 있을, 개복치 마냥 멘탈이 약한 연인의 얼굴과 같아 자신도 모르게 손을 잡았음. 평행세계의 동일 인물일 테지만, 공유해 온 시간은 달라 자신의 연인이 아닌데도 외모도, 말투도 같아서.

문대는 이세계의 재현과 함께 다니게 됨.

재현에게 들은 설명으로는 이 세계는 어느 날 하늘에 구멍이 생겼음. 그 구멍에서 흘러나온 어두운 연기가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스며 들었는데, 동물들은 몬스터화 되었고, 사람들은 초능력을 갖게 되었음. 처음 만난 날 재현이 구해준 것도 재현의 능력인 그림자 조종이었음. 그리고 다른 세계에서 온 문대는 초능력을 얻지 못했음.

"여기의 나는 너랑 무슨 관계였냐?"

"음, 연인이었죠. …그쪽의 저도 당신이랑 연인이었죠?"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야 처음 본 날 저를 알아 봤었고, 저랑 스킨십이 자연스러워서? …그리고 가끔 저에게 투영해 보는 것 같아서요."

눈치 빠른 것도 똑같았음. 어쨌거나 재현은 문대에게 잘 해줬음. 하지만 문대는 안 그래도 보호받고 있는 처지에(초능력이 없어서) 친절까지 더해지니 부담스러웠음. 자신은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재현과 같이 다니면서도 정보를 모으고 있었으니까. 초능력도 없고, 원래 세계에 청려가 있는 한 자신은 영원히 이 세계에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음.

정보를 모으던 문대를 재현이 발견함. 재현의 표정이 일그러졌음. 좌절과 분노와 원망이 섞인 표정이었는데, 이곳의 재현과도 정이 든 문대는 순간 철렁함.

"왜 가려고 해요?"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까."

"어차피 그것도 저잖아요. 왜 저는 안 되나요?"

거짓말을 할라면 할 수 있었지만, 그것도 신재현에게 못 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문대는 잔인하게 느껴질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음.

"넌 신재현이지만, 신청려는 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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