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버린 스틱스에 맹세컨대

막간

#1.

“뒷정리는 끝났니?”

“......그래, 끝냈다. 하지만 결국 인간들은 무언가를 직감하겠지-잘못된 것이 있다는 것을. 나도 개입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그 정도면 되었어. 고마워.”

“왜 살아 있다고 말하지 않았지? 살아 있었더라면, 우리에게 돌아와야 했다, 너는.”

“모든 게 운명이야, 타나토스. 이것도, 저것도.”

“……어머니께는 알리지 않을 건가?”

“아마도.”

“한 번 찾아뵙길 권하지. 아직도 힘들어하신다.”

“생각해 볼게.”

#2.

오르피아는 잠들어 있는 코라를 내려다본다. 그의 사랑, 그의 마녀. 하지만 지금의 용무는 마녀가 아니다. 오르피아가 대화하고 싶은 이는 마녀의 곁을 떠도는 유령이다.

“◼ ◼, 거기에 있어?”

대답이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안다. 그럼에도 그는 말해야 한다.

“당신을 그렇게 만들어서 미안해. 하지만 나, 이번엔 절대로 똑같은 일을 반복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된다면, 어쩌면......당신도 구원받을 수 있겠지. 기다려 줘. 해내 보일 테니까. 계속 나와 코라의 곁에 있어 줘.“

그렇게 말하곤 오르피아는 돌아오지 않을 대답을 기다리다가 방을 떠난다.

-바보같아, 스스로도 구하지 못하는 몸으로 누가 누굴 구원받도록 해내 보이겠다는 거야......

당연하게도 유령의 답은 그에게는 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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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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