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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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기적에 가까운 모험가는 그것을 믿지 않았다. 기실 사람이나 신조차 믿지 않았으므로, 그는 사랑을 알되 믿음을 모르는 자였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탓하겠는가? 그로부터 사람을 앗아간 것은 빛이었으며, 신을 앗아간 것은 어둠이었으니.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는 것이 자신을 앗아갔으므로, 주변의 동료들은 그저 목적지를 모른 채 나아가는 그를 바라볼 수
안녕하세요? 글 커미 받습니다. 받는거 - 파판14 - 드림 - 2차 cp - 꾸금(HL, BL한정/제가 GL꾸금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좋으시면 노력해보겠습니다) 위의 내용이 아니어도 받습니다! 안받는거 - 논란장르(ㄱㅁㅇㅋㄴ, ㅇㅅ 등) - 못 쓰겠다 싶은거(제 지식이 부족한 것들, 자료를 주실 수 있다면 가능) - 고어, 유혈 등(제가 못봅
천천히, 숨이 멎어가는 것을 지켜본다. 되도록 오래 고통스러워 하길 바라. 죽어가면서도 나를 위해 웃어주었던 그를 위해. 얼음가루로 흩어진 그 사람을 위해. 그리 생각하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기이한 표정이었다. *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다. 구름바다 너머 아지스 라 까지 날아간 교황을 찾아 온 길에서 자신들을 지키고
오르슈팡이 죽었다. 사인은 과다출혈 및 장기손상. 이걸 손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빛에 관통된 몸은 내장이 타들어가 사라졌으니까. 이건 소실이라고 해야 맞지 않나? 모험가는 눈물에 짓무른 눈을 비비며 허탈하게 웃었다. 오르슈팡이 죽었다.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어떻게, 왜, 어째서… 제발, 거짓말 하지마. 모험가는 미친 사람처럼 중얼
이슈가르드의 하늘이 아름답다. 비단 자신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요 며칠 커르다스는 신기할 정도로 계속 맑았으므로. 오랜만에 성도에 방문한 나리엔은 그런 실없는 생각을 하며 홀장거리로 향했다. 이 곳은 오르슈팡과 거닐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그럼에도 하늘 가득 푸른 빛이 가득해 그것이 꼭 그와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충분해졌다. 여전히
오르슈팡은 가끔 신기하다. 알려준 적이 없는 것들, 혹은 티내지 않은 것들을 알고 있는 듯 군다. 예를 들어 밖에서 의뢰를 해결하고 집으로 왔을때, 눈발을 헤치고 돌아왔으니 내가 추울 것이란 사실은 당연하다. 그래서 그는 자연스레 내 겉옷을 받아들고 따스한 생강차를 내준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나는 차를 좋아하지만 생강차는 특유의 떫은 맛과 매운
에마넬랭과 시카르드가 사귀는 이야기 - 사박사박, 조금 건들거리는 듯한 발걸음이 갑판위에 흔적을 남긴다. 단죄당의 시카르드는 눈을 제법 좋아한다. 사실은 눈이 내리면 치우는 것 마저도 좋아해 높은 위치임에도 간혹 내리는 눈을 직접 쓸어내고는 했다. 요새는 바빠 부하들을 시키고 있었지만 시간이 나면 꼭 제 발로 눈을 밟으러 나왔다. "시카르드, 뭐해? 춥
1. 새벽의 수호자 그 녀석 말이야? 지금은 많이 밝아지긴 했는데, 모르지. 처음 나랑 만났을때까지만 해도 눈빛이 훨씬 어두웠거든. 사실 지금도 웃고 다니기는 해도 가끔 보이는 눈빛이 그때를 떠올리게 해. 사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더 가까워 보여. 뭐, 쉽게 죽도록 두지는 않을거지만. 2. 새벽의 마녀 아, 그 사람 말인가요? 뒤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좋
19금 아님 . . 별이 쏟아지는 밤이군. 제 머리의 물기를 털어내며 에스티니앙이 한 생각이었다. 하의만 입은 채 머리를 말리던 그는 하늘을 보며 점점이 박힌 것들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제 파트너를 떠올렸다. 자신의 몸을 태워가며 세상을 구하려는 꼴이 실제 별과 그리 다를 것도 없긴 했다. 별이 가장 빛나는 때는 죽기직전이라고 했던가.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
독자적 서사가 있습니다. 에스히카 연인드림, 동거중 퍼가지말아주세요! . . 죽음은 언제나 우리를 노리고 있다.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 간에 시커먼 입을 벌리고 삼켜올 듯 노려본다. 그리고 그것은 빛의 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 전직 푸른 용기사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컥....." 예기치 않은 상황이었다. 전투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
토르당 7세, 이슈가르드의 교황. …야만신 ‘나이츠 오브 라운드’. 지쳤다. 한번에 다수의 강적을 상대하는 것은 그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칼과 먼지, 피투성이가 된 몸이 격렬한 전투를 예상케했다. 짐작하지 못했던 것은 눈물이었다. 까맣게 타버린 붉은 눈동자에서 하염없이 맑은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왜일까, 싸움이 끝났다는 안도감? 완
기실 나리엔에게는 익숙한 일이었다. 첫번째로, 그녀는 혼자 집안일을 해온지 20년이 넘었으며, 두번째로는 누군가에게 집을 보이는 것을 지독히도 싫어했다. 자연히 청소며 빨래 같은 것에 익숙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익숙한 것과 잘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었지만, 어쨌든 그는 제법 깔끔히 집을 손질할 줄 알았다. 다만 섬세한 작업은 전투 외에 사
예나 지금이나 웃긴 녀석. 과거의 그와 지금의 조각난 그를 떠올리며 드는 감상이었다. 자기 마음대로 선 따위 모른다는 듯 넘어오던 녀석과 비 맞은 강아지마냥 자신을 들여달라 보기만 하는 녀석은 결정적인 부분이 달랐지만, 그 또한 웃긴 것은 같았다. 자신을 사랑해달라, 선 안에 들여달라 온 몸으로 외치고 있는 주제에 입으로는 다른 말을 한다. 같은 붉은 눈
날이 흐릿했다. 곧 비가 쏟아질 모양이었다. 무겁고 어두운 구름이 우는듯한 소리를 내며 땅으로 가라앉고 있는 것을 보아 오래 쏟아질 것 같았다. 부디 천둥이 치지 않기만을 바라며 모험가는 이불을 푹 덮어썼다. 천둥은 좋아하지 않는다. 번쩍이는 빛과 폭음이 그 날의 붉음을 떠올리게 하니까. 붉은 하늘 위로 수를 놓는 빛, 그의 입에서 터져나오는 하얀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