甛蜜蜜 - 선우지현
누군가의 지린내가 나는 곳에서 담배를 태우며 생각한다. 춤추는 나무에 대해. 나도 흔들리는 대신 춤을 췄다면 삶이 약간이라도 즐거웠을까? 아,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
- 배우 장동윤.
선우지현 (鮮于志賢)
Male
1226
26세
178cm / 67kg
흡연O
개신교 (세례명 '요나')
냉담신자
손이 허전해서 끼는 묵주반지
다 망해가는 가라오케
저기요, 한 곡 하셔야죠.
여기서 꽤나 잘나가던 아버지는 갑자기. 정말 갑자기. 객사했다. 어딜 다녀오겠다는 말도 없이 잘도 죽더라. 그렇게 눈앞에 떨어진 건, B동 217호. 甛蜜蜜. 첨밀밀. 여실히 낡은 취향의, 간판이 다 떨어져가는 가라오케. 선우지현이 여자 도우미인줄로만 알고 첨밀밀에 찾아오는 배불뚝이들은 건실한 청년이 보이자 꽁무니 빠지게 도망을 간다. 한 곡 부르고 가시지... 아무도 없는 9번룸에서, 지현은 삐걱삐걱 돌아가는 사이키 조명을 켜고. KY 3988. 도대체 왜 아무런 말도 없는거야? 미안해서 못하는 거야? 하기 싫어 안하는 거야? 간주가 흐르는 사이에 잠시 실소한다. 이 짓도 그만 때려쳐야지. 결심을 오십네번째 했을 때, 어딘가에서 끌차를 빌려왔다. 제일 후미진 방의 먼지를 털고, 노래방기계를 실었다. 겨우겨우 끌차를 끌고 환전소의 문을 여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피아노. 우습게도 제 나이가 한자릿수일 때 반주자의 연주에 맞춰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열창했던 성가가 떠올랐다...
여기 기억도 취급한다면서요?
아, 내 기억은 좀 싸구려라 수지가 안 맞으려나.
티엔 미미...니 샤오 더 티엔 미미...
혼자 중얼거리듯 부르다 불쑥. 헛웃음이 나온다.
다음 번 방문엔 간판부터 떼어 가져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친절하고 둥글게 궁글린 미소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지현으로선 그저 아둔하여 채 알 길이 없다. 그렇게 받은 얼마간의 푼돈을 쥐고 식당에서 중국식 기름볶음밥을 시켰다. 입가가 번들거리도록 허겁지겁 먹으며 언젠가 꼭 그 사람에게서 음악을 귀동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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