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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본 무지개의 색은.

바다의 별 by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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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 엘소드(Elsword)의 아이샤 렌다르(3라인 메타모르피) 중심

  • 스토리 날조 및 개인 캐해석 多


그날 하늘은 곧 소나기가 내릴 것처럼 흐렸다. 아니나 다를까 숙소로 들어오기 직전 쏟아지는 빗방울에 급히 들어오니 그칠 기미도 없이 굵어지는 것에 마법사는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하는 생각에 잠시 머리가 아파왔다. 심연에서 돌아오고 한동안 회복에 집중했음에도 통 고갈된 마나가 전처럼 금방 채워지지 않는 느낌에 수색대 모두의 동의를 받고 이동 기계를 통해 엘리아노드로 돌아온 것이 엊그제 일이다. 몸이 물먹은 것 마냥 무겁더니 비가 올 징조였을까? 그런 비과학적인 것은 잘 믿지 않는 주제에, 순환하는 자연 속에서 회복하는 마나를 운용하는 마법사라니 제법 모순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길을 선택했을 때 그런 모순은 다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가. 마법사 특유의 긍적적 사고를 바탕으로 그것은 곧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저, 아이샤님…?”

그런 안심을 하고 있을 쯤, 멀리서 쭈뼛쭈뼛 다가오는 보라색 머리가 보였다. 이 아이도 렌다르 가문의 일원이라고 했지, 그렇다면 가족인데 말을 붙이는 걸 왜 이렇게 어렵게 하는지.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웃던 마법사가 먼저 손을 내밀고 다시 활짝 웃어주었다.

“반가워, 유리아! 말은 편하게 해, 가족이잖아?”

“아…! 네, 언니!”

“그래, 그렇게 편하게 부르면 얼마나 좋아. 비도 오는데 여기까진 무슨 일이야?”

“아…. 저 그게, 여쭤볼 게 있어서요.”

편하게 부르라 했을 때까지만 해도 밝았던 표정의 아이가 이내 조금 난감한 듯 웃는다. 보통 이런 경우엔 어쩌다 시공간에 대한 마법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가문에 관련된 이야기이거나, 둘 중 하나로 예상이 들었다. 뭐, 어쩌겠어? 이단아로 보인다면 틀린 말도 아니고, 천재 마법사라고 불리던 내가 -물론 지금도 천재 마법사인 건 같다!- 단순히 마나를 느끼고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금기의 영역까지 연구를 한다면 고깝게 보는 이 몇 명 정도는 있지 않겠나?

“저, 언니. 혹시 노아…. 는 잘 있나요?”

아, 이건 예상 외의 질문인데? 잠시 눈을 크게 떴다가 원래대로 돌아오고는 웃었다. 아아, 함께 동행했던 사이라고 했지. 노아, 라고 부르던 동료를 떠올리고 마법사는 따스히 웃고 제게 조심스럽게 물어보며 불안한 티를 내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있어, 최대한 무리를 덜 하게 하고는 있는데…. 본인 스스로 게으른 걸 용서 못하고 타인을 구하려는 아이지. 상냥하지만 어딘가 너무 단단한 부분이 있어서 가끔 꺾일까 불안할 때도 있었어. 그래도 걱정 마, 너처럼 귀여운 친구가 걱정도 해주고 있는 걸? 우리도 그 아이가 더는 무너지거나 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어.”

“아, 다행이다…. 감사해요, 사실 여길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불안했거든요. 노아는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꼭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도 엘수색대 여러분과 함께 다니는 게 아니라 혼자 돌아다니고 있을까, 하고 걱정했거든요. 나참, 너무 오지랖이죠?”

“음, 하지만 그건 나쁜 오지랖이 아닌 걸, 오히려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든 생각이잖아? 난 유리아의 그런 점이 참 상냥하다고 생각해. 어찌보면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었을텐데, 잊지 않고 오히려 걱정하고 있잖아.”

“몇 번이고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전 그 애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헤헤, 하고 웃는 모습이 참 풋풋하다. 자신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던 마법사의 시선에 비가 멈춘 채 피어있는 무지개가 닿았다. 여전히 고민하는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아이의 손을 잡고 창문 밖으로 이끌었다. 당황해서 눈을 연신 깜빡이는 아이에게 창문을 톡톡 두드렸다.

“예쁜 무지개가 생겼어, 소원을 빌어보자. 이루어질 수도 있잖아? 이 천재 미소녀 마법사님의 말이니 믿어도 좋아!”

“앗, 아! 그러면 얼른 빌게요…!”

안심시키려고 한 큰 동작에 허겁지겁 아이가 손을 모으고 눈을 감는다. 원래라면 자신도 같이 빌어야겠다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동료들과 타인을 지키기 위해선 기도가 아니라 단련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했다. 그러니, 이 아이의 소원까지 짊어지겠다고 마법사는 다짐하며 하늘에 걸린 무지개를 바라보았다. 어느정도 회복하면 동료들에게 돌아가야겠다, 우리들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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