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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쿠 음악 학잡 개인 후기

안녕하세요, somesing(썸씽)입니다.

합작에서 저 혼자 너무 길면 폐가 될 듯해 이렇게... 따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좀 더 떠들어 보려 합니다.

합작 참여자 확정 리스트가 공개됐을 때 사실 두 곡 하는 게 저뿐인 줄 알고 비명을 질렀습니다. 다행히 저 말고 한 분이 더 계셔서 덜 외로울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사람은 두 곡을 신청하면 안 됐던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다사다난했지만 결국 주최님의 은혜로 너무 멋진 합작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요.

일단 패기 있게 두 곡이나 신청하면서 의도했던 건

1. 너의 소리가: 가사의 화자는 이오리, 이야기의 화자는 리쿠

2. 마지막 밤과 유성: 가사의 화자는 리쿠, 이야기의 화자는 이오리

이런 식으로… 두 글이 대칭을 이루는 구도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처음에는 외에도 이런저런 대칭 요소를 넣고 싶었는데 이게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자신이 조금 없네요…ㅠㅠㅋㅋ;;

합작 후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두 사람의 관계성의 어떤 부분들을 각각 두 글에 담고 싶었습니다.

1.

하야시케이(KEI) - 너의 소리가 (君の音が)

가사:

MV:

‘Hello, Worker’나 ‘달려(走れ)’, ‘피에로(ピエロ)’ 등의 곡을 만든 KEI(정식 명의 하야시케이)의 보컬로이드 오리지널 곡입니다.

제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보컬로이드P입니다. KEI의 곡 중에는 자신감이 부족한, 혹은 희망을 잃기 직전인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곡이 많아서... 물론 ‘너의 소리가’도요.

지레 겁먹고 움츠린 채, 우산을 쓰고 걷느라 별이 총총한 하늘도 보지 못하고 살아왔지만… 그런 ‘나’에게 ‘너’의 소리가 닿으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는 노래입니다. 누군가와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바뀌었고, 자신에게 용기를 준 ‘너’의 소리가 멎지 않기를 바란다는 가사를 정말 좋아해요.

이 이야기는 처음부터 ‘유성에 빌다’와 비슷하거나 대칭적인 구도가 보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성했습니다. 1부 시점의 이야기인 ‘유성에 빌다’와 3부 이후, 또 5부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정말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이 글을 쓰기 위해 '유성에 빌다'를 새삼 다시 읽어 보면서 역시 ‘유성에 빌다’는 1부 이오리쿠의 바이블이란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미래에서 온 이오리를 등장시키는 건… 언제 왜 그렇게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는 기억이 모호한데, 솔직히 엄청 마이너한 소재라고 생각해서 꽤 오랫동안 고민했습니다. 결국은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떠오른 대로 진행했어요. 이오리는 먼 훗날 단정하지만 엄격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노신사’란 말이 정말 어울리는 사람이 될 거라는 제 망상을 실컷 집어넣었습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이 곡을 무대에서 부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여러 이유로 결국 이 이야기에서는 빠지게 됐습니다. 대신 미래에서 온 이오리의 입을 통해 가사에 나온 표현을 여러 번 인용하게 됐네요.

‘유성에 빌다’에서 두 사람은 아직 서로를 완전히 신뢰하지 못한 채 약간씩 헛돌고 있었죠. 걱정되지만 다가갈 방법을 몰라서, 기대하고/기대받고 싶지만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어서… 코믹스에서는 생략된 표현 중 하나지만 이오리가 결국 자신의 감정을 전면에 드러내기로 했을 때, 리쿠가 그 말을 ‘불타며 우주를 날아다니는 유성의 온도’로 느꼈다는 점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오리에게 리쿠도 유성을 내려 주는 사람이지만, 리쿠에게 이오리도 유성을 내려 주는 사람이라는 뜻 같아서… 이 이야기를 보고 리쿠가 매번 이오리에게 '너도 같이 스타가 되는 거야'라고 하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좋은 의미로 이상해지죠……

2.

WEAVER - 마지막 밤과 유성(最後の夜と流星)

가사:

MV:

기타 없이 보컬 겸 피아노, 베이스, 드럼만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 WEAVER의 곡입니다.

보컬의 부드러운 음색이나, 기타 없이 피아노가 메인 멜로디를 담당하기 때문에 생기는 이 밴드 특유의 소리를 정말 좋아했어요. 이 밴드가 이제는 활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마지막 밤과 유성’은 WEAVER 특유의 서정적인 가사와 맑은 멜로디가 정말 잘 어우러진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이 곡은 소설가로도 활동 중인 드러머의 작품, 「유성 콜링(流星コーリング)」의 미디어믹스 격이기도 해요. 네 명의 청소년들이 인공 유성을 보러 가고, 루프에 휘말리는 이야기. 그래서 이 곡을 소재로 글을 쓴다면 꼭 ‘루프’라는 요소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루프를 발생시키고 있는 리쿠와 그걸 알아차리는 이오리의 이야기를 쓸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여러모로 제 역량이 부족해서… 이것저것 고치고 뒤엎다 보니, 그 이야기를 조금 더 바꿔서 두 사람이 연기하는 극중극으로 넣게 되었어요.

사실 플롯만 5번쯤 뒤엎은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지금의 줄거리로 고정된 뒤에도 장면 순서를 수도 없이 바꾸고, 썼던 내용을 덜어 내고…… 쓰는 데 걸린 시간보다 다듬고 덜어 내는 데 걸린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을 정도로…

고해하자면 중간에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쓰던 중인 파일을 완벽하게 날려 버려 버리기도 했는데, 결국 그 이후로도 아예 새로운 줄거리를 짜게 돼서 그 원고가 필요없어지기는 했네요……

유성우가 내리는 하늘이 자연히 상상되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풍경 묘사는 정말 자신없는 부분이다 보니 잘 전달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천진한 이상주의자처럼 보이는 리쿠는가 현실적인 시각으로 현재를 마주할 줄 아는 반면, 철저한 현실주의자처럼 보이는 이오리가 이상적인 시각으로 미래를 그리곤 한다는 점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배역을 반대 성향의 캐릭터로 주고 싶었어요.

배역의 이름인 ‘노조무’는 ‘바랄 망(望)’, ‘루이’는 ‘흐를 류(流)’입니다. ‘마지막 밤과 유성’만이 아니라 ‘유성에 빌다’도 의식한 작명이 맞습니다. 사실 처음엔 이름 자체를을 안 지으려고 했는데… 쓰는 쪽도 읽는 쪽도 이름이 있는 게 차라리 편할 것 같아서 결국 짓게 됐어요. 그리고 당연하지만 저는 루이노조입니다.

……이상하다 이렇게까지 길게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끝까지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이든 후기라도 조금이라도 읽으면서 즐거우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합작을 열어 주신 주최님께 정말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또 인연이 된다면 어딘가에서 뵙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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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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