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복많.
야마토랑 새해부터 연애하는 내용
둘이 사귐.
"촬영수고하셨습니다!!"
고풍스러운, 전통이 묻어나는 어느 신사에서 각자의 개성이 잘 들어난 기모노를 입고 있는 아이돌리쉬세븐이 보였다. 그리고 이들에게 츠보미가 다가왔다. 오늘은 새해맞이 잡지의 촬영이 있는 날이고 츠보미는 매니저가 아닌 코디로서 촬영에 임했다. 자신의 손으로 꾸며년 아이돌들의 빛나는 모습에 절로 흐뭇한 웃음이 나왔다.
"츠보미 씨도 수고하셨어요!"
센터인 리쿠가 산뜻한 미소를 지으며 츠보미에게로 달려 나왔다. 그 모습은 마치 강아지 같아보였다.
리쿠가 오자 츠보미는 미리 준비해둔 차를 종이컵에 따랐다.
"여기 따뜻한 차에요."
"와아! 감사합니다!!"
차를 받아들은 리쿠는 더욱 더 귀여운 얼굴이 되었다. 아 지금 이거 사진 찍어야지. 하고 휴대전화를 꺼내들자 언제 왔는지 이오리가 옆에 서있었다. 그도 제 휴대전화를 들어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는 참이었다.
"이, 이건 어디까지나 래빗터에 올릴 사진을 찍는 거뿐이니까요!"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건만 이오리는 괜히 변명해버린다. 츠보미는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어라? 이오리 군 야마토 씨 못 봤어요?"
잔뜩 사진을 찍고 있던 츠보미가 제 시야가 닿는 곳 어디에도 야마토가 없음을 눈치 채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오리를 보았다. 이에 이오리는 곧바로 대답했다.
"니카이도 씨라면 바로 옷을 갈아입고 싶다며 뒤쪽으로 가셨……. 아마야 씨 저렇게 빨리 달릴 수 있구나..."
"자, 잠시 만요 야마토 씨!!"
빠르게 달려온 츠보미는 숨을 헐떡이며 야마토를 불러 세웠다. 잘 보면 땀도 조금 흐르고 있었다. 탈의실용 방으로 향하던 야마토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츠보미? 왜 여기까지 왔어?"
"지금 그 모습 사진으로 찍고 싶어서요... 아직 갈아입지 마세요!"
슬금슬금 야마토에게 가까이 츠보미가 다가온다.
"……사진이라면 아까 많이 찍었잖아?"
야마토는 슬쩍 거리를 벌렸다. 얼굴은 장난스럽게 웃고 있다.
"그게 아니라! 제 폰에 하카마 입은 야마토 씨 사진을 저장해두고 싶단 말이에요!"
"뭐야 그게. 정정당당히 잡지 발매일 을 기다려주세요?"
장난스럽게 말을 뱉으며 방으로 들어가려는 야마토를 츠보미가 다급하게 잡는다. 츠보미는 우물쭈물하다 입을 열었다.
"그, 그럼 여, 여자 친구의 특권이라는 이름으로 부탁드릴게요...!"
"……츠보미. 너 언제 그렇게 뻔뻔당당해진거야?"
"몰라요... 야마토 씨 때문이잖아요……."
"하하. 하여튼 귀엽긴. 이번만 특별히 해주도록 할까~"
야마토는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엔 츠보미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철저하게 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는 더욱 가까이 츠보미에게로 몸을 붙였다. 서로의 숨결이 닿는 거리까지 얼굴이 가까워졌다. 츠보미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러면 사진 못 찍어요……. 그리고 누가 보면 어떡해요..."
솔직히 웬만한 스태프들은 다 알고 있을 거 같지만. 이라고 목까지 차오르는 말을 겨우 삼키고 야마토가 츠보미의 귀 바로 옆에서 속삭이듯이 입을 연다.
"걱정 마. 여긴 지금 오빠랑 츠보미 둘 뿐이니까. 좀 더 비밀스러운 짓도 할 수 있다고?"
"으, 우, 우와아악!!!!"
츠보미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그대로 야마토를 두 손으로 퍽 밀쳐버리고는 그와 거리를 벌렸다. 얼굴이 마치 술에 취했을 때처럼 붉었다.
"사진 찍자고 한건 츠보미면서."
"바, 방금은 전혀 사진 찍을 수 없었거든요?!"
잔뜩 붉어진 얼굴로 씩씩거리며 화내는 모습이 야마토의 눈엔 너무도 귀여워서 입 꼬리가 자꾸만 올라갔다.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을 정도로. 사진 찍어야 되는 건 오히려 내 쪽 같은데.
"미안. 미안. 다시 제대로 해줄게?"
"진짜죠?"
"오빠 믿어!"
이번엔 제대로 야마토가 자세를 잡아주었다. 츠보미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의 카메라를 켰다. 심호흡을 하고 연속촬영을 누른다. 이중 하나는 제대로 찍혔겠지. 츠보미는 진정된 듯 다시 웃는 얼굴이 되고 있었다. 야마토는 그런 츠보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츠보미."
"네?"
"이 오빠의 부탁도 하나 들어줄래?"
"뭔데요?"
야마토는 다시 츠보미에게 다가온다. 이번엔 아까보다는 거리를 두고 츠보미의 옆에 붙었다. 오빠랑 같이 사진 찍어줘. 라고 야마토는 의외로 평범한 말을 했다. 츠보미는 예상 못한 말에 놀란 듯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휴대전화 줘봐."
"여, 여기요?"
츠보미의 휴대전화를 받아든 야마토는 배경화면을 보자마자 얼굴 표정을 구겼다. 아직도 유키 씨네? 말하는 목소리도 날이 서 있다. 츠보미는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시선을 피한다. 야마토는 작게 한숨을 쉬며 지금 찍을 사진을 꼭 배경화면으로 지정하리라 마음먹었다.
"...카메라나 봐."
"네, 넵!!"
두 사람은 가까이 붙어서. 카메라를 쳐다보았다. 한 화면에 담기는 모습이 다정해보였다. 우리 제법 잘 어울리지 않아?! 야마토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촬영 버튼을 눌렀다.
“아 저번에 내가 선물로 준 피어싱 하고 왔구나.”
야마토는 제 긴 손가락으로 츠보미의 귀를 만지작거렸다. 간지러운지 츠보미가 작게 움찔거렸다. ‘선물 해줬을 땐 너무 화려한 거 아니냐고 투덜거렸던 거 같은데.’ 야마토의 작은 중얼거림은 당연하지만 츠보미에게도 확실히 들릴 거리였기에,
“그래서 오늘 하고 온 거에요. 새해니까 큰맘 먹고...!”
귀에서 손을 떼고 야마토는 작게 웃음을 흘린다. 사진 한 장만 더 찍을까? 야마토의 말에 츠보미는 다시 카메라에 집중했고 야마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슬쩍 츠보미의 볼에 뽀뽀했다. 물론 이것도 제대로 찍혔다.
"이건 특별서비스라는 녀석일까나~"
츠보미는 양손으로 제 볼을 감싸 쥐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슬슬 한계였다. 아주그냥 이대로 볼이 터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았다.
"아까의 뻔뻔당당하던 기세는 어디 가셨어요. 여자 친구님?"
"아 진짜!! 그만 놀려요!"
"싫엉~ 이런 귀여운 반응 보여주는 츠보미가 잘못한 거야~"
야마토는 츠보미를 옆에서 껴안았다. 야마토의 옆머리가 닿아서 츠보미의 얼굴을 간지럽혔다. 츠보미는 이제 이 남자를 밀어낼 힘조차 남지 않았다. 이런 그에게 야마토는 미소를 띤 채 다시 츠보미에게 속삭인다.
"지금 키스해도 괜찮아?"
츠보미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야마토를 바라보았다. 야마토와 시선이 얽히고…….
"야마씨 옷 갈아입다가 그대로 잠든 거 아냐?"
두 사람의 입술이 닿기 바로직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타마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둘 다 깜짝 놀라 후다닥 떨어졌다.
"서, 설마 그럴리가."
"그런데 츠보미도 이쪽으로 왔다며?"
"네. 니카이도 씨가 이쪽으로 갔다고 하니 바로 뛰어가셨어요."
"으음. 뭔가 알 거 같지만……. 일단 우리도 옷 갈아입고 다음 장소로 가야되니까. 얼른 갈아입으러가자."
"OH. 여러분~! 츠보미와 야마토가 보입니다!"
"아. 진짜다! 야마토 씨! 츠보미 씨!!"
"너희 너무 시끄러운 거 아니야?!"
야마토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자신의 멤버들을 맞이했다. 아니 실제로도 아무 일 없었다고. 야마토의 뒤에 숨어있듯 있는 츠보미의 얼굴은 아직도 붉었다.
"야마씨 아직도 옷 안 갈아입었어? 역시 잤지?!"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타마..."
"어라 츠보미 씨 얼굴이 빨간데요?! 어디 아픈가요?"
"……."
"...변태 아저씨."
미츠키가 눈을 가늘게 뜨고 야마토를 노려보았다.
"잠깐잠깐. 미츠? 형아 아무 짓도 안했거든?"
"야마토. 역시 마음이 흑색인 남자입니다."
"글쎄 진짜 아무 짓도 안했다니까!!"
"츠보링 괜찮아? 임금님 푸딩 줄까?!"
"먹던 거 주면 안 돼 타마키 군!!"
"오늘 촬영은 여기서 끝이에요! 다들 수고하셨어요!!!"
"매니저도 수고했어!"
"그리고 마침 여기에서 오미쿠지를 뽑을 수 있으니 다들 뽑아봐요!"
"그런데 매니저 츠보미는?"
"아까 오미쿠지를 뽑고 저쪽으로 가셨어요. 이런 건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확인하고 싶다고……."
"가끔 보면 이상한 행동한다니까. 아, 오미쿠지는 여기서 뽑는 건가."
"오오. 야마토 씨 뭐 나왔어?"
"...대흉."
"OH... 힘내십시오. 야마토. 아름다운 제가 특별히 운을 나눠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미츠키와 나기를 뒤로하고 야마토는 방금 츠무기가 알려준 장소로 츠보미를 찾으러갔다. 가면 공원벤치에 앉아 들뜬 표정으로 오미쿠지를 읽고 있는 츠보미가 바로 보였다. 점괘가 좋게 나온 모양이었다.
"뭐하고 있어?"
"응? 야마토 씨! 촬영은 끝났어요?"
"응. 끝나자마자 귀여운 코디 씨 찾았는데 없어서 오빠 슬펐어."
"이상한 말 좀 그만해요! 어머, 야마토 씨도 오미쿠지 뽑으셨네요! 뭐 나왔어요?"
야마토의 손에 쥐어진 오미쿠지 종이를 발견한 츠보미가 눈을 반짝이며 야마토를 바라보았다. 야마토는 츠보미의 옆에 앉으며,
"대흉. 츠보미 넌?"
"헉 어... 히, 힘내세요……. 음 저는 대길이요!"
"그래서 그렇게 헤실헤실 웃고 있었구나?"
"제가 그랬어요?!"
"응. 저 멀리서 봐도 다 보였다고."
야마토는 츠보미의 얼굴로 손을 뻗었다. 겨울바람 탓인지 손에 닿는 얼굴의 감촉은 차가웠다. 츠보미. 야마토는 부드럽게 입 꼬리를 올린채로 나직하게 츠보미를 불렀다. 츠보미는 녹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야마토를 보고 있다.
"오빠한테 츠보미의 운 좀 놔줘 줄래?"
츠보미의 대답은 듣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츠보미에게로 제 입술을 포갠다.
야마토가 슬쩍 츠보미의 아랫입술을 깨물면 눈을 질끈 감은 채 슬며시 입술을 벌린다. 야마토의 눈엔 이런 모습도 사랑스럽기만 했다.
덕분에 오빠 새해엔 좋은 일만 일어날 거 같아. 이후 야마토의 말에 츠보미는 그를 사정없이 팼다.
하나도 안 아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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