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순애광인
키워드 : 민규를 귀여워하는 원우 글자수 : 4,500자 원우가 민규를 처음 만난 건 석 달 전의 일이었다. 묵직한 가방을 들고 캠퍼스 언덕을 내려가는데 키 큰 남자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어찌나 걸음이 급하던지 저러다가 언덕을 데굴데굴 굴러가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실례, 실례합니다!” 눈매가 날카롭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칠락 말락
키워드 : 아젬이 휘틀로와 사귄다고 오해하는 에메트셀크. 글자수 : 9,000자 에메트셀크는 언제나 느린 걸음을 고수했다. 세상은 이치대로 돌아가는 법이니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남들보다 큰 키와 가면 아래 단단하게 다문 턱 때문인지 여유롭기보다는 거만해 보일 때가 많았다. 그런 걸음 습관을 지니고 있는 에메트셀크가 평소보다 빠르게 걷는 걸 본
키워드 : 고록 스타일 글자수 : 6,000자 별이 더 이상 특별한 소녀가 아니게 되어도 세상은 달라지는 것 하나 없었다. 여전히 홀은 사람들의 사정 따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도심 한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특별한 학생’들이 홀을 처리하기 위해 발 빠르게 도착하는 모습이 연이어 포착됐다. 한때 별은 그 풍경에 완벽하게
키워드: 첫 데이트, 조심스러워하는 케이지와 헷갈리는 사라 글자수 : 6,200자 [ 곧 도착해요. ] 사라가 문자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 전송 버튼을 누르기 직전, 액정 위로 먼지 같은 것이 톡 떨어졌다. 불어내려고 하자 마치 거기 없던 것처럼 사르르 녹아내렸다. ‘…눈?’ 사라는 그제야 캄캄한 하늘을 올려다봤다. 눈이라고 칭하기 민망할 정도로 자그마한
키워드 : 질투 글자수 : 3,100자 맹세컨대 ‘샤리스의 포옹’에 들어선 것은 순전히 조사 탓이었다. 그곳이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알아차린 것은 마담과 대화한 이후였다. 그렇다 해도 타브가 해야 할 일은 달라지지 않았기에, 그녀는 그 자리에 있는 온갖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좋은 정보는 턱없이 모자랐고, 대부분 정신 나간 사람들뿐이었다. 주방에서 일하
키워드 : 다정한, 장난스러운, 에메트셀크에게 화관 씌우기 글자수 : 2,300자 픽시들은 노는 것을 좋아하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그들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흥미로운 요소를 갖춘 데다가 놀아달라고 조르면 머뭇거리다 결국 터를 잡고 놀아주는 르네는 딱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녀는 오늘도 픽시들에게 둘러싸인 채 풀밭에 드러누워 마구 간지럼을 태워
키워드 : 아련한 추억, 에메트셀크가 남겨준 기억을 보는 빛전 글자수 : 3,300자 에메트셀크의 죽음은 마치 정해진 수순처럼 찾아왔다. 마치 악을 섬멸한 선처럼, 선에게 굴복한 악처럼. 그러나 이 이야기를 단순한 선악으로 구분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영웅은 알고 있었다. 영웅은, 르네는 노르브란트의 가장 깊은 땅에 들어와 있었다. 바다에 거대한 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