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제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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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넷 헤어에 꽤나 미남인 젊은 남자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매력적인 미소를 지었다. 그는 곧 에바데일의 지도를 배경에 띄우며 힘찬 목소리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에바데일! EMN 기상 캐스터 마크 로빈슨입니다.] [다소 쌀쌀한 아침입니다. 가벼운 안개로 깔려있고, 기온은 영하 5도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추위는 오늘 하루만 지속되는 것
노크소리? 헤임과 오스카는 동시에 현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리아가 아마존으로 주문했던 공구 박스가 이제 도착한 걸까? 아니면 카밀라가 주기적으로 집에 보내는 영양제? 아니, 지금은 오전 9시다. 이 작은 마을은 택배든 편지든 무조건 오후 2시부터 배송을 시작한다. 적어도 오스카가 기억하는 한 10년 동안은 그랬다. 그런고로 우체부는 아닐 것이다.
헤임의 개지랄 단독콘서트를 1열 (15세이상 관람가, 120분)에서 감상하던 오스카는 그냥 조용히 문을 닫았다. 이것까지 감당해내기엔 오늘치 사건·사고는 OTT 드라마도 PT. 1-2로 나눴을 분량인지라. 오스카는 그냥 모르는 척 하기로 했다. 굳이 자는 개의 입에서 뼈를 빼낼 필요가 없었다. 오스카는 아직도 헤임이 쥐어뜯은 오른쪽 두피가 얼얼했다.
헤임은 오스카에게서 손을 빼낸 뒤 그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자연스레 손을 바지에 문질러 닦았다. 손등과 손바닥 전부 문질러 닦아낸 헤임은 조금 새침하게 오스카에게 말했다. "방 하나만 줘." "방이요?" "그래. 공간이 좀 필요해." 오스카는 고민하던 끝에 아빠 방이었으나 이젠 손님방이 된 곳으로 헤임을 안내했다. 비록 집에 손님이 오
*특정 종교에 입각한 세계관으로 진행됩니다. 작가의 실제 사상과는 연관이 없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잠시 옛날이야기를 해보자. 현대의 악마들과 다르게 고대의 존재들에게 제약은 없었다. 이 행성 거주민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힘으로 이뤄낼 수 없는 욕구가 흘러넘쳤을 때 인간은 초자연적인 것에 기대서라도 자신의 욕망을
'우리'라고? 오스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악마는 자신과 그를 묶어서 말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악마를 부른 후 그는 바람 앞에 놓은 낙엽처럼 이리저리 휩쓸렸지만, 한바탕 서럽게 울고 나니 머리가 차가워진 오스카는 꽤 냉정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분명 악마는 이전에 오스카가 주문을 다르게 쓴 덕분에 저주를 피했다고 말했다. 악마에게 휘말려
https://youtu.be/I7rkCHBHPN8?feature=shared 악마의 다급한 말 한 마디는 오스카의 남은 눈물을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지상에 강림한 지 겨우 1시간 이었지만 노래 끝나면 취소 후 바로 다음 곡 시작, 간주 점프 연타 하는 사람처럼 효율적으로 시간 꽉꽉 채워 지랄하던 악마는 이제 심각한 얼굴로 방 안을 서성이며 무언가를
"네? 어....그게.....동네 서점에서...." 그 어리숙한 반응에 악마는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비틀며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악마들은 본능적으로 불행을 사랑했다. 제 아무리 까칠한 악마라고 할지라도 그 또한 젖 대신 불행을 곱게 다져 이유식으로 먹고 자란 평범한 악마였기에 불가항력이었다. 인장을 살피다 말고 갑자기 쪼개는 악마를 오스카는 떨떠름하
잠시 귀가 먹먹해졌지만 오스카에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남자의 말이 오스카의 귓바퀴에서 뱅뱅 돌았다. 짧은 문장이지만 오스카의 뇌가, 18년간의 상식이 그것을 거부해서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마침내 이해한 오스카는 온 얼굴의 구멍을 확장하며 멍청하게 되묻는다. "네?" 오스카는 지금 자기 앞에 놓인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오스카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멍하니 남자를 바라봤다. 10학년 미술사 수업 시간 때 배운 것이 뇌리를 스쳤다. 스탕달 신드롬, 뛰어난 예술 작품을 봤을 때 충격으로 혼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생기는 것으로 그 당시 오스카는 그저 지나치게 사고가 드라마적인 사람들이 과장하는 것이라고 비웃었었다. 하지만 오스카는 약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개념을 확실
해당 소설 속 등장하는 이야기는 전부 허구이며, 작 중 인물의 사상과 작가의 사상은 일치하지 않습니다. https://youtu.be/rz1zBDdm56Q?feature=shared 입시가 끝난 12학년의 겨울방학은 지나치게 평온하고 지루했다. 특히 작은 영화관이나 공원, 4층짜리 쇼핑몰이 전부인 빌어먹을 지루하고 작디 작은 마을이라면 더더욱.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