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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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사서 : 植司書 나오키 산쥬고X특무사서

Songbirds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운 곳에서 들렸지만 창문을 열지 않았으므로 그것이 어느 정도 가까이에서 나는 소리인지 알 수는 없었다. 하늘을 동경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다. 닿지 못할 것을 갈망하며 그것에 닿고자, 그것이 되고자 하는 인간들. 인간은 쓸데없는 것을 좋아한다. 이해할 수 있지만,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싶지는 않은 이야기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생각보다도 더 수고가 필요한 일이기에.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사서실의 창문을 활짝 열었다. 비행기는 이미 지나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가을을 맞이한 도서관의 정원은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답게 물든 나무들로 가득하다. 문득 불어온 바람에 가을 냄새가 훅 밀려들어왔다.

세계는 완연한 가을이다. 수확의 계절이 되었다는 뜻이다.

올해 나는 알케미스트로서 제법 괜찮은 성공을 거두었다. 새 논문도 썼고, 새로운 문호의 전생과 긴급작전의 수행도 문제없이 끝냈다. 업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머쓱한 일이지만, 어쨌든 나쁘지 않은 정도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톱니바퀴가 하나하나 맞물리듯 딱딱 떨어지는 작업들은 기묘한 쾌감과 만족감이 있었다. 그러니 그런 종류의 일을 좋아하게 되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나는 아직 마음을 모른다. 모른다기보다는,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에 조금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형태가 없는 것, 확인할 수 없는 것, 딱 맞물려 떨어지지 않는 것. 그런 것들을 이해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보이지 않는 것에 어떻게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나는 언제나 불명확한 것을 두려워했고, 그런 것들을 누군가에게 확인받고 싶었다.

한참 생각에 잠겨 있는데, 눈앞에 흰 무언가가 불쑥 들이밀어졌다. 나는 깜짝 놀라 조금 뒷걸음질쳤다. 자세히 보니 그냥 흰 종이다. 나는 이런 장난을 칠만한 사람을 몇 알고 있다. 그러나 상대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을 때는, 이 단어 하나로 해결된다.

“선생님.”

“미안. 놀랐어?”

그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창틀에 한 손을 짚고 다른 한 손을 흔든다. 조수문호인 나오키 선생님이다. 시선이 마주친다. 여전히 덩치 큰 고양이 같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그냥, 이런저런 생각…….”

“사색의 계절이다 이거지-. 가을 저녁에는 뒹굴뒹굴 하면서 글 한 편 쓰는 게 제일이지.”

“아직 저녁 되려면 멀었지만요.”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야. 그는 손을 뻗어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린다. 잠깐, 선생님, 좀. 고민이 많아 보이는데, 그럴 때는 그냥 쉬는 게 좋아.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손을 뗀다. 나는 엉망이 된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그를 그냥 보고만 있었다.

“너는 너무 생각이 많아.”

손에 들린 흰 종이가 이리저리 접힌다. 일정한 규칙 없이 접히는 것만 같던 종이는 어느새 훌륭한 비행기의 형상을 갖춘다. 날리려는 듯, 날리지 않으려는 듯. 그가 종이비행기를 앞뒤로 움직였다. 나는 조금 떨떠름한 얼굴로 대답했다.

“선생님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매일 보고 있는데 모르는 것도 이상하지.”

고민 상담이라도 할래? 원한다면 들어주지. 그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는… 이 표정이 참 싫었다. 미묘한 생각이 들게 하는 웃음. 다만 그 미묘함이 무엇인지를 모르니, 무엇이라 딱 지칭할 수도 없었다.

책상 위에 올려둔 찻잔은 식어가고 있다. 괜히 주머니에 손을 넣자 언제 넣어뒀는지 모를 초콜릿이 손에 잡혔다. 아, 나는 또 도망치려고 하고 있다. 도망치고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은 없는데, 그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인데.

대답이 없자 그는 머쓱한 듯 뒤통수를 두어 번 긁적이더니 그냥 해 본 이야기야, 라고 덧붙였다. 한 박자 늦게 대답이 나간다. 요즘,

“확신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겁이 나요.”

정말로 상담에 응해올 줄은 몰랐는지, 조금 놀란 눈으로 그가 나를 바라본다. …이래서 이야기하기 싫었는데. 나는 살짝 시선을 피하며 말을 잇는다. 시야에 들어오는 단풍은 그저 예쁘기만 하다.

“요즘, 은 아니고, 꽤 오래된 버릇 같은 건데.”

“응.”

“누군가에게 확인을 받아야 안정될 것 같고.”

“확인?”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이를테면 어떤 걸? 그가 예시를 요구하며 질문해온다. 이를테면… 나는 적당한 예시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려 애쓰지만, 결국 나오는 것이라고는 정제되지 않은 날것들뿐이다.

“마음이라던가.”

“남의 마음?”

고개를 젓는다. 그는 알았다는 듯이 아, 하고 작게 내뱉었다. 나는 괜히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을 하늘이 높기만 했다.

“으-음, 그렇단 말이지.”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죠.”

그는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잠시 눈을 감았다. 나는 창틀에 살짝 앉은 듯이 몸을 기대고 있다. 가벼운 실험을 하나 해 볼까? 웃음기 섞인 목소리가 들려와 살짝 고개를 돌렸다. 내가 말하는 것들에 대해 네가 느끼는 감정을 말해보는 거야.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거나, 간단한 것이라도 좋으니까.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일요일의 레몬 젤리.”

“좋아해요.”

“비 오는 날.”

“싫어해요.”

“가끔 내려오는 추가 조사 업무.”

“어…….”

“모르겠을 때는 모르겠어요, 해도 돼.”

모르겠다고 할거면 이 실험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실험 의도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모르겠어요, 하고 대답했다. 어딘가 평소보다 차분하게 말하는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이 순간만큼은 별로 아무렇게나 대답해도 좋을 것 같았다.

게살 크로켓. 좋아해요. 눈 오는 날. 좋아해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 …모르겠어요. 검은색. 좋아해요. 오래된 책 냄새. 좋아해요. 먼지 냄새는? 싫어해요. 뒹굴거리는 것. …좋아해요? 네가 물어보면 어떡해? 나야 좋아하지만. 그가 키득키득 웃었다.

“뭐야, 잘하네.”

“잘한다고 해도, 이런 걸로 해결될 리가…….”

“뭐 어때.”

세상 모든 일이 꼭 명확한 답을 가지고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아. 그가 여유롭게 말했다. 마지막 질문을 할까? 나는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나오키 산쥬고는?”

줄곧 쥐고 있던 종이비행기가 그의 손을 따라 하늘을 향해 미끄러졌다. 비행기 나는 소리가 들려 하늘을 올려다보니,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비행기구름이 한 줄 선명하게 새겨지고 있었다. 오, 저것 봐. 한 줄로 같이 날고 있어. 종이비행기가 직선을 따라 날았다. 그래서 네 대답은 뭐야? 질문도 함께 날아들었다. 갑자기 햇빛이 비쳐들어 눈이 부셨다. 선생님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아, 이런 거구나. 나는 선생님을 쳐다보는 대신 다시 하늘을 올려보았다. 비행기구름이 지나가며 하늘을 갈랐다.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모르겠어요.”

그가 웃었다. 오후의 햇살에, 주머니 속의 초콜릿이 녹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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