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쫑썰 백업
글쵸 상쫑... 종수가 이것저것 많은 걸 바란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거 이것저것 방식만 다른 거지 결국 네가 날 사랑한다는 걸 느끼게 해줘 인 것지
상쫑... 최종수 진짜 기상호랑 헤어지면 기상호가 같이 먹고 싶어서 사왔어요. 했던 붕어빵 같은 거 생각하면서 개 우울해할 것 같고 그렇다니까
아니 근데 종수 약간 그거 있음. 상호가 헤어지자고 하면 이제 너무 괴로워서 올차단하고 머리속에서 슥삭삭 지워버리는 경우하고 이제 옛 추억 곱씹다가 문득 생각해보면 기상호가 지 성격 안 맞게 꽤 노력해줬고 분명 자길 사랑한다는 느낌 줬던 적도 많았던 게 생각나서 슬퍼지는 경우 있다
이제 전자는 좀 여러모로 일을 거쳐야하는데 후자는 차단도 못하고 그냥 멀리서 뭔 박스에 내버려져 비맞은 고양이마냥 얌전히 쳐다보기만 해서 기상호 하... 참나... 하고 다시 박스 주우러 가야함.
그래서 솔직히 상쫑 약간 처음에는 엄청 부딪히고 난리나서 싸우고 지랄하고 염병대잔치 할 거 같은데 서로의 사인과 성향 이해하고 나면 좀 ㄱㅊ아질 것 같다 생각이 듭니다.
ㅋㅋ 최종수. 처음에 기상호가 빤히 쳐다보는 거 기분 나빠서 눈 깔라고 갈!! 함. 나중에 거사치를 때 기상호가 눈 내리깔거나 질끈 감으면 나 쳐다봐줘... 하는 최종수에 대하여.
무슨 생각하세요 기상호의 꿰뚫어보기... 처음에는 기분 나쁘고 섬뜩하고 징그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중에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ㅋㅋ 그렇게 보는 거에 오싹오싹해져서 흥분된다 그 왜 정신도 성감대라고 개발 당한 거임 개미친 연하한테
상쫑... 뭔가 그... 그게 있음.
최종수가 작중에 기상호 내려보던 것처럼 안광 없는 눈으로 비웃듯 내려다봄 > 기상호 ㅇ ㅅㅇ) 상태로 별 관심없거나 호감도 다운된다.
최종수가 눈에 빛 가득한 상태로 홍조 띄우고 정말 즐겁다는 듯이 웃음 > 기상호... 두근거리고 만다.
갑자기 상쫑 기상호가 -_- 표정으로 별 관심 없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표정으로 멋있네요... 하면 이겼다고 생각함. 내려다봄.
기상호가 놀란 눈으로 대단하다고 말해줌. 이겼다고 생각함. 내려다봄. 근데 그 얼굴이 간간히 떠오름... 기분이 나빠진다. 걔가 뭐라고 자꾸 생각 나.
저도 가끔은 종수의 멋짐에 정신이 나가는 상호로 상쫑 보고 싶은데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오랜만에 곡 하나 내서 공연하는데 밑에서 올려다보는 상호에게 봤냐? 라는 듯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내려다보는 종수랑 진짜 짜증 날 정도로 멋지다. 라고 생각해버리는 상호 같은 거라던가.
불멸자 쫑... 상대방을 영생으로 만드는 방법이 자기한테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들 죄다 영생 살게 만들려고 할 거 같은데 그러다 미쳐버린 사람들 자기가 돌보고 있을 것 같음. (죽이는 방법 알아도 한참 말 안 하다가 그 사람이 진짜 너무너무 괴로워보이면 겨우 죽여준다)
그리고 기상호라는 인간을 만나서 이번에도 영생으로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이 눈치 빠른 놈이 만들려고 하면 쇽쇽 피해서 너는 나랑 평생 같이 있고 싶지 않냐고 화냄. 기상호 씨 조금 당황하는 얼굴로 오래 같이 있고는 싶죠. 하지만 영원히 살고 싶진 않아요. 아무리 형을 사랑해도요...
그렇게 지지고 볶고 난리가 나면서도 결국 기상호를 버리지 못한 종수 씨. 여전히 호시탐탐 기상호 영생 계획을 노리지만 기상호 줄타기 끝장나게 하면서 최종수 잘 달랬다. 그리고 언젠가부턴 영생 얘기 안 하던 최종수... 기상호가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어 오늘내일 할쯤에 기상호 손 잡고 물음
아직도 영원히 함께 할 생각이 안 들어? 그럼 기상호 영원은 아니지만 햄과 만난 뒤의 생은 대부분 줬는데 그걸로는 안 될까요. 하고 웃어서 넌 진짜 한 번을 안 져주네... 하며 최종수 기상호의 임종을 지키다.
아이돌최종수 예술병 걸린 동태눈이라기보다는 아직 자기자신을 버리지 못해서 뚝딱뚝딱거리긴 하지만 팬이 와서 사진 찍어달라, 사인해달라, 간단한 자세 취해달라고 하는 것 정도는 꼬박꼬박 해줘서 우리 애가 숫기가 없어서 그렇지 착해요 같은 이야기 들으면서 살아갈 것 같음
머뭇거리면서 어쨌든 토끼모자를 써주는 남자. 엄청 부끄러워하는 게 티나긴 하지만 씌워준 사람이 진심으로 너무 좋아하면 얼굴 붉어진 상태에서도 일단 계속 쓰고 있는 남자. 나중에 같은 그룹 애가 그걸로 놀리면 성질내지만 그 후로도 팬이 선물! 하면 어쨌든 계속 쓰는 남자 (여전히 부끄러워함)
대신 예능은 못 나가고 나중에 배우나 모델 같은 쪽으로 틀 것 같음. 아 근데 얘가 연기 할 수 있냐. 안 될 듯...
최종수 립밤... 겨울에 어머니가 바르고 다니라고 해서 항상 바르고 다님. 기상호 그거 보다가 발라주겠다고 함. 그러라고 하고 립밤 주고... 입술 삐죽함. 기상호... 얌전한 인간 태풍을 보고 싶었지 입술 까지 우- 해줄 줄은 몰라서 입술 꽉 깨물고 진동 상태 되고 결국 한 대 맞음
하하 기상호... 주변 사람들 다 재가 좀 순하고 착하긴 하지만 (별로 안 친한 사람들: ???) 상황파악이 빠르고 은근 칼같다. 같은 얘기하고 기상호 본인도 자기가 누굴 위해 희생할 재목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나중에 연상이랑 사귀어도 막 목숨바쳐 지키겠다 < 이런 생각은 안 할 것 같은데
정작 진짜 위험한 상황일 때 순간적으로 저 사람을 구하고 자기도 멀쩡할 수 있나 치열하게 계산한 다음 불가능. 판정 뜨자마자 뒤는 생각도 못하고 달려드는 꼴 생각하면 즐거움. 정작 연상은 쟤가 이런 상황일 때 구하러 올거라고 기대도 안 해서 죽음을 받아들였는데 그 누구도,
심지어 기상호 본인도 예상 못했는데 뛰어든다... 그렇게 어떻게 만신창이로 둘 다 살아남으면 구해진 연상은 화 엄청 낼텐데 정작 뛰어든 기상호도 진짜 개 놀란 얼굴로 어버버 거리고 있어서 화낼 의욕도 사라짐
릴님의 종수 너무나도 겁이 많지만 호기심까지 많아서 은근슬쩍 치대는 상호를 어쭈? 하면서 하는 꼴 같잖지만 너무 귀찮게는 안하니 냅뒀음. 나중에 며칠 안 왔더니 다시 온 날에 기분 최저 상태임. 눈도 안 마주치고 있다가 왜 그동안 안 왔냐며 죽일 듯한 눈으로 볼 것 같음.
근데 전 상쫑... 쫑수가 인외인 것 보단 상호가 인외일 때가 더 재밋달지 쫑수 피 먹고 싶어서 뀨? 하고 가증스럽게 구는데 뱀파라고 힘 더 세고 그런 건 아니라 잘못 깝치면 뒤지는 건 상호임
상쫑 최종수 자기객관화 + 상호의 건조함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나머지 기상호한테 마음 다 들키고 얼레벌레 커플이 되고서도 나는 쟤의 1순위가 되지는 못하겠지... 같은 생각하고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면서도 결국 확인은 못했는데 나중에 뭐... 이능력물이라고 칩시다.
자기 위로 건물이 떨어질 때 원래라면 최종수 피하거나 부숴버렸을텐데 힘을 너무 써버린 나머지 아 죽나...? 싶을 때 기상호가 절박한 표정으로 튀어와서 최종수 끌어안고 같이 매몰됐는데 다행히 기상호 능력 덕이든 아니면 운이든 둘 다 어찌 크게 다치지 않은 상태에서 고립됨
정신 잃었던 최종수... 기상호가 어찌 깨워서 정신 차리는데 너 대체 왜 그랬냐고 물으니까 기상호... 될 것 같았다. 이야기 해서 최종수 속으로 그럼 그렇지... 하면서 한숨 쉬는데 갑자기 기상호 눈물 질질 짠다. 최종수 너무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다가 손 들어서 눈물 닦아주는데 엄청 낑낑거리면서
기상호 개 서럽다는 듯이 햄은 내 앞에서 그렇게 포기한 얼굴하면, 그거 지켜보는 내 맘은 신경도 안 쓰고... 눈 앞에서 애인 잃는 내 기분은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해야하는 거 아니에요? 그래놓고 고맙다도 아니고 왜 그랬냐고... 햄은 대체 날 뭘로 생각하는 건데요? 하고 엉엉 운다.
최종수... 진짜 여기서 할 생각 아닌 거 아는데 미안함과... 그래도 그렇게 위험하게 뛰어들었냐 싶은 책망을 뛰어넘는... 두근거림을 느끼고 만다. 그러니까 넌 지금 내가 죽을까 봐 엄청 걱정하고 자기도 모르게 달려들었고 거기에 내가 감동하길 바랐다는 거지...?
얘는 그런 사람이 아닐거라고 속단하고 한 번도 기대 안 해본 걸... 얘는 지금 했다고... 기상호 질질 짜다가 최종수 심장박동 증가하는 거 깨닫고 진짜 얼탱이 터진 얼굴로 봄. 햄 지금 개 미안해야하는 상황인 거 아세요??? 미안... 앞으로 그럴거예요 안 그럴 거예요. 안 그럴게...
사랑해요 안 해요 너무 사랑해... 정작 지가 물어봐놓고... 이 상황에서 이러냐고 책망해놓고... 기상호도 좀 얼굴 달아오름. 바보 커플임. 그렇게 구조 되고 나서 최종수... 그 전에는 질투 엄청 하면서도 티 안내려고 했는데 이젠 누가 기상호 옆에만 가면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으르렁거림
기상호... 남 앞에서 그러지 말라고. 단 둘이 있을 때만 그러라는 말을 남 앞에서 한다. 염병천병지랄... 더러워서 안 한다는 느낌으로 모두가 그 둘에게 다가가지 않음. 기상호... 솔직히 부담스럽다는 생각 안 한 건 아니지만 인간태풍을 사랑한 죗값은 이런 거겠지... 하며 받아들이고 있음. 지랄.
게이바 상쫑... 친구의 꾐이나 심경에 에러가 생겨서 별 계획도 없으면서 그냥 게이바에 앉아서는 정작 쏟아지는 추파에 아무 반응도 안 하고 술만 홀짝이는 최종수랑 딱히 자는 건 아니지만 게이바 들락날락 거리며 순간적인 선택으로 여기 왔다 후회하는 애들 끄집어내주는 게이 상호 같은 걸 생각
사귀고 어느정도 늘어진 둘. 기상호가 저도 가끔은 애인의 애교를 받아보고 싶달까... 하면 최종수 또 쌉소리한다 얼굴로 무시하는데 기상호 그날따라 보고 싶다고 엄청 징징거려서... 에휴... 하는 최종수. 하지만 아잉♡ 같은 애교는 역시 무리다.
그래서 옆에 딱 붙어 앉기. 슬그머니 무릎베개하기. 가만히 있는 기상호한테 먼저 다가가서 꾹 끌어안고 머리 부비적거리기. 할 말도 없으면사 야. 해놓고 기상호가 네? 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하기. 등의 나름 티를 내보는데 그거 가만히 당하고 있는 기상호.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고양이 같을 수가.
그것도 일반 고양이가 아니라 새침떼기 고양이 같다. 생각을 끝마친 기상호. 마침 옆에서 또 붙어오는 최종수 멀끔히 보다가 머리 쓰다듬어주는데 최종수... 약간 까분다... 라는 얼굴로 쳐다보지만 봐준다. 그래서 머리 쓰다듬고... 얼굴 만지작거리고 턱 밑도 긁어줌.
당연히 최종수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자식이 왜 이러지 싶은데 기상호 손이 귀 만지작거릴 땐 흠칫했음. 기상호... 이미 적폐 시선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여기가 좋은갑다... 같은 마음으로 귀를 살살 문질러주는데 얌전히 받고 있던 최종수 약간 열오른 얼굴로 ...야. 어쩌자고. 한다.
뒤늦게 상황 파악한 기상호... ...나쁘지 않은데. 그래서 그냥 고개 내밀고 침실 렛츠고
최종수 고백할 때 무슨 말 할까? 어쩐지 사과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근데 또 자신만만하게 사랑해 달라고는 못함. 그렇네요. 오직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선 마치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아무 말도 안 할 것 같음.
갑자기 상쫑 얘기함 최종수 기상호가 좋은데 벌여놓은 일이 많다보니까 나름 잘해주려고 노력해보고 차근차근 다가가려고 하는데 솔직히 만나면 만날수록 확신도 안 들고 얘가 자길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지금 열심히 공들여서 친해졌는데 괜히 고백했다가 다 망하면 ㄹㅇ 좀 죽고 싶을 것 같아서
마음 개 심란함... 여튼 기상호 이젠 먼저 연락도 해주고 가끔 이 애니 재밌더라 추천도 해주고 최종수가 만나자 하면 웬만해서 거절 안해주고 그래서... 사실 얘도 이쯤되면 나 좋아하는 거 아닐까? 싶지만 사랑 앞에선 생각이 진짜 존나 많은 최종수. 이 자리라도 지키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리다.
천하의 최종수도 짝사랑 3년쯤 하니까 해탈하다. 그리고 솔직히 기상호가 사랑하면 아예 포기를 하던가 할텐데 자꾸 놀아주니까... 이대로 현상유지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그냥 미적지근하게 옆에 있는데 어느 날 기상호 평소와 같이 밥먹고 영화보고 카페에 앉아서 서로 폰 보다가
뭐 생각나면 이야기하거나 아님 경기복기 같이 하거나 그러는데 기상호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아, 그러고보니 저 동료가 여자 소개 시켜준다더라고요. 해서 최종수 흠칫함. 거진 5분동안 고민한다고 진짜 누가봐도 수상한 침묵이지만 최종수 심장박동 120까지 뛸만큼 정신 없어서 눈치도 못 챔
...그래서 나가게? 예 뭐... 슬슬 결혼도 생각해볼 나이고. ...그렇지. 햄은 생각 없어요? ...글쎄. ...모르겠어. 그렇구나... 뭐 아직 만나보겠다고 대답은 안 했어요. 그래... 최종수 목이 타서 앞에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반쯤 마셨는데 다 원샷함. 기상호가 물떠다 드릴까요? 해서 어. 함.
컵 가득 채워준 찬물도 반쯤 마시고 넋나간 최종수. 하긴... 쟤도 이제 20대 중반인데 그런데 관심 가질 나이지. 슬슬 결혼 생각도 좀 할테고... 그러면... 개 우울해진 최종수. 사실 최종수도 근래에 여자소개 시켜준다던가 부모님이 선 볼 생각 있냐고 물어보던 차임. 하지만 관심없어서
다 고사하고 있었는데... 그야 최종수는 기상호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 두고 다른 사람 만나는 짓? 최종수 인생에 있을 수 없는 일임. 근데 기상호는? 아닌거지... 고민하는 거 보면... 가망은 없는 거겠지. 기분 개처참 최종수. 하지만 꾸역꾸역 그날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다. 왜?
애인 생기면 자기랑 이렇게 안 놀테니까 언제까지 이렇게 만나서 얼굴 마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서... 그렇게 집에 돌아온 최종수.... 그 날 뒤로 하루가 멀다하고 기상호를 부르다. 왜? 애인 생겨서 자기랑 못 만나기 전에 최대한 많이 봐두고 싶어서...
정작 만나서 딱히 대단한 대화 할 것도 없는데 굳이 굳이 만나서 같은 자리에 있음. 너무 할 얘기가 없으니까 괜히 막 행사나 축제 같은 거 가겠냐는 얘기도 하고... 그마저도 시즌 시작되면 운동하느라 바쁘다... 근데 어떻게든 계속 만난다.
기상호도 꼬박꼬박 나와줌. ...얘 애인 생기면ㄴ 안 이렇겠지. 갈수록 처참해지지만 꾸역꾸역 만난다. 그러다가 하루는 술잔 기울이는데... 둘 다 술을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라 술은 반주 느낌이고 안주를 많이 먹는데 기상호 그날따라 잘 먹음. 최종수도 먹을 일이 있어서 그날 좀 달렸다.
그렇게 알딸딸해진 둘... 술을 먹으니까 용기가 생긴다. 최종수 좀 우물거리다가 물음. 야. 네. ...너 그래서 그... 소개 나갔어? ...아뇨. 안 나갔어요. 최종수 자기도 모르게 반색하다... 근데 술 취해서 눈치도 못채고 계속 물음.
넌... 결혼 생각 있어? ...몰라요. 다들 하니까 해야 하나 싶긴 한데... ...때 되면 선보게? 그럴지도 모르고요... ... ... 침묵... 둘 다 한 잔 더 마심. 최종수 한참 고민하고 고민하는데... 기상호 고개 푹 숙이더니 말함
저기, 종수햄. ...왜? 있잖아요. 햄. 왜. 햄은 저말고... 남이 만나자고 부르면 다 나가요? ...아니. 저도 그렇거든요. 아시잖아요. 저도 막 사람 만나고 다니진 않는 거. 그렇지... 애초에 햄 부른다고 다 나가고 있으니까... 약속 잡는 사람 없는 거 아실 거 아니에요. ...그렇지?
햄도 제가 만나자고 하면 다 나오죠? .......응. ...그러면요. 혹시 모르겠어요? 뭘? 햄도 제가 부르면 나오고, 저도 햄이 부르면 다 나오잖아요. 이거 혹시 제가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멍하니 기상호 쳐다보는 최쫑... 이제 기상호 테이블 위에 엎드려서는 자기 팔에 고개 푹 숙이는데 귀가 빨갛다. 저게 술먹어서 저런건지... 최종수 한참이나 멍하게 보다가 말함. 야, 기상호. 네. ...사, 상호야. 네. 나, 너 좋아하는데...
기상호 가만히 있더니 슬 일어남. 두 손 다리에 가지런히 모으고 고개도 애매하게 들고 있는데 얼굴 보니까 알겠다. 부끄러워서 얼굴 새빨게 졌구나... 햄 진짜 눈치 하나도 없네요. 아니, 난... 그냥. 네가 나 좋아할 이유가 없으니까...
저 그렇게 안 어렵거든요. 저 좋아한다는 티 팍팍 내고 잘해주면 뭐... 좋아하는 거지... 햄이야 말로 저 왜 좋아하는데요? ...그냥, 그냥... 처음에는 엄청 싫었는데. 그냥 보다 보니까... 너도 엄청 열심히 하고. ...너야 말로 계속 말 걸고 그랬잖아. 같이 농구하면 친구니까, 친해질라고 그랬죠...
그래 그러니까. 나는 그냥 친구만 되고 싶은 줄 알고... 원래는 친구하고 싶었던 건데 햄이 먼저 막... 티를 내셨잖아요... 그렇게 술에 취한 두 놈. 구구절절 서로가 이제까지 했던 삽질을 다 뱉어내다... 그렇게 사이좋게 모텔에서 깬 둘 (안했습니다)
둘 다 필름이 끊기는 타입은 아니라 다 기억이 난다... 둘다 얼굴 새빨개져서 ...하다가 최종수 문득 생각난듯이 너 내가 좋아한다는 말에 아무 대답 안 했어. 에? 아니, 저도 햄 좋아하는 거 다 말했잖아요. 그래서 우리 사귀어? 그, 그쵸? 어제가 1일이야? 아...마도?
어쩐지 멍청한 기분이 된 둘. 씻고 같이 해장국 먹은 다음 헤어졌는데 헤어지고 나서 후폭풍 씨게 와서 둘 다 이불킥함.
최종수 기상호가 키스하려고 팔만 잡으면 바로 고개 숙여줌 어느날 팔 잡길래 고개 숙였더니 ㅍvㅍ. 얼굴로 키스를 하지 않다. 그날 머리채 잡았음. 그 후 키스하려고 해도 고개를 숙여주지 않음. 잘못을 한 게 있다보니 잉잉 하면서 까치발 드는 연하. 좋은데? 싶어서 그 뒤로도 숙여주지 않음
최종수 기상호가 애같이 구는 거 너무 좋아해서 기상호... 솔직히 그렇게 어리광 있는 성격도 아닌데 굳이 해줌. 햄 저 저거 먹고 싶어요. 햄 저 저거 가지고 싶어요. 아 해앰~ 고개 숙여줘요~ 햄햄 저 오늘 경기하는데 힘내라고 뽀뽀~
다 최종수가 좋아해서 해주는거임. 기상호 나오면서 살짝 현타오는 표정으로 상벅상벅하고 걸어나감.
센센 상쫑 전투계 탑클래스 종수와 정신계 기상호 기상호... 멘탈리티 관련인데 이게 가이드와 비슷한 효과를 내서 종종 매칭율 좋은 가이드가 안 나오거나 가이드에게 메이는 느낌에 거부감 드는 센티넬들을 위해 파견됨 예민한 종수는 전자후자 다 해당되어서 기상호가 출동하는 어쩌고
자기 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기상호보고 또 가이드구나 싶어서 개 피곤한 얼굴로 다가가서 손 내미는데 아. 안 잡으셔도 됩니다. 저 센티넬이에요. 센티넬이 왜 내 방에 와? 다~ 방법이 있습니다. 씻고 오셨죠? 피곤하실테니 누우세요. 바로 주무시게 해드릴게요.
말하는 꼬라지가 전혀 신뢰가 안 갔지만 아무래도 좋아서 걍 침대에 누웠더니 그때까지 저 멀리 소파에 앉아있던 애가 잘자요. 한마디하는데 그 상태로 바로 퓨즈 끊기고 다음날 정신차려보니 개운함. 이제까지 종수를 괴롭혔던 정신적 과부하들이 싹 사라짐. 원래 없었던 것처럼.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그날 내내 약간 붕뜬 기분이었는데 솔직히... 효과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걔한테 뭔? 처치를? 받고 싶음. 근데 ㅅㅂ... 첫 만남에 또 자기한테 배정된 줄 알고 이름을 안 물어봤더니 걔가 누구한테 소속이 안 되어있대. 종수한테도 출장개념으로 간거래.
이런 거엔 받아들이는 게 빠른 종수... 그렇군 하고 넘기려는데 그 후에도 매칭률 거지같은 가이딩 꾸역꾸역 받으면서 버티다가 또 슬슬 예민해지고 불면증 오고 능력 효율 떨어질 쯤에 걔가 옴. 잘 지내셨어요? 네가 보기엔 그래 보이냐? 전혀 아니죠. 얼른 누우세요. 자야죠.
잘자요. 라는 인사를 들으면 또 기절하듯이 잠들고 자길 괴롭히던 온갖 부하들은 사라지고... 종수로선 그게 너무 신기했음. 애초에 매칭률 높은 가이드를 못 만나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원래 가이딩이라는 건 좀 서서히 되는 게 잇는데 얜 기절했다 깨면 깔끔히 사라지니까.
그래서 종수는 그 다음의 만남 때 이름을 물음. 야, 너 이름 뭐야. 기상호 입니다. ... ... 난 안 물어봐? 최종수 아닙니까? 선배님 모르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 하긴... 대충 고개 끄덕이고 이번엔 눕지 않은 채로 침대에 앉아서 기상호를 쳐다봄.
너 그거 어떻게 하는거야? 제 능력이 궁금하세요? 어. 별 거 아닙니다. 선배님이 능력을 쓰면서 생기는 정신적 과부하를 떼어내는 겁니다. 깔끔하게. 강제로 떼어내는 거라서 기절하시는 거예요. ...잘자라며?? 안 아프시니까 대충 자는 거랑 같지 않나요? 같겠냐???
저 이거 뭐 보고 싶었냐면 사실 자는 건 기상호가 능력 좀 더 써서 재우는 배려에 가까운거였다... 근데 모종의 이유로 최종수가 계속 힘을 써야하는 상황이 됐는데 가이딩은 잘 안 통하니까 기상호가 대신 최종수 끌어안고 과부하를 떼어내는데... 처음에는 네가 가이딩같은 거 하면 나 자잖아; 해서
거부하려고 했더니 안 하게 할 수 있어요. 해서 그대로 들고 싸웠는데 뭔가 싸우면 싸울수록 애가 조용해지고 그래서 상태를 봤더니 점점 폭주 직전 기미를 보여서 너 왜 그래. 했더니 죄송해요... 한 마디 하고. 뭔가 위화감 느껴서 어떻게든 상황 끝내려고 발악하다가 결국 기상호가 폭주해버리는데
정신계 센티넬들은 폭주해도 자기 혼자 죽어가는 거라 이제 최종수도 마음 개 급해지는거임. 그래서 악바리로 겨우 끝내고 나서? 기상호는 다행히 가이딩 효율이 좋은 편이라 가이드들에게 넘기고 자초지종을 들어봤더니
기상호 능력으로 할 수 있었던 건 최종수의 과부하를 '소멸'시키는 게 아니라 '이전'시킬 수 있는 거였고 최종수의 과부하는 온전히 기상호의 과부하가 됐으며... 기상호는 보조배터리조차도 되지 못하는 쓰레기통에 가까웠던 거임.
하지만 기상호는 가이딩 효율이 좋으니까 효율 나쁜 센티넬들의 과부하를 대신 받아왔던 거고. 그래서 그거 알고 나서는 기상호의 능력을 계속 거부하는 최쫑이랑 졸졸 쫒아다니면서 나 괜찮다니까요~ 햄보다 훨씬 잘 낫거든요? 하면서 달래주는 기상호 보고 싶었다네요.
상쫑 최종수 얼죽코는 아니었지만 맵시 잇는 걸 좋아하고 본인자체가 운동인이라 몸에 열이 좀 있다보니 패딩을 입어도 좀 슬림하고 얇은... 뭔 김밥같은 패딩말고 태가 나는 패딩을 입곤 했는데 뭔 등신같은 김밥이 된 기상호 보고 어이없어하다가 기상호가 헐 햄 안 추워여? 내 같앗음 얼어죽엇다.
하는거에 하나도 안 추워. 했는데 어쨌든 얼굴은 밖에 있으니 코가 좀 빨갛죠? 기상호 그거 보면서 시시덕 웃으며 추워 보이는데 일로 와봐여 하고 패딩 열어서 팔 벌려주는데 최종수... 흠... 하다가 슬쩍 붙어서 쑥 들어감. 그대로 기상호가 꼭 안아주는데... 진짜 이녀석 완전 뜨끈뜨끈뜨끈뜨끈...
기분 짱. 그 뒤로 최종수 패션이 변하진 않는데 좀 춥다 싶으면 기상호한테 야 좀 추워. 이러고 기상호 어느순간부턴 그 수작 눈치챘는데 모른척 에구 좀 따뜻하게 입으시라니까. 하면서 패딩 벌려줌.
아 최종수가 기상호 울리는 상쫑 보고 싶어. 뭐 존나 대단한 일도 아니면 좋겠다. 기상호가 요즘 최종수 너무 바쁘고 피곤해보이니까 깜짝 이벤트로 선물 준비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개 예민해진 최종수가 바로 자고 싶은데 선물 줄 거 있다고 설레발치는 게 꼴보기 싫어서 면박 줬음 좋겠어.
그렇게 짜증내고 애가 별 말 안 하길래 한숨쉬면서 쳐다보는데 엄청 상처받은 표정으로 울고 있어서 순간 어라. 하고 상황 자각한 최종수가 야, 야... 하고 부르는데 기상호 개미만한 목소리로 저는 그냥 햄 기분 풀어주고 싶어서... 라고 하더니 죄송해요... 하고 나가버리는 거 보고 싶다.
최종수 그 날 잠 못자고 일정 소화 후 돌아왔는데 기상호가 쇼파에 있길래 머뭇거리면서 야, 기상호... 하고 다가갔는데 평소면 쫑수햄~ 하고 반겨줄 강아지가 오셨어요. 하고 별 말 안 해서 태풍 눈깔 빙글빙글 돌리다가 내가 어제... 너한테 진짜 심했어 미안해... 함. 기상호 반응 없다가
미안하긴 했어요? 하는데 최종수... 띠꺼운 반응에 원래라면 짜증나야하는데 어제 기상호가 아른거림. 그래서 진짜 미안해... 하면서 뻘뻘대니까 기상호 진짜 깊은 한숨 푹 쉬더니 알았어요. 하는 거 보고 최종수 조심스럽게 옆에 앉음. 어색한 침묵의 시간...
내가 아무리 피곤해도 애한테 왜 그랬지... 하고 자책의 시간 가지는데 기상호... 갑자기 봇물 터지듯이 뭐라고 함. 이제까지 기상호가 적당히 넘어가줫던 최종수의 틱틱거림이엇음. 평소에는 신경 안 썼는데 어제일로 개 서러워진 기상호의 앵알앵알타임... 지은 죄가 있는지라 가만히 들어주는데
기상호 다 말하고 혼자 또 침묵타임 가지더니 갑자기 최종수 끌어안음. 그대로 꽈아아아ㅏ아악 끌어안는 거에 살짝 아프다고 생각했지만 참아준 최종수. 갑자기 애가 또 훌쩍여서 당황하다. 아니, 다 오냐오냐 들어주고 아프게 안은 것도 받아줬잖아...!
하지만 사람은 서러울 때 받아주면 더 서러워진다. 꿍한 마음 다 안 풀렷는데 이것저것 털어내다보니 더더욱 서러워진 기상호씨. 최종수 꾹 끌어안고 훌쩍거림. 최종수... 결국 같이 끌어안고 등 토닥여주면서 한참 달래줫다고 해요. 다음부터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상대방에게 화풀이하지 않기로.
근데 상쫑...으로 하면 ㅋㅋ 아 나는 왤케 최종수가 인외인게 좋지? 괴물 최종수... 그리고 그가 근래에 어쩌다보니 같이 살게 된 인간 기상호. 왜 그렇게 됐나?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는데 인간놈이 와가지고 말을 거는거야. 귀찮아서 저리 꺼져. 했는데 우물쭈물 대던 놈이 꽃을 팔고 있는데,
나중에 꽃이 필요한 일이 생기시면 찾아달라고 웃으면서 꽃을 내밈. 코웃음은 쳤는데... 꽃이 굉장히 예뻤다. 어차피 돌보지도 않을거지만 잠깐 즐기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하는 사소한 변덕으로 그거 받아들었는데 나중에 볼때마다 이놈이 오늘은 꽃이 필요없으시냐며 꽃을 한송이씩 내민다.
맘에 들면 받아주고 안 들면 안 받아주고 하다보니 이자식이 이제 취향을 뀄는지 본 적 없지만 자기 취향의 꽃도 내놓고 그럼. 생각없이 있었는데 어느순간 자기 집 거실을 봤는데 가운데 테이블에 받아서 내려놨던 꽃들이 한무더기 쌓여있는거야. 그게 어쩐지 참 예쁘다고 생각해서 그 다음날
걔를 찾아 내려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꽃들로 꽃다발을 만들어달라고 함. 그래서 걔가 아는 꽃밭으로 가서 이제까지 자기가 좋아하던 꽃이름이 뭔지도 하나하나 들으면서 꽃다발 만드는 거 지켜보다가 만들어진 꽃다발 받아드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음. 그렇게 값으로 금화 하나 내밀고 집에 돌아온 최쫑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걔가 말거는 거엔 간단하게나마 답을 해주다. 걔도 한 번 받아주기 시작하니까 전보다 훨씬 다가오는데 처음엔 사교성 좋은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조용하고 은근 어리바리하고... 그러다가도 자기 앞에서 웃으면서 평소 얘기하고...
최쫑은 식인 괴물이긴 하지만 식인 괴물이 뭐 인간처럼 맨날맨날 먹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자신이 먹는 게 뭔지 모를 어렸을 적에는 인간하고 어울리기도 했단 말임. 알고 나서는 죄책감에 좀 시달렸고 그 후에는 무시하며 살았는데 오랜만에 감정교류랄 것을 하니까 너무 좋음...
하지만 어쨌든 식인 괴물이고 그는 인간을 먹어야한다. 최쫑이 사는 마을은 작은 마을이었는데 여기에 터 잡고 산 것도 인프라가 궤멸한 마을이라 가끔 잡아먹는 건 티가 안 났기 때문임. 소문도 안 나고. 슬슬 배고파진 최쫑. 근데 어쩐지 그 꽃 파는 애는 먹고 싶지 않아서 다른 먹잇감을 찾음.
근데 이 자식이 귀신 같이 최종수를 찾아온다. 집에 나가서 마을로만 진입하면 얘가 아는 척 하면서 온다. 받아는 주지만 최쫑... 갈수록 배가 고프다... 배고파 죽겠는데 이 자식이 자꾸 알짱거림. 확 잡아먹어버릴까 했지만... 어쩐지 얜 아깝다는 생각이 듬. 그래서 이자식을 피하려고 하는데
진짜... 자꾸 튀어나옴. 그렇게 점점 컨디션이 나빠지는 최쫑... 진짜 배고프다 미친... 그래서 이제는 아예 사람이 다 잘 때를 기다림. 왜 최쫑이 낮에 놀러다니나? 밤엔 오히려 사람들이 다 모여있으니까 소동이 나면 몰려오는데 낮에 혼자 있는 사람을 잡아먹으면 꽤 오래 조용하기 때문임.
산짐승 핑계를 댈 수도 있고. 별 수 없지만 번거로운 방법을 쓰기로 한 최쫑.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새벽에 길을 나서다... 조용히 마을로 잠입해서 근래에 보아두었던 먹잇감의 집으로 감. 혼자 살아서 흔적만 지우면 어디갔나 하기 딱 좋을 것 같았음.
그렇게 침실이 있는 2층 창문쪽으로 움직이는데 뒤에서 햄? 소리가 들림. 어쩐지 잘못을 들킨 것 같은 최쫑... 흠칫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 기상호가 서있음. 저 새끼는 대체 언제 자는거야? 아오... 하는 마음으로 쳐다보니 왜 여기있냐며, 필요한 게 있냐며 다가와서 자기 손을 잡아옴.
최종수 말도 못하고 입 꾹 닫고 있다가 그냥 밤산책 나왔어. 하고... 그럼 자기랑 산책하자는 말에 힘없이 끌려감. 그렇게 밤산책 끝나고 집에 데려다주겠다길래 거절할 맘도 안 들어서 같이 간 최쫑. 그렇게 집에 도착했는데 걔가 같이 들어옴. 뭐야, 넌 집에 안 가?
하루만 재워주시면 안 돼요? 존나 뜬금없는 말에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으니까 귀엽지도 않은 놈이 아잉... 하면서 눈 반짝임. 마음대로 해... 하고 고개 저으며 자기 침실 들어감. 이번에도 굶어버린 최쫑... 기운 없이 잠들었는데 걔가 보답이라면서 아침을 차려둠.
식인 괴물이긴 하지만 다른 동물도 먹을 수는 있었다. 다만 인간이 제일 몸에 맞을 뿐이었고 너무 오래 안 먹으면 금단증상 (폭주 등)이 오기 때문에 먹어야하는거지. 그렇게 밥을 먹는데 묘하게 몸에 기운이 오름. 이건... 일반 음식으론 안 되는건데.
기묘한 얼굴로 기상호 쳐다보니까 기상호 ? 하면서 쳐다보니까 이제보니 손가락쯤에 붕대 감고 있음. 아. 음식에 피가 들어가서 그렇구나. 근데 좀 부족함. 당연하지 원래 인간 하나 잡아먹던 괴물인데... 먹어야하는 것을 못 먹으면 힘들다. 하지만 제일 힘든 건 그렇게 참고 있는데 그게 눈 앞에
들이밀어질때임. 그것도 손만 뻗으면 닿을 위치에! 최종수... 그 순간 먹고 싶어서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감. 먹고 싶다. 쟤를 먹고 싶어. 그러면 딱 좋을 거 같은데. 기분 좋게 배부를 것 같은데.
그러는 동안 최종수는 멍하게 기상호를 쳐다봤고 기상호는 말없이 그런 최종수랑 눈 마주치고 있다. 한참 그렇게 본능속에서 허덕이는 최종수. 생각해보면 얜 앞도 잘 안 보이는 새벽에 나왔었고 자기 따라 집에 가면서도 아무 기척이 안 느껴졌으며 여기는 최종수의 집임!
최종수가 잠들긴 했지만 워낙 예민했던지라 기상호가 움직이고 밥을 차리고... 그런 기척은 이미 다 느꼈엇음. 그리고 그 감각을 토대로 유추하자면 얜 새벽에 집에 들어온 뒤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 이건 마치 얘를 잡아먹으라고 온 세상이 종용하는 것 같았음.
최종수의 머리도 얠 잡아먹는 게 좋다고 생각 했다. 얘는 덩치도 크니까 한동안 정말 배부를거고 얘도 혼자 살고 증거도 하나도 안 남을거고... 게다가 항상 자기랑 얘기하는 거 보면 친구도 별로 없어보이는데 그럼 없어져도 아무도 신경 안 쓸 거 아니야?
하지만 최종수는 이 생각까지 하고 나니까 어쩐지 입맛이 떨어졌다. 죽어도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기상호. 그 말이 왜 그렇게까지 기분이 나쁜지 모를 일임. 이제까지 그런 사람을 우선해서 잡아먹어놓고선 우습기도 하고. 하지만 최종수는 정말 입맛이 떨어졌다.
그래서 그냥 먹던 거 마저 먹고 이제 가라고 손짓하는데 얘가 그런 최종수 보면서 미적거림. 그리고는 조금만 더 있다가면 안 되냐고 하는데 뭐... 그건 알아서 하라고 함. 최종수는 그대로 다시 방으로 들어가 시들거린다.
그렇게 또 며칠을 굶은 최종수. 이젠 안 되겠다! 마을로만 들어가면 이 신출귀몰한 놈이 자꾸 튀어나온다. 확 잡아먹어버릴까? 싶은 마음도 들고 정말 어찌된 타이밍인지 이새끼는 먹으려고 하면 손쉽게 먹을 타이밍이 만들어지는데 그건 최종수가 싫었다!
그렇게 최종수. 결국 마을 사람들 좀 관찰하다가 멀리 나간 양치기 한 명을 쫒아감. (말을 안 햇는데 약간 중세시골 같은 느낌~) 이 양치기는 성격이 좀 안 좋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며 힘이 세다보니 안전에 좀 둔감한 면이 있었음. 그리고 괴물인 최쫑에게 그건 하등 위협이 되지 않았음.
사냥은? 엄청 쉬웠다. 덩치가 있다보니 엄청 배불리먹었다. 오랜만에 식인을 하니까 진짜 살 것 같았다. 그렇게 증거를 적당히 지우고 집으로 돌아온 최쫑. 씻고 옷 갈아입고 만족하면서 늘어져있는데 누가 집 문을 두드림. 예민한 감각이 말해준다. 기상호가 집에 왔네.
근데 집에 초대하지 않았을 때 온 적은 없었는데. 기분 좋은 최쫑은 걔를 받아줄 여유가 있었음. 그렇게 문을 열었고... 웃는 얼굴로 인사하며 들어온 기상호는 문을 닫더니 그대로 최종수에게 다가가서 최종수를 꾹 안아줬다. 왜 이래? 싶지만 뭐... 나름 친해지고 근래에 손도 잡다보니
이정도는. 이라고 생각했으나 곧 최종수의 등에 딱딱한 게 닿고 그게 총인 것을 인지하고 난 뒤 최종수는 굳는다. 기상호는 최종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지만 웃고 있지 않았다...
최종수의 머리를 가득 채운 건 왜? 라는 의문임. 최종수는 멍청하지 않았고 생각이 많았으며 왜? 라고 떠오른 질문에 답을 구하는 성격이었음. 그렇게 착착착착 모든 실마리를 쌓은 최종수는 깨달았다. 아 시발. 이새끼 헌터구나. 마치 짜여진 듯이 얘를 잡아먹을 완벽한 기회가 생긴 건 다 얘가 만든
기회였구나. 왜 최종수가 마을만 가면 기가 막히게 따라왔을까. 그야 계속 최종수를 감시하고 있었을테니까. 왜 그렇게 가깝고 친밀하게 굴었을까? 그럴수록 괴물들은 방심하고 잡아먹을 기회만 노리니까. 그리고 사냥꾼들은 그 기회를 노린다.
혼자서 답을 낸 최종수는 어쩐지 너무 서운해지고,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야 내가 너 안 잡아먹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내가 이렇게 공을 들인 인간이 얼마만인지 알아? 내가 너를 얼마나... 그리고 최종수는 그제서야 명확하게 알았다. 나 얘 좋아하는구나...
기분이 좋아서. 비위를 잘 맞춰줘서. 좀 멍청하게 보여서. 살갑게 다가와서. 제 좋은 일을 해주려고 해서. 그런 이유로 하나하나 받아주다보니 이제 최종수는 기상호가 자기에게 잘해주는 게 너무 좋았다. 요리에 서툴다는 놈이 자꾸 손가락이 베이면서 음식을 해주는데 그 탓에 참는 게 어려웠어도
조금 더 폭주를 미룰 수 있었고 한 편으론 그렇게 자기한테 해주는 게 좋았다. 생각해보면 하나하나 수상했는데 그걸 눈치챌만큼 관찰한 뒤에는 이미 좋아하게 되어버린 터라 의심할 생각도 못 했다. 근데 너는 갑자기 찾아와서 내 뒤에 총을 들이밀어? 최종수는 이 순간 아직도 제 품에 안겨있는
이 발칙한 인간을 먹지도 않고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음. 얠 죽여버리면 죽어도 좋을 것 같았다. 근데 한 편으론 죽이기가 싫었음. 그래서 최종수는 씩씩거리다가 결국 축 처졌고... 그 모든 걸 지켜보던 기상호는 그런 최종수를 토닥여주면서도 등이 댄 총구를 치우지는 않았음.
기상호는 말한다. 오늘 양치기 한 명이 사라졌는데 햄이 먹었죠. 다 알면서도 묻는 걸 알았지만 최종수는 마지막 발악을 해봤다. 내가 왜 사람을 먹어. 기상호는 웃으면서 말한다. 햄... 괴물도 사냥꾼들도 다 피냄새는 귀신같이 맡는다 아닙니까. 지금 햄 몸에서 그리 비린 냄새가 나는데요.
깨끗하게 씻기야 했지만 최종수도 다 씻기지 않은 피냄새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포기한다. 최종수는 정말 웃긴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얘한테 죽기는 싫었다. 죽는 것 까진 그렇다 치자. 괴물로 살면 언젠가 살해당한다. 운명이 그랬다. 근데 얘한테 죽긴 싫었다. 절대 그건 싫었다.
차라리 지나가는 다른 헌터가 있다면 걔보고 죽여달라고 할 정도로. 그래서 최종수는 제 등 뒤의 총과 제 손 중에 뭐가 더 빠를지 가늠했고 그런 최종수를 바라보던 기상호는 고개를 들어서... 최종수한테 뽀뽀했음. 존나 심각하게 머리 굴리던 최종수. 뇌가 멈추다.
뭣. 근데 기상호 그런 거 씩 웃으면서 보고 있더니 그대로 쪽쪽쪽쪽 하면서 갑자기 뽀뽀 세례를 함. 최종수 얼타서 받아주고 있다가 미쳤어?? 하면서 떼어냄. 근데 기상호 자꾸 그 손 밀어내고 꾹꾹 다가와서... 결국 벽에 몰린 최종수. 이제는 기상호가 분위기 잡으면서 고개 들이밈. 어. 어. 어.
결국 눈 질끈 감은 최종수. 입술이 맞닿고 제 입술 할짝이는 꼴에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어줬더니 그대로... 어쩌고. 한참 하고 나서 숨 헐떡이는 최종수 바라보던 기상호... 가만히 최종수 바라보면서 말함. 햄 저 좋아하죠. ... 좋아하잖아요. ... 햄~
미친 새낀가... 죽이려는 것처럼 등에 총 들이밀어놓고 추궁하더니 이젠 키스까지 했음. 그리곤 좋아하냐고 물어. 최종수는 이 미친새끼를 조금도 예상할 수가 없었다. 뭘, 뭘 원하는 거야. 왜 이러는거냐고.
기상호는 재차 답을 요구했고 거짓말을 못하는 최종수는 결국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게 답이다. 기상호는 결국 씩 웃으며 말했다. 왜 내 안 먹었어요? 뭐? 왜 내 안 먹었냐고요. 몇 번이고 기회가 있었잖아요. 먹을라믄 먹을 수 있을긴데 왜 안 먹었어요?
최종수는 그 말에 대답해주기 싫었다... 널 조아해서 그랫어... 덜떨어진 답변이었다. 그 말을 하긴 싫었다. 근데 사실 입 밖으로만 안 냈지 최종수는 아까부터 답을 주고 있었다. 기상호는 그런 최종수 보다가 총을 바닥에 떨군다.
아까부터 등에 대고 있진 않았지만 손에서 떨어지기 까지 하면 완전히 우위가 바뀐다. 사냥꾼과 사냥감이 뒤바뀌는 것이다. 최종수는 기상호의 그런 행태가 이해가 안 됐다. 근데 기상호는 최종수의 허리를 꾹 끌어안고 어깨에 제 볼을 기대면서 말했다. 죽이실 거예요?
최종수는 또 침묵했고 기상호는 답변을 얻었다. 그리고 그 뒤로 기상호는 최종수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최종수가 어딜가면 쫒아갔고 집에 있으면 집에 있었다. 이제 기상호는 총을 들고 다니는 걸 숨기지도 않았다. 최종수가 나갈 준비를 하면 옷 안에 총을 넣고 따라왔다.
언제든 최종수가 위험하게 굴면 쏠 것처럼. 그런 주제에 집 안에 들어오면 총을 내려놨다. 최종수는 집 안에 있을 때면 언제나 완벽한 범죄가 가능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그나마 최종수를 인내하게 해주는 것은 기상호가 해준 음식이었다. 실수인 줄 알았지만 기상호가 음식에 피를 넣는 것은
모두 의도한 행동이었다... 처음에는 굶은 괴물을 도발하는 목적. 이제는 괴물을 달래는 용도로. 배가 부를만큼은 아니어도 피를 계속 먹다보니 뭐랄까... 딱 소식가가 된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정말 폭발하지만 않을 정도로. 어찌저찌 이 상태를 이어갈수는 있을 정도로.
기상호는 최종수가 묻지도 않았는데 딱 이정도가 자기가 죽거나 약해지지 않고 꾸준히 줄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최종수는 답변 하지 않았다.
예 뭐 여튼 괴물을 길들인 기상호 씨. 어찌저찌 잘 달래서 살지만 나중에 괴물이 인간의 피와 살 대신에 다른 걸 먹게 되어서 개털릴 예정임 감사!
최종수 언제나 기상호가 자기한테 실망하고 떠날 것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하는데 어느날 문득 참 많이도 지지고 볶았는대 문득 그 동안 기상호가 정말 별 수 없는 일 아니면 대부분 같이 있어줬다는 걸 깨달음. 물흐르듯 깨달아버린 사실에 ...하다가 옆에서 휴대폰 보고 있는 기상호 꾹 안음
기상호가 안드로이드고 최종수가 환자인 상쫑 보고 싶어짐
뭘 보고 싶냐면요 재활하는데 너무 불안하고 무섭고 짜증나서 환자들의 말동무 역인 기상호에게 순간적으로 엄청난 폭력 욕구를 느껴버린 최종수가 자기도 모르게 침대 난간을 꽉 잡았는데 그런 최종수 보고 있던 기상호가 다가가서 꾹 안아주니까... 그 순간 뭔가 전원꺼진 로봇마냥 힘 쭉 빠지고
눈물 줄줄 흘리면서 ...? ?? 하는 거 보고 싶음. 사실 최종수는 위로 받고 싶었던 건데 자존심도 자존심이고 자신이 그런 상태인 줄도 몰라가지고 불안감이 폭발하니까 그게 폭력욕구로 표현 될 뻔 했다가 기상호가 꾹 안아주는 거에 얌전해지는 걸 보고 싶엇다... 어쩌고.
그 뒤로 엄청 불안할 때면 기상호 부르고 한참 우물쭈물하다가 옆에 있어. 하는데 기상호 네 알겠어요. 하고 옆에 앉아서 아무 얘기나 해주면서 같이 있어준다.
갑자기 이런 말 웃긴데 상쫑... ㄹㅇ 최종수 진짜 자신의 속마음 잘 몰라서 기상호한테 뭐라고 자주 할 것 같은데 기상호가 보기엔 너무 뻔해서 화도 안 나고 그냥저냥 맞춰주는 거 생각하면 웃기다. 최종수 진짜... 속이 은근 뻔함...
최종수 바깥에서 좀 으슥한 곳이긴 하지만 기상호가 고개 들이밀면 미쳤어?? 하면서도 기상호가 아아앙 ㅠ 하면서 계속 들이밀면 미친... 미친놈아... 하면서 결국 져준다. (하고 싶엇음 ㅇ.<)
반면 기상호. 최종수가 그러면 받아주지 않음. 하다 못해 룸카페를 가요 종수햄 ㅠㅜ 이런다.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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