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온
소아온 기반 자캐글
햇살이 따스하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다. 소드 아트 온라인의 날씨는 허구일 뿐, 내리쬐는 햇볕은 영양가가 없다. 홀로 조용히 산책 나가는 걸 좋아했던 슈크림은 SAO에 갇힌 이후로 계속 그런 의문을 품었다. 그럼에도 왜 따스하다고 느끼는 걸까. 왜 기운을 차릴 수 있는 걸까. 이에 신속배달은 ‘그런 생각은 해 본적 없는데!’ 라고 말했고, 마린은 ‘
“안 한다고, 그만해.” 거구의 남자가 팔을 휘휘 저었다. 플레이어도 잘 오가지 않는 작은 잡화점 안. 매일같이 꾸준히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었다. “…왜?” 범인은 스테노. 남자는 어이가 없었다. 벌써 열 번째 거절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찾아와 ‘무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거절할 때마다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해
67층이 열리고 정확히 열흘 뒤 보스 공략 회의가 진행되었다. ‘더 퍼레이드’는 길드장이 죽은 이후로 부길드장이었던 온화가 뒤를 잇게 되었다. 더 퍼레이드는 과거의 명성이 될 뻔했으나 온화의 카리스마 또한 길드장 못지 않았던 덕분인지 금방 다시 전선에 복귀할 수 있었다. 컨코드 또한 인원수를 늘리기보단 길드 내부 강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좋은
“거절할게.” 명백한 거절이었다. 스테노는 두 눈을 몇 번 더 깜빡였다. 그리고 한번 더 물어보기로 했다. “우리 길드에 들어와 줘.” “…거절했잖아.” “정말?” “그럼 거짓말이겠어?” 마린은 단호했다. 팔짱을 낀 채 눈까지 감고 있었다. “왜?” “내가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어?” “응, 마린이니까.” “그게 무슨 이유야.” 스테
더 라스트 넘버. 유진이 빠르게 보스의 생김새를 훑었다. 열 명의 목숨을 앗아간 보스의 정체는 고에너지의 레이저를 발사할 수 있는 불상이었다. 불상이라기엔 생김새가 어딘가 로봇 같기도 했다. 아랫쪽을 보자 보스는 좌불식으로 밑면을 아예 바닥에 대고 있었다. 즉 고정시킨 채였다. “탱커를 선두로 전방 주시! 보스에게 접근합니다.” 보스방 자체가
길드 ‘컨코드’는 그날부로 새로운 공략팀을 찾아 나섰다. ‘더 퍼레이드’라는 대형길드가 전선에서 물러난 지금, 그 빈자리를 채울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큰 사고가 난 이후라서인지 좀처럼 자처해서 보스전에 참가하고자 하는 길드가 나타나질 않았다. 길드 ‘컨코드’ 본부로 들어온 모르타가 요한과 만났다. “요한, 그쪽은 어떻게 됐
50층 주거구역 ‘알게이드’를 지나 필드로 나오면, 1시간이나 걸어야 미궁 구역에 진입할 수 있다. 그 정도로 50층은 제 1층 시작의 마을 다음으로 큰 곳이었다. 그리고 그런 미궁 구역 앞에는 40명은 넘어 보이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목적은 하나였다. “길드장님. 전부 모였습니다.” 근엄해 보이는 남자가 양손검을 든 길드장
신속배달은 옛날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재료만 가져오면 뭐든 요리해주겠다고. 건실한 청년은 닉네임 값을 하듯 중국집 배달 일을 했다. 엄격한 부모님과 다소 폭력적인 누나 밑에서 자란 그는 가업이나 다름 없는 요리를 즐겨 했다. 그러니 물론 SAO 안에서도 요리하지 않고는 못 배기지 않겠는가. “스위치!” 신속배달이 외침과 동시에
“드디어 48층에 도착했다!” 긴 나선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다음 층을 향한 문이 열린다. 노을 진 풍경이 무척 아름다운 독일풍 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47층을 막 클리어하고 올라온 플레이어들이 매번 그러했듯 새 층의 공기를 잔뜩 만끽하고 있었다. 그곳에는 당연히 스테노도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노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스테노
2023년 1월 22일. 35층 방황의 숲. 슈크림은 홀로 렙업에 임하고 있었다. 그 과정이 너무나 거칠었다. 랜덤으로 변하는 날씨가 오늘따라 악천후였다. 눈으로 덮힌 숲 속에서 푹푹 빠지는 발을 어떻게든 움직이고 있었다. “허억, 후….” 쏟아지는 몬스터에 대응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자꾸만 발이 빠지는 바람에 골치가 아팠
우여곡절 끝에 3단짜리 보스의 피통이 80%가량 깎여나갔다. 이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마린이었지만 행동은 레이드 리더가 빨랐다. “패턴 변한다!” 회의 때 작전대로 모든 플레이어가 보스의 주변에서 조금 떨어진 채 빙 둘러싸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놈은 작은 방패와 무기를 공중으로 집어 던졌다. 그렇지,이제 베타 때처럼 곡도를
“내일은 잘 부탁드립니다요!” “하하, 저야말로!” 두 남자가 술잔을 기울이더니 요란스럽게 웃어댔다. 그들 주위로 여성 둘 남자 둘이 빙 둘러 앉아 있었다. 여섯 명의 청년들은 내일 있을 보스전에서 보스를 상대하게 될 C파티였다. 슈크림은 그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었다. 그러나 가슴 한켠으로는 걱정이 가득했다. 합병하게 되었
붉은 머리의 남자가 거칠게 나무통 안에 든 음료를 들이키고 있었다. 그 험악한 인상에 주변 사람들이 그를 흘끔거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어느 작은 주점 안, 구리 갑옷을 온 몸에 덕지덕지 껴입은 붉은 머리 남자의 얼굴에는 근심 걱정이 가득했다. 벌써 100명 넘게 죽었어. 이 거지 같은 게임에 갇히게 되고 2주가 지났다. 그 사이에 100
“키에에엑!” 요란스러운 괴음. 그 순간, 몬스터의 몸이 폭발하며 빛의 파편이 흩어져갔다. 약 12시간. 미궁구역에서 몸을 맡긴지 벌써 그만큼 지났다. 그러나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24시간…. 아니, 그 이상도 던전 안에 있을 수 있다. 마린은 게임광이었다. 흔히들 ‘고인물’ 그 이상, ‘썩은물’이라고 부르는 그런 부류. 빛을
던전에 살아있는 시체가 있다. 어디서부터, 누가 시작한 건지 모르겠지만, 모든 플레이어 사이에 퍼지게 된 소문이 있었다. 살아있는 시체라는 말만큼 모순적인 게 없지만, 이는 사실이었다. 특정 시간에 던전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면, 똑같은 사람이 통로에 쓰러진 채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 커서는 뜨기 때문에 살아있는 사람이고 NPC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